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그리스해운 아성 흔들리나

 
 
그리스 개혁안 ‘해운업 톤세인상’ 등 세금우대 폐지
선주들, 해외 이전 검토 등 경쟁력 약화 우려 ‘반발’

국가 부도사태에 놓인 그리스가 개혁의 칼끝을 해운업계에 겨누고 있다. 그리스 해운업은 관광업에 이어 그리스 경제의 7%를 지탱하는 핵심산업으로 세계 1위의 선복량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그리스 정부가 국제채권단과 협상에서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자국 선주들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할 것으로 보여 해운업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그리스 선주들은 자국 경제위기에도 흔들림 없이 통 큰 투자를 계속하며 세계 시장을 견인하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리스가 국가부도 위기로 해운업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그리스는 7월 14일 국제채권단과 유럽재정안정화기구를 통해 오는 3년간 최대 860억유로(약 108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지원을 받게 됐다. 유로존 탈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 대신 혹독한 경제개혁을 현실로 맞이하게 됐다.

특히 그리스는 경제개혁안의 일환으로 해운업의 세금인상을 추진하면서 자국 선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 개혁안에 따르면, 그리스는 해운업의 톤세를 추가 인상할 뿐 아니라 세금우대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5미터 이상의 레저용 선박에 특별소비세를 확대하고 피레우스항과 데살로니키항 등 항만 민영화의 일환으로 매각작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세부적인 사항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며 그리스 정부와 해운업계 간 증세폭과 관련해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아직까지 그리스 사태가 우리나라 해운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그리스 사태가 장기화되어 유럽 전체가 경기침체에 빠질 경우 소비저하에 따른 물동량 감소의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해운업 세금인상 논란 계속
그리스 해운업의 세금인상 논란은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올초 알렉스 치프라스가 이끄는 좌파 정당 ‘시리자’는 집권 이후 자국 해운업에 대한 수혜적인 세금혜택을 철회하겠다고 예고해왔다. 국제채권단들 역시 그리스 정부에게 해운업에 대한 세금을 인상할 것을 강하게 압박해왔으며 유럽위원회 장클로드융커(Jean Claude Juncker)회장은 앞서 그리스 정부에게 해운업에 대한 세금 인상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그리스 해운업계는 사업체를 해외로 이전할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해운업은 그리스 관광업과 함께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최대 산업이다. 그리스 GDP의 약 7%를 차지하는 해운업은 현재 20만명을 고용하고 있고 이는 그리스 노동인구의 3.5%를 차지한다. 그리스 실업률이 25%를 웃돌고 있어도 해운업은 여전히 양호한 고용률과 높은 임금을 자랑한다.

1967년 도입된 법안에 따라 그리스 해운업체들은 세금감면 혜택을 받아왔다. 톤세제가 시행됐으며 해운업으로 벌어들인 수익과 선박매각에 따른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면제 받았고, 이는 세계 1위 해운강국의 자리를 굳히게 도왔다.

