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등 규제완화 없인 크루즈 블루오션 힘들다”

 
 
7월 11일 국회서 개최, 7.6% 고성장 크루즈산업 육성방안 논의
‘크루즈특별법’ 제정· 국적 크루즈선 육성·인적인프라 구축 시급

7월 11일 ‘새로운 블루오션, 크루즈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입법 공청회’가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새누리당 김재원 국회의원이 주최한 이번 공청회는 비가 오는 궂은 날임에도 불구하고 좌석이 꽉 차고 보조의자도 동이 날 정도로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국회, 정부, 지자체, 유관기관, 연구기관, 크루즈 업계 관계자 17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날 참가자들은 크루즈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들은 세계 크루즈 시장은 급성장하는데 반해 국적 크루즈선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특히 국적 크루즈선을 육성하려면 카지노 허가 등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크루즈 관광객 수는 최근 10년 간 2배나 증가했고 2020년에는 2,7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한해 크루즈를 통해 28만여명이 우리나라에 입국해 1인당 평균 512달러, 총 2,26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KMI는 7만 5,000톤급 크루즈는 750여명, 10만톤급은 1,000여명의 고용창출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8만톤급의 초대형 크루즈가 접안 가능한 국내 항만은 부산항 터미널 한 곳에 불과하며 국적 크루즈 운항 관련 법률이 미흡한 상황이다. 국적 크루즈가 국내항을 운항할 경우 외국인 승무원과 선원에게 입국 비자(사증)를 발급하는 과다한 행정절차로 정시출항에 장애가 되고 있으며, 승무원도 선원에 포함되어 외국인 선원 고용에 제한이 있고 외국선사 크루즈에는 다 있는 카지노가 국적 크루즈에는 허가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김재원 의원은 “국내로 들어오는 크루즈 입항횟수 및 입항객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국적 크루즈선은 적자 누적으로 휴업 중이어서 국내 크루즈 산업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크루즈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7월 16일 ‘크루즈산업 육성·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크루즈 산업 육성대책(전기정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이라는 기조발제와 함께 ‘세계 크루즈 산업의 동향과 경제적 효과(황진회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 ‘크루즈 산업 육성을 위한 국내 법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김성호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이 주제발표됐으며 이어 조성철 한국해양대학교 대학원장의 사회로 김준석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 김장호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과장, 한희승 하모니크루즈 회장, 염상훈 클럽토마스 대표이사, 박태욱 국제 크루즈산업 연구소장이 토론자로 참여하여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황진회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크루즈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 치밀한 전략과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크루즈 특별법 제정과 국적 크루즈 회사 육성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플로어의 한 업계 관계자는 “크루즈 산업이 블루오션이라면 가장 문제되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 규제를 확실히 풀지 않는다면 산업은 발전할 수 없다”고 지적한 후 “법안을 부처 짜집기로는 하지 말고, 크루즈특별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 : 해양수산부
 자료 : 해양수산부
크루즈산업 육성대책
전기정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
“크루즈 육성협의체 구성, 협업정책 추진”
2012년 세계 크루즈 시장은 관광객 2,014만명, 직접 소비액 362억달러 수준이다. 연평균(’90~’12) 7.4%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지역별로 미국(55%), 유럽(33%)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아시아 지역이 급성장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은 싱가포르가 1990년대부터 동남아 크루즈 허브로 기능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동북아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크루즈산업의 부가가치는 상당하다. 3만톤급 국적 크루즈선 1척을 투입할 경우 경제효과는 902억원이며 968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 크루즈선 14만톤급 1척을 건조할 경우 아파트 1,200세대(20층 15동) 건설기자재가 소요된다. 2012년 한국을 방문한 크루즈 관광객 28만명의 1인당 평균소비는 512달러로 일반관광객의 5배로 나타났다. 미국 마이애미 크루즈 전용부두, 싱가포르 센토사섬 복합관광서비스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외국의 크루즈 허브는 크루즈 부두 등 인프라 확충과 함께 쇼핑몰·호텔 등 복합관광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자체 수요를 바탕으로 모항 유치를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국가의 전략적 지원과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크루즈시장의 경우 최근 5년간 외국적 크루즈 선박 기항 횟수는 4배, 관광객은 7배 이상 증가했다. 2012년은 제주(14만명, 49.6%), 부산(12.1만명, 42.9%)항을 주로 이용했으며 2013년은 인천항 기항이 증가했다. 최초 국적 크루즈선인 하모니호는 2012년 2월 한일노선에 취항했으나 실적악화로 2013년 1월 영업 중단에 들어간 상태이다.

