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해사문제연구소 강영민 전무, 일본 트람프데이터서비스 에비하라 겐지 대표, 해사문제연구소 박현규 이사장,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일본 해사신문 후지모토 이치로 편집장, 성결대 한종길 교수
 (왼쪽부터) 해사문제연구소 강영민 전무, 일본 트람프데이터서비스 에비하라 겐지 대표, 해사문제연구소 박현규 이사장,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일본 해사신문 후지모토 이치로 편집장, 성결대 한종길 교수
11월 6일 해사문제연구소 주최 ‘제5회 한일해사포럼’서 日 에비하라 겐지 대표 전망
양창호 교수 “초대형 컨선 경제효과 의문…경영혁신 준비해야”

드라이벌크시황이 2016년 3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1월 6일 한국해사문제연구소와 일본해사신문이 공동주최한 ‘제 5회 한일해사포럼’에서 일본 트람프데이터서비스의 에비하라 겐지 대표는 원유가격의 상승을 전제조건으로 하여 이 같은 예측을 내놓았다. 그는 "내년 7월부터 BDI지수가 상승하여 2017년 2,000포인트를 회복하고 2020년에는 3,000포인트까지 회복할 것"으로도 예측했다.

매년 한국과 일본에서 교대로 열리고 있는 한일해사포럼은 올해 양국의 해운시황 전문가들을 초청해 내년도 시황을 전망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양국 해운업계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콤파스클럽’의 조찬회를 겸한 이날 행사에는 한국해사문제연구소 박현규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일본해사신문 후지모토 이치로 편집장이 인사말을 했으며, 한국선주협회 이윤재 회장, 바다살리기운동본부 조정제 총재, 장두찬 전 선주협회장, KCTC 신태범 회장, 한국항만물류협회 이윤수 회장, 고려해운 박정석 사장, 범주해운 이상복 사장, 한국선주상호보험 이경재 회장, 한국해법학회 최종현 회장, 한국해운중개업협회 염정호 회장 등 주요 해운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포럼에서 일본 측 주제발표자로 나선 에비하라 겐지 대표는 1950년부터 2015년까지의 관련통계자료를 이용해 시황패턴을 상세히 분석하며 드라이벌크 시황의 현황과 향후 전망을 살폈다. 일본 트람프데이터서비스의 에비하라 겐지 대표는 일본 게이오의숙대학 법학부 법률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 웅양해운(현 JX오션) 주식회사에 입사해 영업부 기획과에 근무했으며 1982년 트람프데이타서비스 설립해 현재 대표로 재직 중인 시황 전문가다.

일본 트람프데이터서비스 에비하라 겐지 대표
일본 트람프데이터서비스 에비하라 겐지 대표
에비하라 겐지 대표, 1950년-2015년 통계 활용 시황패턴 분석
에비하라 겐지 대표는 BDI지수, WTI지수, 케이프사이즈 선복량, 스팟시장 선복량 등 관련 그래프와 도표를 중심으로 분석과 예측을 내놓았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2010년-2015년 BDI지수는 선복과잉, 원료 물동량 감소, 원료 가격자체의 하락 등의 요인으로 3,838에서 539까지 급격히 하락했다. 1999년-2015년 케이프사이즈 주요 항로의 평균은 피크때 20만달러까지 갔다가 1만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이 매우 심했으며 케이프사이즈시장의 공급과 수요 밸런스는 2008년 리먼쇼크 때부터 깨어지면서 수요를 넘는 공급이 지속되고 있다. 주요 선형별 선복량을 보면, 1996년 5,500여척에서 2014년에는 1만여척이라는 2배 넘는 척수의 증가가 있었다. 톤수차원에서는 1996년-2005년간 16.8% 증가한데 비해 2006년-2015년까지는 66.3%로 급증했다. 드라이벌크시장에서 가격 선도적 역할을 하는 케이프선의 선복량 추이 역시 매우 드라마틱하게 변화가 있었다. 1996년-2005년까지는 29% 증가했는데 2006년-2015년에는 230% 증가했으며 신조공급량은 내년에도 148척의 공급이 예상된다.

스팟시장의 전 선형 선복량 추이 보면, 2006년-2009년 피크일 때 연간 5,600척이었는데 2015년은 3,600척으로 줄었다. 케이프사이즈는 2006년 1,800척에서 2015년 400척으로 줄어드는 등 시장규모가 2분의 1로 계속 축소되고 있다. 특히 발레, 리오틴토 등 주요 철광석기업들의 자사배선 비중이 증가하게 되면서, 스팟시장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이다.

 
 
“드라이벌크 시황, 4년 주기 변화, 현재는 후퇴국면”
1950년부터 2015년까지 BDI와 WTI(서부텍사스산원유) 지수선물가격의 추이상황을 살펴보면, 1차· 2차 석유위기와 역오일쇼크의 동향이 현재의 해운시황 위기와 매우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비하라 겐지 대표는 “1981년-1986년 동향을 참고하는 것이 2020년까지 동향을 분석하는데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드라이벌크 시황은 1950년부터 4년 주기로 해서 17회간의 상승과 후퇴를 반복해왔다. 현재는 2013년 1월을 피크로 해서 후퇴국면에 있는 시점이며 2016년 7월이 가장 바닥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회복시점은 2016년 7월 이후로 추측된다.

