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로 성장한 기자재산업 이제 ‘세계화’가 목표”

 
 
 1979년 설립, 30여년간 우리 기자재업계 ‘버팀목’
국산화율 제고 넘어 세계화... 공동 브랜드·AS네트워크 등 사업

우리 조선산업이 세계 최고의 기술과 역량을 보유하게 된 데에는 세계 최고의 선박건조 능력과 야드 등을 갖춘 조선사들의 역할과 함께 그 뒤를 묵묵히 받치고 있는 여러 후방산업의 역할도 컸다. 그 중 조선해양기자재 산업은 우리 조선산업을 든든히 지원하고 있는 대표 산업이다.


세계 최고의 한국 조선산업에 비해 우리 기자재 산업은 아직은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탁월한 기술력과 함께 최근 평형수처리장치나 이내비게이션 등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이 탄생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자재 산업은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
 

성장기를 넘어 본격적인 발전기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 조선해양기자재 업계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고 있는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KOMEA은 그간 기자재산업의 대표 기관으로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기자재산업 국산화를 넘어 ‘세계화’를 당당히 선언하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의 박윤소 이사장을 서면으로 만나 조합의 주요 사업과 역사,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들었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KOMEA에 대한 소개?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은 1979년 12월 7일 뉴서울호텔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가칭)‘한국조선관련공업협동조합’으로 설립됐다. 이듬해 5월 정식으로 조합명을 ‘한국조선기자재공업협동조합’으로 개칭했으며, 2010년 4월에는 해양플랜트 산업의 중요성과 조합의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조합명에 ‘해양’을 넣어 지금의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이 되었다.


조합이 걸어온 30여년 동안 우리 조선산업과 기자재 산업에는 큰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설립 당시 발기문을 살펴보면 “조선공업의 선박건조능력을 1986년까지 현재의 280만에서 650만톤으로 증가시키는 한편 수출을 연간 20억달러까지 늘려 세계 5위의 조선국으로 신장시킬 계획...”으로 나와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명실공히 세계 1위 조선국으로 성장했다.


창립초 발기인 대표는 모두 18명에 불과했으나, 1983년 3개 엔진 생산기업인 현대엔진, 쌍용중공업, 한국중공업을 중심으로 된 ‘박용엔진공업협의회’를 합병하며 본격적으로 조합의 규모를 갖춰나갔다. 또한 1980년대 후반, 부산시의 주력산업인 신발산업 약화에 따른 미래 전략산업으로 ‘녹산국가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조선기자재협동화단지 조성’에 참여해 조선기자재산업을 부산시 특화산업으로 발전시키는데 일조했고, 단지조선협의회는 훗날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아울러 기자재 신제품의 지속적인 개발과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2001년 ‘한국조선기자재연구원’을 발족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고, 2010년도에는 조선기자재 세계화를 목표로 글로벌 세일즈 및 A/S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글로벌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2015년 현재 우리 조합의 조합원수는 총 208개사로 규모의 성장을 이뤄냈고 지속적으로 참가자가 늘어나고 있다.


○KOMEA가 진행했던 주요 사업과 업적은?
-우리 조선기자재산업이 산업으로서 역할을 시작하던 초기부터 KOMEA는 유일한 기관으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설립 초기에는 대부분 정부주도형 사업이었는데 대표적으로, 80년대 초 ‘중소기업 계열화 조성’을 통해 조선소와 기자재 업계간 동반성장이 가능한 체계를 마련하게 됐는데, KOMEA는 조선분야 계열화 기관의 역할을 수행했다. 81년 지정품목 20개에 모기업 7개사, 수급기업 55개사로 계열화했으며, 90년대에는 총 62개 품목에 대기업 9개사, 171개 수급기업을 계열화해 국내 생산기업의 대부분을 참여시켰다.


1977년 시작된 정부의 ‘조선기자재 전문공장 지정’을 81년 KOMEA가 지정기관으로 참여해 1983년까지 80여개의 전문공장을 지정했으며, 80년대 중반부터 00년까지 조선용 기자재의 체계적인 국산화를 위해 ‘국산계획안’과 ‘기자재 관세감면 대상 품목’, 99년말 폐지된 ‘수입선다변화품목’ 확인까지 KOMEA에서 직접 수행해 우리 기자재산업 국산화를 이끌었다.
 

