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글로벌화 ‘초석놓기’ 성공

LNG선 사업진출, 탱커·컨선·자동차선 사업 확대 강화
본사 ‘글로벌화’와 해외거점 ‘지역화’로 글로벌선사 추구

 

STX Pan Ocean, 이름만 보아도 M&A(인수합병)로 탄생한 기업의 티가 난다. 2004년 11월 8일 새로운 이름을 선보이며 제 2의 창업을 선언한 STX Pan Ocean(이하 팬오션)에게 지난 한해는 사업의 다각화와 글로벌화라는 경영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초석을 성공적으로 놓은 원년이었다.
사업의 다각화와 글로벌화를 위한 행보를 재촉한데 비해 팬오션은 싱가포르와 홍콩, 런던, 상해 현지법인 설립과 LNG 운송사업의 신규진출, 싱가포르 거래소 주식상장, 벌크선 5척 선박확보 등 굵직굵직한 경영성과들을 이루어냈다.
인수하자 마자 사업다각화에 역점을 둔 조직재편을 시행하고 곧바로 회사가 나아갈 미래를 정하고 실행에 옮겨온 팬오션의 움직임은 그 자체로 세계 해운업계가 주목하는 뉴스였다. M&A이후 14개월간 STX Pan Ocean에게 일어난 변화들(조직, 경영진, 사업, 경영실적과 발전전략)이 궁금해 취재했다.

 

 

<조직의 변화>

사업다각화서 핵심역량강화형으로 재편,

 본사  4부문 13본부 4실 51팀, 해외 6법인 13사무소 체제 구축
M&A 이후 STX팬오션 조직의 틀이 사업다각화와 글로벌화에 초점을 맞추어 두차례 바뀌었다. 인수이후 곧바로 3총괄 10본부 21부 56팀으로 재정비되었던 조직은 지난해말 현재 4개 부문, 13개 본부, 4실 51팀 체제로 재편되었다.

 

이는 실질적인 팀제 조직으로 전환해 조직의 핵심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네트워크의 핵심축을 구축해 해외사업 지원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처였다. 또한 조직의 확대를 통한 외형확대를 도모하고 팀조직의 평가*보상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4개 부문에는 부정기선영업 부문, 대형선영업 부문, 특수선영업 부문, 경영관리 부문이 속해있으며, 대형선 부문이 신설됐다. 본부는 10개본부에서 13개본부로 확대됐다. 이로써 경영기획본부가 전략기획본부로 이름을 새로 달았고 정기선과 부정기선 대형선에서 각각 1개씩의 본부가 신설되었다. 작년까지 존재했던 21개의 부서중 17개 부서는 폐지되고 기획부와 컨테이너영업지원부, 보험법무부, 재무관리부 등 4개 부서는 실로 격상됐다. 또한 56팀은 51개팀으로 줄어들었다.


STX팬오션은 구랍 26일자로 “엄격한 성과주의 원칙을 기반으로 그룹의 양적성장에 걸맞는 내실경영을 보다 충실히 하자는 차원”이라며 이상과 같은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이에 걸맞는 인사발령도 실행했다.

지난해 성공적인 싱가폴 상장과 해외법인 네트워크 구축을 수행한 유천일 상무와 컨테이너 신규노선의 확대 등 탁월한 영업성과를 달성한 정갑선 상무를 각각 전무에 승진시켰다. 또한 부상무 5명(문기웅, 김태정, 심재윤, 최임엽, 이승원)을 상무로 승진시키고, 5명의 본부장(정기선 2본부장-김혁중, 정기선 3본부장-박준경, 부정기선 2본부장-박현목, 대형선 1본부장-박동일, 대형선 2본부장-유연직) 인사와 함께 신설된 4개실의 실장(컨테이너영업지원실-김성일, 보험법무실-손점열, 기획실-김영철, 재무관리실-우병륜)을 각각 임명했다.


새출발 1년동안의 조직변화중 가장 눈에 띠는 사업은 해외법인 설립과 확대였다. 해외거점이 연락사무소의 단순기능에서 더 나아가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조직으로 격상시키기 위한 법인화를 추진했다. 해외 현지법인의 설립은 무역과 해운의 중심부터 법인화함으로써 글로벌 사업을 가능케 하는 체제를 갖춘다는 STX그룹 차원의 전략이기도 하다. 앞으로 본사의 글로벌화와 해외법인의 지역화를 통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 팬오션의 전략적 비전이다.

