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 ‘최대 규모’ 무색케한 ‘썰렁한’ 박람회

국민안전처·인천시 공동주최, 6월 17~1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서 개최
열감지기·손소독제·의료팀 파견 등 만반 준비했으나 흥행은...

 
 
국민안전처와 인천광역시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인천도시공사가 주관하는 ‘제2회 국제해양안전장비박람회’(이하, 박람회)가 6월 17일~19일까지 3일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됐다.
총 116개사 465부스가 참여한 이번 박람회는 조선관, 항공관, 항해·통신장비관, 안전·레저관, 특수장비관, 해양환경방제관 등 6개 분야 테마로 구성됐으며, 별도로 산학협력관, 홍보관 및 해양안전체험관도 운영됐다.

또한 행사기간동안 △해양안전분야 국가 R&D 과제 발표 △시제 함정연구 및 발전방향 토론 △국내외 차세대 함정 연구 및 동향 △해상안전사고 예방과 VTS 역할을 주제로 부대 컨퍼런스가 동반 개최됐다.
이 밖에도 세월호 사고 이후 해양안전 문화확대를 위해 박람회장을 찾는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한 심폐소생술 및 구명조끼 착용 체험을 통해 해상에서 위급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안전교육장도 마련했다.
그러나 사상 최대규모로 치러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번 박람회는 대한민국을 뒤덮은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행사장내 일반 관람객을 쉽게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썰렁한 모습이었다. 행사장 입구에 열감지기와 손소독기가 마련됐고,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에서 파견된 의료팀이 관람객 등을 상대로 MERS 의심환자 문진표를 작성하게 하는 등 관련 위험에 대한 우려 불식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역부족이었다. 전시회에 참가한 한 기업 관계자는 “일반 관람객들은 고사하고 국내외 바이어들도 잘 찾아볼 수가 없다. 사실 박람회 참가 여부도 고민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오가는 사람없이 적막한 전시회장 입구
오가는 사람없이 적막한 전시회장 입구

“고객과 회사 구성원의 안전을 위해...” 불참업체, 텅 빈 부스 눈에 띄어
행사장 부스 내에도 바이어와 관람객들보다는 참가업체 관계자들이 대부분이었으며, 곳곳 빈부스도 눈에 띄었다. 부스를 배정받았던 금호마린테크는 빈 부스에 자사 홍보물만 비치한 채 “예기치 않은 메르스 사태로 고객과 회사 구성원의 안전을 위해 이번 전시회에 불참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불참의 변을 밝히기도 했다.
행사장 뒷편에 크게 마련된 수출 상담회 장과 해양안전장비 체험관 역시 사람이 없어 썰렁한 모습이 연출됐다. 구조진압장비 체험, 구명조끼 체험, 제복체험 등, 심폐소생술 체험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됐지만 단 한명의 관람객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전시회와 함께 진행된 부대 컨퍼런스도 별반 다르지 않은 보습이었다. 행사기간 동안 6월 17일에는 △해양안전분야 국가 R&D 과제 발표, 18일에는 △국내외 차세대 함정 연구 및 동향 △시제 함정 연구 및 발전방향 토론, 19일에는 △해상안전사고 예방과 VTS의 역할이 차례대로 진행됐으나, 행사 첫날 치러진 컨퍼런스에는 일반 참가자들 보다는 제복을 입은 해양경찰청 인력만이 자리를 가득 차지했다.
 

해양경비안전연구센터, 불법외국어선 퇴치기술, 선박충돌 재현 시스템 등 개발
행사 첫날 열린 해양안전분야 국가 R&D 사업 추진과제 발표회는 △해양경비안전연구센터 주요업무 및 국가 R&D 사업 추진사항 △해상 재난안전 감시 및 대응 소형무인기 개발 △불법조업 외국어선 퇴치제 및 스마트 살포기술 개발 △HNS 현장대응 기술 및 장비 개발 △Big Data 분석을 통한 위험도 평가 시스템 개발 △3D 전자도면을 활용한 현장 대응 체계 구축 등 6개 세부주제 발표를 통해 진행됐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해양경비안전연구센터는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교육원 소속으로 해양에서의 재난 대비·대응 및 구조·구난에 관한 연구, 함정·항공기 등 치안장비 연구, 해양범죄 및 사고 연구, 해양오염 및 방제자제 성능시험 등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기관 내에 ICT 실험실과 DNA 분석실, 이화학 분석실을 보유하고 있어 위성자료와 해양생물 DNA, 해상유출유 감식 등이 가능하다.
동 센터는 현재 총 4건의 해상치안연구개발R&D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첫번째로 불법 외국어선 퇴치제 및 스마트 살포기술 개발 사업은 IT 기술을 이용해 착색 점착제를 어구 및 선박에 살포하는 기술 외에 다양한 실용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선박충돌 재현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해양기상 및 선박운항 시 물리 역학 정보를 입력해 충돌원인을 규명하고, 선박충돌 모의실험을 통해 선박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고 사고 이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해양생물 DNA 분석시스템과 HNS 유출사고 탐지기술 장비개발 등을 진행 중이다.
 

