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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해사판례 소개
[509호] 2016년 02월 01일 (월) 09:42:00 해양한국 komares@chol.com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5. 12. 4. 선고 2014가합11630 판결
[판결요지]

[1] 이 사건 소송은 대한민국이 원고로서, 대한민국 영해 내에서 벨리즈 국적의 이 사건 선박에 발생한 화재 진압 이후 유류오염손해 방제조치에 지출한 비용을 위 선박의 P&I 보험자이자 홍콩 법인인 피고에 대하여 청구하는 것으로서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해당하는바, 당사자(원고) 또는 분쟁이 된 사안(대한민국 영해 내에서 이루어진 오염방지 비용의 청구)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국제사법 제2조에 따라 대한민국 법원이 재판관할권을 가진다.
[2] 유류오염배상법 제43조 제1항에 의하여 이 사건 선박의 소유자는 이 사건 선박의 연료유로 발생한 유류오염손해로서 이 사건 방제조치 비용을 배상할 책임이 있고, 나아가 같은 법 제49조 제1항, 제16조 제1항에 의하면, 일반선박에 의한 유류오염 피해자는 선박소유자와 손해배상 보장계약을 체결한 보험자등에 대하여도 직접 손해배상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나아가 선박연료유협약(제7장 제10호)에 의하더라도, 피해자의 P&I 보험자 등에 대한 직접청구권이 인정되므로, 어느 모로 보나 원고는 이 사건 선박에 관한 유류오염손해를 인수한 보험자인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방제조치 비용을 직접 청구할 수 있다.
 

[판결전문]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제1민사부
판결
사건 2014가합11630  해양오염 방제비용
원고 대한민국
피고 Q Insurance Ltd.
변론종결 2015. 11. 5.
판결선고 2015. 12. 4.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56,393,71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9. 13.부터 2015. 9. 30.까지는 연 20%,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56,393,71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사실인정
가. 당사자의 지위

진 투오 마린 컴퍼니 리미티드(Jin Tuo Marine Co. Ltd., 이하 “진 투오 마린”)는 홍타이호(M/V HONG TAI: 벨리즈 국적의 1,413톤 화물선, 이하 “이 사건 선박”)의 소유자로서 중국(홍콩) 국적의 법인이고, 피고는 진 투오 마린과 이 사건 선박의 운항에 관하여 선주책임상호보험(Protection and Indemnity Insurance, 이하 “P&I")을 체결한 보험사로서 홍콩 특별행정구(Hong Kong SAR) 법률에 따라 설립되어 주사무소를 홍콩 특별행정구에 두고 있는 법인이다.
 

나. 이 사건 선박에 발생한 화재 및 원고의 화재 진압·방제조치 작업 등
1) 이 사건 선박은 2013. 5. 24. 15:50경 폐전자제품 827톤을 적재하고 일본국 고베항에서 출항하여 중국 석도항을 향하여 항해하던 중 2013. 5. 26. 17:10경 전남 완도군 보길도 남방 3마일 해상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위 선박의 승선원들이 자체적으로 진화하였고, 그 후 같은 날 21:50경 전남 진도 남서쪽 16.5 마일 해상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하자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구조를 요청하였다.
2) 이에 위 사고 발생 해상을 관할하는 원고 산하 목포해양경찰서는 경비함정 등을 출동시켜 2013. 5. 26. 23:10경까지 승선 인원 9명을 모두 구조하여 대피시켰다.

그런데 당시 이 사건 선박 내에는 연료유인 벙커C유(22㎘)와 기타 유류(경유 6㎘)가 잔존·적재되어 있음에도 위 선박의 선원들은 선박으로부터 탈출하기 전에 유류오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에어벤트 봉쇄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바, 이 사건 선박이 화재가 발생한 채 우현으로 25。내지 45。까지 기울어진 상태에서 진도 인근 해상에서 대흑산도 인근 해상까지 135 마일 가량 표류하게 되자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은 선체의 좌초·충돌·침몰 등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유류오염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조치(이하 “이 사건 조치”)를 취하였다.

