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한진해운이 발행한 2,000억원의 영구교환사채(영구EB)에 가장 큰 규모인 500억원을 투자했다고 12월 22일 밝혔다.


수은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수은이 주축 투자자(Anchor Investor)로 나서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다수의 공제회, 증권사, 저축은행이 이번 영구EB 투자에 참여했다.
 

수은의 이번 투자가 한진해운의 영구EB 발행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대한항공의 신용보강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수요가 당초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작년 영구채 발행이 무산된 이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해 왔다. 이번 영구EB 발행 성공을 통해 한진해운은 부채비율을 800%대로 대폭 낮추고, 자금조달 위기에서도 벗어날 전망이다.
 

특히 수은이 투자한 500억원은 별도의 트란쉐(Tranche)로 구성돼 한진해운의 ‘아시아 항만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자회사(HPC)를 통해 지난 2006년부터 일본 도쿄·오사카, 대만 카오슝에서 항만을 운영하고 있다. 항만시설 경쟁 심화와 해운시장 침체로 아시아 항만사업이 다소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진해운, 덴마크 머스크, 스위스 MSC 등 주요고객이 다변화되어 있는 만큼 사업안정성을 확보한 상태다. 이와 별도로 수은은 아시아 항만사업 리파이낸싱에 1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제공한다.
 

수은 관계자는 “올해 해양금융종합센터를 출범시키며 금융수요자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고민하여 왔다”면서 “투자와 대출을 접목하고 업무영역을 확대하여 해운업, 조선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수은은 해양금융종합센터 출범과 더불어, 기존 선박, 해양플랜트 금융지원 위주에서 벗어나 항만, 서비스 금융, 투자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해양금융 지원에 나설 것임을 밝힌바 있다.
 

수은은 올해 1조원 규모 에코쉽펀드 조성을 완료하고 연내 파일럿 프로젝트 투자를 예정하고 있는 등 수은법 개정 이후 투자금융 확대를 통해 국적선사 지원에 전방위로 서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국내 해운업계 지원을 위한 프레임워크는 어느 정도 마련된 셈”이라며 “앞으로 해운업계의 목소리에 더욱 귀기울여 적시적소에 금융이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