 

해외법인 잇딴 설립 ‘현지밀착형 경영’ 전개

사업영위 가능한 조직으로 격상한 현지법인화
지난 1년동안 싱가포르, 상해, 홍콩, 런던에 현지법인이 신설되어 해외법인은 기존의 뉴욕법인(1978년 설립)을 합하면 총 5개가 되었다. 올해 초에는 일본과 인도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해외법인을 계속 확대하기 위해 팬오션은 2006년까지는 9법인 3지점 16사무소 체제를 구축하고 2007년에는 11법인 5지점 22사무소의 조직을 갖출 계획이다.


올해안에 추가로 설립할 예정인 법인은 북경(또는 천진), 인도(뭄바이), 브라질/미국(명칭변경)이며 신규지사로는 LA지점과 중국 심천, 닝보, 대련, 두바이/베트남, 아프리카거점 등이다. 2007년에 신규로 개설될 법인은 인도네시아(자카르타)와 독일(함부르크)이며, 신규지사는 중국의 남경, 중경, 광주, 중산, 말레이시아, 태국, 오사카, CIS(극동), 동구권 거점 등으로 계획돼 있다.

 

상해 현지법인 개소식 기념촬영(맨 오른쪽이 강덕수 회장).
상해 현지법인 개소식 기념촬영(맨 오른쪽이 강덕수 회장).

 

재도약 기틀마련 실현한 이종철사장 승진

해운전문가+종합상사 출신 ‘투톱경영’체제 
4개 부문의 장으로는 추성엽 전무(부정기선영업), 정갑선 전무(대형선영업), 이상문 전무(특수선영업), 변용희 전무(경영관리)가 포진하고 있으며 13개 본부장이 각본부의 실무를 총괄하며 보좌하고 있다. 이중 변용희 전무는 경영관리부문장과 함께 정보화 TFT장을 겸하게 되었다.


이번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한 유천일씨는 전략기획본부장에, 정갑선씨는 대형선영업 부문장에 임명되었다.


이종철 사장은 1년간 STX 팬오션의 대표(부사장)를 맡아 제 2창업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성공해 작년 11월 9일 열린 이사회에서 승진이 결정되었다. (주)STX의 부사장이던 김대유씨도 부사장에 임명했다.


최고 경영진의 투톱체제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따른 현지밀착형 해외영업 강화와 LNG선과 컨테이너선 등의 분야에 대한 ‘사업다각화용 포트폴리오’ 구축 등 영업강화를 위해 취해진 조처였다. 이종철 사장을 중심으로 한층 강화된 사령탑의 진두지휘하에 사업다각화와 해외영업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 2010년까지 세계 5대선사가 된다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포석을 마련한 것이다.

 

해운전문가 사장과 종합상사 출신의 부사장의 경영노하우를 접목시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성공적으로 이루고 영업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종철 사장은 1979년 입사해 런던 사무소장과 영업본장 등 27년간 범양상선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해온 팬오션맨으로 냉철하면서 해운업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종철 사장은 기나긴 법정관리시절에 이루지 못했던 신규사업(LNG선 진출, 해외법인망 구축, 싱가포르 증시사장 등)을 지난 1년간 성공적으로 이루어냄으로써 해운업계 전문 경영인(CEO)로서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합리적이고 치밀한 인물로 알려진 李 사장은 해운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천상 해운인이라는 것이 주변의 평판이다. 


석유와 석탄 등 에너지사업의 전문가인 김대유 부사장은 20여년간의 종합상사 경험으로 바탕으로 (주)STX의 자원에너지 사업을 6,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범양맨 감원없이 영입인력도 최소범위로

처우개선·비전제공으로 조직원 신뢰 이끌어


강덕수 회장을 중심으로 사장과 부사장으로 이어지는 최고경영진의 투톱체제 산하의 4부문은 변용희 전무와 추성엽 전무, 이상문 전무, 정갑선 전무의 4각구도. 삼성출신의 변용희 전무에게 경영관리와 정보화장을 맡겼고, 해양수산부를 거쳐 대우에 근무했던 이상문 전무는 회사가 확대강화하는 자동차선, 전용선, 컨테이너선, LNG선등이 귀속돼 있는 특수선영업 부문장의 중대한 임무를 맡았다. 팬오션의 전통적인 영업부문인 부정기선영업 부문은 ‘범양맨’인 추성엽 전무가 담당하고 있으며, 신임 정갑선전무는 대형선영업 부문장이다.


