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서, 조선사 CEO 절반 불참

 “고통 분담, 위기 극복... 재도약 계기 삼아야”

 
 
수조원의 경영적자, 구조조정, 파업 등 뒤숭숭한 조선해양 업계의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된 ‘조선해양의 날’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주최로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9월 15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된 ‘제12회 조선해양의 날’은 절반가까이의 조선사 CEO들이 불참한채 열려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이날 윤상직 산업부 장관을 대신해 참석한 이관섭 산업부 1차관은 “지금이 우리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시기”라면서, “노사가 힘을 합쳐 노동개혁을 이루고 강한 산업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정부도 중소조선소 경쟁력 강화, 친환경선박 기술개발 등 조선해양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차관은 조선업계의 노사갈등을 두고 “기업이 없으면 노조도 없다는 각오로 고통을 분담해달라”면서, “시장침채 장기화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인해 조선사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대영 조선해양플랜트협회 회장도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재도약의 계기로 삼자”며, “우리에게는 위기때마다 포기하지 않는 혁신과 저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회장은 “국내 대형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시행착오를 겪었고, 저유가의 장기화로 발주량이 감소하며 일감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경쟁국인 중국은 정부의 지원을, 일본은 엔저로 인한 가격경쟁력을 갖춰 호시탐탐 한국 조선업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면서, “내실을 다지는 한편 정부기관과 학계의 힘을 합쳐 해양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탑 정화섭 에스앤더블류 사장,
동탑 가삼현 현대重 부사장 등 28명 표창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조선해양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포상도 함께 진행됐다. 산업훈장은 은탑 1명, 동탑 1명, 산업포장은 2명, 대통령표창 2명, 국무총리표창 2명, 산업부장관표창 20명 등 총 28명에게 표창이 수여됐다.
수상자는 은탑 산업훈장에 정화섭 에스앤더블류 사장, 동탑 훈장에는 가삼현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선정됐다. 이어 산업포장은 주종흥 현대중공업 상무, 김영남 성동조선해양 전무가, 대통령 표창은 박봉균 STX조선해양 부장, 김성년 에이치엘비 사장이, 국무총리 표창은 강성철 삼성중공업 부장, 장창진 대한조선 이사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은탑 훈장을 수상한 정화섭 에스앤더물류 사장은 선박 디젤엔진 부품분야에 48년 이상 종사하면서, 국산화를 통해 지난해 1,100만불을 수출하는 등 공적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조선해양의 날’은 과거와는 달리 조선사 CEO 다수가 불참하며 조선업계의 썰렁한 분위기를 체감하는 듯 했다. 행사 주최측인 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회장 자격으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만이 BIG 3 조선사 중 유일하게 참석했으며, 10개 회원사 중 절반에 가까운 회원사 CEO가 불참한 것. 현대중공업은 권오갑 대표 대신 동탑 훈장을 수상한 가삼현 선박영업본부 대표가, 대우조선해양은 정성립 사장을 대신해 엄항섭 중앙연구원장이 참석했다. 이외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대선조선, 신아SB의 CEO도 불참했으며, 그나마 한진중공업 안진규 사장, STX조선해양 이병모사장, 성동조선해양 구본익 대표이사 권한대행이 참석해 구색을 맞췄다.

이처럼 조선해양산업을 기념하는 자리에 CEO들이 대거 불참한 이유에는 국정감사와 조선업계의 뒤숭숭한 분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업부 산하기관 국정감사가 9월 10일부터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준비로 기념행사에 참석할 수 없었다는 것이 관련 기업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조원대 손실을 낸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전현직 사장들이 줄줄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예년에 비해 국정감사에 힘을 쏟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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