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U-Port 추진으로 1,000억원 이상 경제효과 기대
광양 2008년까지 첨단무인자동화 항만건설·운영 계획

 

항만시설 확충과 더불어 생산성 극대화에 대한 요구가 날로 증대되고 있다. 한정된 지역에 시설확충을 거듭하는 것은 고도의 자본이 집약되는 사업이며 자칫 그릇된 판단으로 인한 정책 실패로 항만 시설의 유휴화까지 초래되는 상황은 일본의 사례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을 기획·추진하고 있다. 추진내용 중 항만물류장비와 시스템 분야 초일류 상품 개발, 항만관련 ‘항만물류시스템’ 개선을 통해 항만*물류기술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항만별 운영사 뿐만 아니라 임항도시 전체를 하나의 울타리로 묶는 이른바 유비쿼터스 도시, 항만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 분야에 비교적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부산의 사례를 중심으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상황을 점검했다.

 

부산은 ‘21세기 동북아시대 해양수도’라는 부산 비전 실현을 위해 7가지의 도시발전 장기 로드맵을 마련해 추진해오고 있다. 이러한 부산의 발전전략 중 하나인 U-City 프로젝트를 2010년까지 추진해 ‘세계자유무역 거점도시’로 자리잡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내에서 비교적 선도적인 위치에 있는 부산은 ‘U-City’ 프로젝트 내에 차세대 유비쿼터스 기술을 항만물류분야에 적용한 ‘U-Port’라는 카테고리를 생성하고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부 도시나 국가에서 유비쿼터스의 개념을 특정 분야와 지역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적용한 사례는 있으나 부산과 같은 기존 대도시를 종합적으로 실용화시키는 사례는 극히 드물어 부산의 성공 여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광양 3-2단계 자동화터미널의 베치마킹 모델인 독일의 CTA 터미널.
광양 3-2단계 자동화터미널의 베치마킹 모델인 독일의 CTA 터미널.

 

U-City의 경제효과 최소 5조원
이러한 유비쿼터스의 컨셉을 사용하는 사례는 국내외에도 다수가 존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전의 U-산업 활성화를 위한 로드맵 마련, 경북의 RFID를 이용한 특산물 유통구조 개선사업, 광주의 U-생활가전 메카 육성, 제주의 U-관광산업 등이며 이들 도시들은 대부분 특정 분야 또는 지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의 HP社의 Cooltown 조성, 스페인의 무선네트워크도시 건설 등이 현재 추진 중이거나 이미 구축된 곳이다.


부산시청 혁신담당관실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부산은 지역적 여건에 가장 적합한 혁신적 도시발전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해외의 혁신 사례를 벤치마킹한 결과와 국내 최대항만을 보유한 임항도시라는 여건을 감안해 U-City 프로젝트를 가장 적합한 모델로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사업에 드는 비용은 2010년까지 추진될 1단계 사업에만 약 8,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대규모 투자사업이다. 그러나 2010년까지의 사업추진으로 인해 얻게 되는 경제적 효과는 최소한 5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약 8만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면서 향후 얻을 수 있는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설명했다.

 

정부 재정지원과 관계기관간 협조가 절실


그러나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드는 막대한 재원조달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U-City 구축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유비쿼터스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2010년까지 약 2,500억원이 소요될 인프라 구축 사업은 민간협력 파트너인 KT(한국통신)가 이를 전담할 계획이다. 그러나 U-Port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은 항만에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정부의 지원을 최대한 확보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 혁신담당관실의 한 관계자는 “U-Port 구축을 위한 11개 전략 사업은 가능한 많은 부분에서 국비를 확보해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민간자본의 유치가 필요한 사업은 올 상반기 중에 추진방식을 결정하고, 하반기에 사업을 전담할 수 있는 특별목적회사(SPC;Special Purpose Company)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부산지역의 관계기관 간의 공감대는 이미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의 산·학·연·관의 고급 인력이 참여, 정책과 표준 및 응용기술의 연구개발을 통해 U-City 구축을 지원하는 ‘유비쿼터스 부산 포럼’을 구성하고 총 270여명의 회원이 활동중이다. 이 포럼을 통해 U-Port 구축 지식과 기술의 연구개발 및 필요한 정책방안을 도출하게 되는 것이다.

