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오후 2시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의 연안여객 안전점검이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서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들을 포함한 해양수산부 관계자들이 장관 의전을 위해 바쁘게 움직였으며, 장관의 동선을 재차 확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해수부·인천항만공사IPA 관계자, 많은 취재진들과 함께 연안여객터미널에 들어섰다. 유 장관의 안전점검은 거침없이 진행됐다. 우선 터미널에 설치된 자동 승선권을 직접 구입하고 게이트를 통과하며 터미널 관계자들에게 신분증 확인 여부와 여객 점검 등 안전관련 사항을 간단히 확인했다. 이어 인천-덕적을 운항하는 ‘스마트’호(KS해운)에 탑승해 선내 구명시설, 소화시설, 안전수칙 등 여부를 스마트호 선장 및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고, 다시 인천으로 돌아온 뒤 인천 제2국제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유 장관 일행은 인천과 중국 칭다오를 연결하는 국제 카페리 위동항운 ‘뉴골든브릿지V'호에 탑승해 선내 시설과 화물 고박점검 등을 확인했다.
 

4월 9일 인천을 마지막으로 제주, 여수 등을 돌며 진행된 안전점검이 마무리됐지만,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고 ‘잘 짜여진’ 계획과 동선에 따라 움직이는 안전점검이 과연 얼마만큼의 실효성이 있을가에는 의문이 갔다. 물론 해수부 장관이 직접 꼼꼼하게 안전을 챙긴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효과는 적지 않다. 다만 평소에도 장관이 나설때 만큼 꼼꼼하게 안전점검이 이뤄지느냐가 문제이다.
 

장관 방문 당일 오전, 기자가 만난 인천 해운항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연안여객선 안전실태는 정부가 주장하는 바와 거리가 있었다. 신분증 확인은 이뤄지고 있지만 도서지역에서 인천으로 들어오는 여객의 경우 제대로 관리가 안되고 있다. 연안 카페리의 차량 고박은 고정되지 않은 나무나 벽돌 등을 이용해 타이어에 받쳐놓는 것이 전부이며, 화물 과적에 관한 점검도 사고 이전과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는 것이 인천지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아니나 다를까 세월호 1주기인 4월 16일을 전후해서 각종 매체들의 연안여객선 현장르뽀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인천 관계자들의 증언과 다를 것이 없는 내용이었다. 승선 점검, 고박, 과적, 선내 안전관리 등 문제점들이 여과없이 드러났다.
 

해수부는 지난 몇달간 강화된 안전대책을 내놓으며 해양안전의 ‘암행어사’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했다. 새로 채용된 해사안전감독관들에게 해양안전의 ‘암행어사’ 역할을 맡기겠다는 내용이었다. 장관의 현장 안전점검도 이벤트성이 아닌 ‘암행어사’와 같은 모습이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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