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선박금융클러스터 조성, 시너지 효과는?

 
 
해양금융종합센터 1년간 총 21.8조원 해양금융, 해운지원 9건·3.7조원 규모
캠코, KOMARF, KSF 이전, 해양보증보험 설립으로 선박금융지원체계 일차 구축

해운업과 조선업의 선박금융을 지원하는 국내 주요 금융기관들이 부산에 집결해 있어 그 시너지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주요 정책금융기관의 해양금융관련 조직을 비롯해 캠코선박운용, 한국선박운용, KSF 등 선박운용사들, 선박금융의 후순위 보증을 담당하는 한국해양보증보험까지 선박금융을 둘러싼 일종의 삼각지원시스템이 부산시 BIFC부산국제금융센터에 구축,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정책금융기관들은 ‘해양금융종합센터MFC’라는 통합명칭을 통해 지난해 9월부터 BIFC에서 선박, 해운, 해양플랜트, 기자재 등 포괄적 해양금융 업무를 시작했고, 선박운용사들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잇따라 BIFC에 본사 또는 지사를 설치하고 업무에 들어갔다. 하반기 들어서는 해운업의 금융프로젝트에 채무보증 제공 기능을 할 한국해양보증보험이 BIFC에 본사를 설치하고 공식적인 업무개시를 선언했다.

이로써 부산을 선박금융의 중심도시로 발전시킨다는 정부와 지자체의 구상이 기본적인 틀을 갖추었다. 본사가 서울에 집결해 있는 해운업의 경우 선박금융을 위해 들여야 하는 시간과 공간적 거리에서 발생하는 여러 애로점들이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금융기관들이 한데 모여있음에 따라 보다 다양하고 효과적인 선박금융 구조화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이에 부산시 남구 문현금융로에 위치한 BIFC를 방문해 그곳에 밀집해 있는 선박(해양)금융기관들의 현황과 협업 동향, 사업계획, 향방을 인터뷰와 기고, 취재자료 등을 통해 점검했다.

 
 
지난해부터 부산에서 업무를 추진해온 금융기관들은 단기간이었지만 일정한 금융성과를 거두었다고 내세우고 있고 올해 부산에서 새롭게 선박은행 사업을 시작한 캠코나 새로운 선박금융 인프라로 등장한 보증보험사는 이제 막 시작했으니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물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부산의 선박금융 클러스터 조성 효과에 기대를 걸어온 해운업계는 국적선사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부족에 아쉬움을 표하며 한국 선박금융의 발전에 주어진 그들의 역할이 구호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기왕에 구축된 환경이니 만큼 급변하는 외부환경과 구조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과 조선산업계에 실효적인 금융을 지원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선박금융의 중심지로 부산이 성장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해양금융종합센터-부산 선박금융 중심을 꿈꾸게 하다
올 여름이후 부산시 남구 문현금융로에 위치한 BIFC에는 국내외 해운 관계자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8월까지 국내 선박금융 관련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이곳에 입주함으로써 해운기업들이 선박금융 상황을 타진하는 일명 금융쇼핑을 위해 BIFC를 찾기 때문이다.

부산이 국내 선박금융의 중심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해양금융종합센터가 지난해 9월 BIFC에서 업무를 개시하면서 부터이다. 해운과 조선 등 해양산업계의 금융지원 니즈가 현 정부의 대선공약에 반영된 결과로 탄생한 해양금융종합센터(MFC)는 당초 선박금융공사 설립으로 추진해왔으나 국내외 여러 가지 제약요소들에 의해 국책 금융기관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의 선박 및 해사관계 산업에의 금융기능을 한 곳으로 모아 구성된 ‘협업 조직’이다.

MFC는 산하에 KDB산업은행의 조선금융팀, 선박펀드팀, 해운금융팀 등과 한국수출입은행의 해양프로젝트금융부(선박금융팀,해양플랜트 금융팀), 해양기업금융실, 해양기업개선실,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해양금융부(컨테이너팀, 탱커팀, 오프쇼어팀)를 두고 있으며 3개 기관의 협업을 위해 '해양금융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의 부행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MFC는 글로벌 해양비즈니스 니즈 충족을 위해 3개 금융기관이 협업해 포괄적 해양금융(선박, 해양플랜트, 해운, 기자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산에서 업무를 개시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3개 금융기관이 개별 또는 공동으로 지원한 해양금융의 규모는 총 21.8조원이며, 9건의 거래로 성사된 3.7조원이 해양금융협의회를 통해 공조해 얻은 공동지원 결과이다.  <이하 상세내용 -최성영 센터장 인터뷰 참조>

