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표준화 논의

구랍 15~16 양일간 부산 BEXCO서 개최, 국내 120개·해외 60개 업체 관계자 참석
해양플랜트 국산화율 20% 머물러.. 대-중소기업간 상생으로 표준화 선점해야

 
 
우리 해양플랜트 기자재 산업의 판로 모색을 위해 국내외 해양플랜트 산업 관계자가 대거 모여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는 워크숍이 부산에서 개최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부산광역시가 주최하고, 부산조선기자재공업협동조합, KOTRA, 중소조선연구원,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이 주관한 ‘Offshore Korea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 및 사업화 워크숍’(이하, 오프쇼어코리아 워크숍)이 구랍 15~16일 양일간 부산 BEXCO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국내 120개 및 해외 60개 관련 업체 관계자 및 바이어 등이 참석해 정보제공, 지식공유 및 사업화 지원 등의 논의가 진행됐다.
2번째를 맞은 오프쇼어코리아 워크숍은 조선해양기자재 업계 요청으로 지난 2013년 처음 열려, 국내 해양 기자재의 국산화와 사업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개최되고 있다. 오프쇼어코리아는 매년 짝수년도에 해양조선기자재 전시회를, 홀수년도에는 국산화 및 사업화 컨퍼런스를 개최해 국내 기자재 업계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유례없는 조선해양업계 불황과 국내 조선사 영업적자, 해양플랜트 발주 가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조선사와 중소조선 기자재업계간 상생협력의 필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게 요구되는 시점에 개최돼 주목을 받았다. 동 워크숍은 기조세션, 특별세션, 일반세션 등 총 5개 세션이 마련됐으며 30여명의 강연자가 해양플랜트 기자개 국산화와 최신동향, 성공사례 등을 위주로 발표했다.
또한 △오일 생산장비 △가스 생산장비 △시추 장비 등 분과별로 주 종목을 세분화해 워크샵에 참여한 가지재 업체들에게 실효성 있는 정보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OK Workshop △빅3 조선소 기자재 국산화 상담회 △해양플랜트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Global Offshore & Marine Plaza) 등 3개 메인 행사와 네트워킹 리셉션이 마련돼 행사 참여업체 간 네트워킹에도 한 몫을 했다는 평가이다.
첫째날에는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표준화’, ‘PQ기준과 벤더등록지원시스템’ 등의 강연에 이어, 현대중공업이 오일생산장비, 삼성중공업이 가스생산장비, 대우조선해양이 시추장비 등 각 분야별로 기자재 국산화 방안과 사례 등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이와 함께 ‘빅3 조선소 기자재 국산화 상담회’에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전기·계장, 기계, 배관, 선장선실 분야 구매·설계담당자 24명이 직접 참가해 기자재 업체와 1:1 국산화 개발·구매 상담을 가졌다.
저녁 특별행사로 부산시, Shell, 조선 3사, 선급, 학계, 기자재 업체 등 산·학·연·관이 모두 참여하는 ‘네트워크 리셉션 행사’가 열려 업계 전문가와 기자재 업계가 함께 교류하는 화합의 장이 펼쳐졌다.
한편 둘째날에는 코트라, 부산 조합 등 공동주관으로 해외 해양플랜트 구매처 60개사를 초청, 국내 기자재 업체의 수출 상담을 지원하는 ‘해양플랜트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Global Offshore & Marine Plaza, GOMP)’도 열렸다.

“기자재 국산화율 상선 80~90%, 해양플랜트 15~20% 그쳐”
배재류 대우조선해양 이사

조선기자재가 총 선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선박의 경우 61%, 해양플랜트의 경우 46%에 해당한다. 기자재 종류는 선박과 선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략 400~900여종으로 파악된다.
조선해양기자재 산업의 3대 강국은 유럽, 일본, 중국을 들 수 있다. 유럽의 시장규모는 60조로 대부분의 원천기술과 설계기술을 확보해 기술을 선점했고, 시장진입 장벽을 구축했다. 또한 새로운 규정과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시험평가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은 시장규모 20조로 항해장비, 특수소재 등 원천기술과 설계기술을 확보했고, 브랜드 인지도가 비교적 높다. 중국은 국수국조 산업보호 정책으로 기자재 산업을 육성했고, 유럽, 일본기업의 생산거점 기지화로 기술력을 확보해 현 시장규모가 8조에 이른다.
반면 우리나라 기자재 산업은 아직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 조선기자재 시장이 세계 시장의 37%를 차지하는 반면, 우리 기자재 산업은 선박분야의 국산화율이 80~90%에 달하는데 반해 해양플랜트 분야는 15~20%에 그치고 있다.

