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노련이 8월 6일 성명서를 발표하여 소말리아에 피랍되어 있는 한국인 선원들의 석방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 소말리아 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새우잡이 원양어선 마부노호가 이 배에 승선하고 있던 한국인 선원 4명을 비롯하여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선원 20여명이 선박과 함께 무장 해적들에게 납치, 억류된지 80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부가 적극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아 문제 해결이 요원한 상황이라 주장했다.


또한 해상노련은 정부가 납치된 선박이 국적선박이 아니라는 이유로 몸값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데에 대해 “피랍된 한국인 선원들은 한국에서 발급한 선원수첩과 여권을 소지하고 해외에 취업한 사람들이며, 그들은 한국에 거주지를 가지고 있는 너무나 당연한 한국민”이라며,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 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성명서 원문 첨부>

 

 

 

[성명서 원문]

80일이 넘도록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억류중인 한국인 선원,
조속히 석방·송환토록 정부가 적극 나서라!

 

국적선이 아니라는 이유로 해적에 피랍된 한국인 선원들을 나몰라라 하고 있지만
피랍된 선박은 정부의 감척선박을 해외 영세 선주가(한국 교민) 사들인 것으로,
한국인 선원들을 열악한 환경에서 재고용하여 운항한 것으로 드러나


  지난 5월 15일 소말리아 해역에서 새우잡이 원양어선 마부노호가 인근 무장 해적들에게 납치된 적이 있다. 이 때 이 배에 승선하고 있던 한국인 선원 4명을 비롯,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인도 선원 20여명이 선박과 함께 납치되어 현재 소말리아에 억류되어 있고 그들이 억류된 지 벌써 80일이 넘어가고 있다. 정부는 납치된 선박이 한국 국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지만 선장이 한국인이고, 선박의 주요 업무를 수행하는 선원이 모두 부산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다.

 

게다가 이 배의 선주는 탄자니아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인데, 더욱 놀라운 것은 마부노호는 해양수산부가 감척사업을 통해 한국인 선주로부터 매입한 것을 교민이 해외에서 다시 사들여 운항하게 된 선박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감척사업으로 인해 선주들은 국고에 의한 지원금을 잔뜩 받아 챙기고 실직당한 선원들은 감척선박을 사들인 해외의 영세한 선주에게 열악한 조건으로 재고용되어 결국 이렇게 위험천만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면 정부가 뒷짐지고 뒤로 물러서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지난 동원호 사건에서처럼 마약에 취해 사람의 목숨을 장난감처럼 가벼이 여기는 해적들에게 우리 선원들은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고 더운 기후와 부족한 식량, 말라이아 등의 질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생사를 넘나들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교부는 언론에 보도되면 납치범들이 몸값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선원들이 어디에 붙잡혀 있는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교섭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좀처럼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가족들에게 전해오던 안부와 소식들도 끊긴지 오래다.

 

  지금 아프간에서는 봉사와 선교를 위해 떠났던 한국인 20여명이 피랍되어 국민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 연맹도 그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염원한다. 그러나 먹고 살기 위해 단 몇 푼이라도 벌어 보겠다며 원양어선을 타다 피랍된 우리 선원들에 대한 관심과 노력도 절실하다. 정부는 그저 국적선이 아니라는 이유로 뒤로만 물러서 있지 말고 제발 정부로서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라! 특히 해적에게는 돈 한 푼도 내줄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는 반면 아프간 피랍 국민을 위해서는 몸값 협상의 여지를 열어놓고 있어 피랍 선원 가족들이 느끼는 박탈감과 배신감, 소외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심지어 동원호 사건을 겪은 정부가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은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현지의 교민들도 분노하고 있을 정도이다.

 

  피랍된 한국인 선원들은 한국에서 발급한 선원수첩과 여권을 소지하고 해외에 취업한 사람들이며, 그들은 한국에 거주지를 가지고 있는 너무나 당연한 한국민이다.  “선주와 해적이 협상을 잘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적극 돕겠다” “우리 국적선이 아니기 때문에 몸값을 지불할 근거는 없다” 는 식의 이해할 수 없는 말만 늘어놓지 말고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하라!

 

  우리 연맹은 한국인 선원 4명을 비롯, 조선족 중국인 10여명, 그리고 해외 거주 선원 10여명이 부디 건강하게 무사히 귀국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부의 무분별한 어업구조조정과 감척사업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불러오는지에 대해 관련 당국에 강력히 따져 물을 것이다.  


2007. 8. 6.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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