① 경비함정을 이용하여 이 사건 선박을 안전 해역으로 예인하고자 시도하였다.
② 소화폼 적재 함정 2척과 해수 살포 함정 1척 등 총 3척의 함정을 동원, 4시간에 걸친 해수 소화작업에도 불길이 잡히지 않자 (해수를 계속하여 이 사건 선박에 살포할 경우 선체가 침몰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 소화폼 15,800ℓ상당을 사용하여 화재를 진압하였다(2013. 5. 27.부터 2013. 5. 28.까지의 조치로서, 진화 시기는 2013. 5. 28. 06:35경임).
③ 화재가 진압된 이후 유류 유출 방지 및 오염 여부 확인을 위하여 경비정을 투입하여 표류 중인 이 사건 선박을 계속 감시하였고, 안전 해역으로 유도하는 등 표류 방향을 조정하여 좌초하는 것을 방지하였다(2013. 5. 27.부터 2013. 5. 28.까지)
④ 해상 표류 중 침몰에 대비하여 이 사건 선박 내 유류 유출 가능 지점에 에어벤트응급봉쇄 조치를 취하였다(2012. 5. 29.).
 

다. 이 사건 조치 이후의 상황
한편 목포해양경찰서는 2013. 5. 27. 02:48경 이 사건 선박의 소유자(진 투오 마린)와 선장에게 해양환경관리법 제65조11)에 따른 예방조치명령서를 발부하였는데, 진 투오 마린은 2012. 5. 30.부터 2012. 6. 17.까지 이 사건 선박을 전남 신안군 하의도 서방 1.2 마일 해상으로 예인하여 선체 안정화 작업을 시행하였고, 2012. 6. 17. 선박 해체 작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목포시 세광조선소 부두에 접안시켰다.
 

라. 진 투오 마린이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체결한 보험계약 등
1) 피고는 보험자로서,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진 투오 마린과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P&I 보험(이하 “이 사건 보험”)을 체결하였다.
① 보험기간: 2013. 2. 20. 정오 GMT(그리니치 표준시)부터 12개월
② 담보조항(warranties): 피보험선박은 선박충돌로 인한 배상책임 전부(4/4)와 선창, 방파제, 부두 및 기타 고정된 부유물의 멸실 및 손해에 관하여 PICC(People's Insurance Company of China, 중국인민보험공사) 선체보험약관(1/1/86)에 정하여진 위험인수 범위 이상의 선체 및 기관 보험에 가입할 것
③ 브리티쉬 마린(British Marine, 피고의 자회사로서 영국에서 P&I 및 선체보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의 해상책임, 보호 및 법률비용에 관한 보상조건(2013년판) 섹션A의 1 내지 33절, 섹션B, 섹션C의 41 내지 82절을 이 사건 보험계약 내용으로 편입함
④ 이 사건 보험계약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 대하여는 ‘2001년 선박 연료유 오염손해에 대한 민사책임에 관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Civil Liability for Bunker Oil Pollution Damage, 대한민국은 위 협약에 가입하여 2009. 11. 28. 위 협약이 국내에서 발효되었다. 이하 “선박연료유협약”)’에 따른 청구에 응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
2) 위 1)의 ③항 기재 브리티쉬 마린의 해상책임, 보호 및 법률비용에 관한 보상조건 (2013년판)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섹션A - 담보되는 위험
19. 오염(Pollution): 다음 사항을 포함하여, 피보험선박으로부터 유류 또는 종류 여하를 막론한 오염물질이 실제로 방출·누출되는 사고 혹은 그와 같은 사고의 위험에서 직접 기인하였거나 그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배상책임, 비용 및 지출
19.3 방지: 피보험선박으로부터 유류 또는 다른 오염물질의 급박한 배출 위험을 방지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하여 취한 합리적 조치 및 그러한 조치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의 멸실 또는 훼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19.4 환경적 목적: 피보험선박으로부터 유류 또는 다른 오염물질의 방출·누출 이후에 멸실, 훼손 또는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취한 것으로서, 유류 또는 오염물질의 확산을 방지하거나 정화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합리적 조치(로 인한 손해)

