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클라우드·사물인터넷과 해운업 접목 이슈
비용절감에 적극 활용…지속가능한 성장 ‘시너지’

해운업과 ICT의 융합이 대세로 떠올랐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 급속히 진화하는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 기술과 해운업의 결합이 비용절감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빅데이터를 새로운 사업성장의 기회로 삼고 의사결정에 활용하려는 해운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무인선박도 상용화 초읽기에 들어가 업계의 관심이 극대화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해운업계에서는 ICT 신기술이 시작단계이지만 향후 더욱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해운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ICT 기술의 해운업 접목 현황 및 국내외 선사들의 활용사례를 살펴본다.

과거 IT시대에 비해 오늘날 기기 간 정보교류와 통신사업이 발전하면서 ICT의 활용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ICT의 활용이 필연적인 분야로 해운업이 부각되고 있다. ICT 기술은 해운업의 안전과 스마트화, 친환경 부문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비용절감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기술로 여겨진다. 통신기술의 발달로 과거보다 선박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양이 훨씬 많아지면서 비용절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빅데이터가 해운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GPS와 인공위성을 통해 선상과 육상이 실시간 연결되면서 선박의 실시간 유지보수와 화물상태 관리 및 추적, 효율적인 선박운행 경로, 선박안전 및 보안강화, 선상 인터넷 통한 선원 복지 증대 등 해운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롤스로이스 무인선박
롤스로이스 무인선박
해상위성통신, 해상원격의료, 무인선박
위성통신을 활용한 선박과 육상의 통신망 연결서비스가 점점 확대되면서 해운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요하고 긴급한 데이터의 처리와 저장 뿐 아니라, 선박과 선박, 선박과 육상 간 활발한 실시간 정보교환이 가능해진 것이다. 위성통신기술의 발달과 저렴한 통신비는 7일 24시간 실시간 데이터들을 육상에 제공할 뿐 아니라, 선상 인터넷 서비스가 저렴한 통신비로 더욱 활발해지면서 장기 승선 선원들의 애로사항인 고립감을 해소하는 등 선원복지 향상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위성통신을 활용한 해상원격의료서비스가 본격 시행된다. 그동안 외항상선이나 원양어선에 승선하는 선원들은 의료인 없이 장기간 선상에서 근무하면서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었으나 오는 5월부터는 선원들도 선상에서 위성통신을 활용한 원격의료 시스템을 통해 내과, 피부과 등 경증 질환 치료 및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해양수산부는 해상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위해 부산대병원에 원격의료센터를 두고 외항상선 3척과 원양어선 3척에 심전도계, 화상 원격의료 장비, 혈압계, 소변분석기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선상에서 측정한 선원들의 생체정보는 위성을 통해 부산대병원 원격의료센터에 보내지며, 이를 통해 선원들의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화상원격진료 시스템을 활용하면 선원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소화기, 피부과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의료 지도도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해상원격의료 지원은 국제해사기구IMO에서 2019년까지 도입 예정인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의 필수 항목 중 하나이다.

