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1월 15일 연구보고서 ‘중국 조선산업 및 국내 중소조선산업 경쟁력 현황’을 발표했다. 보고서 내용 중 ‘중국 조선산업의 경쟁력 현황’ 부문을 필자 동의를 얻어 게재한다.                                                                                  -편집자 주-

1. 조선산업 환경
□중국은 넓은 지역에 조선소들이 자리잡고 있어 지리적 입지에 있어서는 불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약 14,500km에 이르는 매우 긴 해안선을 가지고 있으며 긴 해안선 뿐 아니라 장강 등 큰 규모의 강을 따라서도 조선소가 자리잡고 있는 등 매우 넓은 지역에 걸쳐 조선소가 분포하고 있다.
-이는 부산-울산-경남지역과 일부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좁은 지역에 밀집되어 있는 한국 조선산업과 대조를 보인다.

 
 
-한국 조선산업의 경우 조선소가 밀집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를 지원하는 기자재단지가 인근에 형성되어 효율적인 물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상호간의 의사소통이 수월하여 유리한 측면이 있다.
-반면 중국 조선산업은 특정지역에 조선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기에 어려움이 있고 물류에 비효율적인 요소가 많다.
 

□이에 중국정부는 환발해만, 장강하구, 주강하구 등 3대 지역을 중점선박산업기지로 선정한 바 있으나 이마저도 한국에 비해서는 넓은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중국정부는 ‘2006년 선박공업 중장기발전계획 2006~2015’를 통하여 대련을 중심으로한 환발해만, 상해 인근의 장강하구, 광저우 지역의 주강하구 등 3개 지역을 선박공업 3대 중심지로 선정했다.
-이는 전국에 어지럽게 흩어진 조선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효율화와 내실화를 기할 목적으로 보이나 이들 3개 지역만 하여도 한국조선산업에 비해서는 매우 넓은 지역이다.
-일부 기자재공장들의 입지 선정에는 참고가 된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기자재들이 긴 거리를 이동하여 조선소에 납품되는 비효율성을 극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중국은 이러한 기자재 물류의 비효율성을 낮은 기자재 단가로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재산업의 경우 중국은 낮은 가격에 의한 이점과 낮은 품질의 약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전반적인 경쟁력은 타경쟁국에 비해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조선산업의 본격적인 산업 현대화는 1970년대에 갖추어졌고 이후 1980년대 중반에 정부의 조선기자재 육성정책이 시행된바 있다. 이를 통하여 기술개발과 조선산업과의 연계를 통하여 기자재 산업이 성장하였고 현재는 90% 이상의 품목을 국산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역시 자국 기자재의 사용률을 8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하에 품질제고 등 육성정책을 실행하고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발전해 온 것으로 보인다.
-향후 중국 기자재의 품질향상과 한국산 기자재에 대한 추격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판단되지만, 아직까지 품질은 세계적인 선주들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주요 후방산업 중 하나인 철강산업의 경우 중국산 후판의 품질이 다소 낮은 문제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조선산업에 대한 지원능력은 조선업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세계 제1의 철강 생산국으로 전 세계 조강생산량의 약 절반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은 2000년대 중반 경제개발과 함께 자국의 건설, 자동차, 기계, 조선산업 등에 대한 후방지원을 위하여 대대적인 철강산업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철강생산국이 됐다. 또한 전 세계 철강공급과잉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하는 국가가 됐으며, 2013년의 경우 한국 조강생산량의 12배 이상을 생산했다.
-자국 철강산업의 풍부한 양적지원에도 불구하고 철강재들의 품질은 한국이나 일본산에 비하여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품질에 대해 이를 계량화하거나 정확히 표현하기는 어려우나 일부 해외선주들의 경우 중국산 후판의 사용을 금지하는 경우들도 있다. 다만 최근에는 품질이 개선되었고 가격에 대한 이점이 있어 중국산 후판에 대한 거부감도 다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철강산업이 자국 조선산업에 기여하는 또 하나의 이점은 철강재의 낮은 가격이다.
-중국산 후판의 경우 한국산에 비하여 기본 가격도 낮은 수준이며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국내 포스코 공시가격이 2011년 5월 이후 고정되어 온 반면 같은 기간 중국산 후판 가격은 33% 하락했다. 아래 그래프에 나타난 가격은 2014년 10월 현재 중국산이 55%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의 후판은 한국 조선소들도 수입하여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절대적 우위 요소는 아닌 것으로 평가되며 운송비와 유통 마진 등으로 전체 원가경쟁력의 약 1%의 우위는 가지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 기술 부문
