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62%, 삼성重 67%, 대우조선 34%, 현대미포 목표달성 주목
국내 조선 총 누적수주액 전년比 27% 감소

2015년 국내 조선업계는 수조원의 영업적자 만큼이나 수주활동에 있어서도 목표치의 절반밖에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2015년 11월까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의 수주달성률은 56.5%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연 초 191억달러의 수주목표를 세웠으나 116억달러에 머물렀고,삼성중공업은 150억달러 중 100억달러, 대우조선해양은 130억달러 중 45억달러에 그쳤다.
 

국내 전체 조선업계의 누적수주액도 크게 감소했다. 국내 조선산업의 2015년 1~3분기 누적수주액은 190억 5,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량 기준으로는 1~3분기 누적치가 877만cgt로 전년 동기보다 2.5% 줄었다. 컨테이너선(79% 증가)과 유조선(64% 증가)을 제외한 대부분 선종이 감소 추세를 보였으며, 해양플랜트 수주는 1척에 그쳤고 벌크선 수주는 아예 없다. 제품 운반선은 32% 감소했다.
 

이를 바탕으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015년 총 수주액이 지난해 327억 1,000만달러보다 27% 감소한 24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수주량 역시 지난해(1,260만cgt)보다 13% 줄어 1,090만cgt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수주 잔량도 지난해 말의 3,420만 cgt에서 9%가량 감소해 3,140만cgt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5년 조선산업 불황 전망에도 불구하고 대형 조선3사들은 비교적 공격적인 수주목표를 설정했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회사별 수주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플랜트(현대삼호중공업 포함) 부문에서 총 101척(118억달러)을 수주하며, 수주목표인 191억달러의 62% 달성에 그쳤다. 동사는 10월 SK해운으로부터 수주한 VLGC(LPG선) 2척을 포함, 컨테이너선 22척, PC선 3척, 유조선 42척, LPG선 등 가스선 22척, 자동차운반선 10척, 기타 2건 등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49척(100억 달러)을 수주,  수주 목표 150억달러의 67%를 채웠다. 동사의 수주품목은 컨테이너선 10척, 유조선 30척, LNG운반선 2척, LNG-FSRU 1척, FLNG 3척 등 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목표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며 조선 3사 중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현재까지 수주실적은 31척(45억달러)으로 목표 달성률은 34%에 그쳤다. 선종별 수주실적은 LNG운반선 9척, 탱커 9척, 컨테이너선 11척, LPG운반선 2척 등이다. 대우조선은 2014년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했지만, 2015년은 뒤늦은 ‘해양플랜트 쇼크’로 조단위 부실을 드러내며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빅3의 부진과 달리 현대미포조선은 연간 수주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현대미포조선은 총 59척, 27억 9,000만달러의 수주실적을 달성하고 있어 목표치인 총 30억달러 달성이 충분해 보인다. 또한 대형 조선 3사와는 달리 현대미포는 중형선박 건조에 집중하며 시리즈선 수주에 따른 수익성 제고에도 나서고 있다. 동사는 전체 수주실적의 절반 이상인 31척이 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으로 저유가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이밖에 자동차운반선 12척, LPG운반선 11척, LEG운반선 2척, 컨테이너선 2척, 아스팔트 운반선 1척 등을 수주했다.
 

이같은 현대미포조선의 ‘나홀로 선전’의 이유는 중형선 위주의 수주전략이 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사는 중형 LPG선과 PC선, 특히 MR탱커 신조선 발주시장에서 수주 점유율 50%를 독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사한 선형 반복건조를 통해 건조 일정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 올해 흑자전환까지 달성했다. 동사의 2015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약 585억원이다.

 

올해 매출목표 하향 조정, ‘양보다 질’에 집중
현대미포조선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2016년 조선업황은 여전히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부터 조선업계에서는 ‘잘 버텨야 산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수주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회사들의 2016년 매출 목표는 2015년 대비 약 20%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둘러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끊겼던 거래선을 회복하는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매출 목표를 올해 15조원에서 12조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작년 대비 20% 수준에서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저가 수주’는 절대 하지 않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됐다. 잘 모르는 해양플랜트에 무턱대고 덤벼들었다가 손실을 입은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겠다는 뜻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작년 매출 목표를 14조 500억원으로 잡았지만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7조 9,996억원에 그쳤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작년 매출 목표를 24조 3,200억원(별도기준)으로 잡은 현대중공업은 3분기까지 18조 3,200억원을 기록했지만 연말 상황이 녹록지 않다. 매출 목표가 10조 7,000억원(연결기준)인 삼성중공업은 3분기까지 6조 4,858억원을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2016년 전망을 통해 현대중공업은 작년 대비 10%, 삼성중공업은 4% 가량 매출 목표가 축소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주목표도 크게 낮춰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대형 3사 모두 2016년 100억달러 수준에서 수주 목표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큰 손실을 입은 후 구조조정이 한창이어서 수주에 집중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선업계는 이미 2~3년치 일감을 확보한 터라 수주가 급한 상황이 아닌 만큼 무분별한 수주를 자제하면서 수익성을 높여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1년동안 진행됐던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위기의식은 업계에 무리한 수주를 자제하자는 분위기를 퍼지게 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거 부실을 공개하고 여론의 질타를 맞았다. 이제 양보다는 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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