GPS 항법장치가 발달하고 각종 센서기술이 진화하면서 무인Drone선박도 가시화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군사목적의 잠수함이나 군함 등은 이미 무인선박이 개발 중에 있거나 완료된 상태다. 최근 선박용 엔진 및 터빈공급업체인 롤스로이스는 선원 없이 육지에서 원격으로 조정하는 무인선박의 개발을 준비해 화제가 됐다. 롤스로이스는 2014년 2월 무인 화물선 콘셉트 이미지를 선보이고 “10년 안에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원격으로 제어되는 무인 선박은 유인 선박보다 훨씬 안전하며, 선박 건조 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오염도 적어 해상운송 분야에서 높은 효용성을 제공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선원을 고용하고 관리하는 비용도 크게 절감되고 선박의 무게도 5% 가량 가벼워지며, 연료 소모는 약 12~15% 줄일 수 있다. 또한 모든 시스템이 컴퓨터로 통제되기 때문에 선원 보다 해양에서 위험물을 쉽게 감지할 수 있으며 선원들의 부주의나 피로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드론 선박 운행에 관한 국제적인 규범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며, 해킹 및 책임소재, 과도한 자동화 의존문제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EU는 480만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정보네트워크를 이용한 무인항해시스템 ‘뮤닌MUNIN’ 프로젝트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선박의 빅데이터와 분석, 엔진만큼 중요
통신기술의 발달로 매일 운항하는 선박에서 쏟아지는 정보의 양이 급증하면서 비용절감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빅데이터가 해운업계의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대형 선박에는 저렴해진 소형센서들과 모니터링 및 자동화, 인공위성 장비들이 대거 장착되고 있으며 이는 선박의 연결성을 높이고 선박의 운항 흐름과 상황 데이터를 제공한다. 수집된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해운선사들은 상당한 양의 연료절감이 가능하고 수리 및 유지보수비가 감소하며, Co2 배출도 줄일 수 있는 등 저비용 고효율의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선주, 오퍼레이터, 용선주들에게는 선박의 엔진만큼이나 데이터가 중요해지게 됐으며 단순 정보화가 아니라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분석하는 기술이 화두로 떠올랐다.

빅데이터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연구하여 경제적으로 필요한 가치를 추출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차세대 기술이다. 단순한 대용량 데이터 그 자체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생성할 수 있는 데이터’로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에 더 초점을 둔 용어다. 빅데이터의 3대 특징은 △대용량Volume △다양성Variety △속도Velocity의 ‘3V’로 압축된다. 해운항만물류IT기업 케이엘넷 데이터분석팀 관계자는 “근래에는 3V에 ‘Big Value’를 포함시켜 ‘4V’라고 한다”면서 “빅데이터 분석을 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바로 ‘Big Value’를 발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데이터 수집 관점에서 빅데이터를 말해왔으나, 분석 관점에서 빅데이터는 ‘스마트 분석’이라는 개념으로 재정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는 빅데이터 수집 및 분석 소프트웨어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올 초 스웨덴의 에릭슨Ericsson은 ‘해운 ICT 클라우드(Maritime ICT Cloud)’를 선보였다. 선박과 육상을 연결하는 위성통신 통합 관리서비스로 해운업계가 사물인터넷에 참여하게 하고 항해안전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블랙베리(BlackBerry)도 올초 해운업계에 클라우드 기반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지원시스템을 선보였으며, 컨테이너 안에 장착할 수 있는 IoT, QNX기반의 통신박스 지원시스템을 출시했다.

한편 국내 빅데이터 전문가들은 회사들이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만큼 성숙된 IT조직 문화를 갖추어야 하고, IT와 비즈니스 도메인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단순 기술 역량 이상으로, 비즈니스 목표를 수립하고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찾아내고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서비스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추가적으로 개인정보 유출 및 사생활 침해 문제, 보안 등과 같은 이슈들은 앞으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머스크 트리플E급의 데이터 발생 현황
머스크 트리플E급의 데이터 발생 현황
머스크, “빅데이터, 선대 성장의 큰 기회”
빅데이터 등 ICT 신기술은 해운업계의 기존 사업방식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해운업의 차세대 기술적 진보를 ‘빅데이터’로 보고 적극적인 활용을 추진 중이며 변화하는 ICT 혁명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머스크 측은 “빅데이터는 머스크 선대 성장을 위한 커다란 기회”라면서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새롭게 이해할 것인지와 선박의 기능을 예측하고 시스템의 비효율적인 핸들링을 피할 수 있는지 등을 연구하고 있지만 전체 빅데이터의 잠재력에 비하면 이는 매우 작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 선대에서 발생되는 데이터는 그 자체로 매우 가치있으며 그 자체가 선박과 같은 자산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의 1만 8,000teu급 트리플 E급 선박당 2,000개의 센서와 450km의 케이블이 장착되어 있고 매일 선박 1척당 2GB의 데이터를 발생시키며 머스크의 전체 선대는 자가 및 용선 포함 약 400척으로 매달 30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생산하고 있다. 머스크는 MMT라는 기술팀에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대 효율화 및 에너지효율화, 운영비 최소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동시에 신규사업의 발굴을 추진 중이다. 머스크 측은 데이터는 자산 이용도를 높이는 핵심이며, 실시간 정보의 분석을 통해 장비 업그레이드 및 비용절감을 위한 더 나은 결정을 돕고 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자사 선대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가 CD에 저장된다면, 300미터 높이의 에펠탑과 맞먹을 것이라고 보았으며 대형 오퍼레이터로서 데이터의 무한한 활용 가능성에 주목했다. 머스크 관계자는 “만일 2척의 배만 소유했다면, 2척 분량의 데이터만 확보할 수 있으나 500척 이상의 배를 가졌다면, 완전히 다른 규모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현 시점은 데이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발견하는 단계이고, 오는 몇 년간은 어떻게 우리가 그것을 실험하고, 잠재력을 발견하며 가치를 입증하느냐가 문제”라고 전했다.