19.5 정부의 개입12): 정부기관 또는 공권력이 오염 위험을 방지·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혹은 사고로 인한 유류 등의 방출·누출 이후에 내린 지시, 법령 또는 명령을 준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 다만 손해배상책임, 비용 또는 지출이 다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외된다.
19.5.1 피보험선박의 선체·기관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경우

19.5.2 선박의 일상적 운항과정, 수리작업, 구조작업을 하는 통상의 과정에서 발생한 경우
21. 해난구조자를 위한 특별보상: 1989년 해난구조에 관한 국제협약 제14조,  1989년, 1990년 또는 1995년판 로이드 구조계약양식(Lloyd's Open Form) 혹은 위 국제협약 제14조의 내용을 편입한 표준 구조계약양식에 따라 환경 피해를 방지, 제한 또는 예방하기 위한 피보험선박과 관련한 해난구조자에게 특별보상금을 지급할 책임, 다만 해난구조활동의 목적이 된 재산에 관한 이해관계 있는 제3자에 의하여 그와 같은 특별보상금이 지급될 수 있는 경우는 제외한다.
 

나) 섹션B
64. 분쟁 및 준거법: 36절이 적용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64.4 이 보험에 관하여는 영국법이 적용되고, 영국법에 따라 해석된다.
64.5. 1906년 해상보험법(The Marine Insurance Act 1906)은 이 보험에 적용된다.
64.6 보험자에 의하여 제공되는 이 보험은 1999년 계약법(제3자의 권리), 혹은 어느 국가의 법령에 규정된 유사 규정, 법령 혹은 법리에 의하여 제3자에게 어떠한 권리나 이익도 부여하지 아니한다.
3) 진 투오 마린은 위 1)의 ②항 기재 담보조항에 따라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다른 보험자(‘핑 안 보험’)와 PICC 선체보험약관에 따른 선체·기관보험(Hull & Machinery Insurance, 이하 “이 사건 선체·기관보험”)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PICC 선체보험약관에 따른 담보의 범위는 다음과 같다.
 

가) 전손담보
나) 전위험담보
⑴ 충돌배상책임
⑵ 공동해손과 구조: 이 보험은 공동해손 중 피보험선박 부담분, 해난구조 또는 해난구조 비용을 담보한다.
[인정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0 내지 13, 15 내지 19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준거법 등의 결정
가. 국제사법 제1조는 ‘이 법은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원칙과 준거법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거래 당사자의 국적·주소, 물건 소재지, 행위지, 사실발생지 등이 외국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곧바로 내국법을 적용하기보다는 국제사법을 적용하여 그 준거법을 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법률관계에 대하여는 국제사법의 규정을 적용하여 준거법을 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4다26454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소송은 대한민국이 원고로서, 대한민국 영해 내에서 벨리즈 국적의 이 사건 선박에 발생한 화재 진압 이후 유류오염손해 방제조치에 지출한 비용을 위 선박의 P&I 보험자이자 홍콩 법인인 피고에 대하여 청구하는 것으로서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해당하는바, 당사자(원고) 또는 분쟁이 된 사안(대한민국 영해 내에서 이루어진 오염방지 비용의 청구)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국제사법 제2조에 따라 대한민국 법원이 재판관할권을 가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 나아가 원고는 유류오염손해배상 보장법(이하 “유류오염배상법”)에 근거하여 피고에 대하여 유류오염손해 방제조치 비용을 구한다고 주장하는바, 유류오염배상법 제3조, 제2조 제7호 나.목에 의하면, 위 법은 대한민국의 영역(영해 포함) 및 대한민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발생한 유류오염손해(일반선박에 의한 방제조치 비용 포함)에 대하여 적용되고, 대한민국의 영역 및 대한민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유류오염손해를 방지하거나 경감하기 위한 방제조치에 대하여는 그 장소에 관계없이 적용되므로 유류오염배상법은 이 사건 비용청구권에 관한 준거법이 된다.

