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안전사례, 국내 정책 및 인적요인 발표

5월 27~28일 ‘해양안전엑스포’와 동반 개최
9개 주제발표, 6개 세션·22개 기술세미나 진행

 
 

국내외 해양안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국의 해양안전 및 구조 사례와 해양안전 기술동향 등을 공유했다. 5월 27~28일 양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2015 국제해양안전컨퍼런스’에서는 4개의 기조강연을 포함해 총 9개의 주제발표가 진행됐으며, 28일 오후에는 2개 분야의 기술세미나가 6개 세션에 22개 발표가 진행됐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는 2013년부터 매년 개최됐던 ‘휴마린 포럼’을 통합하며 해양안전 정책·기술과 함께 해양안전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온 해양사고의 인적과실 요인 등을 한데 묶어 관심을 끌었다. 기술세미나에서는 조선해양 기자재 업체를 위한 다양한 발표가 진행됐으며, 대학생 조선해양분야 특허 수상자 강연도 펼쳐졌다.

이틀간 진행된 컨퍼런스는 주제발표로 △해양안전의 미래-호주의 관점(알렌 슈워츠 호주해상안전청 선박안전본부장) △한국의 해사안전 정책과 전략(임진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원장) △영국의 해양사고 처리(휴 쇼 영국해양경비청 선박구난관리대표) △민간구조대 활성화를 통한 해양수색구조 역량 제고(윤종휘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경찰학과 교수) △해양플랜트 및 해저 구조물의 안전(이고르 구즈 영국 에버딘대학교 교수) △해양안전기술 동향(피터 엘링슨 DNV GL 그룹장)이, 휴마린 포럼 발표로 △해양 분야에서의 위험과 인간실수 관리(권보헌 항공인적요인학회 회장) △인적과실 저감 연구의 발전과 향후 전망(요시오 무라야마 일본해기진흥센터 연구원) △해기사의 역량과 해양사고의 인과관계(정동철 해영선박 교육팀장) 등이 발표됐다.

이어 기술·트랙세미나는 △중소기자재업체를 위한 특허전략 △기자재업체 신제품·신기술발표 △해양안전 기술 △조선해양분야 창업 노하우 △대학생 조선해양분야 특허 수상자 강연 등을 주제로 대우조선해양, 특허청, 한국지식재산전략원, 로이드선급협회,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한국선급 등 다양한 분야의 연사가 발표를 이어갔다. 또한 기자재업체로는 (주)지노스, (주)이오브이울트라소닉스, 극동일렉콤, 유시스, Liquid Robotics, (주)아라뷰시스템즈, 데이타게이트코리아, 금하네이벌텍, 행복홈우드(주), 현창공업사, VIKING Life-Saving Equipment 등 국내외 기자재 업체가 참여해 자사의 제품과 기술을 소개했다.
 

호주 외국선박 기항 증가추세.. 해양안전 준비 철저 - 알렌 슈워츠 호주 AMSA 선박안전본부장
기조강연에서는 호주와 영국의 해양안전 정부 담당자가 각국의 해양안전 및 사고처리 사례를 소개했다. 알렌 슈워츠(Allan Schwartz) 호주해상안전청(AMSA) 선박안전본부장은 호주의 해사산업 현황과 AMSA의 선박·선원 안전, 해상환경, 구조·구난 등 활동을 소개했다.

AMSA(Australian Maritime Safety Authority)는 2010년 향후 20년간의 전략 비전을 설정하고 호주의 해양안전 관련 활동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AMSA의 미션은 ‘선박운영 안전보장, 해양오염 방지, 재난으로부터의 인명구조(Ensuring safe vessel operations, combatting marine pollution, and rescuring people in distress)'로 호주의 해양안전, 해양환경, 해양·항공 구조의 리더로 역할하고 있다.

알렌 본부장에 따르면 호주 항만에 들어오는 외국적 선박의 기항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2014년 총 2만 6,937척의 외국적선이 입항했다. 항만별로는 헤들랜드Hedland항이 2,662척으로 가장 많았으며, 브리즈번Brisbane항이 2,521척, 뉴캐슬Newcastle항 2,190척, 멜버른Melbourne항 1,965척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매년 성장하고 있는 선박 기항으로 해양안전에 대한 철저한 준비도 이뤄지고 있다. 알렌 본부장은 AMSA의 도전으로 “호주 해상에서의 안전한 해운활동 보증, 해양환경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유해 폐기물 최소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각종 사고의 대응, 구조·구난 등이 목표”라고 전했다. 또한 “각종 변화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페이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밝혔다.