1980년에는 서울 코엑스COEX에서 국내외 77개 업체를 모집해 KOMARINE(국제 조선 및 해양산업전)이 처녀 개최됐다. 동 전시회는 올 10월로 19회를 맞으며 그 규모가 크게 확대돼 부산 벡스코BEXCO 전체를 활용하고도 부족한 세계적인 조선·해양 전시회로 발돋움했다. 우리 조선해양기자재산업 발전에도 적지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2010년에는 ‘한국조선기자재산업 발전사 및 조합 30년사’를 발간해 우리나라의 조선기자재 산업의 역사를 정리했으며 1986년부터 조선기자재 조합보(현 KME)를 연 2회 발간하고, 주간단위 인터넷 소식지를 통해 다양한 정보전달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조선해양기자재 산업의 ‘세계화’를 목표로 한 사업은?
-KOMEA는 2008년 이후 정책방향을 ‘세계화’로 바꾸고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우선 2008년 하반기부터 터키조선협회, 인도조선협회, 베트남 비나신그룹, 스페인 기자재수출협회, 중국 광저우 조선협회 등 각국 관련기관과의 MOU 체결 및 일본박용공업회JSMEA와 지속적인 상호교류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2010년 11월 ‘한국조선해양기자재 글로벌지원센터’를 개소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사업(Worldwide A/S 네트워크: 31개국, 109개사, A/S엔지니어 양성교육)’을 전개하고 있으며, 조선기자재 전문포털(www.komec.kr)과 조선해양기자재 글로벌 마케팅 포털(show.komea.kr)을 통해 해외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9월 13~17일에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중동아프리카 선박용기자재 및 AS부품 로드쇼’를 개최하는데, 이는 이집트를 거점으로 북아프리카 지역에 우리 기자재 제품 판로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초기 사업이다. 로드쇼 중 이집트 수에즈운하청과 이집트내 A/S 및 세일즈를 담당할 네트워크와 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코마린 전시회를 주관하고 해외 주요지역에서 개최되는 포시도니아, 노르시핑, 마린텍 차이나, 씨재팬, 휴스턴 OTC, 오프쇼어유럽 등에 한국관을 마련해 국내 업체의 해외 진출·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기자재 제품 발굴과 중소기자재 업체의 제도적 지원을 위해 ‘동반성장위원회’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공동 운영하며 대기업에 대한 중소기자재 업체의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우수 업체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불공정거래 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며, 관련 통계 및 산업정보 교류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우리 조선해양기자재 업체들의 수출판로 개척을 위해 공동브랜드 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했는데 동 사업에 대한 소개?
-우리나라의 기자재 중에는 ‘힘쎈엔진’, ‘평형수처리장치’, ‘이내비게이션’ 등 글로벌 브랜드를 갖고 세계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제품들도 있으나 중소기업으로서 세계로 나가는 동력이 아직 부족하거나 측면지원이 필요한 제품과 기업이 많다. 동 사업은 하나의 공통된 브랜드로 글로벌 인지도를 확대함으로써 제품 판로의 확대와 신뢰도를 높여 나가겠다는 목표로 시작됐다.


우선 대기업인 7대 조선소와 공동으로 매해 선정하고 있는 ‘조선해양우수기자재기업(2015년 21개사 선정)’ 중 중소기자재업체를 재선정해 중소기업청 지원으로 ‘공동브랜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기, 중기, 장기로 운영방향을 설정했는데, 우선 단기적으로는 공동브랜드 개발 및 상표등록, 참여 우수기자재업체 발굴 및 운영규정 확립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중기적으로는 개발된 공동브랜드 국내홍보에 주력하고, 참여업체 확대 및 국내 산·학·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홍보에 주력하고, 글로벌 기업 및 품목중심 확대, 글로벌 맞춤형 수익구조 다변화 및 글로벌 네트워크 연계 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대중소기업을 막론하고 국내의 우수한 모든 기업을 발굴해 브랜드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공동브랜드 사업 외에도 올 하반기부터 ‘해양플랜트기자재 수출기반 구축’사업을 추진한다. 동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추진 확정사업으로 해양플랜트 수출역량 강화에 필수적인 글로벌 인증획득 Multi-Way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해양플랜트기자재업체의 글로벌 인증 자립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2014년말까지 구축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싱가폴, 중국 상해 등에 AS거점 수출기반을 구축해 조선해양기자재 수출경로의 다양화 및 해외 직수출 확대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글로벌 조선해양산업의 트렌드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자재업계의 대응방향은?
-모두가 비단길을 가고싶어 하지만 지금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모든 나라와 기업과의 피나는 경쟁이 불가피하고 경쟁속에서 파생되는 어려움은 극복해야할 대상이다. 우리 기자재산업은 특히 FTA와 TPP 등 글로벌 정책들에 의해 시장 통합이 가속화되고 있어 우리 업계가 고민해야 할 것도 많아지고 있다. 정부가 업계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나아갈 방향을 명쾌하게 제시해야 하는 시점이다.

 

○조선해양기자재 산업 발전을 위해 업계와 정부에 건의사항이 있다면?
-우선 대형 조선사와 기자재업계간 기술협약·공유 사업이 지속가능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단 대형 조선소와 중소조선소, 그리고 기자재업계의 기술 적용범위가 또 다른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정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지원이 필요하다.


임기택 IMO 사무총장 당선을 기회로 우리 해양산업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물론 글로벌 선두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평형수처리장치나 이내비게이션 등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기술들은 국제 규제 등에 우리 기술이 빠르게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이 성공요인이다.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이 같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와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신기술 발굴과 우수기술에 대한 국제룰 적용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고, 이것이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있도록 글로벌 클러스터를 갖춰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나아가 글로벌 클러스터를 아우를 국내 허브와 선박안전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주요 장비를 AS할 수 있는 다기능 센터를 물동량이 많은 ‘부산 신선대부두’에 구축하는 것을 제안해 본다.
 

우리 조선해양기자재산업이 그간 ‘국산화’를 통해 성장했다면 앞으로는 ‘세계화’를 통해 발전해나가야 한다. KOMEA는 ‘세계화’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쉬지 않고 우리 조선해양기자재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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