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 2만teu 대응 이상 無..

상해 양산항, 싱가포르항, 로테르담항, 요코하마항 등과 허브항 경쟁 격화

 
 

해운업계의 초대형 컨선 발주로 항만업계는 이를 서비스하기 위한 또다른 경쟁국면에 들어갔다. 1만 8,000~2만teu 컨선 입항이 가능한 수심과 안벽을 확보해야 하고, 대형선의 양하역 작업을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항만시설을 보강하고 있다. 부산신항, 상하이 양산항, 싱가포르항, 로테르담의 마스블락테2 터미널 등이 초대형선 허브항만 경쟁을 선도하고 있으며, 향후 일본 요코하마항도 동북아 허브항만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만teu급 이상 2만 5천eu 선박 출현에 대비한 R&D도 이뤄지고 있다. 현재 항만하역 시스템으로는 2만 5천teu급 컨선 처리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포스트 2만teu 시대’를 대비한 글로벌 항만업계의 대응이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2015년 새해부터 세계 해운시장은 2만teu 컨테이너 선박 발주소식으로 들끓었다. 1만 8,000teu급 Triple-E급 컨선이 발주된지 3년여만에 2만급 컨선이 발주되고 있으며 올 한해 최소 30척 이상의 1만 8,000~2만teu의 극초대형 선박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시장에는 컨테이너 선박의 극초대형화를 이끌었던 머스크의 1만 8,000teu급 선박들이 13척 투입됐고, 지난해 12월에는 1만 8,982teu급 CSCL ‘GLOBE’호, 올 1월에는 1만 9,224teu급 MSC ‘OSCAR’호가 인도됐다. 이어 2013년 이후 발주된 대부분의 1만 8,000teu 이상 선박들은 올해부터 차례차례 시장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컨테이너 선박의 ‘극’초대형화에 따라 전세계 항만산업의 대응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선박 대형화와 선사간 얼라이언스 재편으로 세계 주요 항만들은 허브포트(Hub Port)가 되기위한 치열한 경쟁에 들어간 것이다. 기본적으로 초대형 컨선 입항이 가능한 수심과 안벽을 확보하고, 빠른 컨테이너 양하역 처리를 위한 최신 설비를 갖춰야 한다.
 

1만 8천~2만teu, 선박길이 400m, 폭 58~59m, 만재흘수 16m 규모
부산신항, 중국 상하이 양산항, 싱가포르 파시르판장, 로테르담 마스블락테2 경쟁 우위
조선업계와 항만전문가들은 2만teu 선박이 출현해도 선박의 크기는 1만 8,000teu급과 비교에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분석한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머스크의 1만 8,000teu급 선박의 총 길이는 399.2m, 폭은 59m이며 만재흘수는 16m이다. 현재 인도된 컨선 중 최대 규모인 1만 9,224teu급 MSC의 ‘OSCAR’호는 길이 395.4m, 폭 58.6m이며, 삼성중공업이 MOL에서 수주한 2만 100teu 선박은 길이 400m, 폭 58.8m로 공개됐다. 이들 선박 모두 최소 수심 16m이면 입항이 가능하다. 최상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연구실장은 “2만teu급 까지는 기존 1만 8,000teu를 수용하는 터미널 시설에서 충분히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며, “최첨단 시설을 보유한 항만의 경우 1만 8,000teu급 선박의 일일 하역서비스가 현재도 가능한 만큼 2만teu 선박에 대해서도 빠른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시점에서 1만 8,000~2만teu급 선박 처리가 가능한 항만터미널로는 부산 신항, 중국 상해 양산항, 싱가포르 파시르판장(Pasir Panjang) 터미널, 로테르담항의 마스블락테 2(Maasvlakte 2) 등이 꼽힌다.
우선 부산신항의 경우 현재 운영되고 있는 5개 부두 모두 초대형선 입항의 구조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항만공사BPA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신항1부두(부산신항국제터미널, PNIT)는 부두길이 1,200m, 전면수심 16m, 신항2부두(부산신항만, PNC)는 부두길이 2,000m, 전면수심 16~17m, 신항3부두(한진해운신항만, HJNC)는 부두길이 1,100m, 전면수심 18m, 신항4부두(현대부산신항만, HPNT)는 부두길이 1,150m, 전면수심 16~17m, 신항5부두(부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 BNCT)는 부두길이 1,400m, 전면수심 17m를 보유하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5개 부두에 초대형선 입항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된다.
 

