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에겐 “고생하셨습니다”, 산하 기관장에겐 ‘호통’?

전에 없던 ‘뜨거운 관심’에 농해수위 국감은 한여름 더위를 방불케 할 정도로 뜨겁게 타올랐다. 10월 15~16일 이틀간 진행된 농해수위 국정 감사장에는 예년과 달리 엄청난 취재진이 몰리며 국민적 관심을 보여줬다. 발디딜틈 조차 없었던 국감장에서는 10대가 넘는 방송사 카메라가 자리를 차지했고 십수명의 기자들, 보좌관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세월호 국감’이라고 할 정도로 해양수산부 국감은 세월호 사건 위주로 진행됐다. 당면한 해운산업 과제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16명의 농해수위 의원들은 세월호 사건을 중심으로 ‘따로 똑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몇몇 의원들은 “이제 세월호에서 벗어나 정부와 정치권이 정상화돼야 한다”면서도, 당면한 해운산업 과제에 대한 질의를 하는 의원은 찾기 힘들었다.


전직 국회의원이었던 이주영 해수부 장관과 이하 피검기관장을 대하는 태도의 ‘온도차’도 느껴졌다. 농해수위 의원들 중 몇몇 의원은 “사건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 장관에게 격려를 표한다“는 말과 함께, 말맺음도 “~해야 하지 않겠어요?”, “~를 부탁드린다”는 표현을 썼다. 반면 함께 배석한 김석균 해경청장, 정연준 한국선급 직무대행, 함기영 선박안전기술공단 직무대행에게는 그야말로 ‘날이 선’ 호통과 질책이 이어져 확연히 대비됐다.


여야 의견들의 인식 차이도 나타났다. 여당 의원들은 세월호 관련기관에 대한 질책과 함께 “이제 세월호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는 의중을 나타냈다. 몇몇 의원은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각종 유언비어와 SNS가 지양돼야 한다”며 많은 시간을 할애해 농해수위 국감 질의와는 동떨어진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반면 야당 의원은 명확한 사고 규명과 책임 추궁, 그리고 정부 책임에 대해 따져 물었다.


몇몇 의원들의 ‘돌직구’도 나왔다. 김우남 농해수위 위원장은 함기영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 직무대행의 보고를 듣자마자 “직무대행! 이사장은 어떤 상태예요? 왜 물러난거요?”라고 물었다. 함 직무대행이 “이 자리에서 말하기 곤란한데 해피아와 관련도 됐고..”라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말하기 곤란하다니. 무슨 그런 자세로 국감에 나옵니까. 그런 사실이 있으면 인사말에 유감의 인사라도 밝혀야지. 이사장 개인 문제도 아니고 조직 전체 문제 아닙니까”라고 다그쳤다.


박민수 의원은 김석균 해경청장에게 “해경-언딘과의 유착관계를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과정서 김 청장이 “구조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이라고 말하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이 아니라 있었잖아요. 진정성 있게 사과하세요”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유성엽 의원은 이주영 해수부 장관에게 “장관은 세월호 문제를 ‘사고’로 봅니까? ‘사건’으로 봅니까?”라고 물은뒤, “원활한 구조작업과 정부의 안전대응 프로세스가 있었어도 단순 ‘사고’로 그칠 일이었으나, 그렇지 못해 ‘사건’이자 ‘대참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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