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은 내게 해운산업에 대한 깨달음을 주고 새로운 도전 과제도 함께 주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크게 깨닫게된 것은 선박금융이 매우 훌륭한 Financing기법이며, 업무 특성상 국제성과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융기관과 그 직원에게 도전과 새로운 기회의 창구가 된다는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던가? 선박금융 교육과정 중 현장견학을 통해 직접 보게 된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의 1만 8,000TEU 컨테이너선과 부유식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loatingProductionS
torageandOffloading), 그리고 거대한 크레인과 컨테이너들이 즐비했던 중국 상해의 양산항. 지금까지 줄곧 은행원으로서 거액의 대출금액에 눈이 익숙해져 있었지만, 막상 현장에서 보는 선박과 항만시설을 직접 보니 입이 딱 벌어지고 그 크기에 압도되었다.

선박금융을 다루는 투자금융부에 온 지 1년이 채 안 된 내게 선배들은 “선박금융을 잘 하려면 금융연수원의 선박금융 과정에 가면 좋다”고 많이들 얘기했다. 100시간에 걸친 교육과정을 마친 지금, 아직도 부족하지만 그래도 과거보다는 선박금융 업무를 함에 있어 자신감이 생겼고, 나 역시 선사와 금융기관의 선박금융 실무진에게 본 과정을 진심으로 강추하며, 그간 이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들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가장 유익했던 것은 업계 전문가들로부터 선박금융과 해운산업에 대해 직접 배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부서에서 당장 선박금융 딜을 추진해야 했던 나는 일단 가장 많이 추천하는 ‘해양금융의 이해와 실무’ 책을 직접 구매하여 숙독하였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것들이라 선박종류에서부터 전문용어, 그리고 영문계약서의 내용 모두가 익숙하지 않았고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런 내게 선박금융과 해운업계의 전문가로 일컬어지는 강사님들의 교육은 당장 딜을 진행하고 있는 내게 마치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우리나라의 선박금융의 역사 속에서 BBCHP 방식 선박금융이 도입 계기라든가, 편의치적을 하게 된 기원과 이점, 선박을 구매하게 될 때 체크해야 할 등기절차, 계약서상의 법률적인 문제와 해석 등 책 속에 없지만 실무적으로 알아야 할 필수 내용을 바로 우리나라 대표 전문가들로부터 배울 수 있었다. 특히, ‘해양금융의 이해와 실무’의 공동저자 모두가 이 과정의 강사로 나왔기에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실무를 하며 궁금했던 사항을 직접 물어볼 수 있어 더욱 유익했다. 

 
 
뿐만 아니라, 해운시장 및 선박금융시장의 동향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 산업은행 현용석 팀장님의 수업은 거의 case study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최근 직접 진행하셨던 다양한 선박금융의 사례를 통해 선박금융 process와 해외 금융기관과의 거래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 주셨고, KAMCO의 선박금융 담당자와 KSF 대표님의 강의를 통해 선박펀드와 선박투자회사를 통한 자금조달 사례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DvB Singapore의 Martijn Van Tuyl 부사장의 강의는 유럽계 선박금융 선진은행의 심사기준과 절차에 대해 배울 수 있고 내가 바라보는 선박금융에 대한 기초를 새롭게 할 수 있었던 인상 깊은 수업 중의 하나였다. Financing 뿐만 아니라, Legal한 측면에서도, 국내 최고의 변호사님들로부터 들은 강의야 말로 밖에서는 얻을 수 없는 수준 높은 강의였다.

내가 이 과정을 통해서 얻은 것은 어쩌면 이 과정의 가장 중요한 열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바로 선사와 금융권 network 형성이다. 20여명이 함께 교육을 받았는데, 금융권과 선사에서 절반씩 참여했다. 금융권에서도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사, 보증보험사, 감정평가기관에서 근무하시는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 분들이 교육에 참가했고, 이분들과 해운 관련 업무 경험과 사례, 에로사항들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또한 선사에서 온 분들과 함께하며 내가 알지 못했던 해운기업의 현황과 해양운송에 대해 더 자세히 접할 수 있었다. 교육생뿐만 아니라, 강사님들과의 명함교환은 물론 함께 식사도 하고, 교육 이외의 내용에 대해 대화하며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으며, 업무 내외적인 분야에서도 도움을 구할 수 있는 든든한 조언자를 구한 듯 하다.

