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공동해사포럼이 11월 6일 프레지던트호텔 아이비홀에서 조정제 전 해양수산부장관과 이윤재 한국선주협회 회장을 비롯한 해운 및 해운관련업계 인사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콤파스를 겸해 열렸다. 한국해사문제연구소와 일본해사신문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해사포럼은 해마다 양국을 번갈아 가며 개최되고 있는데, 올해가 5번째이다. 해양한국 창간 42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에서 박현규 해사문제연구소 이사장은 개회인사를 통해 극심한 장기불황에 처한 해운산업의 상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여 불황극복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포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에비하라 겐지 대표는 일본의 저명한 해운시황 전문가로서 좋은 발표가 기대되며, 양창호 교수도 해운에 대한 해박한 전문지식으로 흥미롭고 내실 있는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해사신문 후지모토 이치로 편집장이 일본해사신문 오야마大山 사장을 대신하여 “해양한국의 창간 42주년 기념 한일공동해사포럼으로 양국 간의 교류와 협력이 더욱 촉진되기를 바라며, 이번 포럼이 해운불황과 현안타결에 모티브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대표인사를 하였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주제들을 요약하여 게재한다.
 

일본 해운기업에서 바라본 드라이벌크 시황의 현황과 전망
1. 최근 15년간의 BDI 지수

지난 15년간 BDI(Baltic Dry Index)는 엄청난 변화를 수반하였다. 2000년 1.608하던 것이 2003년 2,617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하여 2004년 4,510, 2007년 7,070, 2008년 6,390까지 올랐다가, 2009년 2,617을 시작으로 내리막길을 걸어 2012년 920하다가 2015년 749까지 떨어졌다. 높을 때의 1/10 수준으로 급락하였다. 이는 케이프사이즈, 파나막스, 수퍼막스, 핸디사이즈 모두에게 공통사항이다.
우선 케이프사이즈는 12년 동안 정기용선료(4T/C)가 1만달러나 떨어졌다. 1998년 1만1,003달러하던 것이 2005년 5만127달러로 앙등하였고, 2007년 11만6,050달러, 2008년 10만6,025달러까지 폭등하다가 2013년 1만4,581달러를 거쳐 2015년엔 7,259달러까지 폭락하였다. 태평양지역PR, 태평양~대서양지역PA, 대서양지역AR, 대서양~태평양지역AP과 기간용선Period 모두 비슷한 추이를 보여 왔다.
 

2. 드라이벌크시장의 수급밸런스와 케이프사이즈 용선시황
1996년부터 2015년까지의 케이프 시장에 대한 수급 밸런스 추이를 보면, 드라이벌크 물동량과 벌크 선복량 지수가 비슷한 곡선을 보이고 있는데, 그 갭이 조금만 벌어져도 케이프 용선료지수가 엄청나게 요동쳐 왔음을 알 수 있다. 그 실례가 2007년과 2008년의 호황, 2014년과 2015년의 극심한 불황이다. 이때의 케이프 수급지수가 3,700에서 1,000으로 4배 벌어졌다.

1996년 철광석(iron ore) 물동량이 3억 9,200만톤일 때 벌크선복량은 6억 7,900만DWT이고, 그중 케이프사이즈 선복량이 7,700만DWT였다가 2005년에 각각 6억6,200만톤, 3억 4,500만DWT, 1억 1,100만DWT로 늘었고, 2007년 7억 7,700만톤, 3억 9,200만DWT, 1억 3,200만DWT를 기록하였다. 그후 점차 올라 2015년의 철광석 물동량이 13억5,500만톤으로 늘었고 벌크선복량도 7억 7,300만톤, 케이프 3억 900만DWT까지 대폭 증가하였다. 이 기간에 물동량이 3.5배 늘었으나 선복량은 4배 이상 증가하였다. 물동량과 선복량의 갭이 조그만 생겨도 용선료 지수는 엄청나다. 1996년 철광석과 케이프선의 용선료지수를 1,000으로 하면, 2005년 3,969, 2007년 9,188로 올랐다가 2015년엔 574로 떨어져 차이가 무려 16배나 났다. 

