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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한국이 뽑은 ‘2015년 해사산업별 7대 뉴스’ - 해운 부문
[507호] 2015년 11월 30일 (월) 14:26:07 이인애 komares@chol.com

해운시황 최악, 조선 위기에 잇딴 M&A, 그래도 신조발주는 계속...


2015년에도 해사산업계에 가장 많이 회자한 키워드는 ‘위기’였을 것이다. 공급과잉과 수요둔화에 의해 해운시황은 탱커를 제외하고 전분야에서 사상 최악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으며 조선 역시 엄청난 손실을 드러내며 위기국면에 처해 있다. 이에 해운과 조선에서는 위기극복을 위한 다양한 자구노력들이 모색되고 있다. 해운과 물류, 조선 등 세계 해사산업계에서 끊임없이 일고 있는 M&A도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는 방안의 일환이다. 


천진항 폭발사고로 또다시 안전이 화두가 됐고 그리스의 국가적 디폴트 사태, 지구환경 차원에서의 LNG 추진선 부각, 케이프선주들의 풀 결성, 한국인 IMO사무총장 탄생, 선박금융기관의 부산집결 등 많은 일들이 국내외 해사산업계의 소식으로 전해졌다.

 

올한해를 회고하는 연말기획으로 본지가 뽑은 ‘2015년 해사산업별 7대 뉴스’를 해운, 조선, 항만물류, 국제부문으로 나누어 정리했다.  

   
 


<해운부문> =△사상 최악의 시황악화와 공급과잉, 선사들 자구노력 △벌크선사 잇딴 법정관리행과 한진·현대의 합병설 △한국해양보증보험 설립과 부산의 선박금융 중심지화 △IMO 사무총장에 한국인 임기택씨 당선 경사 △벌크선사들의 잇딴 풀 구성, 케이프 ‘풀’ 첫 등장 △메르스가 몰고온 해운계 한파, 해양관광 타격 △여객선 안전관리 혁신-운항관리업무 KST로 이전


<조선부문> =△위기의 한국조선 적자와 재편 △LNG 연료추진선의 부각과 향방 △조선업종노동연대 출범과 위기속 노사갈등 △2만teu 컨선 시대-국내 조선사 대량 수주 △E-내비, 선박평형수처리장치 등 조선계 미래사업 △중국 조선산업 구조조정과 약진하는 일본 조선 △마린위크 성황과 국내 조선기자재산업계


<항만물류부문> =△인천신항 개장, 인천항 새 전기되나 △부산항 항만하역료 인가제 시행 △변화하는 부산항- 세계 2대 환적허브, 종합서비스항 추구 △‘지지부진한’ 주요 항만의 재개발 사업과 복합리조트 △천진항 폭발 계기로 국내 항만 위험물 안전 강화 △동부익스프레스 등 물류업계 인수합병 술렁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동북아시아 물류


<국제부문> =△세계 해운물류업계는 M&A 열풍 △제2의 수에즈운하 개통과 파나마운하 확장 진전 △日 제일중앙기선 등 해외선사의 파산 △中 COSCO-CSCL 합병 등 구조조정 가속 △그리스 부도사태와 그리스 해운 △대이란 핵협상 타결로 금수 해제, 물류 꿈틀 △‘발레막스’의 중국항만 입항 허용

 

<해운부문>

사상 최악의 시황악화와 공급과잉, 선사들 자구노력

전세계 해운시장은 탱커부문을 제외하고 거의 전분야가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기선 해운업계는 북유럽 및 지중해항로, 남미항로가 사상 최악의 저운임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아시아역내항로 등 근거리항로는 원양항로에서 캐스캐이딩되는 선박으로 인해 운임경쟁력이 약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진행된 유가하락으로 선사들은 다행히 비용 측면의 부담은 상당히 덜었지만 선형별 선복의 공급과잉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중국경제의 성장둔화 등 해상물동량의 수요둔화에 의해 전세계 해운시황이 사상 최악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정기선해운의 경우 초대형선의 시장 공급과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다양한 선형의 신조에 따라 공급과잉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1만 8,000teu급의 시장 유입은 이제 그다지 놀랄만한 뉴스도 아니다. MOL을 비롯한 CMA CGM, OOCL 등 글로벌 선사들이 2만teu급 컨선의 신조 발주를 잇따라 실행했으며, Nox의 3차 규제 내년 시행을 앞두고 이를 피하려는 선주들의 급작스런 컨선 발주도 소형부터 대형까지 각 선형에 걸쳐 줄을 이었다. 이들은 모두 에너지효율선으로 건조되며, 대체로 2017-18년 사이에 준공된다.
 