그러나 최근 그리스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 해운업의 사회 기여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그리스가 아닌 해외에 거주지를 등록하고 다양한 면세 혜택을 받고 있는 선박재벌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이들에 대한 범죄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7월 14일 유로존 정상들이 그리스 3차 구제금융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7월 14일 유로존 정상들이 그리스 3차 구제금융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선주들, 키프로스·런던 등 사업체 이전 ‘반발’
그리스 해운업계는 정부의 세금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세계 최대 해운 클러스터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몇 달간 국가 디폴트 위기에도 대다수 그리스 선주와 해운업계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평소처럼 사업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향후 경제개혁안이 시행되고 해운업의 세금과 관련된 법이 개정되면, 그리스 해운업의 국제 경쟁력과 기반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일부 그리스 선주들은 그들의 사업체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회사들은 다이아나십핑(Diana Shipping), 나비오스(Nivos), 스타벌크(Star Bulk), 델타(Delta)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전지로는 키프로스, 런던, 싱가포르, 두바이 등이 점쳐지고 있다. 이들은 톤세제 인상이 강제 시행될 경우 해외 해운강국의 수도로 사업체를 이전한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그리스 현지시장 관계자에 의하면, 10-20개 대형 해운사들은 이미 대표 사무소를 해외에 두고 그리스 내 유동성 급감에 대비해 사업체 이전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기반의 뉴욕상장 선사인 ‘Paragon Shipipng’ 관계자는 “그리스 선주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리스 선주협회도 “2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GDP의 7% 이상을 책임지는 해운업이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그리스 탱커 선주는 “나는 내 나라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리스에 있지만 사업이 어려워질 경우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은 “그리스 해운회사에 대한 신규 세금 부과는 많은 선주들을 다른 국가들로 이전하게 만들 것”이라 전망하고 “이는 그리스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잠재적으로 그리스 해운시장을 수천년 전으로 돌아가게 하여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수년간 영국, 아일랜드, 키프로스 등의 국가들은 그리스 선주들에게 사업체를 옮기도록 러브콜을 보내왔다. 7월초 키프로스해운회의소(Cyprus Shipping Chamber)의 Thomas Kazakos 회장은 세금과 해운행정에 관해 문의하는 그리스 선사들이 많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그리스 일부 선주들이 국가·사회·종교적 연결성으로부터 분리된 ‘제 2의 기지’를 키프로스에 만들려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키프로스는 유로존에서 유일한 자유등록처(open registry)로서 그리스 선주의 선복량이 키프로스 등록처 40%를 차지하고 있다.

가족중심경영, 인력이동 부담도
시장 관계자들은 그리스 해운업이 해외로 이전 시 선박보험과 수리 등 그리스의 해운 연관 산업도 도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선사들이 그리스를 결국 떠나게 될 경우 자국 일자리가 줄어 실업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메이저급 해운회사들이나 미국이나 오슬로에 상장되어 있는 해운회사들은 인력고용에 대한 부담이 적어 이전이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그리스 중소형 선사들의 경우 가족중심 경영으로 인한 인력이동 부담으로 해외 이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해운업계는 그리스의 해운업 세금정책은 다른 해운국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톤세제도는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이 해운업 경쟁력을 위해 시행 중이며 우리나라도 2004년부터 도입, 시행 중이다.

또 그리스 해운업계의 사회에 대한 지원과 기여도가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그리스 해운업계는 자발적으로 톤세를 2배 늘려 3년간 정부에 지불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 결과 2014년부터 2016년까지 4억유로에 달하는 톤세를 지불할 예정이다.

대다수 편의치적, “그리스 해운업 타격 없을 것”
그리스 정부가 해운업의 세금인상을 시행하더라도 사실상 그리스 해운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미 대다수 선주들이 파나마, 라이베리아 등 해외에 편의치적을 하고 있어 정부가 세수 인상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재 그리스 해운업체 소유 선박의 약 70% 이상은 해외에 등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세금이 낮은 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경우도 많으며 거래통화도 유로가 아닌 달러를 사용하고 있다.

외국 증권거래소에 등록된 업체들도 점점 늘고 있다. 특히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컨테이너 선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다이아나십핑DSX, 다나오스DAC, 코스타마레CMRE, 나비오스마리타임NMM, 스텔스가스GASS 등은 주로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특히 글로벌 해운회사는 성격상 어느 한 국가에 속해있지 않으므로 로컬 경제에 의존하지 않아 선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그리스 탱커 선주는 “우리는 선박을 라이베리아와 파나마 등 해외에 등록했고 사실상 그리스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세금인상이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무소만 그리스에 있으므로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언제든지 다른 곳으로 사무소를 설립할 수 있다”고 전했다. Marine Capital의 Tony Foster CEO는 “그리스 선주들은 파나마 등 해외에 선박회사를 두었고, 그리스에서는 운영작업을 하는 기술적인 인력이 전부”라며 “해운업에 대한 세금인상 계획은 업종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중소형 선사들, 금융 고갈 위기
반면 그리스의 소형 선주들은 이번 국가 부도위기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흔히 3-4척의 선박을 보유한 선주들의 사업은 선박 매매, 관리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소형 선사들은 전형적인 그리스 해운회사들로서 그리스 해운업 클러스터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스 소형 선사들은 현재 그리스 은행이 영업중단에 들어가면서 파이낸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스의 외국계 선박은행들은 탑 20개 선사들 위주로 금융거래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리스 자국 금융시장에 의존해온 그리스 소형 선사들, 또 거래를 유로화 중심으로 해온 선주들은 앞으로 선박투자를 위한 파이낸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됐다. 이밖에도 작은 규모의 선사들은 자본통제로 인해 연료 및 선용품 구입이 어려워져 선박이 항만에 묶여있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소형 선주들은 현재 국가부도 위기는 1970년 이래 해운업의 최대 도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 요트업계도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요트 대여업은 그리스 GDP의 4%를 차지하는 중요 산업이다. 그러나 최근 인접국 터키와의 경쟁이 치열해질 뿐 아니라 국가부도 사태로 그리스 관광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전망이 불확실한 상태다.

