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조선·금융 융합지식 갖춘 고급 전문선박인력 양성의 산실”

이기환 ‘글로벌선박금융전문인력양성사업단GSF’ 단장
이기환 ‘글로벌선박금융전문인력양성사업단GSF’ 단장
최근 모 정책포럼에서 한 대학교수는 국내 선사를 대상으로 올초 해운업계의 시급한 현안을 조사했는데, 한결같이 ‘금융문제’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금융위기 발발이후 5년이 경과한 지금, 해운업계의 금융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해운업황과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선사들의 유동성 부족상황으로 최악의 위기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렇듯 금융의 중요성이 긴요한 현시점에서 선박을 둘러싼 해운과 조선, 금융 업종간 융합지식을 갖춘 선박금융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교육프로젝트 ‘글로벌선박금융전문인력양성사업’이 올해로 4년차를 맞았다.

2010년 가을 선박금융의 인적인프라 조성을 위해 국토해양부(현 해수부) 사업으로 시작한 이 사업은 올 상반기에 6기 과정을 마침으로써 해운금융업계의 150여명이 선박금융전문인력 양성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사업단GSF은 100시간의 집체교육과 중국과 일본 등 해외세미나 시찰, 해외장기연수 등을 통해 해운·조선·금융 업종간 융합지식 습득과 상호 이해를 도모하며 선박금융인을 양성하고 있다. 이 교육과정을 통해 상호 산업에 대한 이해와 교류가 이뤄져 실제 선박금융이 성사된 사례도 생겨났다.

금융연수원과 한국해양대학교, 한국해사문제연구소가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동 사업단GSF은 이기환 한국해양대학교 교수가 단장을 맡아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 교수는 2000년대 초부터 재직대학의 해운경영학부에서 선박금융을 강의해왔다. 당시에는 변변한 교재가 없어 자료를 모아가며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고 강의하면서 선박금융의 원리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2009년 부산시가 금융중심지로 지정되면서 선박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같은 시기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운계가 어려움에 처하면서 선박금융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었으며, 그의 역할도 두드러지게 됐다.

이 시기에 해운의 신성장동력으로 선박금융정책이 중요한 해운정책과제로 떠오르면서 정부사업으로 ‘글로벌선박금융전문인력양성사업’이 시작됐고, 이는 그의 선박금융 전문성에 더욱 깊이를 더해주었다. 이 교수는 부산시 금융중심지자문위원회 위원직을 통해 유럽의 선박금융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얻은 전문지식과 경험을 동 사업에도 접목시킴으로써 교육내용의 다양화와 국제화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글로벌선박금융전문인력양성사업단의 제 6기 교육과정으로 진행된 상해 세미나에 동행하며, 이기환 단장으로부터 △선박금융 전문가양성 사업 4년의 성과 △향후 사업의 향방 △단장으로서 보람과 애로 △사업단의 국제교류내용 △해외 장기연수 내용 △한국해양대학교 선박금융학과 운영내용 △한국 선박금융의 발전방향에 대한 견해 등을 들었다.

-선박금융 전문가 양성교육 4년차 성과에 대해
“2010년 가을부터 해양수산부(당시 국토해양부)와 한국선주협회로부터 지원을 받아 한국해양대학교, 금융연수원 그리고 한국해사문제연구소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글로벌 선박금융 전문인력 양성사업단(이하 GSF로 표기)이 출범했다. 이 사업단의 목적은 금융계와 해운계에 종사하는 실무진들에게 선박금융 전반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며 상호 이해를 도모하는데 있다. 이 사업단은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선박금융 전문인력 양성 아카데미로서 발전하는 것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침체로 해운과 조선이 큰 타격을 입어 불황에 직면하여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가 해운, 조선 그리고 금융을 동시에 이해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비전과 상황을 고려하여 GSF는 세 가지 전략과제를 정하고 있다. 첫째,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선박금융분야에 특화되어 전문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급전문인력의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둘째, 해운·조선·금융의 융합지식을 갖춘 선박금융전문인력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즉, 현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조선과 해운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금융서비스의 제공 원활화에 필요한 이론 및 실무를 겸비한 금융전문인력의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끝으로 금융계와 해운계 종사자간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도 중점을 두어, 정부의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금융권의 협조를 유도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에도 목표를 두고 있다.