따라서 현재의 공급과잉과 그에 따른 시황침체는 앞으로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해운업계의 시름은 깊어만가고 있다.


시황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선사들은 선복감축과 항로 합리화, 운임회복 등의 자구노력을 취하고 있다. 유럽항로의 경우 운임회복이 수차례 이루어졌으나 성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얼라이언스별로 일부항로의 서비스가 잠정 중단되는 사례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그 규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높은 수익을 내며 독주하던 머스크 라인도 올 3분기 실적이 악화되자 항로합리화와 조직개편 등 구조조정을 통해 시황침체로 인한 현 상황을 타개해보려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


드라이벌크 부문에서도 케이프사이즈 시황이 사상 최악의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관련 운임지수(BCI)는 11월 23일 기준 698P이며 BDI는 516P 수준이다. 케이프 중고선가는 물론 신조선가도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케이프 시황에는 중국의 철광석 수입해상물동량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14.9%로 급증했던 물동량이 올해는 0.5%의 증가에 그치면서 케이프시장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케이프선박은 대규모 해체와 신조 인도지연 및 변경의 사례를 낳고 있다. 시황의 극심한 침체국면에서 유럽의 선사들은 케이프선형의 풀 결성이라는 특단의 카드를 커내들었다.


파나막스나 수프라막스선형에서는 풀 운영 사례가 있었지만 케이프사이즈의 풀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국내 드라이벌크시장에도 풀을 활용해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는 정책제언이 나오고 있으나 본격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내년에도 해운시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연말을 우울하게 한다. 

 

   
 

벌크선사 잇딴 법정관리행과 한진·현대의 합병설

드라이벌크시황이 사상 최악의 침체상황을 지속하는 가운데 국내 벌크선사의 법정관리행이 또다시 줄을 이었다. 대보인터내셔날에 이어 삼선로직스, 선도해운, SW해운 등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대보인터내셔날이 2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으나 1차 관계인 집회이후 아직까지 2,3차 관계인 집회도 갖지를 못했다. 일부선박의 매각가가 채권자의 채권액에 한참 못미쳐 이의 처리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 10월에서 11월로 또 12월로 관계인집회가 연기됐다.


금융위기이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이를 조기졸업했던 삼선로직스도 7월초 다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절차를 밟고 있다. 삼선로직스는 10월 30일 있었던 1차 관계인 집회에서 기업의 계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보고돼 법정관리행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8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선도해운은  9월 14일부로 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됐으며 관리인은 이 회사의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SW해운도 11월 20일 법정관리를 전격 신청했다.


2013년 6월 회생절차를 개시했던 팬오션이 올해 하림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7월 30일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또다시 새출발을 알렸다. 하림그룹의 일원으로 새롭게 시작한 팬오션에는 추성엽 사장과 정갑선 부사장을 비롯해 과거 범양맨들이 하나둘 귀환해 임원진을 구성하고 있다. 집단지성을 자랑하는 팬오션의 맨파워가 다시한번 발휘될 지 주목해볼만하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부채율을 낮추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돈이 되는 자산과 사업을 거의 다 처분한 상태이지만 여전히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정기선해운시장의 경쟁상황은 날로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두 선사는 선박 대형화나 에너지효율선 확보 대열에 끼지도 못하고 있어 경쟁력 약화와 미래 존립에 위기감마저 생겨나고 있다.