 
 
부산신항 토도제거 사업 착수, 초대형선 입항시 안전성 확보
양산항 4단계 개발사업 확정, 파시르판장 18m 수심 자랑,
마스블락테2 올 2월 개장, 요코하마항 수심 20m 터미널 개발 착수

부산신항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초대형선 입항에 걸림돌이 돼왔던 ‘토도’ 제거도 올해 국책사업으로 반영돼 사업이 진행된다. 토도제거로 현재 400m였던 신항 입구의 항로폭이 800m까지 늘어나게 되며 항로폭 확장으로 초대형선 진입시 안전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상하이의 양산항도 2013년 수심확장으로 16m 수심을 확보했다. 2005년 개장한 양산항은 낮은 수심을 극복하기 위해 3차례 공사를 거쳐 현재 16m 수심을 보유했으며 작년말에는 4단계 개발사업이 확정돼 5만톤급 컨테이너 선석 5개, 7만톤급 컨테이너 선석 2개 등이 추가로 개발될 계획이다.

PSA가 운영하는 싱가폴 파시르판장(Pasir Panjang) 터미널은 총 4개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28개 안벽을 보유하고 있다. 1번 터미널은 15m 수심을 보유해 극초대형선 입항에는 무리가 있으나, 2�·3번 터미널은 수심 16m, 5번 터미널은 18m 수심을 갖고 있다. 5번 터미널의 경우 총 부두길이가 1,850m이며, 2번 터미널은 2,300m, 3번터미널은 3,000m에 달한다.

로테르담의 마스블락테2 터미널은 유럽 최대의 컨테이너 허브가 될 전망된다. 마스블락테2 터미널은 머스크의 자회사인 APMT가 운영하는 APM터미널이 2월부터 본격 운영되기 시작했으며, DP월드와 CMA CGM, MOL, APL, 현대상선이 운영하는 로테르담 월드게이트RWG도 조만간 운영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APM터미널은 20m 수심에 1,000m 부두길이를 보유했으며, RWG는 20m 수심에 1,900m 부두길이를 보유했다. 양 터미널 모두 열차터미널과 500m 길이의 바지선 전용터미널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요코하마항도 극초대형선 대비에 한창이다. 일본 최대 시설을 자랑하는 미나미혼모쿠 부두는 컨테이너 장치능력이 1만 8,000teu, 안벽 수심이 16m에 이른다. 또한 요코하마항 부두 주식회사는 일본 최초로 수심 20m 안벽을 가진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MC-3)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요코하마항은 JOC가 지난해 발표한 8,000teu급 이상 선석생산성 상위 항만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상하이항, 싱가포르항, 부산항이 경쟁하고 있는 동북아 허브항만 경쟁에 새롭게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들 터미널 이외에도 중국 닝보-저우산항, 텐진항, 유럽의 함부르크항 등도 대형선 유치를 위한 항만인프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신항 2만teu 처리가능 22열 이상 C/C 보유, 노후 하역장비는 매각 추진
전세계 주요 항만들은 초대형 선박유치를 위한 인프라 확장에 메달리는 동시에 선박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설 현대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수심과 안벽길이를 갖추었다 하더라도 선사가 원하는 빠르고 효율적인 화물처리를 위해서는 선박 규모에 걸맞는 컨테이너 크레인과 항만자동화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초대형선 하역작업에 있어 수심과 안벽길이 외에 요구되는 부분은 최소 22열 이상의 컨테이너 크레인 보유여부이다. 국내 조선공학과 교수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1만 2,000teu의 경우 컨테이너를 20열 이상 적재하고 1만 8,000teu는 22~23열 적재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신항의 경우 22열 이상 컨테이너크레인 보유에는 큰 문제가 없다. BPA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부두별 컨테이너크레인 보유여부와 관련, PNIT는 총 11기(22열 9기, 24열 2기), PNC는 19기(22열 9기, 24열 10기), HJNC는 12기(24열 12기), HPNT는 11기(24열 11기), BNCT는 11기(24열 11기)를 보유했다. 보유한 컨테이커 크레인이 모두 22열~24열 급으로 초대형선 하역에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싱가폴의 PSA가 운영하는 터미널의 경우 최대 23열의 컨테이너크레인을 갖추고 있어 부산신항은 비교적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컨테이너 크레인 이외의 하역장비의 경우, 부두별 격차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개별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BPA는 PNIT에 설치된 안벽크레인 9대, 야드크레인 28대, 야드트렉터 54대, 포크리프트 4대 등 163대의 하역장비를 매각하고 이들 장비의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타 부두의 장비에 비해 성능이 떨어져 초대형선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JOC “日 요코하마항, 中 텐진항 생산성 최고” 발표, 부산항은 9위 그쳐
그렇지만 크레인, 운영시스템, 운영자 교대근무, 선박과 장치장간 이동 시간 등 전체적인 항만생산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볼때 부산신항의 성적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발간된 JOC(Jo
urnal of Comeence)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각 항만의 선석 생산성 순위에서 텐진항이 1위를 차지했으며, 그다음은 칭다오항, 닝보항, 제벨알리항UAE, 요코하마항, 연태항, 샤먼항, 부산항, 난샤항의 순으로 부산항은 9위를 차지했다. 8,000teu급 이상 생산성에서 부산항은 10위권 내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며 개별 항만터미널 순위로 부산신항 3부두인 HJNC 터미널이 9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 전부이다. 반면 일본의 요코하마항은 8,000teu급 이상 생산성 순위 1위, 전체 6위를 차지했고, 중국항만은 8,000teu 이상 생산성 상위 10개 항만 중 6개 항만(텐진 4위, 닝보 5위, 칭다오 7위, 사면 8위, 연태 9위, 대련 10위)이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JOC는 선석생산성에 있어 아시아 항만이 우월성을 보이고 있는 것은 24시간 작업과 고도화된 항만 자동화 수준, 많은 환적화물을 꼽았으며, “세계 터미널 운영사들은 초대형선 운항시대의 도래로 가능한한 빠르고 효율적으로 항만 내 선박들을 처리해야 하는 부담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JOC는 “선박크기와 컨테이너 화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항만이 초대형 선박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통해 고도의 생산성을 확보해야 하며, 사전에 선박의 화물적하 계획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선사와 협업해야 하고 충분한 장치장을 확보해 적절한 곳에 컨테이너를 장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게이트와 내륙운송 네트워크간 연속작업이 이뤄지도록 트럭, 관세사, 철도회사 등과도 긴밀히 협업하는 등의 막힘없는 공급사슬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창호 인천대학교 교수는 “선사의 초대형선 발주 이유 중 하나는 비용절감이다. OSC사에 따르면, 2만 4,000teu 선박은 단위당 운송비에서 1만 6,000teu 선박에 비해 17.4% 저렴하다고 조사됐다. 선사의 비용절감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시대에 항만과 터미널은 생산성으로 평가받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2만 5,000teu는 2만teu와 완전히 다른 선박.. 새로운 하역시스템 필요”
조선�·항만 연구자들은 2만teu 컨선이 항만에 입항하는 시대가 2년후면 도래할 것이고,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만teu를 넘어 2만 5,000teu급 선박도 예상보다 빠르게 발주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2만teu 선박과 그 이상 크기의 선박은 완전히 다른 선박이라는 점이다. 한 조선공학 교수는 “2만teu급 컨선은 기본적으로 1만 8,000teu 컨선과 비슷한 사이즈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컨테이너를 적재하느냐의 차이다. 컨테이너를 적재하는 방식, 엔진 등 기자재의 소형화 등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그 이상 사이즈로 커지면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만teu급 이상 선박의 기준점으로 여겨지는 2만 5,000teu급 선박이 실제로 출현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2만teu급 선박이 막 발주한 상황에서 2만 5,000teu급 선박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기술적으로 2만 5,000teu급 선박 건조가 가능한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발주 결정을 내는 해운업계와 달리 조선업계와 항만업계는 이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1년 Tripe E가 처음 발주될 때만 하더라도 해운업계는 그렇게 큰 사이즈의 컨선이 시장에서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그렇지만 2013년 동 선박이 시장에 투입되고 대형선 발주효과가 나타나니 초대형선 발주 러쉬가 이어져오고 있다”면서, “1만 8,000teu급 이상 선박이 올해와 내년 집중적으로 투입되면 초대형선 발주의 효과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고, 만약 이러한 평가가 긍정적이라면 선사들은 그 이상의 선박을 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GTO 미래 항만터미널 관련 R&D 진행..
KMI 2만 5천~3만teu급 컨선대응 연구 개시