□기술부문은 R&D와 설계로 나눌 수 있다.
-R&D는 선형개발, 설계를 위한 각종 기술개발, 성능향상 등 미래의 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한 의미가 있다.
-설계는 현재 시장에서 선주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중국 조선산업 R&D 활동의 특징은 각 조선사의 활동보다는 특정기관이나 기업에 R&D 임무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중국 조선소들 중 대련조선소, 상해 외고교 등 일부 간판급 조선소들은 R&D 인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나 한국과 같이 종합적인 개발을 주도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조선산업의 R&D는 연구개발과 설계에 특화된 일부 기업이나 기관에 집중되어 있으며 SDARI(CSSC 소속), MARIC(CSSC 소속), 상해 Bestway 등이 대표적인 전문기관이다. 이들 기관들의 R&D 담당자의 수는 한국 대형조선소들의 규모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 R&D 기관들은 자체인력을 활용하는 것 외에 상해 교통대학 등 유수의 대학연구기관 등을 활용하여 R&D를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관들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기술은 중국 조선소 전역에 설계를 제공하며 공유되고 있다.
-중국 조선산업을 크게 본다면 R&D의 기능이 특정 기관에 집중되어 분업화한 형태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시스템은 비용효율 면에서 유리하여 선박의 원가절감에 효율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아직까지 이들 기관들이 보유한 기술력은 한국이나 일본 조선산업과 비교하여 뒤처지는 수준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전문기관 양성과 활용 외에도 중국은 유럽의 연구기관들을 인수하거나 외국계 선급과 기술협력을 강화하는 등 해외기관을 통한 조선기술 향상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 조선업계는 핀란드 Delta Marine을 인수하는 등 해외기관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자국내 설계가 불가능한 선종이나 선형의 설계와 개발에 있어서 해외 선급과의 기술협력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R&D 부문에서 중국은 아직 선진적인 시스템과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이나 빠른 발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중국은 전문기관의 주도, 대학 등 연구기관과의 협력, 해외기관과의 협력,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아직까지 한국 대형 조선소들이 보유한 종합적이고 우수한 능력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많은 투자로 빠른 발전속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된다. 한 예로 벌크선 등 일부 범용선박은 자체적인 선형개발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점차 선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의 각 사별 R&D에 비하여 비용이 낮고 이를 모든 중국내 조선소들이 공유한다는 점에서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정부의 지원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유럽계 연구기관에 대한 M&A는 R&D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줄일 것으로 추정되며 기술적 발전속도를 가속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설계부문 역시 전문 설계기관에서 거의 전담하여 중국내 조선소에 배포하고 있다.
-전문 설계사들은 앞서 언급한 전문 R&D 기관과 동일한 기업들이다. 이들 전문 설계사들은 조선소들의 요청을 받아 기본설계와 상세설계까지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설계관행은 비용적 측면에서 효율성을 갖추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조선소들 중 일부는 자체설계 능력을 갖춘 곳도 있으며 일부 선종의 설계는 외국계 엔지니어링사, 외국계 선급 등에서 조달하기도 한다. 

□중국의 선박설계 수준은 한국에 비해서 크게 뒤처진 것으로 평가되나 빠른 발전속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전 선종에 걸쳐 기본설계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메가컨테이너선 등 일부 선종은 외국계에 의존하거나 한국 조선소들의 도면을 입수하여 사용하고 있는 수준으로 알려진다.
-3년전 조사에서 벌크선만 자체적인 기본설계가 가능하였던 점에 비하면 발전속도는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아직까지 기술적 수준에는 한계가 있어 품질과 성능은 한국산에 비하여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에 의하면 벌크선의 설계수준은 한국산에 거의 근접하고 있으며 LNG선 등 고부가 선종의 설계기술 수준 차이는 약 15년으로 추정된다는 주장이 있다.
 