새 경영진은 구조조정에 대한 기존의 조직원들의 불안감을 안정시키는데 주력했다. 인수시 노조에 약속한대로 기존인력을 모두 고용승계했고, 강제 감원을 단행하지 않았으며, 그룹사로부터의 인력수혈도 회사를 인수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시행했다. 인사총무와 재무관리 기획본부, 관리부문에서 외부인력이 일부 유입되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에는 외부영입자에 대해 경계하고 긴장하는 분위기였고 오해도 일부 발생했지만, 짧지도 길지도 않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분위기는 희석되고 융화돼가고 있다고 한다. 자연감소분 외에 인위적인 인원정비가 없어 이직율은 오히려 M&A이전보다 줄어들었고 전체인원은 늘어났다.

 

신입사원 105명 채용 ‘STX맨’ 양성
이직율이 줄어들고 빠른 속도로 조직이 안정된 데는 ‘처우개선’과 미래가 있는 회사라는 ‘비전 제시’가 주효했다. 새 경영진은 업계 최고의 대우를 선언하며 상당한 임금인상(직급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20% 내외)을 단행하고 ‘성과에 대해서는 보상한다’는 말을 실천해 보임으로써 조직원의 신뢰를 얻어내고 있다.

 

 특히 기존직원들의 사기진작은 법정관리 시절과 달리 그룹내 리딩 컴퍼니(Leading Company)로서의 포지셔닝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일부 외부인력의 영입 효과는 ‘배타적 조직’의 성향으로 알려져 있는 팬오션의 조직에 자극제가 되었다는 시각도 있다.


사업다각화 전략은 추가인력을 필요로 함에 따라 조직원 전체는 오히려 증가했다. 컨테이너 등 사업이 강화 또는 신설되는 부문의 인력이 경력자로 일부 확충되었으며, 신입사원을 대거 채용해 ‘STX 맨’ 양성에 들어갔다. 과거 신입사원 채용규모가 연간 10명정도였던데 반해 올해는 그룹에서 채용한 인력이 총 460명이며, 이중 25%인 105명(1월 20명, 7월 35명, 11월 50명)이 팬오션에 배치될 예정이다. 사업다각화에 대한 회사측의 강력한 의지를 직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강덕수 회장은 M&A 이후 그룹사 전체의 융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덕수 회장은 M&A 이후 그룹사 전체의 융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업의 변화>
LNG사업 진출, 컨사업 확대

MR 탱커 5척 신규발주, 자동차선 발주 추진
M&A이후 STX 팬오션의 변화는 사업 다각화 전략에 따른 행보들에 의해 노출되기 시작했다. 사업영역이 드라이 벌크 위주에서 非드라이 벌크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LNG 사업에의 신규진출과, 컨테이너사업 확대, 유조선사업과 자동차선사업의 확대강화가 추진되고 있다.


사업다각화의 첫 결실은 한국가스공사와 업계가 출자해 설립하는 LNG전문선사(JVC)의 운항사로 선정된 것. 기존 전문선사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팬오션은 신규사업 진입의 문을 여는 기회로 삼아 ‘배수진 전략’으로 입찰에 참여한 결과 1척의 LNG선을 운영하며 JVC에 지분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 1년간 팬오션이 이룬 성과 중 최고의 가치를 가진다고 할만하다. 17년이상 움추려 있던 기업이 새주인을 만나 새로운 도전에 성공함으로써 STX 팬오션의 종사자 모두가 자신감을 얻은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사업 부문에서는 관련분야의 경력자를 영입하고 동남아항로 서비스를 강화했다. 지난해 5월말 중국 상해를 출항해 홍콩을 경유, 싱가포르와 자카르타를 주 1회에 연결하는 Chiana Indonesia Service(CIS)를 흥아해운과 공동으로 개시했다. 한중, 한일, 남중국항로를 기반으로 컨테이너사업을 벌여온 팬오션은 동남아지역의 노선확대를 계기로 컨테이너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17년간의 잠에서 깨어 새도전 자신감 얻어

싱가포르 주식상장 대외신인도 제고 역할
또한 지난해 총 5척의 MR 탱커(4만 5,800dwt급)를 신조발주함으로써 Wet Cargo시장 진입을 위한 기초를 다지고 있으며, 자동차선의 경우도 신조발주를 추진 중이다.


