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승 의원*한중인터모달연구회 공동 주최

 
 
 

한중 FTA 체결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내수시장 드라이브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한-중간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으로 ‘열차페리’가 대두되고 있다. 작년 11월 29일 이헌승 국회의원과 한중인터모달연구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교통연구원이 주관한 ‘열차페리에 의한 한중 인터모달시스템 구축 및 대륙철도 연계를 위한 국회정책토론회’에서 발표자들은 중국에서 운영중인 열차페리의 현황과 한중 열차페리 연계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현재 중국 내수시장을 지역별로 보면 동부 연해지역이 54%, 중부지역이 23%, 서부지역이 14%, 그리고 동북지역이 9%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대 중국 직접투자금액의 80%와 수출입의 90%가 모두 동부 연해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중서부지역으로의 진출은 아직까지도 요원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중서부지역으로의 진출을 위해서는 철도 수송이 가장 경쟁적인 운송수단이고, 이를 위해선 한중 열차페리를 구축해 중국 중서부 내수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구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동 세미나에서는 중국 종합운수연구소 샤오자오셩 부주임이 참석해 현재 중국에서 운영 중인 열차페리 현황과 미래 전망에 대해 발표했고, 한국교통연구원의 노홍승 연구위원은 “열차페리는 열차를 실어나르는 배가 아닌 물 위를 지나는 철도로 보아야 한다”는 시각을 강조하며, 2018년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개통할 동서횡단철도망을 열차페리와 연계해 유라시아-중국-한국-러시아 연해주지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역로를 개설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국제물류연구회 박창호 사무총장과 한국해운물류학회 한종길 학회장은 남북대치 정국 하에서 육상으로는 유라시아 대륙접근이 제한적이었던 우리나라가 최근 중국의 서부대개발 계획에 본격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해상-도로’ 운송체계에서 벗어나 ‘해상-철도’ 방식에 적극 대응하는 인터모달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전했으며, 국내 열차페리 터미널 시범사업이 시행된다면 인천내항 3부두가 시범사업지로 가장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또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서승일 본부장은 현행 열차페리 운영상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열차페리 기술을 제안함으로써 한중인터모달 시스템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각각 제시했다.

 

 

 
 

“중국 열차페리는 수송효과 높이는 최상의 방법” 샤오쟈오셩 중국종합운수연구소 부주임

첫번째 연사로 나선 샤오쟈오셩 중국종합운수연구소 부주임은 ‘중국 열차페리 현황과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샤오쟈오셩 부주임은 중국 열차페리(이하 IMSTF, Intermodal System by Train Ferry)에 대해 승객과 화물의 수송효과를 높이는 최상의 방법이며, 동 시스템을 통해 중간단계를 생략해 수송 원가를 낮추고 리드타임을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보해의 IMSTF는 1992년부터 2002년까지 약 10년간의 준비기간, 2004년까지 2년간 설계기간과 3년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2006년 11월 화물구간을 개설했고, 2008년 9월에 여객구간을 개설했다.

 

샤오쟈오성 부주임에 의하면, 동 시스템은 주로 음식, 목재, 철강, 화학류 등을 운송하는데 남쪽으로 운송되는 화물은 철강과 음식, 목재가 대부분이며, 북쪽으로 운송되는 화물은 일반 벌크화물이 대부분이다. 현재 3개의 열차페리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중 2개 페리는 50개화차를 보유하고 있으며, 20톤 트럭 50대, 자동차 25대, 그리고 480개의 침대차로 화물과 여객을 운송한다. 나머지 하나의 페리는 50개의 화차와 62대의 20톤 트럭, 20대의 자동차, 616개의 침대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총 수송시간은 여객기준 6.3시간이며, 운임은 여객의 경우, 최고 980위안에서 최하 180위안까지 다양하다. 반면 화물은 트럭 2,000위안, 철도차량은 4,460위안이다.

 