2010년 9월부터 시작된 GSF는 2013년 상반기까지 총 6차례의 교육생을 모집하여 150여명에게 선박금융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은 국내에서 100시간의 집체교육이 금융연수원에서 국내외 전문가를 초빙하여 세계경제 동향과 해운, 선박금융 그리고 관련 법률 등에 대해 강의가 실시되고 있으며, 해외 시찰과 세미나를 통해 중국과 일본의 선박금융 및 조선업에 대한 이해를 도모했다. 이 프로그램과 동시에 2011년부터는 영국 런던시립대의 카스경영대학원에 매년 2명씩 선발하여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GSF의 교육을 받은 연수생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우리나라의 해운, 조선 그리고 금융의 연계 발전에 대해 상호 의견을 나누고 있기도 하다. 금융권 연수자 중 몇몇은 실제 해운과 조선산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선박구매에 필요한 자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자금을 제공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SC은행에서 종사하는 한 임원은 교육 수료 후 장금상선에서 선박을 구매할 때 자금을 실제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올 상반기 연수생 중 한 금융권 전문가는 한 해운기업에게 선박구매자금을 제공하는데 필요한 많은 노하우를 이 과정에서 배운 것을 활용하여 성공적으로 자금을 제공하게 되었다면서 이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향후 동 교육과정의 향방에 대해
세계적으로 선박금융을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있는 기관은 영국의 카스경영대학원이 거의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최근 한국해양대학교가 2011년부터 해사산업대학원의 석사과정에 선박금융학과를 아시아권에서는 아마 최초로 개설하여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그런데 GSF는 정규 학위과정이 아닌 실무에 종사하고 있는 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단기연수프로그램으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연수프로그램으로 성장, 발전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교육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자리매김하게 되면 이 프로그램을 국제적으로 인지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되며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와 세계의 선박금융산업 발전에 필요한 전문인력의 양성에 초점을 두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본다.

-동 교육을 통해 국제적인 선박금융전문가들과 교류도 이루어졌는데, 그 내용과 계획은?
사실 제가 2009년 부산의 금융중심지 마스터플랜에 대한 연구에 참여하면서 2010년 런던, 프랑크프루트 등을 방문하여 선박금융전문가를 만나게 된 것이 큰 자산이었다. 이 때 만난 분들을 GSF에 초청하여 선박금융 실제와 위험관리 등에 대해 강의를 의뢰하고 있으며 연수생들의 반응도 좋은 것으로 듣고 있다.

그리고 중국과 일본으로 견학을 갈 때 그곳의 선박금융전문가를 초빙하여 현장에서 중국과 일본의 선박금융 현황과 전망 등에 배우고 있다. 즉 이들 해외 강사들의 면면을 보면 카스경영대학원의 니코스 노미코스 교수, DVB은행의 보리스라브 브예리치치 수석부행장, 마틴 반 튀일 부행장, 미즈호은행의 요시노리 모리타 부장, 상해국제금융해운연구센터의 좡링 박사, Anchor Ship Partenrs 사의 하지메 쯔지 대표 등이다. 이러한 전문가들과 교류를 통해 유럽, 중국 그리고 일본 등의 선박금융 동향과 정책에 대해 많은 이해를 하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일부 전문가는 GSF의 해외장기 연수자의 교육에도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하다.