CMA CGM, 실시간 컨추적 모바일 앱 ‘TRAXENS’ 출시
NYK, 항해분석 컨선적용…CO2 23% 절감
CMA CGM은 지난 4월 실시간 컨테이너 추적 모바일 앱 ‘TRAXENS’를 개발해 출시했다. 동 앱은 컨테이너의 위치에 대한 정보의 흐름과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한다. CMA CGM은 “화주들의 전화의 34% 가량이 컨테이너의 위치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라며 “새로운 컨테이너 추적 모바일 앱의 도입으로 시간을 절약하고 즉각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동 앱에는 화주의 컨테이너가 발생시키는 정확한 탄소발자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Eco Calculator’와 같은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NYK는 자회사 MTI(Monohakobi Technology Institute)와 2014년 5월부터 항해데이터를 분석하고 에너지절감 적용시스템을 컨테이너선박에 적용한 결과 6개월간 23%의 Co2를 절감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최근 밝혔다. NYK는 기존 선박의 저운항 속도에서 에너지효율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반 년간 수집된 실제 항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선박의 구상선수(bulbous bow)를 리모델링하거나 선체Hull의 침수부분에 적합한 연료절감장치 ‘MT-FAST’ 방법을 적용시키는 등의 연구를 진행해왔다.

한진해운의 경우 자사의 최첨단 자동화 터미널인 한진해운신항만을 대표적인 ICT 도입사례로 꼽았다. 한진해운신항만은 유비쿼터스를 실현한 최첨단 자동화 터미널로 첨단 IT 인프라 네트워킹 체제로 신속한 작업 환경을 갖췄으며, 무인 자동화와 전사적 작업지시를 아울러 생산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게이트 운영(Gate Operation)의 경우 RFID 차량 인식 기술과 영상 촬영 시스템을 이용하여 원활한 반출입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본선 양적하 컨테이너 모니터링 시스템은 세계 컨테이너 터미널 중 유일하게 설치, 운영되고 있는 특화된 시스템이다. 본선 양적하 작업 시 현장 안전과 컨테이너의 외관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그 영상을 기록 저장하는 시스템으로 본선 선적 시 오선적으로 인한 작업 손실을 최소화하여 작업 능률을 올리고 서비스 질을 높이고 있다.

현대상선은 2013년 IBM DW어플라이언스 네티자를 도입해 각종 해사정보 및 항해관련 빅데이터 실시간 처리에 사용해오고 있다. 현대상선이 선박과 주고 받는 데이터 기준으로 전체 선대에서 매일 약 2GB의 데이터가 발생한다. 대량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는 네티자는 준 실시간 분석 데이터를 적시에 제공해 의사결정을 지원하도록 개선돼 운영 중이다.