대우조선의 프로젝트별 국산화 추진 현황을 살펴보면, FPSO의 경우 기자재 국산화 비율은 18%, 드릴십은 ‘ODEBRECHT’ 프로젝트에서 약 20%의 국산화율을 보였다. 이마저도 몇몇 주요 장비의 국산화율에 치중돼 있는데, 기계장치나 배관재의 경우 국산화율이 15~20%에 머무르는 실정이며, 전기장치는 그나마 35~45%의 국산화율을 보이고 있다. 다만 안전장치는 국산화율이 5%에 머물러 대부분의 안전장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조선기자재 산업은 대형 조선소와의 긴밀한 협력관계와 노동 경쟁력, 전문인력 확보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으나, 생산기술 위주의 기술개발, 핵심 기자재 개발 미흡, 해외 기술역량 축적 부족, 해외 마케팅 능력 부족이란 면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기자재산업의 성장, 국내 기업간 경쟁 격화, 동남아 국가의 조선산업 육성 등 새로운 위협요소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해양플랜트 기자재의 특성은 동일 선종이라도 주문주 및 투입 지역에 따라 요구 사양이 다양하고, 일반상선 대비 사양이 복잡하고 변경이 잦다. 또한 발주처인 오일 메이저들은 보수적 성향에 검증된 제품을 선호하며, 안전상의 이유로 묶음(패키지)으로 구매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조선 3사와 산업부, 조선기자재연구원 등 산관연의 연계활동으로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 위원회를 구성해 2015년부터 우리 조선기자재 업체들의 1차 대상 품목을 확정했다. 현재는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산화 ‘해양플랜트기자재위원회’ 형식으로 협력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러한 협력은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미래를 위해서도 정착되고 지속돼야 할 과제이다. 이를 계기로 국내 해양플랜트의 국산화 적용건수는 2011년 57건에서 2014년 132건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해양플랜트는 오일 메이저 중심으로 기자재 사양이 결정되기 때문에 국제적표준화가 되어있지 않다. 최근 원유가 하락으로 오일메이저들이 Capex(Captial Expenditures, 일반적으로 초기투자비용)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기자재 표준화 활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기자재업계는 국제 사회의 표준화 활동 동향을 주시하고, 표준화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국내 조선 3사, 기자재연구원, 조선해양플랜트협 모여
‘조선해양플랜트표준화위원회’ 신설”
손진성 현대중공업 부장

해양플랜트는 오일&가스 생산설비가 대형화되고 복잡해져가고 있으며, 발주처 별로 서로 다른 기준과, 요구사항을 적용하길 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너무 많은 종류의 기자재를 발생케 하여 구매 단가의 상승, 자재 조달, 관리를 복잡하게 하고 호환을 어렵게 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익숙치 않은 업무 절차로 인해 많은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원가상승, 공정지연 요인들의 해결을 위해 해양플랜트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이제 국내 대형조선사 3사는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산하로 ‘조선해양플랜트 표준화 위원회’를 신설, 공동 표준안 개발과 중장기 표준화 전략 수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1차적으로 업체별 자체 표준을 작성하고, 그 이후 국내 조선 3사의 공동표준화를 추진한다. DNV-GL, ABS 등 해외 선급과의 합동산업프로젝트(JIP, Joint Industry Project)를 추진하고 이를 확산시켜 세계화를 이루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통합 JIP는 글로벌 오일 메이저, 엔지니어링 회사, 건조사 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표준이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DNV-GL, ABS, BV, LR, KR 등 각국 선급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각 선급별 JIP에서 만들어지는 표준에 대해 공통된 양식이 적용되어야 하며, 표준화 아이템의 중복 및 누락 방지를 위해 포괄적인 협력체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조선해양플랜트표준화위원회는 각 선급의 참여의사 확인과 로드맵 등을 수립하고 2016년부터  통합 동의안agreement를 완성해 통합된 JIP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LNG 기자재 실증 시험 애로사항 많아.. 관련규제 개선 필요“
김태형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센터장

