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잡으려면 변화 대응해야”

KMI, KOPRI 주최로 10월 1일 대한상의서 개최
 

 
 
해운산업의 새로운 기회로 각광받는 ‘북극항로’를 둘러싼 다양한 환경변화와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극지연구소KOPRI 주최로 마련됐다.
KMI와 극지연구소는 10월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산학연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북극해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특히 그간 북극항로 개설로 인한 경제효과와 개발논리에만 주목했던 다른 세미나와는 달리 북극해를 둘러싼 각종 현안과 이에 대한 대응방안에 초점을 맞춰 이목을 끌었다.

김성귀 KMI 원장은 “북극해는 우리 미래와 관련해 많은 기회와 적지 않은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최근 북극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변화를 공유하고 우리나라와 인류 공동의 이해를 어떻게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인가하는 중차대한 질문에 적절한 해답을 모색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인사말을 통해 밝혔다.
공동 주최자인 김예동 KOPRI 소장은 “북극해 정책포럼의 주제인 북극 환경변화에 대한 과학활동과 우리나라의 북극정책, 북극항로와 관련된 비즈니스에 대한 변화를 살펴보는 내용은 매우 시의적절하다”면서, “극지연구소는 KMI와 함께 이번 포럼에서 나온 의견을 경청해 북극해 정책수립에 반영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 포럼은 美 캘리포니아 대학 Oran R. Young 교수가 ‘북극의 미래: 불확실성, 놀라움과 기회(Arctic Futu
res: Uncertainties, Suprises and Opportunities)’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으로 시작됐다. Oran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나라의 북극해 정책에 대해 현실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북극회 의사회에서 한국은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너무 많은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면서, “한국이 가지고 있는 상대적 이점advantages이 될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하고, 북극해 인프라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협력적인 태도를 취하라”고 조언했다.
이어 강성호 KOPRI 부장이 ‘북극해 환경변화 이해와 활용방안’을, 김종덕 KMI 미래전략연구 본부장이 ‘북극에서의 경제사회적 변화와 우리의 북극정책’을 발표했고, 업계대표로 나온 김진옥 현대글로비스 전무는 ‘북극항로 시범운항 성과와 상업운항 전망’을, 권오익 대우조선해양 상무는 ‘야말 LNG 쇄빙선박 비즈니스 개발과 전망’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운항사고 발생하면 심각한 오염, 국가간 분쟁 가능성 커”
강성호 KOPRI 부장

강성호 KOPRI 부장은 북극권 환경 변화에 대해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빙 감소와 더불어 급격한 환경변화가 진행 중이고 △북극권 국가들의 북극해 활용 미래 기회와 잠재적 선점 의지가 증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 부장에 따르면, 북극은 남극과 달리 동일된 국제조약이 없으며, 1994년 발효된 UN해양법협약에 따라 연안국이 영해 및 EEZ에 주권적 권리를 행사 중이다. 우리나라는 2013년 5월 북극이사회 영구옵서버 지위를 획득했으며 정부 주도로 북극권 국가와의 협력을 통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강 부장은 현재 북극해 상황에 대해 “다년생 해빙이 감소하면서 해빙조각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혹독한 날씨와 변화무쌍한 기후로 북극항로 개발 시 운항의 안전성과 경제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운항사고 발생시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국가간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구속력을 지닌 국제기구가 없다는 점도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부장은 안전한 북극해 항해를 위해 △해도제작, 항해통제시스템, 수색·구조시스템 구축 등을 위한 연구 확대 △북극항로 주변 해빙·해양·대기기상 환경을 모니터링 시스템의 투자 △극지 연구선인 ‘아라온’호와 같은 제2쇄빙연구선 건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 유일한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는 최근 장보고기지 준공, 서남극해 연구증가 등으로 북극해 연구 투입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강 부장은 “지속가능한 북극개발이라는 국제사회의 가치 실현 동참을 위해, 지속적인 북극해 공동연구와 ‘아라온’호를 활용한 국제공동 해양연구 조사활동 참여, 차세대 최첨단 극지인프라 구축을 통한 성장 모멘텀 창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러시아 주도속 캐나다, 미국, 노르웨이 북극해 활동 확대”
김종덕 KMI 미래전략연구본부장

김종덕 KMI 미래전략연구본부장은 북극을 둘러싼 최근 동향과 국제사회의 움직임,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응에 대해 소개했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최근 북극동향은 크게 환경문제, 경제활동, 대륙붕 및 EEZ, 우크라이나 갈등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환경문제로는 러시아를 둘러싸고 NGO인 그린피스와의 충돌이 발생했으며, 네덜란드도 러시아를 국제해양법재판소에 기소하는 등 북극개발에 따른 국가·비국가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북극항로의 통항신청이 증가하고 있으며, 자원개발도 확대되고 있고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북극해 해역 및 경계, EEZ(공해) 활동에 대한 국가간 논쟁도 발생하는 상황으로 미국,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러시아 등이 얽혀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합병 선언으로, 서방국가의 러시아 제제조치가 나왔으며 이를 계기로 북극해에서의 군사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소개됐다.