팬오션에게 있어 지난 1년은 고부가가치 서비스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기 위해 신조발주와 용선을 통해 탱커는 물론 컨테이너선, LNG선, 자동차선의 확보로 사업다각화의 기초를 마련한 원년이었다.


한편 지난해 7월 14일 국내선사로서는 최초로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처음 공모주식수는 6억주에 주식대금은 총 5억 4,000만 싱가폴 달러렸다. 추가매각 옵션 9,000만주를 포함한 총 공모주식은 6억 9,000만주에 총 주식대금은 6억 2,100만 싱가폴 달러(주당 공모가 09.싱가폴 달러)에 이른다. 보통 해외 증권거래소에서 상장할 때 주식예탁증서(DR)을 상장하는 것과 달리 팬오션은 원주를 직상장해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회사의 대외신인도도 높아졌다.


한편 팬오션은 사옥을 광화문의 새빌딩 오피시아로 옮겨 보다 쾌적한 업무환경을 확보했다.

 

‘비전가질 수 있는 회사’ 가장큰 변화속에

 ‘수동적’ 업무 분위기 ‘역동적’으로 바뀌어
이러한 과정에서 팬오션은 ‘공격적’인 사업확대를 펼치고 있다. 외형적으로 드러난 팬오션의 모습은 공격적이고 도전적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종철 사장을 비롯한 기존의 조직원들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계획을 마음대로 세울 수 없었던 과거상황에서 벗어나 이제 기지개를 켜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도 수긍할만 하다. 깊이 잠들어있던 사자가 잠에서 깨어 기재개를 켜고 초원을 활보하는 모양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분명한 것은 팬오션의 현재에는 오너인 강덕수 회장의 도전적인 경영철학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팬오션의 저돌적인 사업전개는 방향을 잡고 확신이 있으면 과감하게 추진하는 새주인의 경영스타일과 닮았고, 그동안 막혀있던 조직원들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불을 지폈다.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는데 선두자격 기업인 종합상사도 한해동안 해외에 법인을 여러개 설립하는 예는 흔치 않은데, 팬오션은 글로벌네트워크체제 구축이라는 목표를 위해 5개 해외 현지법인의 설립을 계획대로 실현하는 추진력을 선보였다.


이러한 분위기속에 팬오션 직원들의 업무 분위기도 많이 변했다. 17년 관리시절 능동적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일을 할 수 없었던 까닭에 ‘수동적’이고 ‘소극적’이던 분위기가 ‘오너경영 시대’를 맞아 과감하게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는 ‘역동적’인 기업으로 거듭난 것. 이러한 생동감있는 분위기는 특히 젊은 층에게 환영받고 있다. 

 

그룹·오너쉽 문화 적응에 어려움도

대외신용등급도 ‘A-’로 상향조정돼
M&A 초기에는 그룹문화와 오너쉽 문화에 팬오션맨들이 적응하기는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당부분 해소되었다고 한다. 그룹사에서 영입된 한 간부사원은 “기존 구성원들이 모두 수준있는 인력이기 때문에 부족했던 오너쉽 마인드 만들기와 그룹내 리딩 컴퍼니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진취적인 직원들에게는 ‘비전을 가질 수 있는 회사가 됐다’는 점이 실감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렇듯 변화한 환경에 대한 조직원들의 반응도 서로 달랐다.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하는 해외법인의 잇딴 설립은 회사내부에서도 논란거리였다고 한다. 그러나 오너가 ‘부정기사업과 국내영업에 머물지 않고 세계로 나가자'고 두려움없이 선봉에 서니 직원들도 동의하고 따르게 되었다는 전언이다.


LNG사업의 진출 또한 큰 결심이 필요했던 부문이었다. 그러나 LNG관련 산업에 대해 두루 경험한 강덕수 회장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방향을 정하고 ‘우리도 해보자’며 할 수 있다고 독려함으로써 결국 KOGAS사업에 첫발을 내딛이며 신규 사업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좋은 경영성과를 성사시킨 팬오션은 한국신용정보로부터 신용등급도 'BBB'에서 ‘A-'로 상향 조정됐다. 한국신용정보는 평가의견을 통해 “우수한 영업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효율적인 선대운용, 안정적인 수익시현, 기업공개 및 양호한 영업현금 창출에 따른 우수한 재무구조”을 신용등급 상향의 이유라고 밝혔다. 

