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4척 170억원 경매청구, 낙찰가율 20~30%대
수차례 유찰 끝 2척 낙찰…나머지는 3월 경매 재진행

 
 
청해진해운 소유의 선박들이 헐값에 잇따라 매각되면서 세월호 관련 보상비나 구상금 회수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채권자에 의해 법원경매에 나온 청해진해운 소유 선박은 총 4척으로 이중 2척이 헐값에 매각됐으며 나머지 2척은 오는 3월 경매에 다시 붙여질 예정이다. 앞으로 선박들이 모두 팔린다고 해도 낙찰가율이 뚝 떨어져서 채권금액의 상당부분을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월호 쌍둥이선 ‘오하마나’호 헐값에 낙찰-28억 4천만원
세월호의 쌍둥이배로 알려진 청해진해운 소유 ‘오하마나’호가 최근 열린 법원경매에서 4차례의 유찰 끝에 헐값에 낙찰됐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월 14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오하마나호는 3명이 입찰한 가운데 부산소재 선박무역업체인 ㈜서동마리타임에 낙찰됐다. 낙찰가는 감정가 105억 1,244만원의 27.0%인 28억 4,000만원이다.

6,322톤급의 오하마나호(MV Ohamana)는 지난 1989년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시모노세키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령 25년의 선박이다. 길이 132.92미터, 폭 22미터로 세월호와 거의 유사한 구조이며 인천-제주 노선에 세월호와 교대로 투입됐다. 오하마나호는 대형 여객선으로 청해진해운 소유 선박 중 감정가가 가장 많았으나 세월호 사고 탓에 사려는 사람이 없어 유찰이 4번 거듭되면서 가격이 뚝 떨어졌다. 
해운업계는 이번에 낙찰된 오하마나호는 선령이 오래됐을 뿐 아니라 지난 4월 침몰한 세월호의 동형선이란 인식이 강하여 국내 여객선으로 활용되기 힘들 것이라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오하마나호는 운항 보다는 강제·강판의 부품 및 고철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청해진해운은 세월호 참사 발생 이전인 지난 2월 해외 중고선박 매매 사이트에 세월호와 오하마나호를 매물로 내놨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현재 오하마나호는 인천항 여객부두에 정박해 있다.
 

396톤 ‘데모크라시5’호 감정가 30%에 팔려-3억 6천만원
지난해 9월 청해진해운 소유의 선박들이 법원 경매시장에 나왔으나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 채권자인 한국산업은행은 세월호 참사로 사업면허가 취소된 청해진해운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보유선박에 대한 경매 등 담보권 실행 절차에 착수했다. 산업은행은 ‘오하마나’호 외에 ‘데모크라시1’호와 ‘데모크라시5’호, ‘오가고’호 등 청해진해운 소유 선박 4척을 경매신청하면서 총 170억 6,087만원을 채권액으로 청구했다.

이번에 낙찰된 오하마나호에 앞서 데모크라시5호는 지난해 12월 12일 매각됐다. 데모크라시5호는 인천-백령 노선을 운항했던 396톤급의 쾌속선으로 3번의 유찰 끝에 감정가 12억원의 30%인 3억 6,100만원에 낙찰됐다. 데모크라시5호는 선령 20년의 노후선이고 선질이 합성수지로 제작돼 고철로도 활용하기 어려워 유찰이 계속됐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은 이번에 경매된 오하마나호와 데모크라시5호의 낙찰가를 합해도 청구액의 18.7%인 32억 가량 밖에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선박 매각대금은 해양환경관리공단이나 인천지방항만공사,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이 청구한 세월호 관련 보상비용이나 구상금으로 쓰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나머지 2척은 3월 순천지원서 경매
청해진해운 소유의 나머지 선박 2척은 데모크라시1호와 오가고호로 오는 3월 3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재경매에 나올 예정이다. 선박의 감정가는 데모크라시1호(294톤급)가 12억 2,858만원, 오가고호(297톤급)는 28억 5,674만원이다.
그러나 2차례가 유찰돼 최저가는 감정가의 절반가량으로 떨어진 상태이다. 따라서 이번 경매 회차에서 최저가로 낙찰된다고 하더라도 22억원 가량만 회수할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 유찰될 가능성도 있어 산업은행은 청구액을 전액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한국해운조합을 비롯한 임금채권자 31명이 해당 사건에 임금채권을 청구한 상태이다. 임금채권은 경매 시 우선 변제돼 채권자인 산업은행의 손실금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나머지 2척의 경매가 진행되어야 알겠지만, 감정가가 가장 높았던 오하마나호가 워낙 저가에 낙찰돼 한국산업은행 청구액의 상당부분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경매에 붙여질 2척의 선박은 현재 전남 여수항 여객 및 유람선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