국내 크루즈 산업은 외국 크루즈를 유치하는데 있어서 화물부두 이용 등 전용시설이 열악하고 마케팅과 관광프로그램이 미흡한 상황이다. 자국선사에 대한 정책지원과 전문인력 양성체계, 조선기술과 연관산업 발전이 미비하고 카지노 및 운항여건도 미흡하다. 따라서 복합해양관광단지 조성을 통한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고 인프라 구축과 국적 크루즈 육성 등 도약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크루즈 중심의 배후 복합해양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크루즈 전용부두 등 인프라 확충을 통해 외국크루즈 유치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내국인의 크루즈 이용 저변 확대를 위해서 국적 크루즈선사를 육성하고 크루즈 통계 및 정보시스템 구축 등 산업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한 추진체계로 ‘크루즈 육성 협의체’를 구성, 운영할 계획이다. 정부부처, 공공기관, 업계전문가, 지자체 등으로 구성해 조선, 해양, 항만, 관광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협업체계를 구축하겠다.

크루즈산업의 경제적 효과와 정책과제
황진회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
“크루즈 특별법 제정·국적 크루즈선 육성 시급”
우리나라 크루즈 산업 발전에 필요한 기본 요소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국내 크루즈 내수시장의 잠재력은 많으나 자체 시장 형성에 아직 한계적가 있다. 업계에서는 크루즈 이용객이 연간 5만명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 국민 중 외국의 크루즈 이용객은 있으나 높은 비용과 접근 불편으로 인해 해외여행객 규모에 비해 많지 않은 편이다. 크루즈 수요는 선박 기항여부에 따라 크게 변동됐으며 해양수산부는 우리나라 크루즈 관광객이 2010년 17.5만명에서 2020년 28.5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전 세계 운항 중인 크루즈 선박은 2012년 9월 기준 344척이다. 크루즈 선대는 1,732만GT, 수용능력은 45만 435명이다. 1만GT 증가시 약 2만 5,000개의 침상이 증가한다. 외국 크루즈 선박의 입항은 계속 급증하고 있다. 2012년 부산항 126회, 제주 69회를 기록했고 2013년에는 부산항 110회, 인천 106회를 예상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7개 항만, 총 9선석의 크루즈 전용부두 건설을 추진 중이다.

국내 크루즈산업의 문제점은 우선 법규의 경우 △선박의 운항 관련 관세법 문제 △선박의 운항관련 출입국관리법 문제 △크루즈 선박의 선원 고용 문제 △카지노 제한 등 크루즈 선내 서비스 문제가 있으며 인프라와 상품의 경우 △국제 대형 크루즈 수용을 위한 항만 시설 부족 △크루즈 승객을 위한 ‘차별화된’ 관광상품 부족 등이 꼽힌다. 또한 국내선사는 국내 항만의 입출항과 영업환경이 비교적 자유로운 외국선사에 비해 관세법, 출입국관리법, 선원법 규제가 있고 카지노 영업제한이 있다. 이 같은 국내 규제는 자국선사의 영업제한으로 외국선사 경쟁력을 제고하는 역차별로 작용하고 있다.

정책과제로는 우선 1단계로 ‘크루즈발전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크루즈 선박 유치 및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국적 크루즈선사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지원이 필요하다. 크루즈 선박 건조비용을 저리 지원하고 관광진흥개발기금법을 개정하여 선박확보자금의 일부를 융자 지원해야 한다. 크루즈 선박에 대해 톤세제를 적용하고 순항여객운송사업 면허를 가진 크루즈선에 대해 면세유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크루즈 관련 법률 정비와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크루즈는 국내에서 신종 산업이므로 성장육성에 초점을 두고 특별법 제정을 추진해야 하고 크루즈 선박 확보에 필요한 재원마련을 위한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지원이 가능하도록 법률에 반영해야 한다. 크루즈 터미널 운영 지원 근거와 크루즈 전문인력 양성기관 설립, 운영지원 근거도 포함되어야 한다.

크루즈 시설을 확충하고 전담조직을 신설해야 한다. 다만 크루즈 관련 시설은 확충 후에 반드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전략이 필요하다. 일본은 크루즈 인프라 확보 위주의 정책을 추진하다가 현재 크루즈 터미널 적자와 크루즈 관광객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외국인이 배를 타고 한국에 올 수 있도록 차별성이 있는 크루즈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더 나아가 국제 크루즈 선사 및 여행사를 유치하여 동북아 크루즈 거점항 입지를 구축해야 한다. 아시아 크루즈 정보센터를 설립하고 아시아 크루즈 협회 창설을 주도하여 아시아 크루즈 메카로 입지를 구축하고 향후 세계 크루즈 산업 발전을 주도해야 한다.

