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믹스 변화를 사업기회로...”

10월 7일 KMI 해운기업 CEO 해운시황 조찬 세미나
“해운시장 장기 저성장에 비용경쟁시대 돌입, 비용절감능력 확보”

 
 
세계경제의 저성장 추세와 함께 비용경쟁 시대로 접어든 해운시장에서 국적선사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비용 경쟁력 구축이 중요하고 이에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10월 7일 오전 7시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해운기업 CEO들과 정부관계자 60여명을 대상으로 개최한 ‘해운시황 전망과 에너지 이슈’ 세미나에서도 이같은 지적이 제기됐으며, ‘북미 셰일가스 개발이 국제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 ‘해운시장 이슈와 시황전망’의 두 개의 주제가 발표됐다.

세미나에 앞서 김성귀 KMI 원장은 “크림반도 사태로 인한 미국·유럽과 러시아간 갈등이 에너지 시장에 변화의 조짐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서 “미국은 셰일가스와 원유수출을 통해 러시아의 에너지파워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중국도 셰일가스 자체 개발에 나서고 있어 몇년 후에 세계 에너지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미국, 유럽, 중국의 향후 경제성장률이 현재 수준을 넘어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신흥국들도 10%대 이상 고도성장을 달성하는 국가가 없다는 점에서 세계경제는 저성장시대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으며, 세계 해운시장 역시 오랫동안 저성장시대를 거쳐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러한 저성장시대의 해운시장에서는 코스트 리더십을 가진 선사들이 시황을 주도하며 이익을 향유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저성장 비용경쟁시대의 해운시장에서 국적선사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비용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고 정부가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KMI는 셰일혁명으로 시작되는 에너지시장의 장기전망과 저성장시대 국적선사들의 대응방향 모색을 위해 업계와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윤재 선주협회 회장도 세계경제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음에 주목하는 한편 “유럽과 러시아의 정치적 대립과 그로인한 에너지 갈등, 불안정한 중동정세, 미국의 셰일자원개발 등이 해운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회장은 정기선 해운시장의 이합집산 변동을 통한 시장선점 경쟁심화 상황과 중국선사들과 브라질 발레사와의 발레막스급 선박운항 계약 체결 등에 따른 벌크해운시황의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울러 이회장은 KMI와 해운업계가 양질의 시장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해 한국해운이 직면한 어려움을 보다 빨리 극복하고 다가올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리드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이호무 에너경제연구원 실장
“셰일가스 붐이 장거리 LNG 수송수요 美 석탄·석유제품수출 증가 유발”

먼저 에너경제연구원의 이호무 실장이 ‘북미 셰일가스 개발이 국제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 실장은 “셰일가스 개발은 국제에너지 물류에 직접적으로는 장거리 LNG수송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간접적으로 미국의 석탄 및 석유제품 (원유) 수출증가를 유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실장은 미국발 셰일가스 붐이 장기계약 기반의 장거리 LNG 시장에서 소비자 요구를 증가시키고 국제 가스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하는 한편, 미국내에서 판로를 잃은 석탄이 유럽에 수출됨으로써 유럽지역에서는 가스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LNG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급격히 전환함으로써 기타수출국의 경우, 최종 투자결정이전의 수출사업 추진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러시아의 경우 유럽시장에 대한 지배력 약화로 아시아시장을 중시하게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이호무 실장에 따르면, 미국 셰일가스 붐이 전력과 석유화학 및 철강 등 가스산업 외에 미칠 영향으로는 가스와의 경쟁과 정부의 환경규제로 인한 미국내 발전용 석탄수요 감소와 가스발전 단가 저감은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의 악재로 작용하게 되고 미 정부의 원유수출 허용에 대한 정치적 요구도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석유화학과 철강 등 미국내 에너지 소비가 높은 산업에는 값싼 셰일가스 공급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에너지 관련 국제물류에 미칠 영향으로는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인도, 동남아 등 미국 셰일가스의 장거리 LNG 수송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내 LNG수요 증가로 인해 미국산 석탄과 석유제품 등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가스시장 전망에 대해서, 이호무 실장은 “가스수요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석탄과 원전을 통한 발전이 확충됨으로써 가스발전 가동률의 하락과 도시가스에 대한 가정 및 상업용 수요정책을 배경으로 설명했다. 특히 전기와 벙커C유 등 경쟁 및 대체연료의 가격동향이 LNG 수요의 증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미나 발표자료에 따르면, 국제 LNG시장 규모는 총 2억 3,700만톤으로 세계 가스수요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LNG 수요는 아시아지역이 전세계 수요의 75%를 점유하고 있다. 일본이 8,780만톤으로 가장 높고 한국(4,090만톤), 중국(1,860만톤)도 수요량이 높다. LNG 공급에서는 중동이 전세계 공급의 41%를 차지하고 있다. 카타르가 7,720만톤을 공급하고 있고 말레이시아가 2,470만톤 공급국이다. LNG 교역은 전체의 73%가 중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이행되고 있다.

