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10월 18일 M&A 완료, 티케이케미칼 컨소시엄 새주인
STX팬오션 구조조정중 10월중 회생계획안 제출, KDB 최대주주


STX팬오션이 지난 6월 또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감으로써 국내 리딩 벌크선사들의 수난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한해운이 새 주인을 맞아 회생回生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STX팬오션도 사업조정과 조직축소 등 구조조정을 위한 준비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은 최대주주로 자리를 잡았다.

대한해운은 10월 18일 금감원 공시에서 “M&A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목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했으며, 최대주주가 종전의 Orchard Center Master Ltd에서 티케이케미칼로 바뀌었고 이로써 경영권이 티케이케미칼에 넘어갔다”고 밝혔다. (주)티케이케미칼컨소시엄은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대한해운의 지분 51.12%를 거머쥐고 최대주주의 자리를 차지하며 대한해운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대한해운의 새 경영주인 티케이케미칼은 10월 17일 운영자금 50억원과 DIP 차입금 770억원, 회생채무및 회생채권화된 공익채권등 변제에 소요되는 자금 830억원 등 기타자금 1,600억원 등 총 1,650억원의 자금 납입으로 대한해운 인수절차를 모두 마치고 10월 18일부터 최대주주로서 권한 효력이 공식 발효됐다. 대한해운이 2011년 2월 15일 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된 지 2년 8개월만에 새 경영주를 맞은 것이다.

금감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티케이케미칼(17.91%)은 2012년도 기준 자산 4,740억원, 부채 2,848억원, 자본 1,892억원의 재무상태를 갖춘 회사로서 특수관계인 (주)케이엘홀딩스(16.73%)와 (주)케이엘홀딩스이호(16.48%)와 함께 총 51.12%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따라 대한해운은 향후 경영진과 이사회 개편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10월 30일 개최 예정인 주주총회에서는 공동관리인 이진방씨와 대표이사 박재민씨, 경영지원본부장 김칠봉씨 등 3인의 이사에 대한 재선임건이 심의된다.(기사시점 10월25일)

올초부터 M&A를 추진해온 대한해운은 7월 1일 기업매각 공시에 이어 8월 7일 티케이케미칼과 진덕산업, 하이플러스카드, 삼라, 경남모직 등으로 구성된 티케이케미칼 컨소시엄을 M&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8월 9일 M&A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후 본계약 체결전 대한해운의 기업매각에 응찰했던 폴라리스쉬핑과 대림컨소시엄이 티케이케미칼의 우선협상자 선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 입찰절차 진행정지등 가처분 신청(2013년 8월 13일)과 매각금지 가처분(2013년 8월 21일)을 각각 신청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9월 10일 폴라리스쉬핑과 대림컨소시엄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각하했다.

이로써 대한해운의 M&A 절차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해 티케이케미칼 컨소시엄은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0월 17일까지 인수대금 1,650억원을 모두 완납하고 대한해운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법정관리로 들어선 이후 선대와 조직을 축소하고 계열사와 자산을 매각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하며 회생을 위해 노력해온 대한해운이 M&A를 통해 자금수혈을 받아 본격적으로 회생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티케이케미칼 컨소시엄은 삼라그룹의 계열사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대한해운은 사실상 삼라그룹에 인수된 셈이다. 삼라그룹(회장 우오현)은 M&A를 통해 중견그룹으로 성장했으며 대한해운의 최대주주로 공시된 티케이케미칼은 삼라그룹의 주력 계열사이고 컨소시엄에 참여한 진덕산업과 경남모직 역시 삼라그룹의 계열사이다. 삼라건설을 모태로 성장해온 삼라그룹은 진덕산업, 티케이케미칼, 벡셀, 우방, 경남모직, 남선알미늄 등을 잇달아 인수한 바 있다.

 
 
에너지전문선사로서 2008년과 2009년에는 국내 4대 선사로 2-3조원대의 매출을 올렸던 대한해운은 2012년말 기준으로 6,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10위권의 선사로 위축돼 있는 상태이다. 회생을 위해 몸집을 대폭 줄인 대한해운의 현 선대는 용선 4척을 포함해 모두 32척으로 구성돼 있으며, 육상직 근무자는 40여명이다.
한편 지난해말 경영권 매각을 공표하며 M&A를 추진한 STX팬오션은 인수가 성사되지 않자 6월 7일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해 6월 17일 개시결정을 받았다. 동사는 9월 5일 제1차 관계인 집회를 열어 회생을 위한 자구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10월 25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 제출을 요청받았다. 이에따라 STX팬오션은 회생담보권 및 회생채권 등에 대한 권리변경과 변제방법, 주주권리변경과 신주발행 등의 내용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10월 25일 공시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팬오션은 본격적인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위한 작업으로 조직재편과 사업및 선대조정에 들어간 상태이다. 10월 1일부로 부서 통폐합이 시행됐고 그로인해 담당 임원들이 사임하는 등 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이 막 시작된 상태이다.

실제 1차 관계인 집회에서 법정관리인은 보유선의 18척 매각과 사업분야의 과감한 정리, 인력의 30% 감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인력감축을 비롯한 구조조정의 방향이 밝혀지자 STX팬오션 내에는 STX그룹 인수이후 해체됐던 노조가 9년만에 부활했다. 30%의 인력이 감축된다고 가정하면 100여명이 넘는 인력감축이 예상되자 직원들이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STX팬오션은 범양상선 시절인 1994년에 법정관리에 들어가 2002년 졸업하고 2004년 STX를 새 경영주로 맞아 한껏 호황기를 누리기도 했으나, 법정관리 졸업 11년, STX 인수 9년만에 법정관리의 가시밭길을 또다시 걷게 됐다.

한편 지주사이던 STX의 주식매각으로 인해 현재 STX팬오션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으로 바뀌었다. 동사는 10월 21일자 금감원 공시를 통해 14.99%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임을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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