세계해운물류업계의 M&A를 통한 초대형화 추세속에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은 가운데 11월초에는 이 두 선사의 합병설이 나돌아 업계를 술렁이게 했다. 정부가 합병방안을 구조조정 회의안건으로 논의키로 했다는 보도가 일부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와 금융당국은 합병을 권유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해당선사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항간에 떠돌았던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포기 등을 포함한 자구계획안이 주채권은행에 전달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해당선사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 와중에 해운전문지 기자단은 “해운산업에 유동성을 부여하고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는 구조조정을 위해 면밀하게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해운산업 구조조정을 이루어지기를 해양수산부와 금융당국에 요구한다”는 골자의 성명서를 내 주목받기도 했다.  

 

한국해양보증보험 설립과 부산의 선박금융 중심지화

국내 해운기업들의 선박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금융인프라로 탄생한 한국해양보증보험(주)가 4월 설립돼 8월 26일 부산 BIFC(부산국제금융센터) 사무실에서 공식 출범을 알렸다. 당초 해운보증기금으로 추진돼오다 조속한 출범과 주변여건 등의 이유로 보증보험회사로 탄생한 한국해양보증보험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선출자해 설립돼 민간으로는 외항해운업계가 처음으로 1차 출자를 마쳤다. 한국선주협회 회원사 20여개사로부터 9월초 146억원을 출자받고 연내 100억원을 추가로 출자받을 계획이다. 이와관련 선주협회와 보증보험이 10월 28일 출자협약식도 체결했다.


그러나 동 보증보험은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자본금 확보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 정부 예산확보도 난항을 겪고 있으며 확보된 예산마저 ‘-할나름’에 따라 집행여부가 불확실한 처지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부산의 문현동에 위치한 BIFC를 선박금융의 중심으로 만든다는 계획하에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주요 금융기관과 관련 선박운용사들과 선박은행 기능이 부여된 캠코선박운용, 해양보증보험 등을 한데 모아놓았다. 이에따라 부산에서 선박금융관련 다양한 세미나와 행사들이 잇따라 개최되고 업계의 부산을 향한 발걸음이 좀더 잦아졌다.


해양종합금융센터와 선박금융기관의 부산집적 1년, 총 21.8조원의 해양금융이 성사됐고 이중 해운관련 9건·3.7조원이 지원됐다. 이 결과를 놓고 금융을 집행한 기관과 국내외 해운업계의 반응이 엇갈린다. 금융기관들은 1년간 일정한 성과를 이루었다고 자평하고 있으나 그 수혜를 해외선사에게 거의다 돌아갔다고 불만스러운 지적의 소리가 높다. 국내 선사들에게 대한 지원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너무 작다는 얘기이다. 실제로 국내 선박금융은 일부 중견선사들만을 중심으로 성사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운업계는 정책금융기관의 선박금융지원금액이 대부분 해외 경쟁선사에 편중돼 있다면서 이를 50% 수준으로 축소하고 그 나머지는 국적선사의 선박확보지원자금으로 활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한국해양보증보험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조선, 기자재업계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하는 한편, 국내 해운과 조선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선박은행(Tonnage Bank) 설립도 요구하고 있다. 금융위기이후 유동성 지원 임무를 마치고 캠코의 자회사로 재출범한 캠코선박운용에 정부가 선박은행 역할을 맡겼지만 실효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시는 11월 24일 ‘해운하기 좋은 도시’정책발표회와 해운·조선·금융산업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민간주도의 업무협약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정부의 대선공약에서 비롯된 선박금융 강화정책이 부산에서 실질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국내외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조언도 제시되고 있다. 국적선사들의 신조선 확보에 부산으로 집결한 선박금융 인프라가 국내 조선과 연계한 상생을 지원한다면 부산의 선박금융 중심지화는 발짝을 한걸음 더 내딛게 될 것이다. 부산이 국내 해운조선의 동반발전을 이룰 수 있게 하는 선박금융 중심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IMO 사무총장에 한국인 임기택씨 당선 경사