 

U-Port 구축 위한 11개 장단기 과제 추진


도시의 모든 인프라에 U-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부산시는 부산의 경제적 성장과 도시발전에 기여도가 높은 분야에 대해 우선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핵심과제를 선정·추진해 2010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유비쿼터스 항만의 구축으로 항만운영시스템과 물류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부산 경제에 40% 이상을 기여하고 있는 항만물류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국제적으로 항만에서의 테러 및 위험을 예방하는 보안규정이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U-Port 구축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대외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되고 있다.


U-Port 구축 추진 방향은 항만물류분야 참여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통합 커뮤니티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비쿼터스 기술을 적용해 화물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항만정보 통합 제공을 위한 11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U-Port의 중심과제는 항만정보통합 제공


부산은 U-Port 실현을 위해 △컨테이너 위치추적관리 시스템(운송정보, 컨테이너 정보) △항만터미널 관리 시스템(게이트, 장치장, 선적자동화 등) △선진정보교환 시스템(화물, 승무원, 통관 및 선적 관련정보) 등을 추진하기 위한 11개 핵심과제를 설정하고 차세대 유비쿼터스 항만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U-Port 분야에서 대표적인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는 ‘RFID 기반의 연계운송 통합 서비스’ 구축을 통해 해운선사, 터미널, 운송사 간 화물정보를 공유하고, 업무흐름을 연계하는 시스템으로 화물처리시간 단축 등 물류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또한 부산지역 운송차량에 RFID 태그를 장착, 부산 시내 주요거점에서의 위치 추적, 해양부와 연계한 게이트 자동화 등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서비스가 구축 완료되면 향후 10년간 1,026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U-Port의 실현을 통해 부산시는 모든 항만물류 주체가 참여하는 통합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그 기반하에 부산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3-Hub Port(정보 공유의 중심지, 물동량이 집중되는 중심지, 화주의 물류 업무를 전담하는 주체)를 달성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선정하고 있다. 즉, 모든 항만물류 주체를 위한 통합화된 항만정보 및 공유기반을 마련하고 유비쿼터스 기술의 적용을 통한 정보획득·처리의 실시간성을 확보한다는 것. 또한 빠른 환적화물 처리를 위한 최상의 시스템 구현, 통합보안센터 및 선박 안전항해 지원시스템 구축 등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개별항만의 자동화도 급진전


부산과 같이 도시 전체가 통합된 U-Port로서의 항만자동화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한 항만운영시스템 개혁도 각 항만에서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항만자동화와 관련한 전문가는 자동화의 필요성에 대해 “선박의 대형화로 인한 장치장 효율성 극대화가 필요해지고 화물 증가에 따른 체계적인 장치 위치, 장비간 정보교환 등의 첨단화로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한 항만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하는 차별성을 보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항만자동화 실현으로 인건비와 운영비 절감, 작업중단 감소로 생산성 향상, 산업재해 대폭 경감 및 항만신뢰성 향상 등을 얻을 수 있다.


우선 광양은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이하 컨공단)에 ‘항만자동화시설팀’을 구성하고 항만효율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현재 기술집약적·정보집약적인 완전 자동화부두를 구현하고자 광양항 3단계 2차 구간에 5만톤급 선박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규모를 건설 중이며, 2009년부터 상업운전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광양 3-2단계 첨단 무인자동화 터미널 개발


광양항 3단계 2차 터미널은 2008년까지 6,122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연간 12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자동화부두 3개 선석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현재는 하부공사가 진행중이라 항만자동화 관련 장비는 투입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투입될 장비는 총 193대이며 이 중 자동화장비는 갠트리크레인 9기, ATC(Automated Transfer Crane) 42기, AGV 63대 등 114대이다.


