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유일 UTC기술연구센터 개소 5주년, 열교환기 특화

 
 
“롤스로이스는 따로 R&D 연구단지가 없다. 전세계 대학 연구소와 기술협력을 맺고 각 지역에 특화된 기술을 연구해 상품화하는데, 아시아 지역 최초로 우리나라에 개설된 UTC는 롤스로이스 사업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동력 시스템 제공업체 롤스로이스(Rolls Royce) 한국지사의 전완기 지사장이 롤스로이스의 국내·해외 해양·방산 사업과, 올해로 개소 5주년을 맞이한 국내 롤스로이스 기술연구센터(UTC, University Technology Centre)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지난 10월 2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완기 한국지사장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롤스로이스의 활동과 국내외 사업, 그리고 씽크탱크로서의 UTC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전완기 한국 지사장은 롤스로이스의 그린십 관련 사업과 부산 녹산공단에 위치한 롤스로이스 부산공장의 역할, 한국시장 비중, 해양산업 동향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롤스로이스는 5만 4,000대의 가스 터빈을 전세계적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상위 50개 항공사 중 42개 항공사를 포함한 500개 이상의 항공사, 4,000개의 기업 및 다목적 항공기와 헬리콥터 운용업체, 103개국의 군대, 그리고 70개국의 해군을 포함한 4,000개 이상의 해양업체, 약 80여개 국가의 에너지 회사 등 광범위한 고객 기반을 갖추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2012년 연간 매출액은 123억 파운드에 달하며, 그 중 약 50%가 서비스 수익이다. 2013년 6월, 확정 및 고시된 수주금액은 692억 파운드를 기록했다. 토탈케어(TotalCare) 장기 지원 서비스를 포함한 부품·서비스 부분은 최근 3년간 40% 이상이 증가했는데 예약 주문은 약 31% 증가했다. 롤스로이스는 전 세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영국 이외의 지역에서 창출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50개 국가에서 4만명에 달하는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롤스로이스의 연구개발 사업. 동사는 2013년 현재, 28개의 대학기술센터로 구성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대규모 R&D 센터를 보유한 기타 기업과는 달리 세계 각지에 마련된 UTC를 통해 롤스로이스 엔지니어들이 최첨단 과학 연구 주제들과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끔 하는 것. 국내에서는 부산대학교와 아시아권 최초의 UTC 협약을 2008년에 맺어 지난 9월에는 5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롤스로이스의 그린십 기술에 대해?
롤스로이스는 해양 분야에서 환경 유해배출 물질을 최소화하고 연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프로마스promas, 전기모터와 프로펠러, Rudder를 일원화한 머메이드 파드, Wave Piercing Hull Design, LNG 엔진 등이다.

프로마스는 프로펠러와 러더Rudder가 하나로 통합된 추진기로 타 추진기에 비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일체형 디자인으로 설계된다. 단일 프로펠러에 비해 약 10%의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다. 그린십 기술이 많이 소개되고 있지만 사실 선주나 조선소는 대단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이를 평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롤스로이스의 동 기술은 현대미포조선이나 성동조선해양 등 국내 중형 조선소에서 건조되는 신조선에 적용이 되고 있다. 고객사의 만족도도 비교적 높은 편으로, 약 10%의 연료효율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아직 대형선엔 적용이 안되고 있지만, Rudder 사이즈의 대형화 개발이 완료되면 납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상에서의 저항력을 최소화하는 Wave Piercing Design도 주목받고 있다. 유체역학적으로 해상 저항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중점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는 분야는 LNG 등 연료를 이용한 Gas 엔진이다. IMO가 2015년부터 선박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SOx을 0.1%까지 감축하는 Tier3를 추진할 것으로 확실시되는데, 동 규제에 대해 완벽하게 부합하기 위해선 Gas 엔진이 가장 적절한 솔루션이다.

