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물류회사를 지향하는 니혼유센(日本郵船)

 
 
니혼유센(NYK)은 1895년 기업설립 이래 단 한 번도 타 기업에 매출액 최고기업의 자리를 넘긴 적이 없는 일본 최대, 최고의 선사이다. NYK의 생존전략의 핵심은 해운업 특유의 가격변동성(Volatility)을 극복하기 위하여 해운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 종합물류기업지향과 안정화지향을 양축으로 하고 있다.
 

종합물류업 지향전략
NYK의 종합물류업지향은 1960년대에 시작된 컨테이너화의 흐름에 따른 육해공 복합일관운송서비스 체제구축으로 시작되었다. 종합물류기업이 되기 위한 경영전략의 기초는 1987년에 NYK가 수립한 “NYK21”이라는 장기비전으로 확고해졌다. 여기에서 NYK는 2005년에 비해운사업의 매출을 44%까지 끌어올릴 것을 선언하였다. 그 주된 분야가 수송사업에서는 육해공을 합한 종합물류화, 비수송사업분야에서는 해상레저 및 부동산사업과 같은 사업이었다. NYK는 정기항로, 부정기항로, 객선에 이은 제4의 기둥으로서 물류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였다. 예를 들어 2002년 시점에 당시 쿠사카리(草刈隆郞)사장은 “국제복합일관운송에 대한 섬세한 수요에 대응하여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하면서 2003년에는 종합물류본부를 설치하였다. 당시의 히라노(平野裕司) 부사장도 “물류를 경영의 핵심으로 두겠다. 2011년에는 물류부문만으로 1조 엔의 매출을 올리는 종합물류회사를 지향한다”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이와 함께 자동차부품이나 타겟(Target)과 같은 외국의 대형 소매체인업체의 조달물류를 주축으로 항공과 육상으로  전개하였다. 2005년에는 중국내륙지방에서의 자동차부품수송체제를 구축하기 시작하였고 2006년에는 글로벌화를 주도하는 일본 육상물류의 최강자인 야마토 홀딩스와 제휴를 맺고 유센야마토 글로벌 솔루션즈를 설립하는 등 기업간 물류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해운 플러스알파라는 사업다각화를 통한 종합물류지향전략이 반드시 성공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1978년에 키쿠치(菊池庄次郞)사장 주도로 설립한 일본화물항공이 그 예이다. 해운기업의 항공화물분야의 진출에 일본항공(JAL)이 절대 반대하였지만 일본화물항공의 초대사장을 오노(小野晋) NYK회장이 맡을 정도로 NYK는 해운이외 분야로의 영역확장에 열심이었다. 하지만 항공도 해운 못지않게 변동성이 강한 분야로 흑자시현이 매우 어려운 분야이다. 이에 NYK는 2005년 7월, 적자로 어려움을 격고 있던 일본화물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였다. 이 때 미야하라(宮原耕治) 사장은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고객에게는 더 이상 육해공의 구분이 의미가 없다. 모든 것을 조합하여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자동차부품의 수송체제는 국제적으로 긴말한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해상뿐만이 아니라 단시간에 수송 가능한 항공운송도 또 하나의 중요한 선택지라고 보았다. 이에 대하여 라이벌인 MOL은 긴테츠 익스프레스와 제휴하여 진출하는 형태로 대항하였다. 그러나 일본화물항공은 오늘날까지 NYK사의 이익에 공헌하지 못하는 적자분야인데 그 이유로는 2006년 구형 “B747”의 엔진고장으로 인한 일시운항중지, 경쟁심화와 연료유가격인상 등이 있다. 2010년부터 2년간 일시적으로 흑자로 전환했던 항공부문은 다시 적자로 바뀌면서 해운 플러스알파라는 전략을 결과적으로 NYK의 강점인 동시에 약점이라고 볼 수 있다.

