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VIP 3개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국제물류축을 구축하라-
-북방물류는 미래, 남방물류는 현실이다-

<목 차>
-남방물류란 무엇인가?
-남방물류의 중요성-
 아세안물류를 중심으로
-정책적 시사점


 
 
남방물류란 무엇인가?
현재, 우리나라의 국제물류정책의 키워드는 북극해를 축으로 하는 북방물류와 대륙철도를 활용한 유라시아 이니시어티브라고 할 수 있다. 북방물류는 북극해 항로의 활용을 축으로 다른 나라들 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유라시아 이니시어티브는 지금까지 접근하기 어렵다고 여겨져 왔던 유라시아 대륙횡단철도를 축으로 한 대륙물류시장의 개척을 위한 정책이라고 할 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정책은 지리적 대상의 지향점이 하나는 북방을 향해, 하나는 서쪽을 향해 뻗어있다. 또 두 정책 모두 먼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지금 당장의 과실을 추구하는 정책은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국제물류 허브로서의 역할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이라도 적극 추진해야 할 정책이 있다. 바로 동쪽과 남쪽을 내다보는 국제물류축의 구축이다. 동쪽으로 이어지는 동방물류가 태평양항로를 축으로 미주대륙으로 이어지는 태평양 물류축이라면 남방물류는 새롭게 부상하는 아세안과 인도, 아프리카, 호주와 남태평양으로 이어진다. 파나마운하의 확장과 니카라과운하의 건설, 세일가스 개발에 따른 신에너지 자원 확보, 라틴아메리카와의 무역확대 등은 태평양항로 물류 축에서 일어날 변화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새로운 물류 축은 남방물류이다. 남방물류는 아세안을 축으로 인도와 중동, 아프리카, 호주와 남태평양으로 이어지는 축을 말한다. 지금 세계물류의 중심은 바로 이 남방물류에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One way, One Belt)의 일로一路, 일본의 아세안 회랑정책은 모두 남방물류를 염두에 두고 있다. 중일양국이 체계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접근하고 있는데 반하여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에게도 남방물류는 사활이 걸린 사안이다. 오늘날 글로벌 해상물동량의 약 60%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중국과 아세안을 경유하고 있다. 아세안은 2000년대 초반까지는 중국시장을 보완하는 시장으로 여겨져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중국을 뛰어 넘는 새로운 시장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남방물류가 가진 가능성과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응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아세안을 중심으로 남방물류의 대응 필요성과 현황, 그리고 중국과 일본의 사례 등을 소개하고 정책적인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남방물류의 중요성-아세안물류를 중심으로
1) 아세안 시장의 규모

아세안ASEAN은 중국, 인도를 이은 2000년대 들어서 새로운 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세안 10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부터 2019년까지 평균 5.7%로 세계 경제성장률 4.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동기간 중국 7.6%, 인도 6.5%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평균적으로 5%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세안의 세계 경제적 위상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ASEAN 10개국의 GDP 규모는 1990년 3,425억 달러에서 2015년 2조 6,655억 달러로 약 8배 증가하였고, 세계 GDP 대비 비중은 동기간 1.5%에서 3.3%로 증가하였다. ASEAN 10개국의 무역 규모는 1990년 3,066억 달러에서 2013년 2조 5,192억 달러로 약 8배 증가, 세계 무역 규모 대비 비중은 동기간 4.3%에서 6.7%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한-아세안간 무역규모도 연평균 약 8.2%의 속도로 빠르게 증가하였다. 한-아세안간 무역규모는 1990년 207억 달러에서 2013년 1,382억 달러로, 연평균 8.2% 증가하였으며, 동기간 중 약 7배 증가하였다. 우리나라의 수출입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의 수출 16.0%, 수입 14.7%에서 2013년 14.8%, 10.2%이다. 이는 1990~2013년 사이에 일본의 교역비중은 23.1%에서 7.8%로 감소하였고 동기간 미국에 대한 교역비중도 26.9%에서 10.5%로 감소하였지만 아세안 교역비중은 2005년 이후 10%대를 기록한 이후, 2014년에는 12.6%로 증가하였다. 아세안은 중국에 이어 제2의 교역대상국으로 성장하였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아세안 해외직접투자도 1990년 2.6억 달러에서 2013년에는 38.4억 달러로 약 15배 증가하여 해외직접투자에서 차지하는 아세안 비중이 2013년에는 13.0%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아세안 해외직접투자도 과거 제조업 중심에서 최근에는 서비스 및 기타, 광업으로 업종이 다양화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와 아세안 사이의 인적교류도 급증하여 1990년 35.5만 명에서 연평균 13.2%씩 증가하여 2013년에는 630.5만 명(1990년 대비 약 17배 증가)을 기록하였다.
 