 

<경영실적과 향후 발전전략>
05년 매출 2조8천억 순익 2,400억 예상

2006년 목표 매출 3조 2,000억원 설정
M&A 첫해였던 2004년 매출액은 2조 5,000억원에 영업이익 3,400억원, 당기순이익 2,100억원이었으며, 2005년의 예상 매출액은 2조 8,000억원에 영업이익 2,800억원, 당기순이익 2,4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2006년 매출목표는 3조 2,000억원으로 설정되었으며 시장이 악화될 것을 예상해 영업이익은 2,000억원으로 정했다.


이상의 사업변화에서 검토했듯이 향후 발전전략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했던 非 드라이 벌크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관련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명실상부한 종합선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0년까지 기존의 노후선 대체를 포함해 모두 50척의 선박을 신규로 도입할 예정이다.

 

<강덕수 회장>
평사원에서 오너된 M&A 신화적 인물

‘고래를 삼킨 새우’ 고래를 능가 위력 발휘해 주목
강덕수 STX 팬오션 회장은 평사원에서 일약 그룹의 오너가 된 샐러리맨의 신화적 인물이다. 그가 오너가 된 것도 M&A에 관여한데서 시작되었고 이후 원하는 기업매물이 나오면 마치 먹이를 낚아채는 사자처럼 공격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덕수 회장.
강덕수 회장.

1950년 경북 선산에서 출생한 강 회장은 동대문상고를 졸업하고 쌍용양회에 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0년 쌍용중공업이 부도의 위기에 놓이자 강 회장은 회사를 구하는데 갖은 애를 썼었다. 당시 쌍용중공업의 M&A에 성공한 ㅎ 컨소시엄이 그를 영입해 스톡옵션을 주었고 이를 시작으로 지분을 사모으기 시작해 2001년에 오너의 자리에 등극했다.


강 회장은 오너가 된후 쌍용중공업의 회사명을 (주)STX로 바꾸고 당시(2001년) 법정관리 상태에 있던 대동조선(現 STX조선)과 산단에너지 엠텍을 인수했으며, 2004년에는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말이 나온 범양상선의 M&A에서 성공했다. 국내외 수많은 해운기업과 금융사 등이 참여한 치열한 경쟁속에서 범양상선을 인수한 STX는 2004년 11월 8일을 기점으로 모기업인 STX의 이름과 범양상선의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STX 팬오션으로 이름을 바꾸고 ‘제2 창업’의 정신으로 새출발을 선포했다.


강덕수 회장은 M&A이후 그룹사의 핵심기업으로서 팬오션의 조직과 그룹의 융화에 신경을 썼다. 전사원 워크샵을 통해 ‘One STX'’라는 모토아래 전체가 STX맨으로 거듭나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련의 행사와 분위기를 만들어 왔다. 사내에서 온라인상 익명 건의함을 신설·운영함으로서 언로를 개방했다. 강회장의 그룹 조직원의 융화전략은 계속 이어져, 그룹사별 임원 워크샵과 주재원별 워크샵 등 직급별로도 만남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공격적이고 과감한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는 강덕수 회장은 평소 검소하며 근면한 것으로 평판이 나있다. 그의 근면함은 현장속에서 속도경영을 표방하는 경영방침과 그 실천 행보에서 엿볼 수 있다. 빠르게 추진되는 해외현지 법인 설립을 현장에서 격려하고 지원하며 글로벌화를 위해 세계 곳곳에서 전략회의를 여는 등 직원보다도 더 바쁜 경영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사업에 대한 욕심과 열정이 유난스런 기업인이다.


STX 임원들이 해외출장에 이코노미석을 이용해야 할 정도로 강 회장은 경비절감을 중시하지만 직원들의 처우와 복지에 관해서는 인심이 후한 것으로 보인다. 최고의 기업을 만들고 싶은 욕심만큼 그는 조직원들에게 업계 최고의 대우를 선언하면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STX 팬오션의 임금은 M&A이후 꽤 올랐다.


강 회장은 또한 투명경영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오너없이 법정관리에 있던 기업이 강회장 체제이후 흩트러짐없이 좋은 경영성과를 내고 있는 것만으로 알 수 있으며, 싱가폴 거래소 상장과 대한통운의 지분 매입에서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기존 팬오션 조직원들의 시각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개인적인 부의 축적보다는 사업 성공과 명예에 대한 야망이 큰 인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부자가 될 수 있는 요건에는 근면함과 사업수완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개인적인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운(運)이 아닌가 싶다. 그런 측면에서 강덕수 회장은 ‘운도 타고난’ 인물이 분명하다. M&A대금이 결코 적지 않은 규모였는데, M&A 이후 때마침 찾아온 호황은 단기간내에 여러 가지 경영성과들을 이루어낼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억제돼온 팬오션의 성장욕구가 사업에 대한 열정과 결단력있는 새주인을 만나 한껏 나래를 펴고 비약(飛躍)할 것인지는 세계 해운업계의 관심사이다.