제 9대 국제해사기구(IMO)의 사무총장에 한국인 임기택씨가 당선된 사실은 국내 해사산업계는 물론 온 나라의 경사였다. 해양수산부 공직자 출신이며 부산항만공사의 전임 사장이던 임기택 IMO사무총장은 현 사무총장이 아시아권(일본)의 인물이라는 점과 뒤늦은 선거활동, 유엔사무총장이 한국인이라는 점 등 여러 불리한 여건을 딛고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의 사무총장 당선을 두고 ‘준비된’ 인물이었다는 말과 함께 ‘적임자’라는 기대가 모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해양대학교 출신의 해운항만청 선박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임기택 사무총장은 IMO 연락관과 주영대사관 해양수산관, 해사안전정책관 등을 역임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다년간의 IMO 활동 경험과 인맥을 쌓아왔으며, 6월 선거전에서 네가티브전과 까다로운 검증과정을 거치면서 그러한 경험과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물론 정부를 비롯한 민간 해사산업계의 지원과 조력은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따라서 IMO 사무총장의 한국인 당선 결과를 놓고 역량있는 후보를 민관이 조화를 이루어 활동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해운업계는 2008년 금융위기이후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되는 와중에 참 오랜만에 마음껏 기뻐할 수 있는 한때를 같이했다.    


임기택 사무총장의 공식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지만 11월 26일 IMO 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사무총장직 당선이 인준되며 당선자도 수락연설을 하는 등 사실상 취임식을 치렀다. 이를 위해 임 사무총장은 11월 중순 런던으로 출국했다. 출국전 그는 각종 세미나와 포럼을 통해 전세계 해사산업계에서 IMO의 역할과 향후 방향을 소개하고 세계 조선 1위, 해운 5위국으로서 우리나라 해사산업계와 IMO가 동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청취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우리정부와 산업계도 IMO 사무총장 배출국으로서 해야할 일들을 정리하고 앞으로 대처해나가야 하게 됐다. IMO 대응체제를 강화해나가는 일이다. 정부는 해양수산부에 IMO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한편 런던에 IMO 대표부를 설치해 IMO 활동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해나갈 방침을 밝혔다. IMO 사무총장 배출을 계기로 전세계 해운과 조선 등 해사산업계의 규율과 질서를 만들고 이의 준수를 이끌어내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IMO업무를 담당하고 대처하는 국내 전문인력의 양성에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임 사무총장은 각종 강연을 통해 우리나라가 이제까지 IMO 규율을 이행하는 ‘추종자’ 입장에서 탈피해 앞으로는 우리가 가진 노하우와 인프라를 활용해 IMO에 정책과 연구과제를 제시하는 ‘선도자(rule maker)’가 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IMO와 한국의 윈윈방안을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계 해양대통령이라고 불리는 IMO 사무총장은 전지구적인 대의를 도모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각종 국제협약의 효과적 이행과 개도국의 역량강화, IMO의 글로벌 지위 제고, 전회원국의 동반성장 등에 진력을 다할 것이라고 그는 여러 강연과 인터뷰자리를 통해 거듭 밝혔다.

 

   
 

벌크선사들의 잇딴 풀 구성, 케이프 ‘풀’ 첫 등장

드라이벌크 시황이 극도로 악화되자 세계적 리딩 벌크선사들간의 ‘풀’이 잇따라 구성됐다. 벌크운임지수(BDI)는 11월 20일 기준 498P까지 내려갔었다. 특히 선복의 공급과잉 현상이 심한 케이프사이즈 벌크선박의 시황이 전반적인 드라이벌크 시황을 좌우하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케이프선형의 시황악화로 관련 선사들은 해체와 계선, 선종변경 등 구조조정을 통해 자구책을 적극 모색해왔으나 시황이 호전되지 못해 많은 선사들의 경영환경이 더 악화됐다.