김준호 항공우주연구원 박사
“소형무인기 개발로 해상 경비, 불법어선 감시, 해상조난 현장 탐색”
정인우 경북대학교 박사
“폴리우레탄 접착제로 불법어선 조업 무력화 가능”

이어 김준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가 해상 재난안전 감시 및 대응을 위한 소형무인기 개발을 주제로 주제발표를 했다. 김준호 박사에 따르면, 재난 현장에서 운용 가능한 무인기 기체와 통신수단 등 개발을 목표로 2016~2018년까지 총 490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지능형 무인기 기술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산업부와 미래부, 국민안전처, 경찰청, 산림청 등이 참여하는 동 사업은 해양경비 분야에서는 원해 경비 및 예찰, 중국 불법어선 감시, 주요 항포구 안전센터, 해양조난 현장 최초 도착 및 탐색, 해양 오염 관측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대학교 정인우 박사는 해경안전연구센터가 진행 중인 불법조업 외국어선 퇴치제 및 스마트 살포기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동 개발 사업은 경북대학교 산합혁력단을 주관기관으로 공주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참여하고 있는 사업이다. 동 기술의 가장 큰 핵심은 불법 외국어선을 퇴치하기 위한 방법으로 비살장적이며 안전하게 제압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고 접착력의 퇴치제가 어구와 어획물에 일정기간 지속적으로 작용해 조업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원리이다.
동 기술에서 쓰이는 폴리우레탄(polyurethane)계 폼형 접착제는 상온에서 빠른 반응속도를 보이고, 유리·금속·플라스틱 등에 우수한 접착력을 나타낸다. 또한 생분해성이 있어 환경 친화적으로 바다에 살포가 가능하고 독성이 적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어구등에 뿌려두면 어선 나포에 실패해도 어구 사용이 불가능하고 조타실 유리 등에 사용하면 조타실의 시야 확보가 제한된다.
 

오정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박사
“Big Data 분석으로 사고 다발지역 평가 및 예방”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오정환 박사는 Big Data 분석을 통한 해역별 해양사고 위험도 평가 및 대응지원 시스템 구축을 주제로 시스템 추진 배경및 추진계획을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박 통항량이 많아 해양사고 위험이 높고, 유류 및 위험 유해물질 운송량도 많아 세계에서 해양오염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Big Data를 활용해 해역별 사고발생 가능성, 취약 민감지역, 해역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이를 고려한 방제세력 비축기준 및 동원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오 박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제한된 정보를 사용해 해양오염사고 규모를 평가하는 방제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항선박의 최대 규모, 사고 사례 등 단순자료를 기반으로 해역별 위험도 평가를 수행했고, 국가방제능력 확보 목표를 2만톤으로 설정해 정부와 민간에서 분담해 구축하고 있다. 또한 유출유확산예측, 해안방제통합포털, 해양오염대응정보, 해양오염예방관리 등 방제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Big Data 분석을 통한 해양사고 위험도 평가기술 구축을 통해 오 박사는 사고 다발지역인 Hot Spot 지역 및 사고 규모 산정을 통한 해양오염사고 예방 및 발생 저감 방안 마련에 기여할 수 있고, 해양오염사고 피해 규모를 정성적으로 파악하고 위해도 평가를 기반으로 국가방제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또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위해도평가 기반 해양오염사고 대응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피해 최소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해양오염사고 발생시 사고 규모 및 해역특성을 고려한 신속한 방제세력 동원과 방제전략 수립을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혓다.
 

손남선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박사
“3D 전자도면 활용 현장 인명구조 골든타임 확보”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손남선 박사는 3D 전자도면을 활용한 현장대응체계 구축을 주제로 발표했다. 손 박사는 3D 전자도면을 활용한 사고대응의 필요성에 대해 3D 도면을 활용해 실시간 인명구조를 지원하고 지휘통제로 사고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이를 활용한 ‘해양안전종합 훈련센터’를 활용해 선박사고 대응능력을 향상하고 훈련체계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손 박사가 소개한 사업은 크게 2가지로 △3D도면 기반 현장대응체계와 △해양사고 예방·대응 훈련체계이다. 우선 3D도면 기반 현장대응체계를 구축해 사고 위험성이 높은 주요 선박의 3차원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고 전자매뉴얼, 실시간 전파체계, 지휘통제 체계 등을 확보해 신속 정확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통해 골든타임내 인명구조를 극대화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양사고 예방·대응 훈련체계는 해양안전종합 훈련센터를 활용한 해양사고 유형별 예방 및 훈련을 통해 사고대응 능력을 향상하고, 훈련체계 검증용 시험설비를 확보해 훈련체계내 시뮬레이터 검증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훈련체계와 지휘통제 시스템 연동을 통한 입체적 현장대응 능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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