2만teu급 메가컨선 사고시 구조대응 위한 플랜 마련 중 -
휴 쇼 영국 SOSREP 대표

호주에 이어 영국해양경비청의 활동을 소개하기 위해 휴 쇼(Hugh Shaw) 영국해양경비청 선박구난관리(SOSREP) 대표가 발표자로 나섰다. 휴 대표는 영국 해양경비청MCA이 해양 구조·구난 서비스와 대응을 도맡고 있으며, 다른 부서로 해양 환경, 해양안전 조사 등 관련 파트가 있다고 소개했다.
휴 대표는 우선 영국에서 발생한 다양한 해양사고를 소개했다. 1967년 11만 9,000톤급 ‘Torrey Canyon’호, 1993년 8만 5,000톤급 ‘Brear’호, 1996년 ‘Sea Empress’호 사고는 영국 역사상 가장 큰 해양사고이자, 전세계 원유유출사고 규모로도 20위내에 드는 사고이다. 특히 약 7만 2,000톤의 원유가 영국해상에 유출된 ‘Sea Empress’호 사고로 해상오염에 대한 위협을 느꼈으며 영국정부가 해양환경과 연안 및 해상안전을 더욱 강화하는 촉매제가 됐다.

이러한 계기로 2003년 설립된 SOSREP은 영국해양경비청에 소속된 구난전문 조직이다. SOSREP의 주요활동은 수색구조(Search and Rescue), 구난Salvage, 바다환경정화, 연안환경정화, 언론대응 등으로 구조구난 플랜, 모니터링과 함께 관련 포럼을 구성해 다양한 관계자들의 의견과 정보를 공유한다.
휴 대표는 해양구조·구난에 대해 많은 도전이 남아있다고 전하며, “2만teu급 메가 컨테이너선 사고시 구조대응을 위한 다양한 플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구조구난 업계에서 메가 컨선 사고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이러한 대형선을 임시로 계류할 수 있는 항만도 적다는 것이 문제이다. 휴 대표는 “메가컨선 사고에 대비해 산업계와 항만지역간의 다양한 협업체제를 구성해 완벽한 구조구난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안전처-해양수산부 간 소통과 거버넌스 필요 -
임진수 KMI 부원장

우리나라의 해사안전 정책과 전략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임진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부원장은 우선 국내외 해양사고를 분석하며, 해양사고(전손사고)가 최근 아시아 해역에서 크게 늘어나고 있고 일반 화물선의 비중이 42%에 달한다고 밝혔다.

아시아에서 해양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2000년 중반 이후 아시아 지역의 경제활성화와 이에따른 해상교역 증가때문이며, 일반화물선의 사고율이 높은 이유는 다른 선형에 비해 일반화물선 선사들이 영세한 규모로 운영돼 선박안전 점검에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탱커선박은 한번 사고가 나면 막대한 양의 원유가 유출되기 때문에 선사가 사고방지를 위한 투자가 이뤄져 사고율이 낮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간 해양안전에 대한 인식이 낮아 안전과 관련한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특히 연안선은 오래된 선박이 많고 선원 노령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거버넌스의 경우, 최근 국민안전처 신설로 해양수산부, 국민안전처의 업무 이원화가 이뤄졌으며 양 기관간의 협조와 소통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우리나라는 환경변화와 해양사고에 대한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우선 온실가스와 발라스트수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고, 이내비게이션 등 안전장비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사고 예방과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적시에 대응할 수 있는 골든타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임 부원장은 정부정책이 해양사고와 관련 ‘사고 예방과 적기 대응’이라는 두가지 틀을 중심으로 관련 법과 시스템 정비, 해양안전 관계부처간 협업 강화, 전문가 양성, 국제사회와의 공조, 해양안전문화 확산 등을 목표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수색구조 능력 제고위해 민간구조대 활성화 필수 -
윤종휘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이어 연사로 나선 윤종휘 한국해양대학교 교수는 민간구조대 활성화를 통한 해양수색구조 역량 제고에 대해 발표했다. 윤 교수는 해양사고 수색구조 관련 이슈를 △지휘체계 △수색구조의 프로페셔널리즘 △대응시간 감소 △대형사고에 대한 준비 △민간구조대의 최대화 등 크게 5가지로 정리했다.
수색구조는 하나의 지휘체계에 의해 가동돼야 하며, 지휘권자는 ‘다양한 관련 경험과 지식, 기술을 보유한 자’여야 한다. 수색구조자는 철저한 프로의식을 갖고 그에 걸맞는 교육 훈련을 이수해야 하며, 사고의 빠른 수습과 대응을 위해 초동 대처시간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대형 사고는 발생빈도가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러한 사고가 항상 발생할 수 있다는 의식을 갖고 성공적인 케이스 연구와 훈련을 통해 대형구조가 가능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민간구조대의 역할을 확대하고 정부가 이끄는 구조조직과 함께 민간구조대를 제 2의 수색구조 기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교수는 “사고는 회피할 수 없으며 책임감있는 조직이 잘 준비되어야 빠르고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면서, “수색구조 활동의 성공을 위해 민간구조대와 사고인근 해역의 상선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휴마린포럼(Hu-Marine Forum)
실수관리, 개방적이고 솔직한 의사소통 통한 안전문화 확산 필요 -
권보헌 항공인적요인학회 회장