드라이벌크선사들의 풀은 올해초 유럽계 선사들을 중심으로 본격화됐다. 먼저 수프라막스와 핸디사이즈 벌크선박의 풀이 결성됐고 케이프사이즈 선박의 풀도 잇따라 결성됐다.  덴마크계 선사 Clipper사와 Genco사가 올 1월 수프라막스 16척으로 구성된 ‘Clipper Sapphire Pool'을 구성했으며, 2월에는 그리스계 선사 Star Bulk사가 Bocimar, CTM, Golden Union Shipping, Golden Ocean Group와 함께 150척 규모의 ’Capesize Chartering' 풀을 결성,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풀 결성을 통해 선박관리의 이점을 비롯해 선대운영의 효율성 제고, 규모의 경제 실현, 비용절감, 대고객서비스 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Clipper의 경우 이전에도 핸디사이즈 선박을 통한 다양한 풀을 운영하는 등 풀 운영과 관리의 경험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탱커의 경우는 풀을 활용한 사례가 다양하지만 드라이 벌커의 풀 사례는 많지 않고 게다가 케이프 사이즈의 풀 가동은 처음 있는 일이다. 드라이벌크 시황이 사상 초유의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방증이어서 업계를 긴장하게 했다.


드라이벌크시장의 경험이 많은 유럽계 선사들의 풀 행보는 국내에서도 드라이벌크 시장에서는 거의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풀의 결성을 고민해보게 했다. 국책연구진은 풀 활용을 통해 장기운송계약 수행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선대의 수익성이 향상 ,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규모와 범위의 경제 및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풀의 기대효과를 강조하며 국내 벌크선사들도 풀을 통해 함께 어려움을 극복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업계가 자체적으로 풀을 운영할 경우 금융권에서 풀 참여 선주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제공해 풀 활용을 촉진하는 정책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풀을 통해 시장이 효율적으로 재편되고 안정적인 운송서비스를 확보해 대량화주와의 각종 거래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제언이다.


국내 중소중견 컨테이너 선사들이 일부 항로에서 풀을 잘 활용하고 있는데 비해 국내 드라이벌크선사들은 유럽선사들과 같이 오픈선박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시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서 풀이 위기타개책의 한 방법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기업회생의 길을 밟기 위해 애쓰는 선사들이 생겨나는 지금 국내 드라이벌크업계도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전략적인 사고와 논의가 필요한 때이다. 

 

   
 

메르스가 몰고온 해운계 한파, 해양관광 타격

올해 온국민을 떨게 한 중동의 전염병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는 해운업계에도 커다란 악영향을 미쳤다. 해운관련 각종 국내외 행사가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됐으며 선박을 통해 이루어지는 관광시장에 큰 타격을 입혔다. 해외관광객들이 한국 여행을 기피하면서 국내 기항 크루즈선박과 한중, 한일간 국제 카페리선박의 이용객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카페리선은 해외이용객 비중이 높은 항로의 경우 더욱 피해가 컸다. 


5월 20일 메르스 확진판정 환자가 나온 이후 8월말 사실상 종결을 정부가 선언하기까지 2달이상 지속된 메르스 파동은 외국인의 국내 여행예약이 예년에 비해 80% 가량 감소하는 것은 물론 우리 국민들도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의 외출을 자제했다. 메르스가 한창이던 6월말 기준, 국내 여행업계는 1,085억원의 손실을 예상했다.


최근 수년간 높은 성장률을 보여온 국내 크루즈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부산과 인천, 제주는 크루즈선 입항 취소가 잇따랐으며 기항한 경우에도 관광객이 기항지 관광을 위해 전혀 하선하지 않는 형편이었다. 인천지역 한 여행업계는 6월 한달동안 크루즈 16척 10만명의 인천관광이 취소됐다고 전해 그 심각성을 알리기도 했다. 이 와중에 한국에 기항하던 선사들은 대체로 일본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일본이 때아닌 크루즈 특수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메르스는 부산에서 수년간 공을 들여 유치했던 크루즈박람회까지 행사 전일 전격 취소하게 만들었다.


국제 카페리선박의 여객수송실적도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많았던 한중 카페리선사들의 여객이 메르스 발생기간 급감했다. 메르스 마지막 환자가 사망해 메르스의 여파에서는 벗어난 상태이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은 예년보다 많이 줄어있다. 한중 카페리업계의 경우 항로별로 올 1-9월기간 여객의 승선률이 35%에서 60%대까지 적지않은 편차를 보였다. 이중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비교적 많은 항로의 경우는 더 낮은 여객 승선율을 보였다. 


