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국유기업 구조조정 통해 경쟁력 높인다”
창강 그룹과 시노트랜스 통합 유력, 근해선사에 타격 클 듯


 

중국에서 메머드급 해운기업이 탄생될 것으로 보여 정부와 국적선사의 대응책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産 거대 해운기업의 탄생은 현재 중국정부가 직접 나서 5대 국영선사인 코스코, 차이나 쉬핑, 차이나 머천스, 시노트랜스, 창항해운그룹을 대상으로 통합작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해 12월부터 정부에서 직접 관리하는 국유기업에 대한 통합 및 구조조정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현재 155개사인 중앙 국유기업의 수를 2010년까지 100개 기업 이하로 줄인다는 방침에 의한 것으로 향후 국내 해운시장에 적잖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 박사 “통합작업 이미 시작된 것으로 감지”
중국의 이러한 동향에 대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이정환 원장과 최재선 연구위원은 ‘중국 5대 국영선사 통합 시나리오’란 주제로 그간의 연구내용을 8월 21일 브링핑을 통해 발표했다.


동 과제의 책임연구를 맡은 최재선 박사는 “중국 정부의 계획에 따라 올 연초부터 해운분야 5대 국유기업의 통합작업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중국 국무원에서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어 구체적인 통합내용과 진전사항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발표된 국유기업 통합원칙과 통합방법에 따르면 4가지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최재선 박사가 밝힌 4가지 방안은 첫째, 창항 그룹과 시노트랜스의 통합, 둘째, 차이나 쉬핑과 창항 그룹과의 통합, 셋째, 코스코와 시노트랜스의 통합, 넷째, 국영선사의 기능별(업무별) 통합으로 벌크화물 운송은 코스코에 원유수송은 차이나 쉬핑에 몰아준다는 것 등이다.

 

최 박사 “근해선사 타격 가장 클 듯” 전망
최 박사는 “중국 정부의 국유자산에 대한 구조조정 의지가 확고한 만큼 올해 안에 구체적인 통합방안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국내 해운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해 보이는 창항그룹과 시노트랜스가 통합되는 경우에는 근해운송선사에게, 차이나 쉬핑과 창항그룹이 통합된다면 원양운송업자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언급하며 다음과 같은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어떤 시나리오로 통합이 되든 근해선사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고 지적하며, 전략적 제휴와 선박 pooling제도 강화 등을 통해 과당경쟁을 방지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과 화주 밀착형 특화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근해선사의 대형화를 유도하는 한편, 피더선사 전용터미널을 신속하게 건설하고 대형화되는 중국 선사들이 운임덤핑 등 불공정 해운행위를 예방하는 시장에 대한 감시기능을 더욱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기업 모두 對중국 시장진출 전략 수정
국적선사 역시 대형화 방안 강구 필요
중국 물류시장 진출전략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전략이 중국화물 집화와 환적화물 유치에 집중되어 있는데, 화물 대리 및 선적 예약기능이 강한 시노트랜스가 창항 그룹이나 차이나 쉬핑에 통합되는 경우 우리나라의 화물 확보가 더욱 힘들 것이라는 것. 특히 이번 중국 국영선사 통합이 연안 및 근해 운송, 그리고 장강수로 운송서비스 부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적선사 역시 M&A를 통한 대형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의 5대 국영선사 통합작업이 최근 글로벌 물류시장이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는 추세와 맥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통합되는 중국 선사와 국제적으로 선사가 대형화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적선사 역시 M&A를 통한 대형화와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것.


특히 국적선사 대형화 방안에 대해 최 박사는 “1만 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이 100척 이상 출현하는 2010년~2011년에는 그 시장규모에 맞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선사만이 생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최 박사에 의해 제기된 4가지 방안에 대한 시나리오이다.

 

◆ 시나리오 1 = 창항그룹+시노트랜스

업무 상호보완성 강해 가장 유력
최 박사는 창항그룹과 시노트랜스의 통합을 4가지 방안 중 가장 유력하다고 꼽았다. 우선 두 기업은 자산규모가 비슷하고 업무의 상호보완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통합의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고 특히 최근 들어 양사 고위층의 접촉이 잦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빠르면 오는 10월경에 통합안이 발표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창항그룹과 시노트랜스의 현 업황을 살펴보면, 우선 창항그룹은 5대 국영선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으나 중국 최대의 내륙 수로 운송기업으로 장강 유역의 건화물과 원유 운송부문에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 창항그룹이 차지하고 있는 장강 유역의 화물량 점유율은 25%. 품목별로는 철광석의 60%, 원유의 100%를 수송하고 있다. 여기에 33척의 유조선을 신조발주한 상태여서 2010년 유조선대 규모면에서 코스코와 쌍벽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그룹 산하에 건화물과 원유를 각각 운송하는 창항봉황과 난징수운 등 2개 상장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시노트랜스는 중국 최대의 복합물류기업으로 택배, 화물 및 선박대리 등의 업무 외에 건화물과 원유수송 및 완성차 운송부문에 상당한 실적을 갖고 있다. 건화물은 연안과 근해 수송에 치중되어 있고 원유 및 완성차 운송사업은 일본선사와 합자기업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의 해상운송 서비스를 국내무역과 근해수송에 주력하기로 하는 한편, 2010년까지 아시아 역내 3위 선사로 성장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택배 등 복합운송 서비스와 관련해 상장기업 2개를 보유하고 있으나 해운 관련 기업은 아직 상장하지 않은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이 두 회사가 통합하는 경우 통합자산은 선박부문으로 한정하고 각자 보유하고 있는 벌크선과 원유수송선 사업을 통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창항 그룹 산하의 2개 상장기업을 토대로 두 회사의 벌크선과 원유수송 자산을 통합, 새로운 물류기업을 설립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시나리오 2 : 차이나 쉬핑+창항그룹

차이나 쉬핑, 내륙수로부문 강화 기회
차이나 쉬핑은 연안운송에 있어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나 내륙수로 운송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어 장강 운송을 중심으로 하는 창항 그룹과 통합할 경우 컨테이너선, 벌크선, 유조선 운송에서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컨테이너와 유조선 규모면에서는 경쟁자인 코스코와의 격차를 보다 더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창항 그룹의 연안운송 확장에 따른 경쟁도 기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차이나 쉬핑의 원양서비스와의 연계도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 시나리오 3 : 코스코+시노트랜스

코스코, 중국 최대 선사로 성장
중국 최대 원양선사인 코스코가 복합물류기업인 시노트랜스를 통합할 경우, 글로벌 물류 종합기업으로의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컨테이너와 유조선 분야에서 경쟁업체인 차이나 쉬핑을 초과하여 명실 공히 중국 최대의 선사로 성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세계 정기선사와 유조선사 구도에도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시나리오 4 : 국영선사의 기능별 통합론

가능성 낮으나 글로벌 대형선사로 부상 가능
업계에서는 5대 국영선사를 기능별(업무별)로 통합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영 기업간 과당 경쟁을 피하고, 효율적인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벌크화물은 코스코, 원유수송은 차이나 쉬핑에게 몰아준다는 방안인데, 이 방안은 관련 자산과 인원이 워낙 방대하고, 또한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가장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업무별 통합설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방안이 국유 자산관리 위원회가 추구하는 국영 기업의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라는 목적과 일치하고, 특히 최근 외국선사들이 M&A로 글로벌 대형선사로 성장함에 따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국 선사의 대형화가 시급하다는 주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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