2) 아세안 시장 기회요인
아세안과 연계된 물류시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4가지가 있다. 첫째로는 새로운 생산기지로서의 역할, 둘째 소득증가에 따른 소비시장의 성장, 셋째 개발 잠재력이 큰 에너지 및 광물자원, 넷째 AEC(ASEAN Economic Community) 출범에 따른 거대 역내시장의 출현 등을 들 수 있다.

첫째로 아세안은 저임금의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뒤를 이을 새로운 세계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임금인상, 노사쟁의 등을 이유로 새로운 생산기지를 찾는 다국적 기업들은 아세안의 젊은 노동시장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생산가능인구와 높은 임금경쟁력에 기초하고 있다. 아세안의 인구수는 2010년 6.0억 명에서 2050년 7.9억 명으로 증가하여 세계 인구의 약 8.2%, 아시아 인구의 15.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인구 증가로 생산가능인구(15세∼64세)수도 2045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전체인구에서 그 비중이 2010년 66.4%에서 2025년 68.2% 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아세안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경쟁력을 갖고 있다. 싱가포르를 제외한 아세안 국가 대부분 임금 수준은 중국보다 낮아서 태국과 말레이시아의 공장근로자의 월임금은 각각 345달러, 344달러로 중국 466달러의 약 75% 내외 수준이고 캄보디아, 미얀마의 공장근로자 월임금은 각각 74달러, 53달러로 중국의 약 16%, 1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높은 임금경쟁력을 갖고 있어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이미 이러한 아세안의 글로벌 생산기자로서의 가치에 주목한 일본의 자동차 기업들은 태국을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로 변화시키기 위하여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아세안 역내생산을 일본과 연계한 일본생산시스템의 아세안으로의 확대를 국가적 과제로 추구하고 있다.

둘째로 아세안은 소득 수준 향상으로 소비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세안 10개국의 1인당 GDP는 2009년∼2019년까지 연평균 8%씩 증가할 전망이고 상대적으로 저개발국인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베트남의 1인당 GDP는 동기간 연평균 약 10% 정도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아세안 중산층 확대에 따른 구매력 제고로 이어진다. 아세안 중산층 규모는 2009년 8,000만 명에서 2030년 4억 9,900만 명으로 약 5.2배 증가할 것으로 보여 세계 중산층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도 동기간 4.4%에서 10.2%로 상승할 전망이다.