크루즈산업 관련 현행 규제분석과 제도개선 방안 김성호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카지노 허가 특례 규정 신설해야”
크루즈 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해 해운법 또는 관광진흥법 등에 대한 특례규정을 포함하는 개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현행 관광진흥법에 따른 카지노 허가는 크루즈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고 외국인 승무원 및 선원에 대한 출입국 관리법에 따른 사증 면제규정이 없어 크루즈의 정상적 운항이 어려운 실정이다.

제도개선방안을 살펴보면, 우선 크루즈 시설 건립에 필요한 사업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부산항 등 국내 크루즈 거점 항만의 크루즈 인프라 여건은 매우 열악하다. 항만공사가 크루즈 인프라 확충을 하는 경우 인프라의 조기 구축을 위해서는 국가가 재정지원을 할 필요성이 매우 크지만 제도의 미비로 국가의 재정지원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해양수산부장관은 크루즈산업 활성화에 필요한 기반 조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항만법’ 등의 관련 규정에 불구하고, 크루즈 시설 건립에 필요한 사업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국공유 재산의 활용 및 지원에 대한 근거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크루즈 모항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서는 선용품 보관창고 등이 필요하므로 이를 위해 항만 인근 국공유부지의 활용 및 지원이 요구된다. 또한 외국적 크루즈 유치 확대를 위한 보조금 근거 규정을 신설하고 크루즈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각종 사업 시행 및 경비지원 근거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크루즈에 승선한 관광객은 사증없이 입국이 가능하나, 크루즈 승무원은 원칙적으로 사증이 있어야 한다. 국제순항 크루즈가 일시적으로 국내항과 국외항을 운항하는 경우 외국인 승무원 및 종사자에 대한 사증발급 업무로 인해 정시운항의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출입국 관리법에 불구하고 사증을 면제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신설하고 국제순항 크루즈 사업자로 하여금 사증을 면제받는 외국인에 대해 이탈방지대책을 마련할 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법무부장관이 사증발급여부 및 체류기간 등을 해수부장관과 협의하여 특별법에 따라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카지노업에 대한 특례가 있어야 한다. 현행 관광진흥법의 카지노 허가요건을 보면, 여객선의 카지노는 최근 신규허가를 한 날 이후에 전국 단위의 외래관광객이 60만명 이상 증가한 경우에만 신규허가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문제는 특정 크루즈에 카지노가 허가되면 추가 취항하는 크루즈는 외국인 관광객이 60만명 이상 증가해야 카지노 허가가 가능하므로 개별 크루즈가 취항과 함께 카지노 허가가 가능하도록 특례 규정을 두어야 한다.

관광진흥법 제21조에 따른 카지노업 허가의 특례를 규정하기 위한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시설기준도 크루즈의 특성을 고려해 문광부 장관이 해수부장관과 협의해 대통령령에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국제순항 크루즈에 승선한 내국인에게 카지노 출입을 허용할 것인지는 정책적 판단의 문제로서, 만일 허용하고자 한다면 내국인 입장을 금지하는 관광진흥법 제28조에 대한 특례 규정도 신설해야 한다.

 
 