한편, 피고는 원고가 구하는 각종 비용은 해양사고구조로 인한 보수청구권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바, 국제사법 제62조에 의하면 해양사고구조로 인한 보수청구권은 그 구조행위가 영해에서 있는 때에는 행위지법에 의하므로(같은 법 제62조), 피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비용청구권에 관한 준거법은 대한민국의 법이라고 판단된다.
라. 그러나 피고와 진 투오 마린 사이의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 및 효력에 관하여는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위 보험계약 내용으로 편입된 브리티쉬 마린의 해상책임, 보호 및 법률비용에 관한 보상조건(2013년판) 섹션B 64절에 따라 영국법이 적용된다.
 

3. 배상책임에 관한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1) 원고의 주장

원고 산하 목포해양경찰서는 이 사건 선박으로부터 구조 요청을 받고 최초로 경비함정을 출동시켜 승선원(9명) 전원을 구조하였고, 그 후 선체 내 유류 적재량 및 유출구의 미봉쇄 상태를 파악하고 그로 인한 해양오염 방제조치에 앞서 2013. 5. 27. 02:53경 이 사건 선박의 소유자, 선장 및 한국대리점에 대하여 해양환경관리법 제65조에 따른 예방조치명령서를 2회 발부하였으며, 위 사고를 인지한 초기부터 이 사건 선박의 침몰·좌초·충돌 등에 따른 대규모 해양오염을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위 선박의 안전해역 유도 및 화재진압을 실시하였는바, 그와 같은 조치에 든 비용 합계 156,393,710원은 해양오염 방지를 주목적으로 한 방제조치 비용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선박의 유류오염손해를 인수한 이 사건 보험의 보험자로서 유류오염배상법 제49조 제1항, 제16조 제1항에 따라 원고에게 직접 위 비용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해양사고구조 위험은 일반적으로 P&I 보험이 아닌, 선체·적하보험으로 인수되는 것이고, 피고 또한 진 투오 마린과 사이에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담보조항의 하나로 ‘피보험선박에 관하여 PICC 선체보험약관보다 위험인수 범위가 넓은 선체·기관 보험을 체결할 것’을 명시하였으며, 이에 따라 진 투오 마린은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핑 안 보험과 PICC 선체보험약관(위 약관에 따르면 해양사고구조 비용은 선체보험약관에 의하여 담보된다)에 따른 선체·기관보험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조치 중 에어벤트 봉쇄를 제외한 나머지 활동의 주된 목적은 선체·화물·인명의 구조였는데, 다만 그 결과 해양오염을 방지한 경우에 해당하는바(원고가 시행한 공문에도 2012. 5. 26. 및 2012. 5. 27.에 걸쳐 실시된 화재진압의 목적이 “선체 침몰 방지”로 기재되어 있다), 선체·화물이나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 작업은 그것이 설령 부수적으로 또는 결과적으로 오염방지 효과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오염 방제조치가 아니라 해난구조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지출한 비용 중 에어벤트 봉쇄조치에 소요된 3,075,867원(봉쇄용 시트, 데브콘 및 사운딩 자에 대한 소모품 비용 445,000원, 연료비 2,620,867원과 해양오염방제과 대원들의 위생비 10,000원의 합계액)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은 이 사건 보험이 아니라 선체보험에 의하여 담보되는 것이다(해양사고구조로 인한 보수청구로서, 상법 제885조 제1항 또한 ‘선박 또는 적하로 인하여 환경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손해의 경감 또는 방지 효과를 수반하는 구조작업에 종사한 구조자는 구조 성공여부 및 상법 제884조에 따른 보수 한도와 상관 없이 구조에 소요된 비용을 특별보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배상책임의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1) ‘방제조치’ 비용과 해난구조로 인한 보수에 관한 규정

유류오염배상법 제2조 제7 내지 9호에 의하면 ‘유류오염손해’에는 방제조치 비용이 포함되고, ‘방제조치’란 사고가 발생한 후에 유류오염손해를 방지하거나 경감하기 위하여 당사자 또는 제3자가 취한 모든 합리적 조치를 말하며, ‘사고’란 유류오염손해를 일으키거나 유류오염손해를 일으킬 수 있는 중대하고 절박한 위험이 있는 사건 또는 원인이 같은 일련의 사건을 뜻한다.