국제 LNG시장은 양적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국가간 LNG거래량이 2013년 320bcm에서 2019년에는 450bcm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가 수요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따라 LNG거래 참여자도 증가하고 있다. 액화설비용량(수출)이 2009년 2,46억톤에서 2013년에는 2.86억톤으로 늘었고, 재기화설비(수입)는 09년 22개국 70개소에서 2013년에는 29개국 104개소로 증가했다.
LNG 공급은 호주와 미국, 캐나다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호주는 조만간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할 전망이고 미국은 셰일가스에 기반해 LNG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서해안 LNG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제 LNG시장은 참여자 증가에 따른 수출입 거래의 다변화, 시장 유동성 증가로 인한 단기, 현물거래 증가, 유연한 계약조건 확대 등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계약조건과 관련, 기존의 장기계약은 TOP(take or pay)와 목적지 제한 등 경직돼 있으나 경직성이 낮은 미국산 LNG로 인해 수입국의 유연한 조건요구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실제 미국 국내 LNG가격(Henry Hub) 연동으로 인해 기존 계약 대비 25% 이상 저렴하다. 이호무 실장은 이같은 추세를 LNG시장의 질적 변화라고 표현했다.
2012년 270bcm의 셰일가스를 생산한 미국은 2040년까지 560bcm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며, 이같은 생산계획아래 Sabine pass, Cameron 등 LNG 수출프로젝트를 잇따라 허가했다. 그러나 미국외 비전통가스 개발방식인 셰일가스 개발은 제한적이다. 지질구조와 용수부족으로 인해 의욕을 보였던 중국은 최근 2020년까지 셰일가스 생산목표를 60-100bcm에서 30bcm으로 하향조정했다.

미국의 셰일가스는 유연한 계약조건과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국에게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인도 등이 계약을 체결했거나 직간접적으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가스공사가 연간 280만톤을 수입하기로 계약을 맺었고 SK E&S도 연간 220만톤을 도입할 예정이다. 파나마운하의 확장으로 미국 셰일가스의 동북아시아행 수출애로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KMI 김우호 본부장
“컨테이너 비용절감능력이 수익성 확보의 길, 발레막스 중국 투입으로
철광석 운임하락 케이프비중도 하락 예상

KMI 김우호 본부장은 ‘해운시장 전망과 에너지 이슈’ 발표를 통해 선종별 해운시황 전망과 이슈 및 영향을 진단하고 그에 대한 대응방향을 제시했다.
김 본부장은 컨테이너선 분야에서는 거대얼라이언스 출범이 몰고올 영향에 집중했고 건화물선 분야는 중국의 저품질 석탄수입 규제, 인도네시아의 천연광석 수출금지, 발레막스의 중국항만 입항 허용을 이슈로 짚었다. 또한 유조선 분야에서는 미국 셰일자원 개발에 따른 시장변화와 태평양항로 이용에 따른 시장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시황전망 자료에 따르면, 컨테이너선은 유럽과 북미동안은 소폭 상승하지만, 북미서안은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초대형선박의 증가와 공급과잉에 따른 운임경쟁으로 운임상승은 제한적이고, 이로인해 지속적인 비용절감능력이 수익성 확보의 길임이 강조됐다.  건화물선의 경우는 올해 4분기 시황이 작년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은 물동량 증가 둔화로 시황개선이 쉽지 않다고 전망됐다. 특히 중국에 발레막스 투입이 본격화되면 철광석 해상운임 하락이 예상되고, 철광석 운송에서 케이프사이즈선박의 비중도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유조선은 VLCC는 상승세이나 2016년 대규모 신조선 인도가 예정돼 있어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제품유는 아시아와 미국의 수출증가와 LR급 운임상승으로 전체 시황개선이 전망된다. 미국의 셰일자원, 캐나다 오일샌드 개발, 아시아발 파이프라인 신설 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아시아행 가스와 원유수출이 중동 원유수입 일부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시황변화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김우호 본부장은 비용절감능력의 확보와 전사적인 대응방안 강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대형선 확보로 운항비용을 줄이고, 동서항로 네트워크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서비스항로와 빈도조정으로 비용을 줄이는 등 비용절감능력의 확보가 긴요한데, 초대형선박 확보를 위해서는 기업의 금융능력 집중 노력과 함께 이를 지원하는 정부의 해운금융 대책 강화가 긴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그는 장기 저성장 해운업황을 고려해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확대와 함께 연료비 절감을 위한 투자도 필요하고 설명하고 신조투자시 LNG연료선의 검토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미래의 상당기간동안 LNG가 선박연료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근거로는 올해(2014년) 7월 기준 LNG연료선 투자가 확정된 선박이 116척임을 설명했다. 이와관련 김 본부장은 “셰일자원(Oil&Gas)의 생산확대와 관련산업의 변화에 주목하고 변화하는 에너지 무역물류에 대응해 최적의 솔루션을 개발하고 화주를 지원할 필요가 있으며, LNG벙커링 등 선박연료의 변화에 따른 신사업 개발 등 에너지 믹스 변화를 사업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해운업계의 중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정책지원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운업계의 현안인 톤세제도와 해양금융종합센터, 해운보증기구를 통한 경쟁력있는 선대투자 촉진, 정책기관의 투자금융 활용과 비용절감과 신규사업 개발을 위한 R&D 기능강화, 새 분야 기술표준 및 산업 기준의 국제협력 적극 참여를 통해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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