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HKND 400억불 들여 5년간 건설, 100년 운영권
파나마운하에 도전?, 美中 해상물류 요로 경쟁 예상

파나마 운하가 개통 100년을 맞은 올 연말 인근 니카라과에서 운하개발이 착공된다. 특히 운하 공사의 개발권과 향후 운영권을 중국계 사업자가 가지게 돼 세계 해운과 물류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파나마 운하는 1998년까지 미국이 실질적으로 운영해왔으며 현재도 미국의 영향력 하에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니카라과 운하 공사를 완공한 뒤 100년간 운영하게 된다면, 해상물류의 요로要路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경쟁대결 양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니카라과 운하에 대한 중국의 개발계획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6월, 니카라과의 국회의장이 약 400억달러(한화 약44조원)의 대운하 건설 및 운영권을 중국업체에 100년간 양도했다고 밝히면서이다.

거리 286km, 깊이 22m 대운하, 25만톤급 통항 설계 계획
이후 니카라과 운하개발사업은 중국의 통신장비제조사인 신웨이공사 경영주(왕징)가 소유한 HKND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투자사)가 사업권을 따냈으며, 올해초에는 니카라과 대통령과 왕징 회장이 2014년 12월 운하공사를 시작해 2019년까지 완공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신과 관련자료에 따르면, 니카라과 운하는 286km의 거리를 22m의 깊이로 동서횡단으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계하게 되며, 중간에 니카라과 호수를 통과하는 거대한 건설프로젝트이다. 여기에는 철도와 공항, 송유관 건설도 포함돼 있다. 니카라과 정부는 중국과 운하개발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통과하는 입법절차까지 밟은 것으로 밝혀졌다.

니카라과 운하는 25만톤급의 선박이 통항할 수 있도록 건설될 계획이며, 이는 파나마 운하가 확장이후 1만3,000teu급(13-14만톤급)의 통항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항선박 규모가 2배 가량이다.

니카라과 운하 개발사업에서 니카라과 정부는 51%의 지분을 가진다고 현지 언론이 전하고 있으며, 대통령이 직접 니카라과 호수를 통과해 북쪽으로 미코강을 지나 가이만 암석지역을 관통하는 루트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도 있다

HKND의 니카라과 대운하 건설프로젝트 계획과 협력사들
HKND에 따르면, 동사가 통합 건설하게 된 니카라과 대운하프로젝트(Nicaragua Grand Canal project)는 도크(locks)를 포함한 운하, 2개 항만, 자유무역지역(FTZ), 휴양 리조트, 국제공항, 여러 육로 등 6개의 서브-프로젝트(Sub-Project)를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 5년내 니카라과 대운하를 성공적으로 완공할 수 있도록 발전소와 시멘트 공장, 철강 공장과 관련시설들의 건설도 함께 건설하게 된다.

니카라과의 거대 건설프로젝트 수주로 HKND는 현재 CRCC(중국철도건설사)에 기술적인 연구수행을 위탁하고, 사실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와 분석은 McKinsey & Company에, 사회·환경적 평가와 영향판단은 ERM(Environmental Resource Management)에 각각 맡겼다고 밝혔다.

아울러 HKND는 벨기에의 XCMG, SBE와 오스트레일리아의 MEC Mining사도 이 프로젝트의 지원에 초청했다. 이들 회사의 참여로 운하의 건설장비와 기술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건설 표준과 규모, 경로선택 등에서 전문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HKND는 기대하고 있다. 이들 분야별 전문회사들은 운하의 건설 뿐만 아니라 운영에도 막강한 능력과 수익확보를 지원할 계획이어서 이후 니카라과 운하프로젝트의 리스크 관리능력도 상당히 증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한 니카라과 대운하 프로젝트에서는 China Railway SIYUAN Survey & Design Group이 리딩 디자인 계약자로서 니카라과 운하의 육로 프로젝트 디자인을 책임지게 되며, Changjiang Institute of Survey, Planning, Design & Research가 운하프로젝트의 디자인을 맡았다. 항만의 서브-프로젝트 디자인은 CCCC Second Harbor Consultants가 책임을 맡았고 공항 서브-프로젝트는 Civil Aviation Engineering Consulting Company of China이, 자유무역지역과 휴양 리조트 서브-프로젝트는 Shenzhen LAY-OUT Planning Consultants가 각각 맡았다.