특히 조선소 및 중국현지방문 포함 약 7주간 동안 함께 교육을 받는 동안 같은 수강생의 관계를 넘어서 인간적으로도 좋은 친분을 맺을 수 있어 매우 좋았다. 개인적으로 활발하지 않은 나의 성격을 감안한다면 자연스럽게 해운산업 각 분야의 전문가와 현업에 계신 분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지식습득 이상의 열매를 맺었다고 할 수 있다.

교육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다양한 분들을 만났지만, 또한 이 과정은 내게 해운산업에 대한 깨달음을 주고 새로운 도전 과제도 함께 주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크게 깨닫게 된 것은 선박금융이 매우 훌륭한 Financing기법이며, 업무 특성상 국제성과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융기관과 그 직원에게 도전과 새로운 기회의 창구가 된다는 것이다. 여러 강사님의 말씀처럼 선박금융에는 asset financing과 corporate financing, project financing기법이 함께 녹아 있어 일반금융에 비해 금융기관에게 채권보전이 유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Documentation에 있어서 편의치적국 저당권 제도와 함께 English Law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선사뿐만 아니라 조선소, 국내외 IB 업무 금융기관과 협력하며 딜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하는 도전적인 업무 분야이다. 특히 최근의 FPSO와 LNG선을 중심으로 한 신형 선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새로운 기회도 열려 있다. 비록 해운시장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새로운 기회가 열려있기에 선사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들도 해운 시장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며, 개인적으로도 자신의 역량을 계발하고 발전시켜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해운산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공산품 수출과 주요 에너지원을 수입하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국제운송물량의 대부분 차지하는 해상운송산업의 중요성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중국 최대의 상해 양산항과 선박지수거래소를 견학하며 중국도 해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간산업에 엄청나게 투자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반면, 중국과 여러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만약 북한과의 물리적인 충돌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어느 선사가 전략물자를 싣고 우리나라에 오겠는가? 모든 산업이 다 중요하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제상황과 북한과의 대치상황을 감안할 때, 지금의 해운산업의 어려움을 극복은 선사의 과제일 뿐만 아니라 국가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함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세계 1위의 조선업과 세계 5위의 해운업의 위상에 걸맞게 우리나라 금융기관도 경쟁력을 키워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선박금융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문성과 국제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순환보직으로 인한 잦은 부서이동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부실로 인한 선박금융 인력 및 부서의 감축과 부정적인 인식확산, 그리고 전담 후선부서가 없는 것이 오늘날 한국 금융기관 대부분의 현주소라는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해운산업의 발전과 금융산업의 성장동력 회복을 위해서 선박금융 전문인력의 양성과 전담부서 확충,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 앞에서 나와 내가 속한 금융산업이 풀어야 할 공통의 과제가 될 것이다.

주간 집합교육 6주와 현장 견학 1주 동안의 교육과정을 통해 수강생 모두가 많은 혜택을 입었겠지만, 이 시기에 실제로 선박금융 딜을 진행하며 이 교육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배웠고, 또한 배운 것을 현장에서 적용하며 딜을 성공적으로 Closing하는데 도움을 받은 본인이 본 과정의 혜택을 가장 먼저 또한 가장 크게 받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수강생이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대학교, 한국해사문제연구소가 함께 운영하는 이 선박금융 과정이야 말로 유익하고 수준 높은 교육과정 이라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이와 같은 배움의 기회를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선사의 많은 분들도 함께 누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끝으로 좋은 교육기회를 허락하신 각 기관 담당자 분들과, 특히 부족한 인력상황임에도 연수 기회를 허락하신 투자금융부 박승길 부장님과 허명욱 부장님께 감사의 뜻을 전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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