MFC를 구성한 선박금융 관련 주요 네트워크가 부산으로 동반이전하고 관련 협의회 구성을 통해 금융기관들이 이룬 일부 시너지 효과는 지난 1년간 해양금융 성사 규모로 드러나 있다. 그러나 전체 해양금융에서 국적선사들이 수혜를 받은 선박금융의 규모는 크지 않아 당초 국내 해운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희망했던 관련업계는 동 센터설립의 최대 수혜는 해외선사들이 보고 있다고 불만의 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대해 센터 측은 금융의 시장 자체가 다르다며 국적선사들을 위한 선박금융 지원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MFC는 개별 또는 공동의 해양금융 지원 규모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물론 중소 조선소와 납품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센터는 한국선급과 기자재조합, 한국해양대학 및 연구기관 등 유관기관과의 동반성장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부산대와 한국해양대 등과 산학협력 사업으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방학중 교육을 시행했으며, 향후 교육대상을 확대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별 금융기관의 해양금융상품은, 수출입은행의 경우 국내해운 지원금융으로 외항선박구매자금대출, 중고선박 구매자금 대출, 외항선박운항자금 대출, 수출성장자금대출, 외항선박 리파이앤싱 자금대출 등이 있으며 에코십 프로젝트 지분출자와 채권보증, 담보부대출도 새로운 제도로 도입, 시행 중이다. 해외 선주금융은 프로젝트 대형화와 선금융후발주 확대, 대규모 PF형 시리즈선박 발주지원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올해 3월 '에코십 프로젝트 펀드'를 출시하고 국적선사의 고효율 선박확보를 지원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후순위채권 투자인 ‘에코십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수출입은행은 현대상선과 대한해운의 벌크선대 확보에 투자했다. 수출입은행 측은 에코십 펀드의 주축 투자자로서 국적선사에 선순위 대출과 펀드투자를 결합한 패키지 금융을 제공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무역보험공사의 해양금융은 국내조선소와 국내조선소의 해외법인의 건조선박에 대한 선주금융과 국내조선소 건조의 건조금융이 있다. 우리나라의 금융엔진을 자칭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에 대한 기업금융과 수출입금융, 선박금융, 항만 및 해양인프라 등 다양한 해양관련 금융을 지원 운영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올해초 국내 선박금융의 시장 주도자로서 해운·조선업의 지원 강화방안으로 ‘KDB오션밸류업 펀드’를 조성해 함으로써 주목받았다. 해운기업과 조선기업 및 은행과 증권사와 함께 해양산업지원펀드를 결성한다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산업은행은 ‘KDB오션밸류업 펀드’를 미화 10억불(한화 1조원) 규모로 조성하며 국내외 해운기업의 신조 및 중고선박 운영과 해양플랜트 투자를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 펀드에서 산업은행은 7억불을 출자해 주축 투자자Anchor Investor 역할을 하고 해운 및 조선기업은 전략적 투자자SI,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기관은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의 부산 BIFC 해양산업금융본부가 처음으로 조성한 펀드인 ‘KDB오션밸류업 펀드’ 제 1호 투자는 국적선사인 시노코페트로케미컬이 로얄더치쉘그룹과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한 건이며, MR 탱커 건조자금중 후순위 자금으로 투입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에코십펀드'와 '오션밸류업펀드'를 통해 민간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를 촉진함으로써 정책적 목표와 상업적 목표를 모두 실현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해운업계에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은 극히 한정돼 있어 국내 해운산업을 위한 선박금융은 일부선사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경색국면에 처해있는 상태이다.

캠코선박운용-선박은행 캠코선박펀드로 새 출발하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닥친 해운업의 유동성 위기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캠코선박운용은 5년여의 구조조정기금 선박펀드(33개 선박투자회사) 운용업무를 지난해 종료하고 2015년 관계부처합동 경제정책 방향에 의해 올해 4월 선박은행(Tonnage Bank) 캠코선박펀드 운용사로 새롭게 출발했다.

올초 금융위원회의 업무계획에 따라 3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100% 출자 자회사로 재탄생한 캠코선박운용은 4월 13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53층으로 본사를 이전하고 같은 달 17일 이전기념식을 가졌다. 캠코는 정부의 선박은행 조성 정책에 부응하고 부산의 해양금융클러스터 조성에 기여한다는 목적하에 올해 1,00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운용할 방침이다.

캠코선박운용 측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우리 해운산업의 지킴이 역할을 하겠다”고 밝히고, 해양수산부와 선박은행 기능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따라 해수부와 캠코선박운용은 △선박은행 조성 대상선박 선정 및 선박매입 △해운업 발전 정보 교환 △상호 주최 세미나, 현장 답사로 업무경험 공유 △해운업 발전을 선도하는 전문인력의 육성 및 인적교류 협력을 합의했다. 캠코도 “해수부와의 업무교류 강화를 통해 선박은행 조기 안착과 해양금융 활성화 등 해운산업 발전과 연계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선박금융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침체된 해운업계 구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새 출발이후 캠코선박운용은 4월 한국 토니지 1호와 2호 선박투자회사 2개사를 설립했으며 이후 7월 선박금융 조기활성화를 위한 선박인수 프로그램 설명회를 서울에서 가졌다. 선박은행 조성을 위한 캠코의 선박인수 프로그램의 대상선박은 선박펀드 제도를 통한 간접인수 방식으로 캠코의 종전 구조조정기금 선박인수방식과 동일하며 기간은 선박의 경제성과 선사 신용도 등을 고려해 중장단기로 나누고 최대 10년까지 운용된다. 동 프로그램은 수시 접수 중이며 국적선사의 운항선박을 시가로 매입, 국내 해운업계 재무구조 개선 지원과 금융회사 자산 건전성 제고를 목적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인수대상이 국내 선사와 금융사가 보유한 일정수준의 경제성과 안정성을 갖춘 운항중 선박이어서 실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사에 적용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해운업계의 기대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출범이후 곧바로 진행된 2개 펀드 외에 아직 진행건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캠코선박운용이 향후 진정한 의미의 선박은행 역할을 할 수 있을 지가 관련업계의 관심사이다.