항만 연구자들은 현재의 항만 시스템으로 2만teu급 선박 처리는 가능하지만 그 이상의 선박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KMI 최상희 실장은 “5년내에 2만 5,000teu까지 충분히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을때, 현재의 항만서비스 수준으로는 2만 5,000teu에 대한 일일하역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면서, “선사가 더 큰 선박을 발주하는 이유는 운영비 절감이 가장 큰데 항만에서 이러한 선박을 하루에 처리 못하면 오히려 운영비가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결국 2만teu 이상급 선박 처리를 위해서는 항만 하역시스템의 혁신적인 변화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와 물류업체는 이미 새로운 하역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선사 머스크의 터미널운영사 자회사인 APM은 물론, DP월드, PSA 등도 관련 R&D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핀란드의 카고텍은 이미 2011년 ‘Port 2060’을 제시하는 등 신개념 항만터미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KMI 주도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KMI는 2만 5,000teu~3만teu급 컨선의 크기를 추정하고 이러한 극초대형선 기항에 대비하기 위한 미래형 항만모델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우선 1단계로 2만 5,000teu급 이상 선박 기항 시 우리나라 항만이 일일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신개념의 미래형 컨테이너 터미널의 설계·운영기술 및 동적축소모형을 개발하고 있다. 최상희 KMI 실장은 “2만 5,000teu 시대의 항만 경쟁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글로벌 터미널운영사들이 이미 초대형선 기항에 따른 미래항만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우리 항만도 이에 대한 R&D를 확대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향후 항만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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