이번 컨퍼런스의 한 세션으로 포함된 휴마린포럼 세션의 3가지 발표도 이어졌다. 휴마린포럼은 그간 해사산업의 인적요인에 대한 연구를 매년 발표하고 공유했던 포럼으로, 해양안전을 주제로 한 이번 컨퍼런스에서 ‘인적과실로 인한 사고와 그에 대한 예방’ 등의 내용을 추가해 컨퍼런스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권보헌 항공인적요인학회 회장은 해양분야에서의 위험과 인간실수 관리를 주제로 위협과 실수에 대한 관리에 대해 발표했다. 권 회장은 스위스 치즈모델을 대입해 안전과 사고에 대해 설명했다. 두꺼운 치즈가 여러겹 겹친 것과 같은 안전망이 존재하지만 치즈에 난 구멍들 처럼 부실한 부문은 있기 마련이다. 위협은 작은 구멍들 사이로 통과된 위험요소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이 권 회장의 설명이다.
결론적으로 안전을 위한 방법은 크게 위혐관리와 실수관리이다. 위험관리를 위해서는 운영상 나타날 수 있는 위험요소를 발견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며, 위험요소를 관리하기 위한 전략을 습득하는 것이다. 실수관리는 이미 만들어진 실수를 찾는 법을 배우고 그 실수들이 원치않는 결과로 이어지기 이전에 바로잡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또한 실수관리에 있어 나타날 수 있는 저항과 해결양상(Resist and Resolve aspects)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이해하고 더 나은 전략을 찾거나 실수를 이끄는 위험을 고쳐나는 것이다. 권 회장은 이를 위해서 개방적이고 솔직한 의사소통을 통한 안전문화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적요인연구, 선원 업무 효율성 연구와 인적요인 리스크 전략으로 확대 -
요시오 무라야마 일본해기진흥센터 연구원

이어 연사로 나선 요시오 무라야마 일본해기진흥센터 연구원은 과거부터 진행돼온 인적과실 저감연구를 정리하고 관련 연구의 발전방안을 제시했다. 무라야마 연구원에 따르면, IMO 회의에서 인적요인에 대한 논의는 1978년 STCW에서 맨 처음 시작됐고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STW부위원회를 HTW라는 이름으로 바꾼후 작년 2월 첫번째 회의를 개최했다.
요시오 연구원은 인적요인에 대한 그간 연구를 10년 단위로 분류해 메인테마를 정리했다. 1940년대에는 승선원에 대한 음식공급과 선원의 부상과 질병, 1950년대에는 안전과 위생기준 등이 논의됐고, 이후 소음, 진동에 대한 영향, 선원들의 근무환경의 질 등에 관한 논의로 발전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안전한 항해를 위한 인적요인과 해운회사의 안전관리, 2010년대에는 해운회사의 안전문화와 선원의 관리 능력이 논의되고 있다.

미래에는 인적요인 이슈에 대한 논의가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선원친화적인 브릿지 시스템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한 효율성 연구, 인적요인의 모든 리스크 전략 등이 대두되고 있다. 요시오 연구원은 “구체적인 인적요인 솔루션에 대한 효과를 명확히 해야할 필요가 있으며 그래야 이러한 연구들이 인적요인의 안전방안을 확대시킬 수 있다”며, “공동연구 등을 통한 인적요인의 안전방안의 실행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해기사 역량은 선박안전과 회사 수익창출 근원 -
정동철 해영선박 교육팀장

휴마린포럼의 마지막 연사로는 정동철 해영선박 교육팀장이 나와 해기사 역량과 해양사고의 인과관계에 대해 발표했다. 정 팀장은 핵심역량을 ‘조직의 특정부분 성과를 높일수 있는 주요한 역량’으로 정의하며 해기사의 필요역량과 역량개발을 위한 추진내용에 대해 소개했다. 정 팀장이 소개한 역량개발의 중점 추진내용은 선종별 특성화 교육, 개인별 맞춤형 훈련, 실무중심 기술교육, 해기 노하우 계승, 고용창출 등이다.

정 팀장은 해양사고의 발생비율을 분석했을때 80% 이상이 인간에 의한 실수로 나타난다고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기사의 역량을 검증하고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정팀장은 신규자원을 양성함에 있어, 승선실습과 산학장학생, 청년취업아카데미에서의 교육, 자체 직무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경력개발을 위한 양성과정으로 승선전 트레이닝과 승선시 on-board 트레이닝, 하선후 평가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만약 하선후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으면 다시 승선전 트레이닝 단계로 돌아가는 등 피드백을 취한다.

마지막으로 정 팀장은 “정부-해운회사-해상직원 모두가 win-win-win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 구축돼야 한다”면서, “해기사의 역량은 선박안전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이며, 그 역량이 충분하면 사고를 회피하고 안정적으로 회사의 수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근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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