오히려 그리스 해운업 지원해야”
일각에서는 그리스 정부가 해운업에 세수부담을 가중시키기 보다는 해운선사들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경쟁력 있고 혁신적인 해운서비스를 개발하는 해운회사들을 지원하고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그리스의 장기적인 경제 성장에 더욱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그리스는 세계에서 매우 경쟁력 있는 해운 서비스 시장을 갖추고 있다. 고급인력과 고급기술, R&D의 전문성 등은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그리스 해운업의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그리스 선주들은 해운지식과 전문성, 경험을 활용하여 휘청거리는 그리스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예로 앞으로 신규 도입예정인 해운분야 EU 탄소규제 ‘MRV 시스템’은 그리스 해운회사들이 그동안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던 분야이므로 선주들에게 풀패키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로써 그리스 내 고용창출과 GDP에 대한 기여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추가 재정 부담을 선주들에게 지우지 않고도 해운활동으로부터 세수를 증가시키는 방안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 선주들, 여전히 선박투자 호황
그리스 선주들은 국가 부도 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외에서 운용하는 자산을 바탕으로 활발한 선박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그리스 선주들은 글로벌 상선대의 약 20%를 운항하고 있으며 이는 EU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20%에 해당하는 탱커와 16%에 해당하는 벌크선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선박 가치 측정기관 ‘VesselValue.com’에 따르면, 그리스 선대의 가치는 1,060억달러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선박가치를 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선박브로커 골든데스티니(Golden Destiny)에 따르면, 그리스 선주들은 지난 6월 글로벌 선박매매(S&P) 시장에서 23%의 비중을 차지했다. 총 34척(총량 395만 8,566톤)의 선박을 인수하는 데 12억 7,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전월대비 70%, 전년동월 대비 48%까지 증가한 수치다.

특히 탱커가 현재 수요가 가장 높은 선박임을 증명하듯이 그리스 선주들은 총 15척의 탱커(263만 2,404dwt)를 6억 2,040만달러에 매입했다. 이는 전월대비 88% 증가한 규모다. 더 흥미로운 점은 100만dwt규모의 드라이 벌크선 14척을 1억 6,620만달러로 인수했다는 것이다. 이 역시 전월대비 55% 증가했다. 그리스 선주들의 신조선 발주와 관련해서는 5월 한달간 컨테이너선과 탱커 등 총 15척의 선박을 발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5척의 탱커(98만 4,400dwt톤)를 2억 3,775만달러에 발주했으며 8척의 탱커(102만dwt톤)를 7억 2,600만달러에 발주했다. 이는 전년동월 대비 86% 증가한 규모다.

한편 6월 글로벌 선박매매(S&P)시장에서 전 세계 선주들은 150척(32억 5,000만달러)의 선박을 인수했다. 이는 전월 보다 38%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중고선 시장의 최대 투자자는 ‘Gener8 Maritime’으로 Vessels
Values의 데이터에 따르면, 동사는 총 14척의 선박을 14억달러에 인수했다. 뒤를 이어 MISC가 10억 6,000만달러에 5척의 선박을 인수했다. 3번째 투자자는 유로나브(Euronav)이다. 유로나브는 8척의 선박을 7억 7,600만달러에 사들였다. 4번째로 십파이낸스인터내셔널(Ship Finance International)은 총 11척의 선박을 5억 6,600만달러에 사들였으며 5번째는 장금상선으로 10척의 선박을 4억 200만달러에 인수했다.