ATC는 RMGC(Rail Mounted Gantry Crane)의 업그레이드 개념으로 무인자동화를 위한 기본 장비이다. 또한 AGV(Automated Guided Vehicle)는 컨테이너크레인과 장치장 사이 컨테이너를 무인으로 이동하는 장비로서 관제센터의 통제를 받아 자동항법장치를 이용해 목적지까지 무인 이송하게 되는 것으로 한번에 컨테이너 1개씩을 이송하게 된다. AGV와 관련해 비교적 선도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곳은 독일과 네덜란드이며 최근 국내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무인 자동화 장비는 광양항의 경우 도입단계에 이르면 경쟁입찰을 통해 설비한다는 계획이다.

 

 

獨 함부르크항 모델로 기술개발
광양항 3-2단계 터미널이 벤치마킹한 모델은 독일 HHLA(할라) 터미널의 CTA(Container Terminal Alten-werder)터미널이다. 2002년 개장한 CTA 터미널은 안벽과 야드를 완전 자동화해 무인 RMGC와 AGV를 가동하고 있다.


이밖에 해외의 사례를 보면 네덜란드 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벨기에 앤트워프, 영국 런던, 호주 브리스번, 싱가폴 파시르판장, 홍콩 HIT, 일본 가와사키와 나고야, 중국 상하이, 닝보, 칭다오 등이 추진중이거나 운영중이다.


최초의 자동화터미널로 알려진 네덜란드의 ECT(Europe Combined Terminal)은 안벽과 야드의 자동화를 이루고 현재 일부 운영중이다. 그러나 초기의 자동화 시설로서 생산성 및 경제성에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자동화 터미널은 평균 장치단적수가 1.5단에 불과하며, 이송 및 장치장 하역작업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AGV의 주행속도도 현저히 떨어지는 단점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전파 송수신에 필수적인 GPS가 각종 전파장애에 오작동을 일으키고 있으며, 적정한 관리 프로그램 미비로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경제적 문제로 직결되고 있으며 초기 투자비가 과중하다는 치명적인 단점까지 겹쳐 일반화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 런던의 Thamesport는 1996년 개장 후 야드 자동화로 무인 RMGC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싱가폴 파시르 판장 터미널과 홍콩 HIT, 일본 가와사키·나고야 등도 영국과 같이 무인 RMGC를 이용한 야드 자동화를 실현하고 있다.

 

 

해외 터미널의 시행착오는 광양에 유리
이처럼 세계 각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항만자동화는 네덜란드의 ECT터미널을 시작으로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일본 가와사키 터미널도 자동화 운영상의 심각한 문제점이 발생해 결국 야드의 레이아웃까지 변경했다. 또한 국내의 일부 터미널에서도 자동화를 위한 설비 테스트를 실시한 사례가 있으나 그 효율성이 지극히 떨어지는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항만자동화는 설비 단계에서 기존의 터미널 설비와는 다른 고비용을 요구한다. 일례로 야드 자동화설비의 필수 장비인 RMGC(또는 ATC)는 초기 투자비가 RTGC(Rubber Tire Gantry Crane)보다 높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자동화로의 업그레이드가 비교적 간편하고 고장률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자동화시설팀의 한 관계자는 “항만자동화 전용부두로 개발되고 있는 광양 3단계 2차 터미널은 국내에서 가장 선진화된 터미널로서 아시아를 뛰어넘어 세계적으로도 손색없는 첨단 항만이 될 것”이라며 “이번 자동화항만의 개발이 국내 항만발전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비록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은 있지만 해외의 사례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시행착오의 결과를 적극 반영하면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광양항은 선석 및 야드의 효율성 극대화를 이루어 무한경쟁시대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항만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첨단항만에도 불구 업계의 인식 개선 필요


광양 3-2단계 터미널의 운영사 선정이 난항을 겪으면서 컨공단은 공사 완료 후 한시적으로 운영을 맡는다는 계획이다. 최신 자동화항만이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광양이라는 항만지리적 특성과 새로운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불확실성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밖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자동화항만에 필수적인 전문인력 양성과 장비개발 및 도입, 운영시스템 개발 등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의 직접적인 관심과 지원, 관련법 제정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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