KOMARF, KSF선박금융-산은, 수은 출자 선박운용사들 부산지사 설치
해수부 관할 선박투자회사제도에 근거해 설립된 선박운용사 5개사중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14%대의 지분을 출자하고 있는 한국선박운용KOMARF과 KSF선박금융이 일차로 BIFC에 부산지사를 설치했다.
이들 두 선박운용사는 각각 전무와 상무급 임원이 부산에 상주하며 해양금융종합센터와 한국해양보증보험의 설립으로 국내 해양금융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실현하며 발전할 수 있도록 자문역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선박운용KOMARF은 지난해(2014년) 10월말 BIFC 22층에서 지사를 열었으며 KSF선박금융도 지난해 11월 10일 BIFC 22층에 부산지사를 개소했다. KSF선박금융은 올해 3월 성사된 수출입은행의 현대상선 에코십 프로젝트 펀드 조성 투자에 자문역으로 간여했다.

한국해양보증보험-국내 해운업계 염원한 해운보증기구로 설립, 기대 크다
어려움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는 해운산업계가 해운경기 순환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선박금융 인프라로 탄생한 한국해양보증보험은 지난해 12월 설립돼 올해 6월 금융위원회의 본허가와 7월 금융감독원의 상품인가를 받아 부산시 BIFC 13층에 본사를 설치하고 8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해운업을 포함한 경기민감업종의 프로젝트에 필요한 채무보증을 제공하는 보증보험회사인 한국해양보증보험은 국내 두 번째 보증보험회사로서, 10월초 현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선주협회(회원사)가 주요 주주이다. 올해안에는 자본금 1,250억원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2019년까지 총 정부재원 49% 민간재원 51%의 투자로 5,500억원의 자본금을 확충한다는 계획하에 출범했다.

8월 27일 설립기념식을 통해 본격적인 출범을 대외에 알린 한국해양보증보험은 해운기업의 담보가치 이상의 금융조달을 가능하게 하고 선박투자시장의 변동성을 감소시켜 해운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해양금융 허브의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금융기관에서 프로젝트의 신용보강과 신 사업영역의 구축, 프로세스의 편이성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하 최재홍 한국해양보증보험 사장 인터뷰 참조>

최근 해운업계의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는 한국해양보증보험은 우선 해운업의 선박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앞으로 자본금이 더욱 확충되고 사업이 안정궤도에 오르면 지원대상을 경기민감업종으로 확대하는 한편 시장니즈를 충족하는 다양한 상품을 출시한다는 방침을 일각에서 밝히면서, 해운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태생적 취지를 외면하고 지원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는 방침에 대해 걱정과 견제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한국해양보증보험의 경영진은 현재 민간으로서는 유일하게 자본금을 출자한 “해운업계의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업의 초반기인만큼 중견 강소선사에 대한 지원 등 우량자산 위주의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으며, 시중은행과 증권가 등 금융권을 직접 찾아다니며 선박금융의 ‘시장 조성자’로서의 역할을 위해 능동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해운은 물론 조선산업까지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여서 금융여건이 좋지 않지만 구조화 금융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접근해 호응을 얻어내고 있다며 10월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순차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진행 중인 4개사의 구조금융 건이 성사된다면 연내 10척 정도의 선박금융 보증지원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해양금융종합센터의 설립에서 비롯된 부산의 선박금융 클러스터 조성은 선박운용사들의 잇딴 부산이전과 선박은행 기능의 캠코, 선박의 후순위 보증 기능을 할 한국해양보증보험의 설립과 본격적인 영업을 통해 일차적으로 마무리됐다. 국내 시중은행이나 해외은행과 관련기업들이 아직은 집결돼 있지 않아 해양금융 중심지를 향한 갈 길이 멀기만 하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 이제 출발선에 선 부산의 선박금융 클러스터의 기대효과는 이곳에 입주한 금융기관들과 이들을 찾는 해운및 해사관계자들, 정부의 정책적 의지와 노력 등이 상호 결합된다면 시너지를 배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태생이라는 한계를 넘어서 부산이 명실상부한 선박금융, 나아가 해양금융의 중심지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지 국내외 해양산업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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