□에코십의 예를 살펴보면 한국산과 중국산 선박의 연비는 약 7~8%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산과 중국산 에코설계 선박의 연비 차이가 7~8%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선박마다 적용되는 사양이 모두 다르므로 일괄적으로 나타낼 수도 없고 정확한 비교데이터를 확보한 것도 아닌 전문가들의 경험적 추정이다.
-이러한 차이는 같은 엔진을 탑재한다 하여도 최적 설계, 저항 감소 선형 개발, 건조과정의 문제 등 복합적인 이유로 나타난다.
-그러나 건조과정의 문제를 제외하면 설계단계에서 이미 연비가 결정되는 만큼 연비의 차이는 설계의 문제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론적으로 기술부문에서는 한국 조선산업에 비하여 한단계 뒤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되나 비교적 빠른 속도로 추격하여 오는 것으로 평가된다. 
-R&D와 설계는 많은 수의 엔지니어들을 고용하고 풍부한 경험과 투자를 통하여 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풍부한 자본과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해외기관에 대한 M&A, 기술개발 용역 등 대대적인 투자를 통한 지름길이 가능한 분야이기도 하다.
-현재 중국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고려할 때 중국 조선산업의 기술적 격차에 대한 추격속도는 빠른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역시 에코십 등 시장에서의 요구기술에 대하여 강도 높은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어 한국의 앞서가는 전략이 어느 정도의 격차를 유지할 것인지가 기술 경쟁력 차이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3. 생산 부문
□생산부문은 중국이 한국과의 격차를 줄이기 가장 어려운 부문으로 평가되며 다음의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노동생산성 및 인력의 잦은 이동의 문제, 품질 및 생산기술의 문제, 문화적 문제 등
 

□중국의 생산부문 경쟁력에 있어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문제로는 노동생산성과 생산인력에 관한 문제이며 이들 문제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나 빠른 속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중국 조선소 생산현장의 노동생산성은 현지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한국조선소의 약 1/3~1/4 수준으로 추정된다. 중국 조선소들은 비교적 잘 정돈되어 있고 현장의 생산 동선도 많이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같은 작업에 투입되는 인력은 중국이 3~4배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조선소들의 경우 국영조선소라 하여도 약 70~80%의 인력이 협력업체 소속의 외주인력이며 약 20~30%의 인력만이 직접고용 인력이다. 이중 외주 인력들 중 20~30%의 인력이 경력 1년 이하인 것으로 추정되어 짧은 경력 역시 생산성 저하에 원인으로 지적된다.

-노동생산성과 더불어 생산인력의 잦은 이동 역시 중국 조선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중국의 문화상 보수가 약간만 높아도 업종에 상관없이 이직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춘절 이후 귀향인력의 미복귀 문제이며 이 부분은 3년전 조사에 비하여 개선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기업들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잦은 이직으로 인하여 기술의 숙련도 축적에 문제점을 가지고 있고 이는 노동생산성 향상에 큰 지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생산성 향상은 더딘 반면 임금의 상승속도는 매우 빠른 것으로 나타나 저원가 경쟁력은 점차 상실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국가들에 비하여 경제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중국의 인건비 상승 가이드라인은 매년 10%대 중반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조선소의 인건비 상승률도 최소한 연간 10% 이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조선산업에 있어서 노동생산성의 향상속도보다 인건비의 상승속도가 빠르다는 점에 대하여 모든 현지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현재 같은 경력의 한국과 중국 생산인력의 인건비를 비교하면 중국이 한국의 약 1/3 수준까지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인건비 수준과 노동생산성을 고려하였을 때 저인건비로 인한 원가경쟁력의 강점은 거의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의 인건비 상승속도와 노동생산성의 개선속도를 고려하면 수년 내 한국과의 원가경쟁력 차이가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
 