김 본부장은 또한 캐나다, 미국, 러시아, 노르웨이 등 북극해를 둘러싼 이해관계국들의 활동도 소개했다. 캐나다는 2013~2015 북극이사회 의장국으로서 광물자원 중심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안경비대 기능 강화, 해군기지 확충 등 북극에서의 역할 강화를 위한 조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2015~2017 북극이사회 의장국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으며, 로버트 팹(Robert Papp) 북극 대사를 임명하고, 북극 정책 추진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러시아다. 러시아는 에너지 개발, 항로이용 등 북극 경제활동을 주도하고 있으며, 담당 정부부처 설립을 검토하고 원자력 쇄빙선 건조를 추진하는 등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그 북극산업클러스터와 무르만스크 복합물류운송센터를 개발하는 등 북극권 지역개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아시아 진출을 위한 대중국 협력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북극거점 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는 노르웨이는 스웨덴, 핀란드와 공동 전문가 그룹을 창설하고 쇄빙연구선 건조를 추진하는 등의 활동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 본부장은 우리나라 정책에 대해 △북극항로 인프라 투자 참여방안 모색 △내빙선박 확보 등 운항 안정성 강화 △러시아, 알래스카 등 북태평양권 자원개발 △관광·문화 비즈니스 수요 분석 △지역기반 중소규모 비즈니스 참여 등 북극해 중장기 비즈니스 확대에 대비한 기초기반을 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극동-유럽간 경유지로의 북극항로는 제한적.. 북극지역 자원운송 기대”
김진옥 현대글로비스 전무

김진옥 현대글로비스 전무는 북극항로 시범운항 성과와 향후 상업운항 전망에 대해 의견을 냈다. 김 전무는 “2013년 7월 현대글로비스와 Stena 그룹간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9월 16일~10월 21일까지 35일간 총 1만 5,524km의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시행했다”고 시범운항 개요를 소개했다.
김 전무에 따르면, 시범운항은 지난해 9월 16일 우스트루가에서 시작돼 9월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북극항로 구간을 통과했다. 통과 기간동안 Taymir호, Vaygach호 2척의 쇄빙선 호송을 받았으며 북극항로 운항거리는 4,254km·운항시간 235시간·평균속력은 9.77노트로 나타났다.
총 시범운항구간 데이터를 살펴보면, 운항거리는 북극항로 4,254km·기타 지역 1만 1,536kmfh 총 1만 5,790km이고 운항시간은 북극항로 9.8일·기타 지역 21.17일로 총 30.97일이다. 평균속력은 북극항로 9.77노트·기타 지역 12.25노트로 나타났으며, 연료소모량은 북극항로 271.4m/t·기타 지역은 798.2m/t로 집계됐다.

김 전무는 북극항로 상업운항에 대해 크게 극동-유럽항로가 북극항로를 통과하는 Transit Shipping(T/S)과 북극지역을 목적지로 하거나 북극지역 상품의 물류를 운송하는 Destination Shipping(D/S)으로 구분했다. 그러면서 “T/S는 파나마·수에즈 운하, 말라카 해협 등 남방항로 주요 관문의 수용능력(capacity)에 비해 북극항로의 수용능력은 규모의 경제에서 한계점을 보이고 있고, 선박은 대형화 추세속에 단위 비용이 감소해 북극항로의 경쟁력이 상쇄되고 있다”며 회의적인 의견을 냈다. 그러나 D/S 형태의 액체 벌크화물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의 자원개발 가속화로 D/S는 지속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초 쇄빙LNG 선박 개발 중”
권오익 대우조선해양 상무

권오익 대우조선해양 상무는 북극항로 상업운항의 대표적인 프로젝트인 야말Yamal LNG 프로젝트에서 운항하게 될 Yamal Arctic LNG 선박에 대해 소개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할 예정인 동 선박은 세계 최초의 쇄빙 LNG 선박으로, 최대 두께가 약 2.1m에 달하는 북극해의 얼음을 스스로 깨고 나갈 수 있는 ‘아크-7(Arc-7)’ 아이스클래스급이다.
권 상무에 따르면 동 선박 설계를 위해 여러차례 모형실험을 실행해 최적화된 선형을 개발했고, 영하 52도의 극한에서도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방한처리 기술도 적용했다. 또한 양방향의 쇄빙 운항을 구현하기 위해 360도로 회전하면서 선박의 추진과 조향을 가능하게 하는 파드 프로펄서(POD Propulser) 추진 시스템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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