다음은 2015년 9월 현재 드라이벌크선의 주요 선형별 선복량과 준공 및 해체량은 1만 609척에 7억 7,290만DWT이다. 준공량이 526척 3,970만DWT, 해체량 325척 2,380만DWT, 신조계약량은 152척 1,020만DWT이다. 이는 전년대비 준공량과 신조계약이 5.1%, 5.5% 각각 증가하였으나 해체량은 1.3%에 그쳐 보유 선복량이 3.9%나 증가하여 불황을 심화시키고 있다. 케이프사이즈의 선복량 추이를 보면, 현재 연간으로 1,630척 3억 880만DWT이며 준공량 71척 1,360만DWT, 해체량 78척 1,290만DWT, 신조계약 11척 2,600만DWT이다. 호황기인 2007년의 척수 768척 선복량 1억 3,150만DWT에 비해 2.35배나 늘어났다. 또한 2016년과 2017년의 케이프사이즈의 신조준공 예정량을 보면, 2016년에 148척 2,905만DWT, 2017년 33척 721만톤으로, 2017년에야 대폭 감소됨을 알 수 있다. 모든 벌크선형과 케이프사이즈(10만DWT 이상)의 스팟 성약률 추이를 보면, 모든 항로에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점진적으로 증가하다가 2015년까지 내리막길을 줄곧 걷고 있음을 나타냈다.

  
3. BDI 용선지수와 WTI 원유선물가격의 상관관계
다음은 1985년 역逆오일쇼크 이후의 시나리오다. 1950년부터 2015년까지의 BDI 용선지수와 WTI(West Texas Intermediate) 원유가격을 비교하면, 원유가격과 용선지수가 연동하다가 1973년 1차 오일쇼크와 1979년 2차 오일쇼크, 1985년 역 오일쇼크, 2004년 3차 오일쇼크와 최근 2011년의 4차 오일쇼크 때 원유가격이 폭등하였고, 용선지수도 함께 폭등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원유가가 오르면 BDI 용선지수도 오르고 반대로 내리면 함께 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1950년부터 2015년까지 BDI 지수의 전년동기 대비 추이를 도표로 그려보면, 4년을 주기cycle로 동조현상을 보이며 함께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4. 드라이벌크 시황의 비즈니스 사이클
1950년부터 2016년까지를 4년 단위로 17개 순환으로 나누어 상승기간을 골짜기谷~산山으로, 하강국면을 산~골짜기로 하여 분석하면, 16순환 즉 2009년부터 후퇴국면이 장기화하여 2016년 7월까지 계속 떨어지고 있다. 1950년부터 2015년까지 65년간의 예측치와 WTI 원유 선물가격의 초장기 추이를 살펴보면,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도출된다. 즉 예측기법인 시계역분석(TCSI : Trend Circulation Season Irregular)으로 볼 때, 서로 연동하다가 오일쇼크가 발생할 때마다 예측치를 웃돌았는데, 2004년 3차 오일쇼크때 예측치를 뛰어넘게 폭등하다가 2008년 리먼사태 금융위기때는 마찬가지 이유로 폭락하였다. BDI 용선지수와 WTI 원유가격의 산포도를 보아도, BDI를 종축縱軸으로, WTI를 횡축橫軸으로 할 때 상관계수가 0.571로 비교적 높은 수치가 도출되었다. 1차 2차 3차 오일쇼크 때의 원유선물가격 추이는 원유가가 1980년 배럴당 37달러였다가 1986년 13달러로 65% 떨어졌고, 1987년 20달러로 35% 오르기 시작하여 2008년 111달러까지 치솟았으며, 2015년 47달러로 58%나 폭락하였으나 2016년 4분기에는 70달러로 49%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5. 드라이벌크 시황추이와 장기전망

1980년대의 드라이벌크 시황 추이를 용선지수TC와 TCSI로 분석하면, BDI가 1980년 3,225에서 1986년 665까지 떨어졌다가 1990년 1,610으로 올랐다. 2010년 이후의 시황은 2010년의 3,323에서 2016년 2분기까지 600으로 떨어졌다가 반등하기 시작하여 2017년 2,000까지 오르고 2020년에는 3,000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어 희망적이다.
 

