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해운시장분석센터, 주간 해운시황 포커스서 지적

저유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해운업계는 화주들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선사간 협력을 통해 운임방어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발간하는 주간 해운시황 포커스를 통해 전형진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국적선사들은 향후 유가의 움직임에 따라 화주들이 어떤 행동과 요구를 할 것인지 분석하고, 국내외 선사들과 제휴와 협력을 통해 운임방어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가는 지난해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올해 1월 9일 배럴당 47달러까지 내려가 불과 몇 달만에 유가가 반토막으로 하락했다. 이같은 유가 급락은 장기간의 경기침체에 따른 석유소비 감소, 공급과잉 심화, 셰일자원 개발, OPEC 감산합의 실패, 그리고 미국, 중동, 러시아의 지정학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KMI의 주간 해운시황 포커스는 “유가하락이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지나친 유가하락은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하고 유가 하락율과 세계 해상물동량의 변화에 대해 자체 분석한 결과를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유가가 10% 하락시 세계 경제성장률은 0.12%p 상승하고, 해상물동량은 컨테이너화물 0.24%, 건화물은 0.15%, 유류는 0.1% 증가효과가 있다. 이를 기준으로 지난해(2014년) 유가 평균치와 올해 예상치를 비교하면, 유가는 35% 하락이 추정되며 이를 토대로 세계 GDP 성장률은 0.42%p 상승하고, 해상물동량은 컨테이너 0.83%(144만teu), 건화물 0.53%(2,620만톤), 유류 0.32%(1,130만톤) 증가효과가 예상된다.

전 센터장은 “유가가 30-40% 하락할 때에도 세계 해상물동량 증가율은 1%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공급과잉이 만성화돼 있는 화주 우위의 해운시장에서는 물동량 증가율이 크지 않아 저유가가 해운기업에 유리한 상황이 되기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이다.
실제로 유가하락에 따라 유류할증료 부과가 어려워졌고 비용절감으로 인해 화주들의 운임인하 요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컨테이너화물의 경우 화주들이 정시성 향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점 역시 추가비용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국내외 다수 에너지 분석기관들에 따르면, 2015년 국제유가는 배럴당 60달러대로 작년 대비 30-40%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미국과 인도, 중국 등 신흥국에는 구매력 증대에 따른 소비증대와 기업 투자증대, 무역수지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반해 러시아, 이란 등은 재정악화와 금융위기 가능성이 상승하고 유럽과 일본은 디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경기침체의 장기화 등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주요 경제분석기관들은 배럴당 60달러대 수준에서는 러시아, 중동, 유럽, 일본 경제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유가하락 수준은 세계경제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유가하락은 해운업 경영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 측면이 있다. 선박연료유 부담 감소와 선박 운항원가의 감소로 인해 선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한편, 에너지 수입국인 중국과 인도가 저유가를 기회로 원유수입을 대폭 늘리고 있어 유조선 운송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이 해운업계 입장에서 유리한 환경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저유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화주들이 이를 감안한 요구를 할 수 있어 해운업계는 향후 화주들의 동향변화를 주시하며 국적선사간 나아가 외국선사들과 제휴와 협력을 통해 운임을 방어해나갈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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