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새, 154척 에코십 수주

선주사 “현대미포 MR탱커 약 30% 연료절감 효과 거둬”

에코십 신조발주 시장에서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회사를 꼽으라면 단연 현대미포조선을 들 수 있다. 고효율 PC선, 특히 MR탱커의 수요가 지난해부터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수혜를 현대미포가 거의 독식하고 있기 때문. 2012년부터 올해 9월 현재까지 현대미포조선가 수주한 에코기술적용 선박은 총 154척, 그 중 MR탱커를 포함한 PC(Product Carrier)선만 108척에 달한다. 10~11년 총 22척을 수주하는데 그쳤던 현대미포조선은 12~13년 154척의 선박을 수주하면서 안정된 일감확보는 물론 최고의 고효율 탱커 건조업체로의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으며, 다양한 선종에 에코십기술을 적용하면서 중형선 분야의 최고 조선소로 우뚝 섰다.

 

 
 

“하루 9톤·5,000달러 연료, 기존보유선 대비 30% 절감” 올해 발주된 37-38K 탱커 16척 독식
현대미포조선의 기술력은 지난 2년간 동사에 공격적으로 MR탱커를 발주하고 있는 스콜피오탱커스(Scorpio Tankers)에 의해 검증됐다. 동사가 스콜피오社에 세계 최초로 인도한 ‘ECOSHIP(52K PC, ‘STI AMBER’호)의 실제 운항 결과를 토대로한 연비개선 현황이 스콜피오社의 2012년 3분기 실적발표시 공개되면서, 전세계 해운업계와 조선업계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것.


2012년 10월 영국해운미디어인 트레이드윈즈(Tradewinds)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이 인도한 ‘STI AMBER’호에 화물을 적재한 상태로 13.5Knots 속도로 운항시 하루 약 9톤의 연료를 절감, 기존보유선 대비 약 30%의 연료절감 효과를 거뒀으며, 이를 통해 하루 약 5,000달러의 연료비를 줄였다. 이는 25년간 운항할 경우 3,700만달러가 넘는 막대한 연료비 절감을 이룰 수 있는 수치이다.


또한 스콜피오社는 이후 당사의 컨퍼런스콜(기관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화회의)에서도 “다시 발주해도 현대미포조선을 선택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공개적으로 현대미포조선의 기술력을 극찬했다. 이같은 연비개선 효과로 지난 1분기 스콜피오탱커스는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해 지금까지 흑자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3년간 현대미포조선은 37-52K급 PC탱커선의 글로벌 수주 점유율을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2011년 26.9%였던 점유율을, 12년 36.8%, 13년 9월 현재는 50.5%까지 끌어올린 것. 특히 올해 발주된 37-38K Pure 케미컬탱커 16척은 현대미포조선이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에도 설계인력 확보.. 설계인력만 800명 달해, 독자적 선형개발 등 혁신기술.. 미국에도 수출
이처럼 현대미포조선이 올해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에코십에 관한 설계기술 개발과 투자, 정시납기·인도 등 선주사의 높은 신뢰가 바탕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미포조선은 3년전부터 불황 타개책의 일환으로 선종 다각화와 고급설계인력 확보에 주력했다. 현재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하고 있는 설계인력은 약 800명 정도, 이 중 ‘설계의 꽃’으로 불리는 기본설계 인력만 100명에 달한다. 이러한 규모는 중형 조선소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수준이다.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의 중대형 조선소의 경우, 단 1명의 기본설계 인력을 갖추고 있지 못한 곳이 허다하다는 것이 현대미포조선 측의 설명이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독자적인 선형개발 능력과 전자식 엔진, 에너지 세이빙 디바이스, 도료 등 여러 기술을 총합해 선주가 원하는 최적의 에코십을 개발·생산하고 있다”면서, “독자적인 기술과 설계능력, 그리고 뛰어난 인력은 올 초 미국 에이커社와의 기술수출 사례로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5월 미국 에이커社(Aker Philadelphia Shipyard)와 5만톤급 PC선 4척에 대한 건조기술을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스콜피오社의 연비절감 사례발표 이후, 동형 선박에 대한 도면, 기술자료, 기자재 구매대행은 물론 인력파견까지 제공되는 계약이다.


동 계약 이후 현대미포조선은 에이커사의 설계 자재 등 담당자들과 건조사양 검토·건조계획 수립에 들어간 바 있으며, 최근에는 현지에서 건조 중인 다른 호선의 용접자문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건조부, 선체가공부, 선체조립부 등 4명의 직원이 현지에 파견돼 생산기술을 전수했다.


현대미포조선의 이러한 기술력은 동사의 베트남 법인인 현대비나신조선HVS에도 전수돼 그 명성을 잇고 있다. 올 9월 이탈리아 다미코d’Amico社의 5만톤급 PC선 4척에 대한 건조가 HVS에서 시작돼, 내년 5월까지 인도할 계획인 것. 이와함께 HVS는 올해에만 모두 6척의 PC선을 건조할 계획이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이미 현대미포조선 도크는 2015년까지의 작업량으로 꽉 차있는 상태”라면서, “최고의 기술력은 물론, 신뢰의 근본인 정시납기도 현대미포조선의 자랑이다. 울산과 비나신조선소의 도크를 풀가동해 최고 품질의 선박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PC선 넘어 벌크선, 냉동컨선, LPG선 등에도 에코기술 적용
현대미포조선의 목표는 주력선종인 PC선은 물론, 선종다양화를 통해 모든 중형선에서 최고의 에코십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다. 올 7월 동사는 세계 최대의 청과생산 판매업체인 돌Dole社로부터 770feu급 냉동(Reefer) 컨테이너운반선 3척을 1억 6,500만달러에 수주했다.


동 선박은 청과와 야채 신선도 유지를 위한 냉동·냉장시스템과 함께, 연비향상을 위해 설계시부터 파도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개선된 선형이 적용되는 에코십이다. 또한 연료분사 밸브 개폐를 개별 실린더별로 제어할 수 있는 전자제어식 엔진도 장착된다.


이처럼 현대미포조선은 꾸준한 에코십 기술개발을 통해 다양한 선종에 에코십 기술을 적용해 중형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0~2013년 9월까지 수주한 에코기술 적용선박은 총 176척으로 120척의 석유제품운반선(PC, Oil Product Carrier) 이외에도, 15척의 벌크선(BC, Bulk Carrier), 10척의 일반화물선(GCC, General Cargo Carrier), 11척의 컨선(Container Carrier), 5척의 컨테이너-로로선(Container Ro-Ro Carrier), 6척의 LPG운반선, 9척의 자동차운반선(PCTC, Pure Car & Truck Carrier)가 포함됐다. 특히 중형 컨선과 컨테리어로로선, LPG선, PCTC선은 2012년 이후부터 수주가 시작되고 있어, 에코십 기술을 반영한 동사의 선종다변화 전략이 통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에코십은 조선·해운업계에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사항으로 대두됐고, 많은 선주사들의 관심이 확산되고 있어 향후 신규발주 증가요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앞선 신기술을 바탕으로 명품선박을 적기에 인도함으로써 고객 감동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악의 조선 불황기에도 경쟁자보다 앞선 기술개발과 투자로 최근 ‘놀랄만한’ 성적을 내고 있는 현대미포조선은 자타가 인정하는 에코십 리더로 성장했다. MR탱커를 중심으로 한 PC선에서 더 다양한 선종으로 에코십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동사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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