 6. 드라이벌크 시황의 실세와 장래 예측결과
지금까지의 분석을 토대로 드라이벌크 시황을 WTI 원유가격을 설명변수로 하여 예측하고자 한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BDI 예측 그라프를 그려보면, 2015년 1사분기에 613으로 시작하여 이론치와 실세치가 같은 궤적을 그려 나가 2017년 4분기에는 BDI가 2,000이라는 수치가 산출된다.
드라이벌크 시황을 초단기로 예측하면, 10만DWT 이상의 케이프사이즈는 2015년 9월에 1만달러에서 2016년 5월까지 5,00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오르기 시작하여 2016년 9월 1만 7,600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나막스형(6만 5,000~9만 9,999DWT)도 2015년 9월 6,000달러를 기록하고 2016년 7월 3,00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2016년 9월에는 7,100달러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프라막스(4만~6만 4,999DWT)도 2015년 9월 8,000달러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다가 2016년 9월 8,700로 반등한 후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핸디사이즈(2만~3만4,999DWT)는 2015년 9월 7,000달러에서 2016년 중반까지 떨어지다가 2016년 9월에 6,700달러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향후 드라이벌크 시황은 2016년 3사분기까지는 전반적으로 하강하다가 2016년 4사분기부터 앙등하기 시작하여 2017년에는 회복되고 2020년에는 호황국면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정기선 해운산업의 현황과 전망
1. 정기선 해운시황

 정기선 해운시황은 공급과잉의 악순환이다. 2015년 상반기에 발주된 컨테이너 선박은 100척 104만TEU로, 2014년 상반기에 비해 60%나 급증하였다. 특히 발주된 선박의 40%인 39척이 1만 8,000내지 2만TEU급 초대형선이어서 공급과잉을 심화시키고 있다. 초대형선의 건조, 공급과잉, 운임경쟁이 연결되어 해운불황을 장기간 지속시키고 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유럽항로의 평균 선박크기가 8,596TEU에서 1만 3,596TEU로 늘어나는 등 초대형화 진전으로 공급과잉을 불러와 소석률이 93%에서 87%로 떨어졌고 이로 인해 평균운임도 1,771달러에서 628달러로 65%나 폭락했다. 2015년 아시아~유럽간 항로의 운임이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올해 초 20피트 컨테이너당 1,000 내지 2,000달러였으나 4월말 300달러, 6월초 243달러, 10월말 231달러로 사상최저를 기록하였다. 이는 아시아 지역의 근해항로 운임수준에 불과하다. 북미항로도 2015년 물동량이 7% 증가에 불과했으나 투입선박은 대폭 증가되어 운임이 하락하고 있다. 북미서안의 경우 운임이 40피트당 2,000달러 내외였으나 6~7월에 1,400달러, 10월말 1,100달러까지 떨어졌다. 북미동안도 1/4분기에 40피트당 4,500달러 수준이던 운임이 4월부터 하락하여 6월 3,000달러, 10월말 2,100달러로 떨어졌다.

문제는 내년 이후에도 회복이 어렵다는 사실이다. 2017년까지 초대형선 인도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기선시황은 물동량보다 선복량 증감으로 인한 영향이 더 큰 편이다. 작년만 해도 초대형선 인도가 피크를 이룰 2015년만 지나면 초대형선에 의한 공급과잉은 진정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금년 들어 1만 8,000내지 2만TEU급 극초대형선의 발주가 급증하여 초대형선에 의한 공급과잉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물동량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워 심각하다. 중국경제의 성장률 둔화, 유럽경제의 침체국면, 미국의 경기회복 미약으로 아시아 유럽간 수출물동량이 지난해에는 7% 증가하였으나 금년에는 러시아의 수입감소 등으로 오히려 3%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2. 극초대형선 시대
세계 정기선시장은 1만TEU급 이상 초대형선이 600척 운항되는 극초대형선 시대에 돌입할 것이다. 지난 20년간 컨테이너선은 진화를 계속하였는데, 이는 슬롯당 비용을 절감하려는 규모의 경제를 추구한 결과이다. 1만TEU급 이상 초대형선은 2015년에 150척 이상 대량 발주되어 2017년까지 인도량이 증가되어 2015년 9월 기준 1만 8,000TEU급 극초대형선은 기존 31척을 포함하여 총 100척을 돌파할 것이다. 그 가운데 에버그린 11척, MOL 6척, CMA CGM 3척, OOCL 6척, 머스크 11척, COSCO가 11척을 운항할 것이다. 이렇듯 극초대형선 발주가 러시를 이루는 원인은 시장선점 전략 때문이다. 리먼사태 이후 유럽항로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머스크가 조기에 실적호전을 보인 까닭은 1만 8,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제일 먼저 유럽항로에 투입하였기 때문이다. 머스크의 극초대선형 ‘트리플E'가 2014년말까지 15척 준공되었고, 이를 계기로 매출이 늘어 이익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렇듯 머스크는 비용경쟁력이 높은 선박을 먼저 대량 도입하여 시장을 선점하였다. 이러한 요인에 의해 2만TEU급 선박의 발주러시가 경쟁적으로 이루어졌고, 초대형 선박을 발주하지 않은 컨테이너 정기선사들도 속속 참여하고 있다. 