□생산부문 경쟁력은 단지 노동생산성과 같은 양적 문제뿐 아니라 제품의 품질이라는 질적 문제도 영향을 미친다.
-앞서 언급한 잦은 이직과 짧은 경력의 문제 등과 맞물려 숙련도가 높은 인력이 부족한 중국 조선소는 선박의 품질도 떨어지는 것으로 시장에 알려져 있다.
-한국 조선소들의 경우 블록제작과 조립 과정에서 공차를 허용하지 않는 ‘노마진’ 공법이 널리 쓰이고 있는데 반하여 중국 조선소는 여전히 공차를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품질 문제 역시 선박의 성능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수 있어 시장에서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생산부문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생산성과 품질의 문제는 중국 특유의 문화와 정부의 정책에 의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사회주의 혁명과정에서 특이한 의식이 형성되었고 기존의 중국 문화와 결합되어 생산현장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문화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중국 생산직인력들의 경우 문제발생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시받은 일을 문제 개선없이 그대로 실행하는 습성이 있다는 점인데, 이러한 문제는 사회주의 혁명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이에 개입하려다 피해를 입은 경험이 의식 속에 축적된 것이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지시받은 일을 정확히 수행하는 것이 중국인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특성은 컨베이어에서 이루어지는 자동차 생산에는 강점이 될 수 있으나 융통성발휘가 필요한 선박건조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
 

□중국의 고용에 대한 우선정책은 사회주의 국가로서 당연시 되는 것이나 이러한 정책이 생산현장의 노동생산성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지방의 중점조선소 선정이나 조선소의 평가에 있어서 몇 명을 고용하고 있는 지는 중요한 지표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조선소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고용하여야 하는 인력에 대하여 한정된 조선소 용량에서 생산성을 높여야할 유인이 약화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하여 노동생산성의 개선 속도는 느리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설비의 질적 측면에서는 한국 조선소들을 능가하고 일부 조선소에서는 한국인들을 고용하여 생산부문을 크게 개선하는 등 빠른 발전을 보이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의 조선산업은 2000년대 중반에 본격적으로 투자되었고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어 설비 측면에서는 한국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3년전 조사에서는 최신설비를 갖추고도 운영 능력이 부족하여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으나 최근에 이러한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조선소, 특히 민영조선소들의 경우 한국 조선소 퇴직인력들을 고용하여 생산, 품질 등 생산부문의 효율성과 품질제고 업무에 활용하여 빠른 발전을 이룬 곳도 언급되고 있다. 3년전 조사에 비해서는 많은 선박건조 경험이 축적되었고 심각한 문제들을 점차 개선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반적으로 중국 조선산업의 생산부문 경쟁력은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으나 기술경쟁력의 개선속도만큼은 빠르지 않을 전망이다.
-생산부문의 경쟁도 중요한 요소이나 숙련된 인력의 운영, 생산인력의 자질, 심지어 문화적 요소와 정책적 지원까지 매우 많은 요인들이 관련되어 있어 이를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다.
-중국조선업계도 생산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고 점진적인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한국, 일본 등 주요 경쟁국가와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이다.
 

4. 영업 및 정부지원
□중국 조선산업의 영업경쟁력의 강점 중 하나는 국가적 네트워크를 이용한 조직적 영업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중국의 가장 큰 조선소들은 국영조선그룹인 CSSC와 CSIC 소속으로 이들 조선소들을 그룹 내에서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가장 큰 동인은 영업으로 알려져 있으며 스스로를 영업공동체로 칭하기도 한다. 이들 그룹은 중국이라는 국가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어 영업에서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중국산 선박의 품질 저하에도 불구하고 매년 한국을 능가하는 수주를 기록하고 있는 데에는 이러한 영업력의 요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해운산업의 규모와 투자도 중국 조선산업의 영업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국은 국가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해운물동량을 가지고 있는 최대의 산업국가이며 지배선대규모는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가 정책상 해운산업을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있으며 선박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운사들의 신조선박 발주가 다량 이루어지고 있고 국가 정책상 이들 선박들의 대부분은 자국 조선소에 발주된다. 현재 중국의 선박수주량 중 자국 수요는 약 30% 내외로 추정된다.

