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한국인 선원 피랍사태가 140일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10월 4일 해상노련이 재차 성명을 발표하여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상노련은 5월 15일 소말리아 해역에서 우리나라 선원 4명이 해적들에게 피랍된지 5개월에 이르고 있으며, 현재 선원들은 동굴에 감금된 채 구타를 당하고 있어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상노련은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은 상황임에도 우리 정부가 아프간 피랍사태와는 대조적인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문제 발생의 원인도 정부가 무리한 감척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해 감척사업으로 얻은 수익금을 협상지원금으로 사용해야하며, 군병력을 동원해서라도 선원들을 반드시 구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서 원문 첨부>

 

 

[성명서 원문] 

소말리아 피랍사태 140일
정부의 무분별한 감척사업이 빚은 사태,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하라!

 

  지난 5월 15일 소말리아 해역에서 우리나라 선원 4명이 해적들에게 피랍된지 벌써 4개월을 훌쩍 넘어 5개월째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월에 있었던 아프간 피랍 사태와는 다르게 정부는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애가 타는 가족들에게 언론에 공개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줄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혹여나 협상에 해가 미칠까 정부의 요구에 협조하며 가슴앓이만 하던 가족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심지어 통역이 필요하다는 피랍선원의 요구에 선주와 알아서 하라는 무책임한 답변을 하는 정부의 태도에 그동안 참아왔던 설움과 피눈물을 쏟아내기에 이르렀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납치되었던 선원들이 선박에서 육지로 끌어내려져 동굴에 감금 당한채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하고 있고 이로 인해 선장은 고막이 찢어지고 기관장은 이가 부러졌다는 소식과 함께 선원들이 극도의 혼란과 불안상태에 있음을 알려왔다. 더 이상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어졌다.

 

  이번 피랍 사건은 정부의 무분별한 감척사업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무방하다. 피랍된 마부노호는 정부가 감척사업의 일환으로 사들인 (매각)선박을 다시 해외의 한국인 어선주에게 싼 값에 되팔았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감척으로 인해 실직한 어선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노동조건에도 불구하고 생업을 위해 해당 선박에 승선하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부의 감척사업이 졸속적이고 무계획적으로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면 제2의, 제3의 마부노호 사태는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선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정부도, 업계도 선원인력난을 이구동성으로 외치고 있는 마당에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누가 배를 타려 하겠는가.

 

  이에 우리 해상노련은 강력히 촉구한다.

  정부는 선박 매각으로 취득한 돈을 협상지원금으로 내놓고 우리 선원들을 즉각 구출하라! 무분별하고 대책 없는 감척사업이 선원들을 대량 실직으로 내몰더니, 끝내는 해적들에게 납치의 대상으로까지 위협받게 하고 있다. 정부는 책임지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라. 

 

  또 군 당국은 군 병력을 동원해서라도 해적에게 납치되어 있는 우리 선원들을 구출해야 한다. 명분 없는 남의 나라 전쟁에 군대를 파견해서 아프간 사태와 같이 불필요한 국민혈세와 병력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이번 사태처럼 해적에게 납치된 우리 국민을 구출하기 위해 진정 병력을 활용해야 한다.
 
  지난 아프간 사태 후 “앞으로도 우리 국민이 위협에 처하면 사지(死地)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국정원장은 밝힌 바 있다. 해적에게 납치되어 있는 4명의 우리 선원 역시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생업에 종사하는, 달러획득의 주인공이며 1차 산업의 최일선에 있다며 치켜세우던 바로 그 ‘국민’들이다.

 

하루 빨리 우리 선원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는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정부는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종교·직업·지역에 상관없이 차별받지 않아야 하고 그 생명은 모두가 소중한 것임을 말이다.

 

2007. 10. 4.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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