<패널토론>
해양수산부 김준석 과장
“크루즈업계 중심 종합육성대책 수립해야”
=그동안 크루즈 정책이 산발적으로 추진된 것은 크루즈만의 독특한 산업적 시각에서 바라보지 않고, 각 부처 담당의 시각에서 관광이나 항만인프라 등 개별기능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종합적인 크루즈 육성대책이 안 이루어졌다. 이제는 반대로 크루즈 산업계 시각에 따른 맞춤형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크루즈는 공급이 먼저 이루어지고 후발적으로 수요가 따르는 산업적 특성이 강하므로 정부와 공공기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은 크루즈 선사를 대상으로 보조금 등의 직접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 반면 우리의 경우 사업자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후진적 행정이라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크루즈산업은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므로 그런 측면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크루즈 관광객 유치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동의하지만 ‘우리나라가 웬 크루즈 국적선사냐, 우리가 잠재력이 있겠느냐’는 이런 말씀을 많이 하더라. 하지만 그것은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것이라 본다. 우리나라 산업은 어떤 분야이든 무에서 유를 창출해왔다. 크루즈산업도 마찬가지다. 우리보다 후진적 경제를 가진 중국도 5월에 국적 크루즈 선사가 탄생했다.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크루즈 산업에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관련 업계와 기관이 힘을 합쳐 그 가능성을 믿고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김장호 관광산업과장
“카지노는 특허, 다른 차원서 접근해야”
=국적크루즈 선사 육성은 분명히 필요하고 그렇게 되면 우리 크루즈 시장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작년 국적크루즈 1호인 하모니 크루즈가 취항을 했지만 현재 아쉽게도 휴업 중이다. 그 부분에 대해 과연 무엇이 문제였는지 꼼꼼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문광부는 국적크루즈 수요는 내수가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관광수지를 걱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국적크루즈는 모항수요가 기본적으로 받쳐줘야 하는데 아웃바운드에만 초점이 맞춰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재 크루즈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 보지만 지금이 과연 적절한 시기인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기항이든 모항이든 기항지의 관광매력도가 더 중요하다. 기항지의 매력도에 따라 고객만족과 함께 수요도 높아지고 선사의 수익성도 확대될 것이다. 크루즈 전용부두와 터미널 등 관련인프라의 확충도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보조금과 관련해서는 초기에는 직접지원으로 보조금 방식이 맞지만 국가지원정책이 직접방식과 간접방식 중 어느 것이 좋은지 생각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직접 인센티브 보다는 세제나 금융 등 필요한 자금이 적시에 공급되도록 간접방식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많은 분들이 크루즈 발전방향의 중요한 요소로 카지노를 꼽는다. 크루즈는 바다 위에 떠 있는 호텔 또는 리조트라고 보기에 카지노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카지노는 영업의 단순허가가 아니라 특별허가에 해당되므로 이 부분은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지노 영업허가는 크루즈 관련 관광진흥법에 별도 조항으로 준비되고 있다. 작년에 수송실적요건 등을 폐지한 바 있으나 앞으로 필요하다면 규정을 개선하겠다. 사행산업은 문광부에서 종합관리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다. 즉, 문광부는 크루즈산업 지원법안의 필요성에는 전반적으로 공감하지만 디테일한 부분은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모니 크루즈 한희승 회장
“크루즈는 종합상품, 카지노 없이 모객 어려워”
=작년부터 최초의 국적선 크루즈를 시작했지만 1년 넘어도 흑자를 이루지 못하고 현재 부도 위기에 몰려있다. 경영부실의 책임은 정책과 외부여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90% 책임이 있다. 하모니 크루즈가 상당히 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1년 동안 운항하고 올 1월말 계선상태에 들어가 아직 재취항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모객부진’이다. 만 12개월 동안 3만 1,000명을 모객했으나 실제 수지를 맞추려면 연간 7~8만명을 모객해야 한다. 현 상황은 운항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다. 국적 크루즈선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선 고객요구에 부응하는 고급 하드웨어를 갖춰야 한다. 적정선박을 갖춰야 하며 외부적으로는 규제문제가 따른다. 국내 여건상 국적 크루즈선이 성공하려면 상당 부분을 수출산업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국 여객 외에 중국이나 일본처럼 외국승객을 모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적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현재 동북아에 총 12척의 크루선이 투입되고 있다. 클럽하모니호를 포함해서 중국시장에 7척, 일본에 4척이 투입되고 있다. 시설은 2만 5,000명 규모이다. 동북아 시장의 80~90%가 중국 승객이다. 중국 승객은 연간 80만명이고 2015년에는 100만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크루즈는 사실 중국 승객을 얼마나 모객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려있다. 중국 승객을 모객하는 여건은 카지노와 규제완화에 달려있다. 고객입장에서 크루즈는 종합상품이다. 에어컨을 사는데 자동온도조절이 안되면 팔리지 않는다. 자동차도 오디오가 없다면 팔 수 없다. 이처럼 크루즈도 종합상품이기에 상품구색에서 1~2개라도 중요한 것이 빠지면 결국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다. 카지노는 크루즈산업이 수출산업이고 대부분이 대한민국 영해 밖에서 이뤄지는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일본은 금년부터 프린세스 크루즈에 시장을 내줬다. 일본도 30년전이나 지금이나 크루즈 시장이 똑같다. 우리와 비슷한 규제가 있어서다. 일본 크루즈 평균요금이 4만엔인데 국제 크루즈는 100불이다. 고임금 일본인 채용, 카지노, 입출항문제 등으로 2배 반의 고비용 구조이다. 1억원이 넘는 인구와 제2의 경제력, 항만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가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

중국 하이난그룹이 자국적선 1호 크루즈선을 출범했다. 아직 모객은 평균 300명 내외로 굉장히 저조한 수준이고 카지노를 공식개장 못하고 있다. 반면 카니발이나 로열캐리비언은 3,000~4,000명씩 모객을 한다. 중국은 크루즈시설도 갖췄음에도 자국민 100만명이 이용하는 크루즈 내수시장을 유럽 선사에게 내준 셈이다. 중국 중심의 크루즈대전이 시작됐다. 우리가 서두르지 않으면 시장을 통째로 내줄 수 밖에 없다.