 
3.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제성
과연 초대형선에 규모의 경제 효과에 대해 살펴본다. 2014년 발표된 드류리사의 분석에 의하면, 머스크의 1만 8,000TEU급 초대형선의 연료비와 운항비 합계비용이 TEU당 294달러이나 초대형선의 주류였던 1만 3,100TEU급 선박은 418달러로 30%의 절감효과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는 연료비와 운항비만을 계산하고 운하통과료, 항만 터미널비용, 피더비용 등을 포함하지 않아 포괄적인 경제성 분석으로 보기 어렵다. 클락슨사의 CEO였던 마틴 스톱퍼드에 의하면, 초대형선의 규모의 경제효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건조가와 연료유가가 실제로는 효과가 없다고 분석하였다. 선가 면에서 4,000TEU급 이상 선박부터는 1천TEU당 1천만달러의 건조비가 유지되어 규모의 경제 효과가 미미하다. 연료유가 면에서도 선박크기에 따른 소비 연료량 증가가 거의 선형관계를 유지하여 대형선에 의한 연료유가 절감도 기대하기 어렵다. 초대형선에 대한 연료유가 절감이 에코십으로 건조되었기 때문이지 규모로 인한 것은 아니다.

자본비와 연료유가가 전체 선박비용의 23%를 차지하므로 초대형선은 오히려 규모의 비경제효과가 생긴다. 항만하역 작업물량 증가로 크레인 투입 비용이 늘고, 환적 피더운송비 및 항만에서의 양적하 횟수 증가에 따라 추가비용들이 발생한다. 따라서 50% 이상의 비용들이 규모의 경제효과와는 무관한 항목이다. 컨테이너비용 및 유지보수비용, 내륙운송비, 컨테이너 리포지셔닝 비용 등은 각각 18% 25% 13% 모두 56%로 절반 이상이다. 따라서 이 비용들은 컨테이너선 대형화에 특별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대형선이 발주 러시를 이루는 현실적 이유는 선사간의 시장점유율 경쟁과 연료유가 절감되는 에코십의 장점 때문이다. 또한 해운과 조선불황으로 인해 건조비가 낮아져 초대형선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4. 초대형선의 리스크
초대형선의 리스크는 관련비용이 증가하는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 현상과, 직기항을 원하는 화주에 대한 서비스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과당경쟁 산업 즉, 산업 전체에 대한 공급과잉이 야기된다는 것이다. 화이트 엘리펀트란 초대화로 연료비와 선가는 절감되지만, 여타 비용들이 대폭 증가하는 현상이다. 초대형선 운항에 따른 항만체류시간 증가로 인한 자본비용. 항만 및 터미널 비용, 항만기항의 유연성 부족으로 내륙운송비용 등이 늘어난다. 그리고 소석률이 낮아지면 덩치만큼 수익성도 크게 악화된다. 그리고 화주 서비스 리스크란 첫째, 포스트 포디즘(Post-Fordism) 시대에 규모 경제를 추구하는 정기선 해운산업으로 역행하여, 화주의 다양한 서비스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둘째로는 화주들은 인근 항만에의 직기항을 선호하고 있는데, 자신의 공급사슬관리SCM를 위해 대형 허브항만에 피더운송으로 수출입하는 것보다 가까운 중소항만에 직접 기항하는 선박을 통해 운송하는 것을 원한다. 그럼에도 선사의 초대형선 정책에 의해 기항항만이 줄어들거나 서비스 빈도가 낮아지고 있다. 유럽항로만 해도 취항 서비스 횟수가 2006년에 주간 30개에서 금년엔 20개로 축소되었다.