-해외 장기연수자들의 현황과 교육내용 및 결과?
2011년 가을에 카스경영대학원에 파견된 2명의 연수자들은 은행권과 해운권에서 각각 1명씩이었는데, 학업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국해 관련 업계에서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2012년에 파견한 2명은 현재 과정을 이수하고 있으며, 올해는 금융권에서 지원자가 없어 해운과 조선계에서 각각 1명씩 선발되어 유학 준비 중이다. GSF에서 파견해 해외 유수의 교육기관에서 선진 노하우를 익히고 돌아온 연수생들은 금융계와 해운계에 종사하면서 우리나라의 선박금융기법 개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 이들의 해외네트워크 또한 선박금융의 글로벌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 교육과정의 사업단장을 통해 선박금융 전문교수로 부각되셨는데, 관련 활동내용과 계획은? 또한 한국해양대학교내 선박금융 교육과정과 역할은?
사실 제가 갑자기 선박금융 전문교수로 부각된 것으로는 보는 분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처음부터 선박금융을 공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해운에 대해 잘 몰라 선박금융을 공부하는데 많이 힘들었다. 2000년대 초부터 제가 재직하는 대학의 해운경영학부에서 선박금융을 강의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꽤 흐른 셈이다. 그 때 변변한 교재도 없이 관련 자료를 모아 학생들과 고민하며 강의를 하며 차츰 선박금융의 원리를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부산이 2009년 중앙정부로부터 해양금융과 파생금융을 특화하는 금융중심지로 지정을 받으면서 선박금융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었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운계가 어려움에 처하면서 선박금융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저의 역할도 높아졌던 것 같다. 우리대학은 2011년 봄부터 해사산업대학원에 선박금융학과를 개설하여 선박금융전문가를 양성하고 있고 조만간 독립된 대학원으로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으며, 선박금융을 가장 많이 다루고 있는 금융기관의 임원을 전임교수로 초빙하여 선박금융교육을 특화하고 있다. 우리 대학에서 길러낸 전문가들은 부산의 금융중심지 육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나라의 선박금융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간 동 사업단 단장으로서 보람과 애로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선박금융에 대한 인지가 낮은 상황에서 이 사업을 통해 선박금융에 대한 관심을 제고한 점이 가장 큰 보람의 하나이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해운계와 금융계가 한 자리에서 연수를 받으며 상대방의 업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는 점도 큰 보람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장을 통해 금융권은 해운업에 대해 보다 많이 이해하고 위험관리 등을 잘 하면 큰 문제없이 해운기업에 자금을 제공할 수 있겠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해운계 또한 금융권의 영업 특성을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금융권으로부터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받을 수 있을 지에 대해 인지하게 되었을 것으로 본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해양수산부와 한국선주협회 그리고 컨소시엄을 이루고 있는 기관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으나 당초 책정된 국가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위기에 처했으나 한국선주협회의 지원으로 지금까지 잘 진행되어 오고 있다.

-한국의 선박금융의 현주소와 방향성에 대한 견해는?
최근 중국이 적극적인 선박금융의 제공으로 해외 선주들이 자국 조선소에 신조를 발주하도록 유인하고 있는 등 우리의 조선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데, 우리의 금융권은 아직 선박금융의 제공에 있어 다소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해운과 조선계에서는 ‘비오는데 우산을 빼앗아갔다’면서 금융권에 대해 원망을 하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상호 이해하면서 도울 수 있는 선박금융전문기관의 설립이 절실하다고 본다. 특히 덴마크의 덴마크선박금융기관(Danish Ship Finance)은 선박금융만을 100% 취급하며 덴마크와 세계 해운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매우 부럽다. 이러한 전문금융기관 덕분에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선사인 머스크선사를 보유하게 되었지 않나 생각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선박금융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금융기관을 설립하여 세계경제와 해운의 동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배양하였으면 한다. 그리고 이러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선박금융을 경기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일관되게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였으면 한다.

<이기환 교수 약력>
△1982년 중앙대학교 경영대학 졸업 △84년 중앙대 경영학 석사 △93년 영국 Manchester Business School, University of Manchester(경영학박사-재무론) △95년-현재 한국해양대학교 해운경영학부 교수/국제대학 학장 △부산시 정보화추진실무위 위원, 부산발전연구원 기획위원, 부산시 금융중심지자문위 위원, 세계해양발전전략연구소소장 역임, △현재 부산광역시 녹색성장위 위원, APEC 기후센터 감사(비상임), 한국해양산업협회(구 해양산업발전협의회) 전략기획위원, 글로벌 선박금융 전문인력 양성사업단 단장,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자문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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