LNG 소비는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고 현재 저점인 원유가격이 상승할 경우 LNG의 경쟁력도 함께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FLNG의 경우 매년 예상 발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금도 인도네시아, 호주, 말레이시아, 파푸아뉴기니,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러시아 등 세계 전역에 FLNG 프로젝트가 진행되거나 발주예정으로 있다.

FLNG 핵심 기자재로는 LNG Storage & Discharging System, Cyrogenic Valve, Re-Liquefaction System, Fuel Gas Supply System 등을 들 수 있다. 국내 업체에선 (주)크리오스가 선박용 청정연료 LNG 탱크 및 기화기를 개발했고, (주)동양강철이 LNG 선박용 알루미늄 구조물을 개발했다. 이외에도 한화 테크윈은 터보형 고압가스압축기, STX조선해양은 1만teu급 컨선 연료탱크 배치 및 공급시스템, 엔케이가 LNG Ship to Ship 벙커링 셔틀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LNG 기자재의 국산화 제고를 위한 고압가스 설비 및 시험설비가 필요하다. KOMERI(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은 LNG 기자재 시험설비를 마련하고 다양한 시험설비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 테크윈의 극저온 컴프레셔, 코벨의 초저온 초고압 제어벨브, 세원셀톤텍의 LNG 기화기 성능테스트 등 다양한 시험·테스트가 동 설비에서 진행됐다.
애로사항도 있다. LNG 기자재 실증시험이 육상에서 진행되는 바 여러장비들이 통합된 시스템 및 모듈의 경우, 육상설치 기준으로 변경하기 어려우며, 국내 규정간 가스연료에 대한 기준이 충돌하는 사례도 있다. 이에 해상 기자재의 육상시험 관련 규제 개선을 통한 노력과 기자재 인증시험 기간 단축이 필요하다.
 

“LNG연료추진선 주요 기자재 시장선점 시급”
이재익 LNG산업기술협동조합 조합장

LNG연료추진선의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EIA, 클락슨, DNV-GL, LR 등의 예상치를 보면 2025년에 총 972척의 LNG연료선박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LNG연료추진선박의 주요 기자재는 연료공급시스템이다. LNG연료탱크, LP펌프, HP펌프, HP히터, LT히터, HT히터, 극저온 고압밸브 등 다양한 기자재가 적용된다. LNG 연료탱크는 대우, 현대, STX, 삼성, NK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개발하고 있고, LNG 펌브나 밸브 배관 등도 동화엔텍, 광산, 한국가스기술공사, 두산엔진 등 국내 기업에서 개발 중이다. 그러나 소형가스압축기, 소형가스소각기, LNG벙커링암 등 아직 국내기업에서 개발되지 못한 품목들도 존재한다.

이에 국산기자재 적용을 위한 조선소 엔지니어의 역량 강화와 기자재 업체들의 시장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LNG관련 유경험자가 대형 조선사에 한정돼 부족하고, 이들이 해양플랜트 분야로 대거 이동하면서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중소조선소 설계 엔지니어의 LNG관련 역량도 부족하다.
또한 기자재업체들은 단품 위주의 기술개발에서 패키지 개발로 역량을 강화해야 하며 기자재 적용을 위한 주변 시스템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 통합적인 교육체계도 필요하다. 기자재 검증을 위한 인프라 및 데이터 베이스 구축도 요구된다. 액화가스연료를 이용한 기자재 성능검증 및 인증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한 데이터를 축적해 액화가스연료 기자재 시장을 선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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