그러나 국내 해운업계는 사물인터넷이나 빅데이터 등의 도입 및 활용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 따르면, 선사들은 아직까지 빅데이터를 보관, 분석하는 역량을 갖추지 못했으며 새로운 ICT 투자에는 비용부담 등으로 소극적인 상황이다. 일부회사는 검토 단계이나 상당수는 도입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장 관계자는 국내 중견선사들의 경우 과거 20-30년간의 데이터를 축적해왔으나 이를 보관하는 슈퍼컴퓨터가 없어 데이터가 자동소멸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내 선사들, 기존 IT시스템 유지 및 고도화
그러나 국내 해운선사들은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이전부터 IT시스템을 구축하고 고도화사업 등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RFID를 통한 화물추적, 운항 모니터링을 통한 선박위치추적, 연료절감 시스템 뿐 아니라 자체적인 IT업무시스템을 기구축하고 데이터 분석을 사업에 지속적으로 활용해오고 있다.

고려해운, 흥아해운, 장금상선 등의 중견선사들은 아직까지 빅데이터 등의 신기술은 도입하지 않았으나 기존에 구축한 IT시스템을 계속해서 활용하고 있다. 고려해운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도입하거나 활용한 사례는 아직 없으나 기존의 IT팀에서 운영비 절감을 위한 자동화, 원격제어, 실시간 화물 관리 등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흥아해운 역시 “빅데이터라고 해서 따로 개발해 쓰지는 않고 있지만 예전 사업 데이터를 계속 활용하고 있다”면서 “매출이나 항로 등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금상선 IT팀 관계자는 “요구사항에 따라 필요할 수도 있으나 아직 빅데이터의 활용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성해운은 2012년말 IT 시스템인 ‘NSICON’을 확대개편하여 고객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선박과 화물 위치 등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벌크선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중 SK해운은 다양한 IT시스템을 구축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선박운항현황과 관련 육·해상간 시스템인 ‘MTIS(Marine Total Information System)’와 ‘VIS(Vessel Information System)’를 구축하여 선박 운항컨디션, PMS, 선원정보, 안전정보, 구매 및 각종 스케줄 등에 대한 데이터를 육상·선박 및 관련 협력업체가 상호 공유하고 있다. ‘E-Procument’ 시스템을 통해 선박 자재발주 및 구매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본선용 기상정보조회 시스템 BRIDGE(Bridge Risk Informati
on Data Gathering Engine)와 육상관리자용 시스템 ‘SK Safety Management System’, 기상 화상회의 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있다.

팬오션의 경우 2008년 전사 경영혁신 시스템 'SAIMS’를 도입하고 인사, 경영, 재무, 회계, 리스크의 각 위험 요인을 수집, 분석하여 유형별로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관련 위험성을 사전차단하고 있다. 팬오션의 리스크 관리 위원회는 지난 45년 동안 축적된 각종 운항정보와 노하우가 담겨 있는 동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안에 따라 분기별 또는 수시회의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폴라리스쉬핑은 2013년 6월 운항부문에서 오퍼스 벌크(OPUS Bulk) 솔루션을 도입했으며 채산성 검토, 운항수지관리, 항차분석 및 월결산업무 등의 작업을 빠르고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선박과 ‘오퍼스 벌크’와의 운항 보고서 연동을 통해 운항속도, 연료 및 윤활유 소모량, 운항비용 등을 다양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됨으로써 운항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폴라리스쉬핑 관계자는 “회사가 창립된지 10년밖에 되지 않아 축적된 데이터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며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각 운항 담당자들이 관련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고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 원스톱 솔루션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해운의 경우 “운항팀에서 선박위치추적이나 연료절감시스템 등 IT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빅데이터나 사물인터넷 등은 벌크 선사보다 정기 컨테이너 선사의 실시간 화물추적 등에 더 많은 활용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클라우드와 관련해서는 많은 해운물류기업들이 비용과 운영의 편리성 측면에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보안 등의 우려로 확산은 본격화되어 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싸이버로지텍에 따르면, 중소형 업체들이 많은 벌크업계에서는 해외 선사들을 중심으로 클라우드와 SaaS방식 솔루션의 채택이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비슷한 서비스 도입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는 ‘데이터는 미래 사회의 경쟁 우위를 좌우하는 21세기 원유’라 지칭하며, 기업은 다가오는 데이터 경제시대를 이해하고, 정보 고립(Information Silo)을 경계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자문한 바 있다. 아직은 초기단계이지만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등 ICT 관련 기술과 서비스의 도입이 점차 국내 해운업계에도 확대될 전망이다. 데이터의 저장, 개방, 공유와 관련된 문제와 관련 소프트웨어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아 빅데이터 등 신규 ICT기술에 대한 투자전략이 구체화되지는 않고 있으나 ICT는 비용절감과 경쟁력 확보 차원을 넘어 미래 해운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로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주요 해운선사의 ICT 활용사례