석유위기 이후 원유가격은 급락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1980년-90년대와 2010-2020년 움직임이 매우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1980년도 2분기에 3,225포인트였던 것이 1986년에는 79% 하락한 665포인트로 급락한다. 1980년 3분기부터 90년의 추이를 보면 약 60%가 올라간다. 1986년까지 역오일쇼크로 원유가격이 급격히 떨어졌다 다시 상승하는 추세는 BDI지수와 그림상으로 보면 거의 일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에비하라 겐지 대표는 “BDI 지수가 2010년 4분기 3,323포인트를 최고점으로 해서 계속 하락하여 2016년 1분기에는 600포인트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3분기부터 상승해서 2017년 2,000포인트를 회복하고 2020년에는 3,000포인트까지 회복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 같은 추정의 기반이 되는 것은 원유가격의 변화다.

유가 상승, 2016년 3분기 시황 회복 예측
결론적으로 에비하라 겐지 대표는 2016년 3분기 이후 드라이벌크 시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결국 1980년대에 역오일쇼크에서 회복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2013년-2015년 현재가 하락, 반복의 시점이며 2016년 이후에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비하라 겐지 대표는 이 같은 예측의 전제로 원유가격이 매년 전년대비 10달러 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조건을 들었다. 그는 “석유가격이 하락하면 중동국가는 타격을 받으나 수요국인 미국, 유럽 등은 저렴한 원유가격으로 경제에 큰 도움을 준다. 결국 가처분 소득의 향상차원에서 쓸 수 있는 여윳돈이 생기는 것이고 저렴한 원유가격은 국민소득의 향상과 구매력 회복으로 이어지며 이렇게 축적된 에너지는 다시 원유가격의 상승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하며 “무작정 원유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유가 뿐 아니라 환율을 비롯한 10가지 변수를 사용하여 2015년부터 2016년까지 1년간을 예측 분석해본 결과 역시 2016년 3분기 이후에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에비하라 겐지 대표는 “날씨 이야기로 비유하자면, 항상 좋은 날씨만 계속될 수 없고 악천후가 계속되는 것도 있을 수 없다. 이처럼 드라이벌크 시장도 좋은 날씨 나쁜 날씨가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터닝포인트의 시점이다. 회복된다면 회복기조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양창호 교수 ‘정기선 해운의 현황과 전망’
“시황 악화, 초대형선 보유 선사가 최대 타격”
이날 포럼에서 한국 측 연사로 나선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는 ‘세계 정기선 해운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발표했으며 특히 최근 건조러시를 보이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리스크 분석과 함께 선사들의 대응방향을 제시했다.

양 교수는 “정기선 해운시황은 운임경쟁으로 운임이 하락하고 그 낮은 운임에서 버틸 수 있는 초대형선을 건조할 수 밖에 없어 공급과잉과 운임하락의 악순환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 후 “공급은 증가하나 물동량은 늘지 않아 여전히 시황이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발주된 컨선은 100척으로 전년동기 대비 60% 증가했으며 발주선박의 40%가 1만 8,000-2만teu급 초대형선이다.

특히 양 교수는 초대형 컨선을 발주하기에 앞서 규모의 경제효과를 제대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사들의 초대형선 발주러시의 현실적인 이유에 대해 “규모의 경제 이익 보다는 낮은 운임에도 버틸 수 있는 선박을 짓고자 하는 선사간 시장점유율 경쟁의 산물”이라고 보았다. 선사들이 연료비 절감과 선가절감을 위해 초대형선을 발주하고 있으나 오히려 관련비용이 증가하는 리스크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1만 8,000teu선박은 1만 3,000teu나 8,000teu선박과 비교해 항만·터미널비, 화물집하비, 대리운송비를 비롯해 소석률 하락에 있어서 손실 규모가 크게 다르다”고 지적한 후 “중대형선은 버틸 수 있으나 초대형선은 버틸 수 없다. 만약 소석률이 하락하거나 시황이 어려워져 문제가 생기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선사는 역설적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선사”라고 지적했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경영혁신’
양 교수는 선박 대형화를 통한 비용경쟁력 추구는 한계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초대형선 시대 이후의 전략에 대해서도 제시했다. 그는 “그동안의 전략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 경쟁선사에 뒤지지 않게 선박을 크게 지으면 되었으나 앞으로의 경쟁력은 ‘경영혁신’에 달려있을 것”이라며 선사들이 서비스 개선, 인력감축, 관리통합, 과잉항로 축소,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글로벌 운영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영혁신에 선행되는 M&A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최근 국내 빅2정기선사의 통합이슈도 실은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 경영혁신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우리 선사들의 경우 지금부터 어렵고 힘든 길을 가야할 것”이라며 “초대형 컨선은 정부의 정책금융이 물꼬를 터야 하며, 선사들은 지금과 같은 초대형선 경쟁이 아니라 화주에 대한 해운서비스경쟁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화주서비스 차별화가 쉬운 일은 아니나 화주들이 무엇을 요구하는가 보면 길이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8,000teu-1만teu 배가 전 세계의 직기항을 하는 니치서비스를 하면 경쟁력 부분에서 무시하지 못할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각 연사의 주제발표가 끝난 뒤 플로어에서는 공급과잉 촉진 원인, 시황 정상화 및 회복 시점, 해운서비스 경쟁력, 중국선사의 합병이슈 및 얼라이언스 재편 논의 등과 관련해 다양한 질의응답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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