-LNG 등 많은 대체 엔진이 개발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기술개발 정도는?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직까진 LNG 벙커링 인프라를 갖춘 국가가 몇 안된다. 우선 연안 지역에서는 LNG 엔진을 사용하고, 규제가 덜한 지역에서는 기존의 연료를 사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점차 IMO 규제가 강화될 수록 LNG 엔진 사용이 늘어날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준비가 다 됐다. 노르웨이 같이 환경에 민감한 국가에서는 예인선(tug boat)은 물론 페리ferry선도 가스엔진을 이용하고 있다. LNG 뿐만 아니라 메탄올 등 대체연료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상선 분야에서 적용되려면 시일이 걸리겠지만, 방산분야에서는 원자로를 이용한 선박도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공장에서 개발되는 제품은?
녹산에 위치한 국내 공장에서는 부두·해상에서 선박을 고정시키고 중심을 잡는 장치인 윈치가 생산되고 있다. 롤스로이스가 갖고 있는 전세계 공장에서 윈치가 생산되는 공장은 부산, 상하이, 폴란드 등인데, 이중 부산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윈치를 생산한다. 이유는 선주사나 조선사에서 부산 제품을 더 많이 원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중국 조선소들도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보다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연간 최대 1,800개의 윈치가 생산되고 있다.

-동사의 오프쇼어 사업은?
부유식 해양플랜트에 들어가는 선회식 추진기(Azimuth Thruster)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오프쇼어 선박의 자세제어와 모션 컨트롤(motion control)을 위해 필요한 자재이다. 특히 동 제품은 국내 조선소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한국 조선이 지난 몇년간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로 트렌드가 옮겨졌기 때문이다.
오프쇼어 기자재에서는 안전성과 내구성, 이를 통한 고객 신뢰도가 가장 중요하다. 롤스로이스 제품들은 대부분 유니트화된 통합제품이 많이 생산되며, 특히 북해지역 플랫폼에서는 강력한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생산제품이 타사 제품에 비해 가격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그렇다. 제품 대부분이 유럽에서 생산되며, 아시아에서도 기술적 신뢰도가 높은 한국에서 대부분 생산된다. 언급했다시피 오프쇼어 제품은 안전성과 신뢰도가 가장 중요하다. 롤스로이스의 기술과 신뢰도가 이미 많이 입증됐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로열티가 그만큼 높다. 그만큼 퀄리티에 대한 자신이 있으며, 이는 향후 라이프 싸이클 비용에서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시장의 비중은?
한국 조선소에서 발생하는 오더가 연간 3억불이 넘는다. 이는 전체 해양사업 매출오더의 거의 1/4 수준이다. 한국 시장이 그만큼 중요하다. 중국의 경우, 아직까지 오프쇼어 자체가 크지 않다. 롤스로이스 해양사업 매출의 60%가 오프쇼어에서 발생한다. 그만큼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다.

-오프쇼어 시장 축소와 그린십으로 인한 상선 확대에 대한 견해는?
최근에 와서 약간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 다만 상선의 경우 아직 수급 밸런스가 맞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한켠에서는 에코십 발주로 인해 시장 판도가 변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오프쇼어는 ‘유효한 시장’이라고 예측된다.

에코십 기술은 사실 많은 업체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다만 에코십 기술은 아직까지 ‘Revolution’이 아닌 ‘Evolution’이라고 보는게 맞다. 뚜렷한 혁신보다는 계속 발전하고 진화된다는 의미이다. 결국 궁극적인 혁신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연료전지와 같은 기술이 상용화돼야 한다. 롤스로이스도 나름대로 연구하는 부문이 있다. 그러나 이것이 상용화되기 위해선 다양한 규제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방위산업엔 적용되고 있지만, 상선 적용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본다.

-부산대학교와 공동 설립한 UTC가 개소 5주년을 맞았는데?
롤스로이스는 대규모 R&D 센터 대신 전세계 28개 지역에 UTC를 설립해 연구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부산대학교에 설립된 UTC는 아시아 유일의 연구센터이다. UTC의 설립 기준은 전략적 마케팅이 아닌, 해당 대학교의 기술 연구능력이 롤스로이스에 부합하는가이다. 부산대학교의 연구능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UTC가 설립됐고, 지금까지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다. 열교환기에 특화된 다양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열교환기 대표기업인 동화엔텍과도 협력해 시제품이 나오고 있다. 이를 통해 20명 이상의 박사를 배출했고, 영국 본사에 2명의 부산대학교 UTC 출신들이 근무하고 있다. 5년간 아시아 유일의 UTC로서의 위상을 직접 확인했다. 특히 2010년 부산대학교에서 설립한 열교환기 테스트 센터는 세계에서도 독보적인 실험센터로 고온·고압 상황에서의 제품 상태를 테스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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