머스크-매달 30TB 데이터 발생, “정보가 곧 자산”
빅데이터가 세계 1위 해운선사 머스크라인의 사업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머스크의 각 사업팀들은 중요한 사업 결정을 위해서 실시간 데이터를 사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으며 선박의 매입과 처분을 비롯한 회사의 모든 결정과정을 이해하는데 빅데이터가 상당한 도움을 준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데이터는 그 자체로 매우 가치 있다고 보고 선박과 같은 자산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머스크의 기술팀 ‘MMT(Maersk Maritime Techno
logy)’에 따르면, 1만 8,000teu급 트리플 E급 선박당 2,000개의 센서와 450km의 케이블이 장착되어 있으며 매일 1척당 2GB의 데이터를 생산한다. 머스크 전체 선대는 자가 및 용선 포함 약 400척으로 매달 30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발생시킨다. MMT는 선박에서 매일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선대 효율화 및 에너지효율화, 운영비 최소화에 나서고 있으며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에 나서고 있다. 또한 최신기술을 활용하여 선박의 구상선수(bulbous bow) 및 프로펠러 등을 개조하거나 엔진을 미세조정하여 선박의 효율성을 최대 7-8%까지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머스크가 최근 발표한 150억달러의 신조프로그램에서도 선대 재조정 및 신조선의 매입 결정을 위해 MMT가 상당한 역할을 담당했다. MMT측은 “중요한 것은 30테라바이트를 최대한 잘 활용하는 것과 여기서 배울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MT는 선박들이 0.1%의 황산화물 배출 제한 내에서 운항할 수 있게 도울 뿐 아니라 선체Hull의 최적화도 추진 중이다.

머스크는 뭄바이에 위치한 ‘글로벌 항해센터(Global Voyage Centre)’ 상황실에서 스크린에 표시된 지도 위에 움직이는 빨간 점들의 진행상황을 7일 24시간 모니터링한다. 빨간 점들은 전 세계에 운항 중인 머스크 선박의 정확한 위치를 짚어내고 있다. 연료효율성과 날씨상황 등을 모니터링할 뿐 아니라 선박이 최적의 속도를 벗어났을 때 상황실은 즉각 선장과 연결하여 원인을 살피고 시정을 요구한다. 이를 통해 머스크는 2013년 연료비를 850만달러를 절감했으며 올해는 2,000만달러의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머스크는 북해 Culzean 가스유전의 해저탐사에 투입된 머스크 드릴링 리그(Maersk Drilling rig)에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동 리그에는 4,000개의 센서와 3만개의 데이터 태그가 장착되었다. 매우 높은 온도의 Culzean 가스유전은 현재 머스크 오일에 의해 개발이 진행 중이며, 대형선박이 460㎢를 커버하고 10초마다 사운드를 발생시켜 유전 지하표면에 무엇이 있는지 분명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유지보수maintenance에 있어서도 빅데이터의 실시간 활용은 더 나은 결정을 하게 해준다. 머스크는 음향신호를 사용해 부식을 측정하고 다른 파라미터를 적용함으로써 장비의 업그레이드 및 교체 시점에 대해 더 정확하게 파악 할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밖에도 머스크는 2012년부터 스웨덴 에릭슨과 공동으로 냉동 컨테이너 추적시스템RCMS를 개발했다. GSM모뎀을 리퍼 컨테이너에 장착시킴으로써 REFCON 소프트웨어와 연결되어 리퍼 원격 모니터링 및 관리가 가능하다.