2014년 3월말에 공표한 5개년 중기경영계획의 타이틀은 “More Than Shipping”으로 해운업에 플러스알파를 더하여 경영안전화를 도모한다는 것을 중심축으로 하고 있다. 즉, 물류사업 등의 주변사업은 이익률은 비록 낮지만 쉽게 적자가 되지는 않기 때문에 항만터미널관련사업이나 선박 등의 고유자산을 소유하지 않는 포워딩사업, 육상수송 등의 물류사업을 전개하는 것이다. 2013년 현재 분야별 매출구성을 보면 정기선이 6174억 엔, 항공운송사업이 888억 엔, 물류사업이 4315억 엔, 부정기전용선사업이 9884억 엔, 객선사업이 452억 엔, 부동산업이 99억 엔, 기타사업이 1927억 엔으로 비해운업은 매출액의 약 30% 수준이었고, 물류사업의 경상이익은 65억 엔이었다. 해운시황이 나쁠 때야 말로 물류 등 주변사업의 효과가 더욱 MOL에게 넘겨주었던 수익률 1위의 자리를 되찾게 해 준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안정화 지향전략
NYK와 MOL의 차이는 해운업, 특히 부정기선에 대한 위험회피 전략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의 해운호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MOL에게 7년 연속 경상이익이 뒤떨어지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장기계약에 기초한 선복확보로 안정경영을 우선시하는 NYK에게 매우 비판적인 증시 전문가들도 많았다. 세계의 선사들이 중국의 왕성한 철광석 수요를 배경으로 2000년대 초반 엄청난 버블을 경험하였고 막대한 이익을 얻었지만 금융위기 이후에는 그 후유증 또한 엄청나고 NYK도 예외는 아니었다. 과거 10년간 NYK의 영업수익은 BDI지수의 변동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2008년 BDI가 7758일 때는 영업이익이 2021억 엔이었지만 2012년에 BDI가 1420으로 떨어지자 241억 엔의 적자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2008년의 금융위기는 NYK의 안정화지향전략이 성공적인 것이었음을 증명해주었다. 2000년대 전반, 이른바 중국효과가 한창일 때도 NYK 선대 중에서 스팟마켓을 대상으로 하는 프리선대는 전체의 10%에 지나지 않았다.
 
NYK는 오랜 경험에서 축적한 나름의 해운시황에 대한 감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해운업 특유의 가격변동성 탈피를 주요 경영과제로 삼고 있다. 해운업이 갖고 있는 고유의 강한 가격변동성과 결별하기 위하여 NYK는 안정수익이 예상되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선종 포트폴리오의 다양화 전략과 장기계약에 기초한 선박 확보전략을 취해 왔다. 신중기 경영계획에서는 안정수익이 예상되는 LNG선이나 FPSO등의 해양사업으로의 시프트를 선명하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에너지 분야는 미국의 세일가스혁명이나 신흥국의 수요증가로 앞으로 큰 성장이 기대된다고 보고 화주와 20년 장기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이익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금년 3월에 발표된 중기계획에서는 앞으로 5년간 7900억 엔을 투자할 예정으로 그 중에 5300억 엔을 LNG선 및 해양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컨테이너선이나 건화물선은 척수를 줄이고 있다. 2013년도 말 시점에 NYK가 운항하고 있는 876척 중에 시황에 좌우되기 쉬운 컨테이너선(11%)과 건화물선(44%)이 55%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동차선이 14%, 탱커 9%, LNG선 8%, 칩선 5%, 기타 9%이었다. 이를 2018년 말까지 LNG선을 33척 늘리고 컨테이너선은 14척, 건화물선은 케이프사이즈 26척, 포스트파나막스는 12척, 칩선은 7척, 탱커는 7척, 냉동선 등의 기타선박을 19척 줄여 사업포트폴리오를 수정하고 자산효율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전반적으로는 수송계약의 장기화를 추진하면서도 선주로부터의 용선기간은 3년 이하의 단기로 한정하여 경기변동에 따른 위험노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NYK가 증선을 추진하는 LNG선은 비록 이익률은 낮지만 LNG선을 담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가능하고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자기자본수익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2014년부터 18년까지 NYK는 컨테이너선 및 물류사업에 800억 엔, LNG 및 해양사업에 5300억 엔, 부정기선에 1300억 엔, 환경 및 기타사업에 500억 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해양사업은 해저에서 원유를 채굴하는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고 선원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참여 장벽이 높은 분야이다. NYK의 경우, 2010년에는 북해유전의 원유수송을 전담하는 노르웨이의 KNOT탱커를 인수하여 해양사업 진출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왔고, 일본의 국책은행, 종합상사와 연계하여 브라질 해저유전사업에 진출하는 등 해양사업 분야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또 이를 위해 NYK는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재교육, 치밀한 시황예측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최고의 대우를 통해 일본국내의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해기사부족에 대응하여 필리핀에 자사만을 위한 상선대학을 운영하는 등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시사점
NYK가 우리 해운에 던지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로 대형선사의 컨테이너부문이 활성화 되려면 육해공을 통합한 복합운송체계를 세계적인 범위에서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실행해야 하고, 둘째로 부정기선의 경우, 안정을 최우선시 하는 경영기조를 바탕으로 선종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저임금, 저비용선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분야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해운서비스가 일반상품(Commodity)화 되어 비용경쟁이 심해지는 현 상황에서 선진국해운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따른 종합물류업지향전략 및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분야에 선제적으로 진출하고 장기계약으로 경영안전을 도모하는 안정지향전략을 전개해 온 NYK의 생존전략은 우리나라 선사에게도 시사 한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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