운하개발 예정루트 인근지역 환경·사회적 영향평가 착수
동사는 니카라과 운하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환경과 사회적 영향평가(ESIA)를 수행하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컨설팅회사인 ERM과도 계약을 맺었다. ESIA는 니카라과 법률 규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서, 지난 7월 이후 수차례 회의를 가질 예정이며 운하 루트를 따라 인근지역과의 타운홀 미팅도 여러차례 개최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를 돕고 ESIA 시행에 대한 워크샵은 오는 10월부터 프로젝트 루트를 따라 시작된다.

HKND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니카라과 운하가 파나마 운하와 보완관계 속에서 21세기 해운물류의 니즈를 만족시킬 것”이라며 “동서간 항로의 물동량 및 선박사이즈 증대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어 중앙 아메리카에 위치한 대양 간의 두 번째 운하건설이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선박의 대형화 추세는 니카라과 운하가 거대한 시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동사는 “16년 뒤인 2030년에는 니카라과 운하와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상품의 복합적인 가치는 1조 4,0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중미의 이 두 운하는 장차 세계에서 해운이 집중되는 가장 중요한 요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동사는 “니카라과 운하를 통항하는 슈퍼 포스트 파나막스급 선박들은 상당한 연료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사례로 상해발 볼티모어행의 경우 니카라과 운하 루트는 수에즈 운하와 케이프오브 굳 호프 루트보다 각각 4,000km와 7,500km가 더 단축된다고 설명하며 야심찬 사업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니카라과 운하 개발의 성공여부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대운하 건설에 대한 환경 영향 평가의 결과에 따라 사업의 변동 가능성이 없지 않고, 니카라과 내에서도 운하건설 정책을 정치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어 반대 입장을 가진 정치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럽의 일부 언론에서는 “우루과이 대운하 성공여부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HKND “파나마 운하와 보완관계..” 언급하나 경쟁 불가피 예측
한편 니카라과 운하 개발사업자인 HKDN측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가져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니카라과 운하가 계획대로 완공된다면 파나마 운하에는 커다란 도전 상황이 될 것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일반적인 예측이다.

파나마 운하의 확장공사는 당초 100주년인 2014년 10월에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개발공사가 자금문제로 중단과 지연을 거듭해 2016년에나 완공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파나마운하의 확장공사에는 총 53억달러의 공사비가 투입됐다.

니카라과 운하 500여년 염원사업 중국이 이뤄주나

중미지역에서 운하의 필요성이 부각된 것은 50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니카라과 언론과 국회자료를 토대로 정리한 ‘글로벌물산업정보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16세기 정복자 에르난 꼬르테스가 까를로스 5세 국왕에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통로를 얻는 나라가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쓴 편지가 그 첫 기록이다. 이 지역의 식민지 시절 펠리페 2세가 운하 조사를 지시한 바 있는데, 당시 조사대상 운하루트에 니카라과와 파나마, 멕시코 테완텍지협이 들어 있다.

이후 19세기에 들어서 중앙아메리카연방정부가 니카라과 호수에서 산후안강을 지나는 278km의 운하건설 계획을 수립하고 미국에 재정지원 접촉을 한 바 있으며, 그 뒤 미국은 물론 영국과 독일, 프랑스, 덴마크, 일본 등에서 이 지역 운하건설을 위한 루트를 연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검토된 운하루트만도 30개 이상이다.

미국이 정부차원에서 1827년 니카라과운하 건설안을 내지만 니카라과의 열악한 경제상황과 정정불안, 영국과의 이권 다툼 등의 요인으로 무산되고, 20여년 뒤인 1849년에는 니카라과 정부가 추진했으나 니카라과 내전으로 또다시 운하건설 계획은 백지화됐다.

미국은 19세기말까지 니카라과 운하건설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당시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고 있던 프랑스 회사가 자금과 말라리아 등 질병문제와 난공사 등의 문제로 파산하고, 미국정부가 파나마운하 개발권과 설비 일체를 인계받음으로써 미국은 오랜기간 추진해온 니카라과 운하를 포기하고 파나마 운하를 선택했다. 당시 미국은 국회에서 표결을 통해 중미지역 운항건설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니카라과는 이렇듯 500여년 동안 계속 대운하 건설을 검토해왔다. 특히 19세기까지는 미국이 꾸준한 관심과 적극적인 건설계획을 수립하기도 한 ‘니카라과 운하’가 중국의 자본에 의해 개발, 운영된다는 사실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제2의 파나마 운하’ 탄생 이상의 의미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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