셋째, 아세안은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광물자원의 개발 잠재력이 크다. 아세안 국가들은 다양한 자원들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근거리에 있고 해상운송이 가능하여 북극이나 유라시아, 라틴 아메리카에 비하여 물류적인 측면에서 경제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는 주석(세계 매장량 2위), 금(세계 5위), 니켈(세계 6위), 보크사이트(6위), 천연가스(세계의 1.6%) 등에서 세계 유수의 매장량을 갖고 있고, 말레이시아는 이트륨(세계 5위), 주석(세계 6위), 희토류(세계 7위) 등을, 필리핀은 니켈, 셀레늄 등 금속 광물과 비금속 광물 등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넷째로 이러한 아세안경제성장에 새로운 기폭제 역할이 기대되는 것이 금년 말부터 실시되는 경제통합, AEC이다. AEC는 아세안 전체를 단일시장으로 통합하여 관세장벽의 철폐 및 제도통일을 이루게 된다.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경제통합으로 가고 있어 아세안 역내의 수평 전개나 분업 체계가 진전되고 역내 물동량의 증가로 이어지는 순흐름이 강화될 것이다. 현재 일본자동차 업체들은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된 자동차부품이 태국의 완성차공장에서 조립하는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아세안의 완전경제통합이 이루어지면 규모도 범위도 비약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AEC 출범으로 아세안 국가들의 관세 인하 및 철폐가 진행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아세안 수출 확대 및 시장 점유율 제고가 기대된다. 한 아세안 FTA는 2007년 6월 1일 발효되었으나, 상품의 관세인하가 아직 완료 되지 않아 FTA 활용률이 저조하여 수입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수출 활용률은 타 FTA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관세 인하가 본격 시작되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 아세안 6개국은 일반품목군의 모든 품목에 대해 2012년 1월 1일까지 관세를 철폐하기로 하였고, 베트남은 2018년까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는 2020년까지 일반품목군의 모든 품목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기로 하여 향후 우리나라의 아세안 수출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3) 아세안 물류의 과제
아세안 경제 성장에 따른 항만, 도로, 해운 등의 물류 인프라 수요 증대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 물류업계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요인이다. 대부분의 아세안 회원국의 경제 인프라의 취약성이 경제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물류인프라 개발에 대한 수요가 높다.
아세안 각국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인프라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경쟁력 지수에 따르면,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등의 전반적인 인프라 경쟁력은 144 개국 가운데 90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아세안 주요 대도시인 자카르타, 방콕, 마닐라, 호치민, 하노이, 양곤의 교통체증은 심각한 상태이고 경제발전에 따른 심수항만 개발, 내륙국가인 라오스나 중국을 연결하는 철도 및 도로의 건설은 시급한 과제이다. 예를 들어 마닐라항의 경우, 2014년 2월에 실시된 도심교통체증 완화를 위한 트럭통행 규제로 인하여 컨테이너선이 최대 9일, 대기하는 극도의 항만혼잡 사태가 발생하는 등 물류 인프라 부족으로 국가경제발전에 지장이 초래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아시아개발은행을 중심으로 아세안역내 물류인프라 개발을 위하여 아세안을 동서남북으로 연결하는 회랑(Corridor)개념의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메콩강 유역 국가들GMS을 도로와 철도로 13억 인구의 중국과 9억 인구의 인도와 연결, 개발해서 EU와 같은 경제협력벨트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와 연계하여 남북 코리도(South-North Corridor)를 중심으로 쿤밍-라오스-방콕을 연결하는 남북고속도로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는 물류망 연결로 메콩강 유역에 중국 주도의 경제벨트를 구축하려는 목적이다. 일본은 동서회랑(East-West Corridor)의 미얀마-태국-라오스-베트남 4개국을 횡단하는 동서고속도로 구축과 제2 동서고속도로 정비, 그리고 아세안 역내항로의 로로RORO수송 네트워크 구축을 위하여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또 경제 성장에 따라 미얀마는 2030년까지 3,200억 달러,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각각 2,350억 달러, 1,700억 달러, 1,050억 달러에 이르는 인프라 투자가 예상되고 있어 다국적 물류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벡텔은 베트남의 심수항만 개발에 25억달러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4) 일본의 대응
중국의 일대일로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지만 중국보다 먼저 아세안에 주목하고 역내 물류인프라 구축에 관민일체가 되어 접근하고 있는 것이 일본이다. 일본의 경우, 아세안이 경제적 성장 잠재성, 중국과 경쟁하는 일본의 국익적인 차원에서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물류면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국내와 같은 수준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정비가 필요하고 선진국과는 달리 순수한 비즈니스 차원의 접근보다는 현지 정부와의 양호한 관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일본은 국토교통성을 중심으로 일본정부와 물류기업의 관민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2014년 6월에 일본정부가 발표한 ‘종합물류대강’에 따르면 ‘일본형물류시스템의 아시아역내 전개’를 가장 중요한 주제로 들고 있다. 이는 일본 물류업자가 국내에서 구축한 고효율, 고부가가치, 친환경물류서비스를 아세안을 위시한 아시아 역내국가에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일본표준사양의 섬세한 물류서비스를 아세안 각국에 이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관민일체의 올 저팬(All Japan) 체제로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관민일체의 대응노력 중에 하나가 2015년 2월에 일본 국토교통성과 일본 최대물류기업 일본통운이 싱가포르-자카르타 간에 실시한 RORO선 시범 운항사업이다. 인도네시아와 같은 바다의 아세안국가의 물류는 컨테이너선이 중심이기 때문에 트럭을 직접 적재할 수 있는 RORO선이 활성화되면 아세안 전체로 트럭에 의한 도어 투 도어 수송이 가능해져 역내 연결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정부와 연구기관은 RORO선은 항공수송보다 염가이고 컨테이너선보다는 빠른 중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아세안 역내수송에 가장 적합한 수송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한 RORO선박 건조는 일본이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지고 있어, 남지나해에 고속 RORO선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필요항만시설의 건설과 함께 역내진출 일본기업의 생산지원에 이르기까지 선박-항만-화물의 3박자를 갖춘 올 저팬체제의 완성을 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책적 시사점-남방물류 정책의 제안
아세안 통합 물류망 구축을 둘러싸고 일본과 중국 간 주도권 싸움이 거센 가운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나 일본의 ‘아세안 회랑정책’에 필적할 우리의 정책은 무엇인가?
중국은 싱가포르를 축으로, 일본은 태국을 중심축으로 하여 아세안을 동서남북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는 상해에서 시작하여 홍콩-싱가포르-수에즈운하를 연결하는 해상수송로에 쿤밍-방콕-말레이시아-싱가포르로 이어지는 철도를 축으로 하고 있다. 일본의 동서회랑은 자국 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는 태국을 중심으로 미얀마-태국-라오스-베트남 북부, 태국-캄보디아-베트남 남부로 이어지는 이른바 메콩텔타프로젝트에 기초한 육상 2개축, 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를 연결하는 남북회항의 육상 1개축에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을 연결하는 해상회랑의 4개축을 갖고 있다.