한진해운-유비쿼터스 실현 최첨단 자동화 터미널
한진해운은 대표적인 ICT 활용 사례로 부산 한진해운신항만 터미널을 꼽았다. 한진해운신항만 터미널은 2009년 5월 정식 개장식을 가진 최신식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이다. 선박 대형화 추세에 맞추어 약 21만평의 부지에 접안 수심 18m를 확보하고 있으며, 1만 8,000teu급 초대형 선박의 물량 처리가 가능하다. 총 12기의 국내 최초 탠덤Tandem 방식의 갠트리 크레인을 도입하고 야드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통해 연간 280만teu 이상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다. 탠덤방식은 40피트 컨테이너 2대를 동시에 양하역 작업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한진해운신항만은 유비쿼터스를 실현한 최첨단 자동화 터미널로 첨단 IT 인프라 네트워킹 체제로 신속한 작업 환경을 갖추고, 무인 자동화와 전사적 작업지시를 아우르며 생산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게이트 운영(Gate Operation)의 경우 RFID 차량 인식 기술과 영상 촬영 시스템을 이용하여 원활한 반출입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RFID 또는 바코드를 인식하여 차량 정보를 확인하고, 영상 촬영으로 컨테이너 외관 손상 여부를 검사한다. 사전정보(EDI Copino)를 통한 정확한 컨테이너의 반출입 승인 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이용한 컨테이너 위치 정보 및 사전정보 확인으로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고 있다.

야드 운영(Yard Operation)의 경우 게이트 반출입 또는 선박의 양하 및 선적되는 컨테이너의 효율적인 장치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내외부 차량의 블록 진입시 RFID에 인식됨에 따라 크레인 사전 준비를 유도하고, 지속적인 크레인 작업으로 인해 작업 처리 속도 및 소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시스템 관리 체계에 따른 ‘Auto Rehandling’으로 불필요한 이적 작업을 최소화하고, 운영 시뮬레이션으로 현 야드 상황을 토대로 미래 시점의 비효율적인 작업 발생을 사전방지하고 있다. 본선운영(Ship Operation)도 효율적인 선석 운영과 최적화된 하역 작업 계획으로 생산성을 제고하고 있다. 무선 단말장치를 통한 작업 지시로 야드트럭YT의 신속한 이동을 유도하고 본선과 YT간의 최단거리 계산으로 이동거리를 축소하고 있다.