또한 정기선 해운업은 과당경쟁 산업이라는 부담을 안게 된다. 초대형선 컨테이너선의 증가로 파멸적 경쟁상태가 야기되면 선사들이 시장점유율을 유지 확보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운임경쟁밖에 없다. 선사들이 연료절감형 저선가의 초대형선을 건조하고 전략적 제휴에 의한 범위의 경제효과를 추구하려는 것은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초대형선 발주가 일부 선사에게는 이익이 될 수 있으나 모든 선사가 초대형선을 발주한다면 공급과잉으로 운임이 폭락하는 재앙이 될 것이다.
 

5.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한계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우선 기술적으로는 3만TEU급 선박건조도 가능하나 여기엔 비효율이 생긴다. 영국의 해운항만컨설턴트 OSC는 2만2,000 및 2만 4,000TEU급 선박이 등장할 것으로 보았고, 드류리사도 2018년경 2만 2,000TEU급 선박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둘째로는 항만, 운하 등 인프라 한계가 있다. 말라카해협의 안전수심은 20미터인데, 현대중공업이 준공한 1만 9,000TEU급 선박은 만재흘수가 16미터였다. 이는 더 이상 커지면 말라카해협을 통과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1만 8,000TEU 선형을 말라카막스로 정한 것은 이 선박의 만재흘수가 20미터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에즈운하의 한계도 선박길이 400미터, 선폭 60미터인데, 2만 4,000TEU급 선박이 이에 근접한다. 수에즈운하가 확장되면 이론적으로 3만TEU급 선박통항도 가능하나 항만입항로와 안벽전면수심, 크레인 아웃리치 길이 등 항만시설의 제약이 있어 대형화에는 한계에 부딪친다. 따라서 2만4,000TEU급이 초대형선의 현실적인 한계이다.
 

6. 초대형선 시대 이후의 전략
초대형선 시대 이후의 전략은 경영혁신과 대화주 서비스 차별화다. 컨테이너선의 초대형화에 대응하는 선사의 전략은 의외로 간단하다. 경쟁선사에 뒤지지 않도록 선박을 초대형선으로 대체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경영혁신에 의한 비용절감이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선박이 아닌 인력 및 조직감축,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글로벌 운영 및 효율성 제고로 비용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런 연유로 해서 경영혁신을 위한 선사간 기업합병M&A이 증가될 것이다. 네트워크 확대, 과잉항로 축소, 서비스 개선, 관리부문 통합 등이 효과적일 것이다. 최근 국내 빅2 정기선사의 통합 이슈도 경영혁신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의 정기선 3사간 통합과 한일간정기선 부문 통합도 가능한 대안이다. 다음으로 화주 서비스 차별화가 필요한데, 선사들은 화주에 대한 해운서비스 경쟁이라는 차원에서 기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제품생산에 의해 이루어지는 공급관리 차원이 아닌 시장의 요구에 치밀하게 대응하는 해운물류산업에 의해 이루어지는 수요중심의 관리가 요청된다. 화주들은 세계 각지에서 원자재와 부품을 조달하고 세계적으로 분업화 된 생산활동을 원활히 연결하고 전세계 판매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기 위한 고도의 공급사슬 운영에 필요한 해운서비스를 요구한다. 또한 모선이 화물의 최초 출발지 또는 최종 목적지에 가능한 한 가까운 곳까지 운항해야 한다는 해운의 오랜 격언에 맞는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고객별, 지역별, 시장별로 차별화 된 해운서비스 경쟁력이 관건이자 향후 초대형선 시대의 경영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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