 

<STX 팬오션의 해외법인 설립현황>

싱가포르, 런던법인 작년 4개 신설
올해도 인도와 일본에 설립 예정

 

해외법인 신설은 싱가포르에서 시작됐다. STX 팬오션은 동남아지역에서의 벌크 및 컨테이너사업을 확대한다는 취지아래 6월 1일 싱가포르현지법인(STX Pan Ocean Singapore PTE, LTD)을 설립했다. 싱가포르 현지법인 설립에 즈음해 회사측은 “싱가포르 현지법인의 기능을 해운사업뿐만 아니라 해운과 관련한 신규사업까지 다각화해나갈 것”이라며 “해외 주요거점에 현지법인을 단계적으로 설립·운영함으로써 ‘현지밀착형 경영’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9월 20일 STX 팬오션은 홍콩의 현지법인을 오픈했다. 자본금 약 50억원이 투자된 홍콩법인(STX Pan Ocean Hongkong Co., LTD)은 회사의 글로벌화 전략에 따라 중국 주장강(Pearl River) 지역의 연근해 운송사업을 강화하며, 장기적으로는 해운과 연계된 무역·투자·금융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10월 17일 출범식을 가진 상해법인(STX Pan Ocean Shnghai Co.,LTD)는 STX그룹의 중국시장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의 첫발을 내딛었다. 상해법인은 중국의 해운시장 발전에 대응해 해운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물류·항만개발·무역·금융 등 해운과 연계된 다양한 신규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통해 STX 팬오션은 2010년까지 25억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중국사업을 확대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마련했다.


상해법인은 중국 북부지역을 관할하는 중심거점으로서 중국 양자강(揚子江) 수로를 이용하는 연안·내륙 운송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석탄·오일 대형 화주와의 장기 수송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으며, 핸디맥스급 선박을 활용한 중국내 물류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컨테이너선 사업부문에서 신규노선을 확대하고 중국업체와의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자동차선, 유조선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장기회를 모색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중국 3대 권역을 중심으로 한 종합물류시장 진출
상해법인과 함께 올해(2006년)에는 북경(北京)이나 천진(天津)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이어서 중국 남부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홍콩법인과 함께, 중국 3대 권역을 중심으로 하는 종합물류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첫사업으로 STX 팬오션은 중국내 주요 컨테이너 항구 CY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청도(靑島)항에 대한 합작투자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2단계로 상해·천진·영파(寧波,닝보) 등의 주요 항구에도 물류거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양산도(洋山島) 신규터미널 개발계획에 맞춰 상해 노조(蘆潮,루차오)항 인근지역에 임대업과 보세창고업, 대리점업을 영위하는 물류단지 건설을 검토 중이며, 신규시장 진입에 따른 장벽을 극복하고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내 유력기업과의 합자·합작회사 설립도 타진할 계획이다. 또한 2007년까지 연안 및 내륙을 망라한 중국전역으로 거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런던법인 출범 대서양·아프리카 영업강화
유럽과 미주대륙을 연결하는 대서양항로와 아프리카 노선의 영업강화를 목적으로 구랍 6일 영국법인 STX Pan Ocean(U.K) Co., Ltd 출범을 알리는 행사(위 사진)를 가졌다.  


영국법인의 출범을 계기로 영국 중심의 대서양 상권과 아시아 중심의 태평양 상권을 양대 핵심축으로 하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새 장을 열겠다는 것이 STX 팬오션의 포부다.


이날 동사는 영국법인을 2008년까지 5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는 독자적인 지역본부로 성장시켜 나간다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영국법인을 중심으로 세계 5대 권역을 연결하는 물류·정보 네트워크를 더욱 확대함과 동시에 현지법인 중심의 ‘지역밀착형’ 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Global Service Network)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강덕수 회장은 세계 해운·조선 정보의 요람인 발틱해운거래소를 방문하고, 로이드(Lloyd)社, 클락슨(Clarksons)社 대표들을 만나 세계 해운·조선업의 발전방향에 대해 환담을 나누는 등 그룹의 성공적인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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