여기에 필자는 베트남Vietnam, 인도네시아Indonesia, 필리핀Philippine이라는 VIP 3개국을 축으로 하는 남방물류의 개념을 제안한다. 남방물류는 우리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동북아 물류중심국가의 핵심인 부산항 허브전략과 연계될 수 있고 일본과 중국의 전략과는 차별화된 접근법이다. 중일에 비하여 한정된 재원을 가지고 효과적인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세안 접근법에서도 우리는 이들과 차별화해야 한다.  
VIP 3개국은 아세안 국가에서도 가장 인구가 많아 생산가능인구가 풍부하며, 우리나라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베트남)한 곳이다. 또 북극해나 유라시아와는 달리 해상에서 우리나라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국내물류와 국제물류를 연결하는데 있어 타국의 간섭을 피할 수 있다. 또 VIP 3개국은 타 아세안 국가에 비하여 중국과 일본의 물류인프라 투자가 상대적으로 적고 물류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항만개발에 대한 투자욕구가 훨씬 많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도서 국가이고 베트남은 남북으로 긴 해안선을 가지고 있어 해상수송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해운항만분야의 경쟁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곳이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베트남 호치민, 필리핀 마닐라가 갖고 있는 최대의 문제 중 하나는 도심교통체증이고 이는 제대로 항만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 화물이 도심을 통과하면서 발생한다. 신항만 개발과 항만배후단지 개발, 항만신도시 개발에 많은 경험을 축적해 온 우리나라가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이다. 마닐라, 자카르타, 호치민 외항에 컨테이너항만 뿐만 아니라 한국기업전용공단, 관광인프라가 포함된 대규모의 인공항만을 개발한다면 이들 국가와 우리나라가 윈윈하게 될 것이다. 베트남, 필리핀의 컨테이너 물동량의 증가치를 보면 이들 국가에도 머지않아 대형 컨선이 입항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부산-마닐라-자카르타 또는 부산-호치민-싱가포르로 이어지는 네트워크의 구축이야 말로 동북아 허브항만이라는 부산항의 미래를 결정할 또 하나의 축이 될 것이다.

아세안 항만, 해운, 도로와 같은 물류인프라 시장의 경우, 그동안의 개발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정부 대 정부 마케팅을 강화함으로써 해운항만, 물류뿐만 아니라 조선과 건설, 제조업체와 같은 관련 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물류인프라 시장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등 자본조달 능력이 경쟁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과 정부공공부문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하여 원활한 자본조달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사업 리스크의 최소화를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함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북극해항로를 축으로 하는 북방물류나 유라시아 이니시어티브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 내륙국가에 대한 지원 등 많은 점에서 가까운 미래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물류전략은 VIP 3개국을 축으로 하는 남방물류라는 점을 강조한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