한편, 항해선 또는 그 적하 그 밖의 물건이 어떠한 수면에서 위난에 조우한 경우에 의무 없이 이를 구조한 자는 그 결과에 대하여 상당한 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상법 제882조), 선박 또는 그 적하로 인하여 환경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손해의 경감 또는 방지의 효과를 수반하는 구조작업에 종사한 구조자는 구조의 성공 등과 상관없이 구조에 소요된 비용(구조작업에 실제로 지출한 합리적인 비용 및 사용된 장비와 인원에 대한 정당한 보수)을 특별보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885조 제1, 2항).
 

2) 이 사건 조치가 방제조치에 해당하는지 여부
먼저 이 사건 조치가 유류오염배상법에서 정한 ‘유류오염손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선박에 발생한 화재, 화재로 인한 승선원의 대피(위 선박의 승선원들은 선체에서 탈출하기 전에 에어벤트 봉쇄 조치를 취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이후 위 선박의 표류 및 그로 인한 선체의 좌초·충돌·침몰의 위험은 유류오염손해를 일으킬 수 있는 중대하고 절박한 위험이 있는 사건 또는 원인이 같은 일련의 사건으로서 위 법에서 말하는 ‘사고’에 해당하고,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화재 발생 이후 이 사건 선박이 벙커C유 등 총 28㎘의 유류를 적재한 채 우현으로 25。내지 45。기울어져 전남 진도군 해상에서 대흑산도 해상까지 표류하는 상태였고, 위 표류 해역은 양식어장 129개소 3,964㏊가 산재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었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치는 위와 같은 사고 발생 후 유류오염손해를 방지하거나 경감하기 위하여 취하여진 합리적 조치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가 일련의 이 사건 조치를 취하면서 지출한 비용은 유류오염배상법에서 규정한 ‘방제조치 비용’으로서 ‘유류오염손해’에 해당한다.
 

3) 이 사건 보험에서 담보되는 위험인지 여부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보험은 피보험선박으로부터 유류 또는 다른 오염물질의 급박한 배출 위험을 방지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하여 취한 합리적 조치 및 그러한 조치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의 멸실 또는 훼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담보하고 있다.  나아가 정부기관 또는 공권력이 오염 위험을 방지·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내리거나 혹은 사고로 인한 유류 등의 방출·누출 이후에 내린 지시, 법령 또는 명령을 준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 또한 담보하면서, 다만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비용 또는 지출이 피보험선박의 선체·기관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경우에는 이를 제외하고 있다13).

나) 한편,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고는 진 투오 마린에 대하여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선박충돌로 인한 배상책임 전부와 선창, 방파제, 부두 및 기타 고정된 부유물의 멸실 및 손해에 관하여 PICC 선체보험약관에 정하여진 위험인수 범위 이상의 선체 및 기관 보험에 가입할 것을 담보조항으로 두었고, 이에 따라 진 투오 마린은 다른 보험자와 사이에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해난구조 또는 해난구조 비용(salvage or salvage charges)을 담보하는 선체·기관보험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다) 이 사건 조치가 이 사건 선박에 관한 선체·기관보험이 담보하는 해난구조 또는 해난구조 비용(특히 앞서 살펴본 상법 제885조 제1, 2항에 정하여진 환경손해의 경감 또는 방지의 효과를 수반하는 구조작업으로 인한 특별보상)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해난구조 비용과 구별되는 방제조치란, 오염손해를 방지하거나 경감하기 위한 조치로서 그와 같은 조치의 결과뿐만 아니라 조치의 주된 목적이 오염으로 인한 손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어야 하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조치의 경우