합작투자로 중국 크루즈 진출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중고 크루즈선 1척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이 4억불이고 적어도 2~3척이 필요하다. 총 10억불의 투자가 일시에 필요한 거대산업이다. 따라서 민관할 것 없이 전폭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 힘들다. 해외진출 프로젝트의 경우 별도의 ‘크루즈전용기금’이 마련되어야 한다.

국적 크루즈선 육성을 위해서는 적어도 규제 수준을 세계 1~2위 선사와 같은 수준으로는 해야 한다. 크루즈 1위 선사는 100척, 2위 선사는 50척의 크루즈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 그들과 경쟁하려면 규제가 있어서는 안 된다. 또한 외국적선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을 지원해야 한다. 수출산업화하려면 보조금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우리나라 영해 내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면세점 운영을 하게 해줘야 한다. 이는 냉장고에 추가기능이 하나 더 붙는 것과 마찬가지다. 즉, 지금과 같은 역차별이 아니라 순차별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염상훈 클럽토마스 대표이사
“카지노 없는 크루즈 경쟁력 없다”
=오늘 주제가 ‘크루즈 육성법’인데 우리는 전반적으로 크루즈 산업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크루즈 산업은 쉽게 말해 기업과 정부가 윈윈할 수 있는 산업으로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를 동시에 육성할 수 있는 유일한 산업이다. 마케팅 측면에서 간단히 얘기하면, 가장 좋은 항공가격과 가장 좋은 호텔서비스로 고객을 유혹해서 그 안으로 고객을 끌어들여 수익을 남기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굉장히 가격이 싸다.

그러나 우리 국적크루즈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중요한 구조인 ‘카지노’가 없기 때문이다. 카지노가 허가가 안돼 수익이 나지 않는 것이다. 간단한 것이지 어려운 얘기가 아니다. 카지노 규제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저는 크루즈를 70회 이상 타면서 카지노에서 사람이 폐인이 되거나 잘못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사행성이라고 해서 밤을 새고 게임하는 사람 못 봤다. 몇 시간씩 배를 타고 흔들리면서 게임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지자체에서 복합쇼핑몰을 만든다고 외국크루즈가 오는 게 아니다. 제가 보기에는 중국 때문에 온다. 따라서 국적 크루즈가 많이 생기고 경쟁이 되면 자연히 들어온다. 실질적으로 이런 부분을 얘기해야지 인터넷만 찾아보면 다 나오는 얘기는 그만해야 한다. 중국은 10년 전에 이런 공청회를 많이 열었다. 반면 그 때나 지금이나 우리나라는 똑같다. 비슷한 연구자료를 가지고 얘기한다. 지금도 카지노를 특별허가법이라고 하고 애매한 얘기만 하니 언제 될지 모른다. 다음 이런 자리에서는 카지노문제가 실질적으로 토론되면 좋겠다.

박태욱 국제크루즈산업 연구소장
“크루즈 인적인프라 선결돼야”
=크루즈산업은 밝은 산업이고 문화관광산업이다. 우리나라 해운산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세계 5위의 해운강국이 되었다. 크루즈도 똑같다. 인적기반이 안되면 산업이 성장할 수 없다. 일본이 크루즈에 실패한 이유는 항만인프라만 구축하고 크루즈에 중요한 인적인프라와 문화인프라를 못 찾았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10년 전부터 인적인프라부터 구축해왔다. 세계 최초 크루즈 MBA 과정을 만들어 지금 서양 유수의 크루즈선사들이 배우러 온다.

세계 크루즈 인력양성 학교는 276개이다. 그중 우리나라는 한국해양대학교 밖에 없다. 그러나 특성화되지는 않았다. 해운산업에서의 해기인력과 크루즈산업에서의 승무원인력은 다르다. 똑같은 항해직이어도 서비스 마인드가 있어야 하고 분명히 차별화되어야 한다. 크루즈산업은 해운산업이 아니라 서비스관광산업이다. 따라서 크루즈산업의 인적인프라 구축이 선결되어야 한다.

또한 크루즈의 기항적 기능과 모항적 기능을 구분해 산업을 성장시켜야 한다. 두 가지가 헷갈리면 안 된다. 크루즈는 관광성이 우선되므로 기항성과 모항성을 정확히 정책적으로 판단해서 육성해야 한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