-이러한 내수 선박은 경쟁국들과의 수주경쟁 대상이 아니므로 중국 조선산업에 있어 다소간의 여유를 제공하고 있으며 조선소에 경험을 축적하게 함으로써 수주경쟁력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다.
-중국의 신조선 발주량은 한국의 약 2.5~6.5배 규모이다. 특히 한국의 신조선 발주량 중 상당수는 중국 조선소에 발주되는 벌크선이어서 사실상 한국의 내수요는 한국 조선산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반면 중국의 내수는 자국 조선소에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최근 중국정부는 자국 해운업의 경쟁력과 조선소의 영업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획기적인 보조금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교통운수부, 재정부, 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 등 4개부처 공동으로 ‘노후선박 및 단일선체구조 유조선의 사전 폐기 업그레이드 실시 방안’을 발표했다.
-동 방안은 10년차 이상 선박을 대상으로 사용연한 전에 조기 폐선하고 중국내 조선소에서 새로 건조할 경우 1,500위안/GT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골자로 하고 있다. 보조금은 해체 후와 건조후에 2번으로 나누어 지급되는데 이정도의 보조금이라면 새로 선박을 건조하는 비용의 약 40%를 정부가 부담하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이다.
-해운사들의 입장에서는 낮은 비용으로 최신 선박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이므로 호응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보조금은 WTO의 시비를 피할 수 있는 해운사에 대한 보조금의 형식을 취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조선소에 대한 보조금이 지원되는 효과의 교묘한 정부 지원이라 할 수 있으며, 중국 조선소들의 일정 물량을 보장함으로써 영업에 대한 적극성을 약화시켜 한국 조선소들에게 일부 반사이익도 돌아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정부의 조선산업에 대한 지원은 물량적인 부분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의 집중화로 한국 대형조선소들과의 전면적인 경쟁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된 구조조정 실시방안과 과잉생산해소를 위한 의견을 통하여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2014년 중 조선소들에 대한 평가를 통한 차별적 지원 방침과 M&A를 통한 경쟁력 강화 등으로, 조선소들의 국제경쟁력과 자생능력이 약하여 정부의 지원 없이는 생존하기 어려운 만큼 차별적 지원은 사실상 퇴출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책의 추진 성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중국 내 조선소들이 2013년부터 많은 양의 수주 물량을 확보하여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실효성과 상관없이 중국 정부는 조선산업의 과잉해소 의지와 동시에 조선소들의 규모를 확대하여 한국 대형조선소와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정책적 목표임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정부의 조선소 지원에 있어서 가장 직접적이며 경쟁력 제고효과가 높은 지원책은 세제혜택인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정부는 수출선에 대하여 17%에 해당하는 증치세(한국의 부가가치세)를 환급해주고 있다. 내수 선박에 대해서도 혁신제품으로 인정된 선박이나 정부의 장려에 의한 발주선박인 경우 동일 효과의 혜택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17%의 세금환급은 10%의 적자 견적에도 약 7%의 영업이익이 가능하여 원가경쟁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한국 조선소에 대한 열위를 만회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5. 에코십에 의한 가격경쟁력 비교
□본 절에서는 앞서 기술한 약 7~8%의 한국산 선박과의 연비차이효과를 신조선가격에 반영하여 비교하고자 한다.
-비교를 위하여 사용한 선박의 모델은 Clarkson의 표준선박을 사용했다. 중국과의 경쟁선종을 고려하여 컨테이너선은 7,500TEU로 선정하였고 VLCC, Capesize bulker, MR 탱커 등으로 선정했다.
-7% 연비차이에 의한 연료비절감액을 사용연수에 따른 NPV(net present value)로 계산하여 신조선 가격과 비교했다.