① 2013. 5. 26. 23:10경 이 사건 선박의 승선 인원이 전부 대피한 이후에 이루어진 점, ② 승선 인원 대피 이후 이 사건 선박에 적재된 화물은 827톤 가량의 폐전자제품 밖에 없었던 반면, 위 선박에는 벙커C유 등 총 28㎘의 유류가 에어벤트 봉쇄 조치조차 취하여지지 않은 채 적재되어 있었던 점(이 사건 조치 이후 이 사건 선박이 결국 해체되었던 점에 비추어 상당 시간 지속된 화재로 선박 자체의 구조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③ 이 사건 선박이 표류하던 해역은 전남 진도군에서 대흑산도까지 해상으로서, 다수의 양식어장이 산재한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에 있었기 때문에 위 선박의 벙커C유 등이 유출될 경우 광범위한 유류오염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았던 점, ④ 원고 산하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처음에는 해수를 살포하여 이 사건 선박의 화재를 진압하다가 해수를 계속 살포할 경우 이 사건 선박의 침몰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 고가의 소화폼을 살포하여 결국 진화 작업을 하였고, 진화 후 위 선박에 승선하여 에어벤트 봉쇄 작업을 하였던 점, ⑤ 목포해양경찰서는 이 사건 조치 이전인 2013. 5. 27. 02:48경 위 선박의 소유자와 선장에게 오염물질의 배출방지를 위한 예방조치명령서를 발부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조치는 주로 이 사건 선박의 침몰 및 좌초 등에 의한 유류 유출 등 해양오염을 방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조치는 이 사건 선박으로부터 유류 등 오염물질의 배출 위험을 방지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하여 취하여진 합리적 조치로서, 그로 인한 비용은 이 사건 보험으로 담보되는 위험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라) 보충적으로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보험에 편입된 브리티쉬 마린의 해상책임, 보호 및 법률비용에 관한 보상조건(2013년판) 섹션A의 21절에 의하면, 위 보험은 해난구조자를 위한 특별보상으로 환경 피해를 방지, 제한 또는 예방하기 위한 피보험선박 관련 해난구조자에게 특별보상금을 지급할 책임 또한 인수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조치가 이 사건 선박의 선체·기관보험에 의하여 담보되는 해난구조 비용일 뿐 이 사건 보험에 의하여 담보되는 위험이 아니라는 피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4) 원고가 P&I 보험자인 피고에 대하여 직접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유류오염배상법 제43조 제1항에 의하여 이 사건 선박의 소유자인 진 투오 마린은 이 사건 선박의 연료유로 발생한 유류오염손해로서 이 사건 방제조치 비용을 배상할 책임이 있고, 나아가 같은 법 제49조 제1항, 제16조 제1항에 의하면, 일반선박에 의한 유류오염 피해자는 선박소유자와 손해배상 보장계약을 체결한 보험자등에 대하여도 직접 손해배상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나아가 선박연료유협약(제7장 제10호)에 의하더라도, 피해자의 P&I 보험자 등에 대한 직접청구권이 인정되므로{따라서 위 1.라.1)의 ④항에 기재된 바와 같이 이 사건 보험계약상 제3자의 직접청구권에 관한 요건을 충족한다}, 어느 모로 보나 원고는 이 사건 선박에 관한 유류오염손해를 인수한 보험자인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방제조치 비용을 직접 청구할 수 있다.
 

다. 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한 판단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 산하 목포해양경찰서가 2013. 5. 26. 23:10경 이 사건 선박으로부터 승선 인원 전부를 대피시킨 후 2013. 5. 27.부터 2013. 5. 28.까지 이틀 동안 취한 일련의 이 사건 조치를 위하여 지출한 비용은 별지 <이 사건 조치별 비용내역서> [편집자 주: 생략] 기재와 같이 합계 156,393,714원(원 미만 버림)인 사실이 인정된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오염방지 비용을 인수한 보험자로서, 유류오염배상법 제49조 제1항, 제16조 제1항에 의하여 이 사건 조치를 이행한 원고에게 직접 원고가 구하는 방제조치 비용 중 156,393,71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4. 9. 13.부터 2015. 9. 30.까지는 연 20%,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이상 각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함)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일부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선지(재판장), 류봉근,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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