그리스 선박 보유량 세계 1위, 한국은 5위
그리스 해운업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며 세계 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4년 클락슨 보고서(Clarkson Research)에 따르면, 그리스는 4,894척(2억 9,100만dwt)의 선박을 보유한 세계 1위의 해운강국으로 전 세계 수송량의 16.3%를 차지하고 있다. 재화톤수 기준 2위는 2억 4,000만dwt의 일본이며 3위와 4위는 각각 중국(1억 9,000만dwt)과 독일(1억 2,500만dwt), 5위는 한국(8,000만dwt)이다.

KOTRA에 따르면, 2013년 그리스 선주들의 최다 발주 품목은 벌크선으로 총 45억달러(134척)규모의 해당 선박을 구입했다. 여기에 더해 51척의 LPG 및 LNG선(40억달러), 65척의 탱커(30억달러), 25척의 컨테이너선(16억달러)을 발주했다. 2014년 1월 그리스 선주들이 신조선 발주에 투입한 32억 3,000만달러는 글로벌 신조선 시장 가격의 10%를 차지했다. 이와 동시에 그리스 선주들은 2014년 25억달러 규모의 자금으로 전 세계 중고선 시장 매물의 99%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 해운업은 선박 소유 및 운영업체, 해운 서비스업체, 해운 장비 공급업체로 나뉜다. 선박 소유 및 운영업체는 소유업체와 운영업체로 각각 나뉘며 그리스 해운업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John An
gelikousis’, ‘Geroge Economou’, ‘Aggeliki Fragknou’ 3대 그리스 거대 해운그룹은 60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해운 클러스터시장의 16.5%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2014년 1분기 동안 총 18척의 LNG선, 9척의 벌크선, 2척의 석유 굴착용 플랫폼을 발주했다.

그리스 선사들은 핵심적인 비운항 선주로서 2015년 7월 현재 전 세계 컨테이너 선대에서 438척(192만teu)을 운용하며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10년 5.8%(226척, 76만teu)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그리스 컨선사들은 자국의 경제혼란 중에도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국가별 선주의 컨테이너선대 보유량은 독일이 26%로 가장 많고 그리스가 10%, 덴마크가 9%, 중국 8%, 일본 7%, 한국 4% 순으로 나타났다. 오더북에서는 중국이 24%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16%로 2위, 그리스는 11%로 3위를 차지했다. 그리스 컨테이너 선사 순위는 1위가 코스타마레, 2위가 다나오스, 3위 테크노마르십핑, 4위가 에네셀/NS 레모스 쉬핑, 5위가 오션벌크 컨테이너 등이다. 이밖에도 비운항선주 시장임을 고려할 경우 그리스의 관리선주(Managing Owner) 비중도 증가한다. 2015년 현재 관리선주의 비중은 20.1%로 2010년 11.3%에 비해 급증했다.

중국성장 둔화가 더 큰 문제?
한편 현재 그리스 해운업계가 만난 암초는 국가부도 사태가 아니라 ‘중국의 성장둔화’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리스 선주 및 선사들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강한 물동량 수요 덕분에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해왔다. 중국은 석유, 철광석 등 원자재와 일용품 등 소비재의 최대 수입국이다. 그리스 해운업은 드라이 벌크선이나 탱커에 집중되어 있어 중국의 강한 상품 수요와 맞물려 강세를 유지해온 것이다. 이와 관련 BB&T 캐피탈 마켓의 Kevin Steling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며 특히 앞으로 소비재 수요가 더 떨어질 경우 그리스 해운시장의 경기가 악화될 위험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자국 경제의 기반이자 세계 해운시장을 견인해온 그리스 해운업이 휘청대는 그리스 경제를 다시 살리는 핵심산업으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한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산업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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