그러나 샤오쟈오성 부주임은 중국의 잦은 단전과 기존 페리와의 경쟁관계 등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자연환경상 24시간 운영을 약속할 수 없는데, 열차페리가 지나는 구간은 연간 20일 이상의 단전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또한 설계기술 부족으로 초기에 기대됐던 충분한 경제적 이익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여기에 중국의 복잡한 규정과 제도도 열차페리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중간 열차페리 활용한 북한-러시아-중국-유럽잇는 SRX 실현 가능” 노홍승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이어 연사로 나선 노홍승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전략 추진을 위한 한중 인터모달 시스템’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노 위원은 중국의 열차페리는 보해만 아래로 산둥반도와 랴오동 반도를 연결하며, 다렌과 옌타이 해저터널 착공이 가시화되면서 한중간 인터모달 체계 연계에 대한 가능성이 재조명되고 있다고 전했다. 노 위원에 따르면, 다롄-옌타이까지 열차는 26~27시간이 소요되지만 열차페리는 6~7시간만에 돌파할 수 있다면서, 향후 보해만 해저터널로 상둥성 옌타이와 랴오닝성 다렌이 연결되면 약 40분만에도 동 구간의 돌파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노 위원은 조응래 경기개발연구원의 연구를 인용하면서 “한중 해저터널 공사는 총 1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인한 경제효과는 한국에 116조원, 중국 150조 5,000억원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10월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전략에 따르면, 동 전략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과 동북아 평화전략구상이라는 기존 외교안보 전략에 유라시아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경제전략이 결합된 것으로, 부산을 출발해 북한*러시아*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ilk Road eXpress, SRX)를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동 프로젝트가 실현되기 위해선 아직 남은 문제가 있다. 우선 중국의 간선철도망이 조속히 연계돼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국내 철도망의 구축도 필요한데, 철도청은 2019년 경기 포승~경부선 철도노선을 개통하는 등 동서연계 철도망을 조기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노 위원은 “이제 대륙철도에 접속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과 산동반도에서 한국으로 철도연결을 원하는 중국의 입장이 서로 맞아 떨어져 한중간 열차페리를 포함한 철도운송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면서, “한중열차페리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중국과 철도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문제로 바뀌었으며, 열차페리가 어디로 연결되느냐에 따라 그 지역이 앞으로 한중 교역의 통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2015년 이전 열차페리 시범사업엔 인천내항 3부두가 적합” 박창호*한종길 교수

박창호 국제물류연구회 사무총장과 한종길 한국해운물류학회 학회장은 ‘한중 인터모달 네트워크를 활용한 대륙진출 및 기업지원 방안’을 공동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수도권의 열차페리 터미널의 입지로 인천항과 평택항을 후보로 올리고, 각 입지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인천내항 3부두는 갑문항이라 항내 정온도가 높고 철도가 인입돼 있어 약간의 접속시설 설치만 하면 즉시 터미널이 개통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며, 평택항도 평택-포승간 철도 건설이 진행되고 있어 인입선을 조정하면 전용터미널 건설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5년 이전에 열차페리 터미널 시범사업을 진행한다면 인천내항 3부두가 적정 대상 후보지라고 결론냈다.

 

열차페리를 통한 다양한 연계체계 구축에 대한 연구도 진행됐다. 우선 한중 인터모달시스템에 의해 Door to Door 일관수송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항공운송도 포함된 도로-철도-해상-항공 복합운송망 구축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한 열차페리에 의해 활성화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에 대해서는 열차페리 제작기술 및 운영 시스템 산업, 열차페리 전용터미널 조성관련 항만산업, 한중 Rail-Sea-Rail을 기조로 하는 복합운송사업을 꼽았다. 여기에 한중 카페리 사업을 열차페리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도 소개됐다.

 

 

“누드형 열차페리*부유식 항만으로 기존 시스템 단점 보완 가능” 서승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본부장

한편 서승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본부장은 ‘신개념 열차페리 기술을 이용한 효율적 한중 인터모달 운영방안’을 주제로 새로운 개념의 열차페리 모델을 소개했다. 우선 서 본부장은 한중간 물량증가와 벌크화물 수요 증가에 대비해 북한, 만주를 거치지 않는 단거리 해상노선을 활용한 물류체계를 개발해야 한다며, 이에 열차페리가 부합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적합한 항만램프가 미비하고, 화차 관리와 화차 고정을 위한 소요시간이다. 서 본부장은 “기존 고정식 램프는 조수 간만차가 심한 항만에 적용이 곤란하며, 화차관리의 어려움은 운송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서 본부장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누드형 열차페리와 부유식 항만을 소개했다.

 

누드형 열차페리는 부유식 교량*램프를 통과해 페리선 화물창까지 열차를 이동시킬 수 있으며, 조수간만의 차에 적합한 부유식 교량과 돌핀 계류형 푼툰은 기존 항만을 충분이 대체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서 본부장은 “누드형 열차페리로 열차페리 실용화에 따른 물류 수송을 원활화할 수 있으며, 화차이동과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면서, “부유식 항만기술도 신규 항만건설에 대한 과도한 건설비를 절감할 수 있고, 지능형 포크 리프트를 활용하면 컨테이너 동시 상하역이 가능해 열차페리의 효율적 운영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주제발표 이후 지정토론자로 나선 임영태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열차페리를 포함한 대륙철도 연계운송의 경우, 한중간 협의를 통해 최종 출발지와 도착지에만 통관을 실시하거나 사전통관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열차페리 통관협약제’ 등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명철 한국철도공사 물류개발차장은 “한중열차페리가 지속적이고 성공적인 운행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를 통한 구체적인 사업성 검토가 필요하며, 남북철도 연결을 대비한 장*단기적인 연구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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