한진해운신항만의 특화 시스템으로는 ‘게이트 반출입 컨테이너 모니터링 시스템’과 ‘본선 양적하 컨테이너 모니터링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게이트 반출입 컨테이너 모니터링 시스템은 터미널 게이트 입구에 반출입 컨테이너의 외관 손상 식별을 위한 특화된 게이트로. 컨테이너의 외관 이미지와 동영상을 기록, 저장하여 필요시 고객에게 제공한다. 본선 양적하 컨테이너 모니터링 시스템은 본선 양적하 작업시 현장 안전과 컨테이너의 외관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그 영상을 기록 저장하는 시스템이다. 본선 선적 시 오선적으로 인한 작업 손실을 최소화하여 작업 능률을 올리고 서비스 질을 높이고 있으며 세계 컨테이너 터미널 중 유일하게 설치, 운영되고 있는 특화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도 한진해운은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다양한 모바일 웹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4년 모바일 앱 최신 버전을 통해 선하증권(Bill of Lading)의 발급신청 및 확인을 모바일로도 가능케 하고, 화물 추적 및 운항 스케줄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하여 화주들의 업무 처리가 한층 쉬워지도록 했다. 선적 정보뿐만 아니라 Visibility Summary, 서비스 노선도 등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조회할 수 있다. 또한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채널로서 VOC(Voice of Customer) 메뉴를 추가하여 한진해운이 고객들의 요구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상선-매일 2GB 데이터 실시간 정밀 분석
현대상선은 2013년 IBM DW어플라이언스 네티자를 도입해 각종 해사정보와 항해관련 데이터 실시간 처리에 사용해오고 있다. 현대상선은 선박과 주고 받는 데이터 기준으로 전체 선대에서 매일 약 2GB의 데이터가 발생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네티자 도입 후 사용자 조회 속도와 데이터 가공 속도가 향상되었으며, 몇 시간씩 걸리던 데이터 가공시간이 분 단위로 단축되었고 하루 전 데이터를 받아서 영업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준 실시간으로 가공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실시간에 가까운 데이터 가공으로 더 정밀해진 분석 결과를 얻고 있다. 기존에는 단순한 영업 실적 데이터도 두시간 반 이상의 시간을 들여 분석해야 했는데 네티자 도입 후 이를 30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하루 전 데이터가 아닌 분 단위의 데이터를 즉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데이터 분석 정확도가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이런 도입 효과는 기존에 낭비되었던 인프라를 재활용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전에는 분석을 하더라도 결과는 일반적인 수준의 의사결정에 그쳤지만 이제는 데이터 가공속도가 단축되어 매우 정밀한 데이터 분석까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네티자 도입과 관련 현대상선 관계자는 “대량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며 준 실시간 분석 데이터를 적시에 제공해 의사결정을 지원하도록 개선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컨테이너 실시간 추적 모바일 앱 등 관련 시스템도 구축했다. 현대상선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화물 수출입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해 2013년부터 서비스에 들어갔다. HMM Track 앱은 간단한 알람 기능 설정으로 화물의 선적, 양하, 목적지 도착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줘 고객들의 업무 처리가 한층 쉬워졌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선적 예약(Booking), 선하증권(Bill of Lading)조회, 선박 스케쥴 조회, 화물의 위치 추적, 업무 담당자 조회 등의 업무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됐으며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내려 받아 사용 가능하다.

SK해운-MTIS·VIS·BRIDGE 도입 및 스마트십 연구
SK해운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IT 시스템을 꾸준히 구축해오고 있다. 선박운항현황과 관련해서는 육·해상간 시스템인 ‘MTIS(Marine Total Information System)’와 ‘VIS(Vessel Information System)’를 구축하여 선박 운항컨디션, PMS(Planned and Preventive Maintenance System), 선원정보, 안전정보, 구매 및 각종 스케줄 등에 대한 데이터를 육상·선박 및 관련 협력업체가 상호 공유함으로써 업무의 효율성 제고는 물론 유사시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E-Procument 시스템을 통해 선박 자재발주 및 구매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본선용 기상정보조회 시스템 BRIDGE(Bridge Risk Information Data Gathering Engine)도 활용하고 있다. 향후 10일간의 정확한 예보를 원하는 시점에서 언제든지 이메일 시스템으로 받아볼 수 있으며 본선 선장들이 기상적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전운항 및 경제운항에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다. 기압 배치도, 파고와 너울, 풍향·풍속, 해류 등 본선 운항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육상관리자용 시스템의 경우 ‘SK Safety Management System’이 있다. 동 시스템은 운항관리자, 안전운항 감독을 위한 웹베이스 시스템으로서, 인터넷을 통해 언제든지 항행 선박의 안전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구성된 시스템이다. 기상적인 위협뿐 만 아니라, 인도양에서 활동하는 해적에 대한 정보 또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어 선박의 안전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기상 화상회의 시스템도 구축했다. SK해운은 민간 기상업체인 ‘Weathernews’와 실시간 화상회의를 통해 모든 선박의 안전 항행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전 세계의 실시간 기상 상황과 예보를 통하여 선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상 리스크를 상시 모니터링하여 선박의 안전하고 경제적인 항행을 지원하고 있다. SK해운은 향후 ICT 관련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해당 부서에서 스마트십에 대해 연구study가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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