-사용연수는 20년, 7%의 연비차이는 20년 동안 지속적으로 유지된다고 가정했으며, 선박은 연간 280일 운항하는 것으로, 할인율은 연 2.5%로 가정했다.
-즉 NPV 계산은 연간 절감되는 연료비의 금액을 연말 수익으로 가정하여 20년간 할인율을 적용한 액수를 더한 금액으로 계산했다.
-연료비는 CST380 가격을 기준으로 톤당 600달러, 450달러 두가지 경우에 대하여 계산했다. 2013~2014 동안 380 벙커유의 가격은 600달러 전후를 유지하였으나 금년 8월 이후 유가가 급락하며 가격이 450~470달러대로 하락했다. 중단기적으로는 더 하락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나 20년 장기적으로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는 견해가 많다. 다만 저유가 시나리오를 반영하여 톤당 450달러일때의 연비차이 효과를 계산하여 신조선가와 비교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연료가가 낮을수록 에코십이 선가에 미치는 영향이 작기 때문이다.
 

□계산결과 2013~2014년 기간동안 연료비 절감효과 만으로도 중국산 선박이 최저 12% ~ 최고 약 47%까지 가격이 낮은 것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3~2014년 8월까지 벙커유 가격이 약 600달러이었음을 감안하면 연료비 절감액의 20년간 NPV값이 신조선가격 대비 컨테이너선은 약 42~47%, Capesize 벌크선의 경우는 약 18~22% 수준에 이른다.
-또한 VLCC의 경우는 16~18%, MR탱커의 값은 18~29% 수준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사용연수 20년 등 최소한의 조건으로 계산한 값으로 중국산 선박의 신조선 가격이 최소한 이정도 수준 낮아야 합리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최근 하락한 벙커유가격인 450달러로 계산하였을 때에도 선형에 따라 최저 12%~최고 35%까지 중국산 선박의 가격이 낮아야 합리적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중장기적인 벙커유 가격은 석유시장의 안정화에 따라 이보다 높은 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12~35%는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같은 원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양국산 선박의 가격차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중국산 선박의 신조선가는 가격 경쟁력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며, 중국산 선박은 한국산에 비하여 약 5~15% 정도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중국이 집중적으로 수주하는 벌크선의 경우 중국의 최상위 조선소들과 한국 조선소들의 가격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된다. 다만 신조선 가격은 선박의 상세사양이나 옵션 등에 의해서도 가격이 변할 수 있는 만큼 직접적인 비교 데이터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향후 장기적으로 벙커유 가격이 450달러를 유지한다 하여도 최소한 현재가치로 12%의 선가인하 효과가 있어 연료비 절감액만으로도 중국과의 가격격차가 해소되고도 남음이 있다.

-여기에 전반적인 선박의 품질, 기자재의 품질, 중고선 시장에서의 잔존가치가 높은 점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였을 때 한국산 선박의 가격은 중국산보다 훨씬 매력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오히려 한국 조선소들간의 과당경쟁과 가격을 낮추기 위해 중국 조선소의 견적서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선주들의 행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 등으로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조선소들은 향후 유가에 대한 시나리오와 이자율 시나리오에 따른 여러 가지 할인율로 위와 같은 계산표를 준비하여 영업에 적극 활용함으로서 확실한 차별화를 시장에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이러한 객관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이 많은 수주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투기성 선주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며 약 5년 후에는 이러한 양상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연비의 객관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에코십을 발주하는 해외선주들은 대부분 투기성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대부분 5년 이내에 중고선 시장에서 처분하는 용으로 선박을 발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시장은 많은 양의 에코십이 출회되어 있지 않아 선박들에 대한 연비가 정확히 시장가격에 반영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산 선박이라 하여도 기존 선박대비 연료절감형 에코십은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에 발주할 경우 선가가 낮아 초기 자본에 대한 부담이 작아지고 시장에서 연비에 대한 평가가 내려지기 전에 처분한다면 적지 않은 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향후 에코십들이 해운시장에서 운행되고 선박별로 연비에 대한 평가가 내려지면서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상대적 가치대비 가격이 불리한 중국산 선박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질 전망이다. 이에 필요한 시간은 약 5년 정도로 예상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더 빨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현재도 자사선으로 운영하려는 선주들의 선박은 대부분 한국 조선소들로 발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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