이처럼 메르스 여파로 위축된 방한시장의 회복을 위해 정부가 8월 중순에서 10월말까지  ‘코리아그랜드세일’을 기획해 쇼핑과 관광 촉진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단체비자 수수료를 면제하고 관광업체 운용자금 지원 등 부처별로 메르스 여파 극복방안을 앞다투어 내놓았다. 중국 요커들의 관광물결에 호텔과 유통업체 등 정신없이 확대됐던 국내 관광산업이 전염병 하나에 이렇게 타격을 입는 모습은 관광산업에 대한 걱정과 함께 이를 계기로 방향성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메르스가 지나가고 가을철 이후 해양관광이 되살아나면서 크루즈 기항도 다시 시작되고 있고, 크루즈와 카페리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항만공사들의 활동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여객선 안전관리 혁신-운항관리업무 KST로 이전

세월호 침몰사고 여파로 내항 여객선의 운항관리가 종전의 한국해운조합에서 선박안전기술공단(KST)으로 7월에 이관됐다. KST는 올해 4월초 완공된 세종시 신사옥에서 여객선 운항관리업무 인수식을 가졌으며, 이를 계기로 조직을 3본부·1연구원·15개지부로 재편했다.


이로써 KST는 377명이 근무하는 기관으로 확대됐으며 운항관리자는 기존인력에 신규채용을 통해 90여명으로 꾸렸다. KST 내에는 11개 운항관리센터가 설치돼 있다. KST에서 운항관리업무를 관장하는 운항관리본부장에는 한진해운 임원 출신이 기용됐다. 이로써 KST는 현대상선 출신의 이사장을 비롯해 운항관리임원이 민간 해운기업에서 운항관리를 담당해온 실무형 전문인력으로 포진됐다. 국내 대표선사들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이들의 전문성이 앞으로 KST의 운항관리업무의 순항에 어떻게 녹아들어갈지도 관심사이다.


KST는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보다 체계적이고 철저한 안전운항관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민간 조합에서 담당해온 업무가 정부 산하기관으로 이전돼 시행되면서 연안 여객선의 안전에 실효를 거둘지는 두고 볼 일이다.


운항관리업무의 KST로 이전은 세월호사고 이후 정부가 마련한 연안 여객선의 안전관리 혁신대책의 일환이다. 이를 비롯해 정부는 해사안전감독관제도 도입을 통해 운항관리자와 선사·선장의 안전관리를 지도감독하도록 하는 한편, 연안 카페리의 선령도 기존 30년에서 25년으로 줄였다. 승선전 여객의 신분증 확인 의무화와 대형여객선의 선장자격을 1급 항해사로 강화해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그밖에 고박장치와 규정 강화, 출항점검시 선장과 운항관리자의 합동점검 의무화, 항해기록장치의 탑재 의무화, 비상시 탈출관련 장비들의 확대 명문화, 안전교육 훈련 보강, 안전 재교육면제 폐지, 안전교육 실습 위주로 개편 등이 추진된다. 정부의 감독기능이 강화되고 안전규정 위반시 과징금도 최대 10억원으로 확대됐다. 


정부는 안전대책의 일환으로 연안선박의 현대화도 추진키로 했다. 업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연안선박현대화 이차보전사업을 예년보다 확대해 연안선의 현대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국내조선소와 신규 건조하는 연안선박은 여객선 1,000억원 화물선 25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대출가용액은 총 투자액의 80% 이내이며 금리는 4.19%에서 3%를 정부가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항해기록장치(VDR) 확보비용도 업계의 부담이지만 지원책은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안전관리대책들은 업계의 입장에서도 안전을 위해 필요하지만 비용과 현실의 문제로 업계는 정부의 안전관리대책에 대한 불만의 소리도 내고 있다. 어쨌든 세월호라는 잊을 수 없는 희생을 치르고 마련된 연안여객선의 안전관리대책이 모쪼록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 시행, 개선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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