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구전략, 국제금융시장 불안 확대 가능성”

 
 
전경련, 6월 27일 여의도 전경련 대회의실서 개최
환율, 에너지, 신흥시장, 유로존 모두 ‘부정적’

올 하반기에도 세계 경제의 짙은 먹구름이 걷히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월 27일, 여의도 전경련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2013 하반기 세계경제 리스크 점검 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은 신흥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더불어 금융시장 불안이 더해져 올 하반기 세계경제의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세미나는 세계경제 리스크를 △환율 △에너지·원자재 △신흥시장 △유로존 등 네가지 부문으로 나눠 점검했다. 환율 분야를 맡은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이 가시화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대전환으로 불안이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특히 동남아와 중남미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에너지·원자재 시장 분야의 유태원 삼성선물 팀장은 “수요감소로 원자재 시장의 약세전환이 본격적으로 개시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변화 양상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흥지역연구센터 소장은 “중국을 비롯하여 인도, 브라질 등 지난 2년간 둔화되어 온 신흥시장의 경제성장이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담당하던 신흥 경제국들의 성장률 둔화를 점쳤다.

마지막으로 유로존 전망에 대해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팀장은 “역내 제조업 및 소득증가 위축, 디레버리징deleveraging 등으로 인해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이 크다”며 글로벌 금융환경의 변화에 따라 재정위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전경련은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60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설문에서 △상반기 경영실적이 당초 목표를 밑돈다고 답한 기억이 83%에 달하며, △하반기 경영실적은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은 63.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美 셰일혁명 등으로 회복세.. 신흥국엔 외환위기 가능성”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세계경제 흐름은 3% 초중반의 약한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향후 수년간 ‘L자형’ 경기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유럽사태의 급변과 미국의 극단적 재정절벽 등 리스크가 현실화된다면 성장세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통화정책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보이고 있고, 중국은 ‘바오바 시대’(8% 성장률 유지)가 막을 내렸다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도 성장위주 정책으로의 유턴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재발 및 경기 침체 지속가능성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민간 부문의 경기 모멘텀 강화로 경기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셰일혁명이라 불리우는 셰일가스 수출 확대와 이에 따른 제조업 경쟁력 강화로 내년 이후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타이트오일과 셰일가스 생산 확대가 에너지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며, 이는 투자 확대 및 제조업 육성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에너지 부족 우려 진정으로 녹색 모멘텀은 약화될 수 있다. 특히 유럽 재정긴축 등이 겹치면서 녹색산업은 기대 이하의 성장이 예상된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축소되고, 셰일혁명의 성과가 가시화 될수록 출구전략을 빠르게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된다면 금리인상 과정에서 자금유입이 확대될 것이며, 이는 신흥국 등에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최근 외국자본 유입이 많았던 동남아 및 중남미 일부국가를 중심으로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원화환율은 내년까지 경상수지 흑자기조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압력이 엇갈리면서 현 수준에서 하락할 전망이다. 외환보유액 확충으로 환율급등 위험은 과거에 비해 낮아졌지만, 위험요인은 여전히 존재한다.

“원자재·에너지 수요둔화로 약세전환 개시” 유태원 삼성선물 해외상품선물팀장
중국의 산업재 수요둔화, 일본의 양적완화, 달러강세 등으로 원자재 시장의 약세전환이 본격 개시됐다고 볼 수 있다. 비철금속류인 전기동과 아연 LME 재고는 중국 경제성장 버블이 시작된 07년부터 공급과잉에 대한 재고가 축적된 상황으로 내년 이후에는 펀더멘털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귀금속 가격은 달러강세 및 수요둔화로 급등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에너지시장에서 중국은 세계 석유소비의 핵심국가로 부상했다. 2012년 세계 석유소비 증가량의 43%를 차지해 미국에 이어 2번째 소비국가로 이름을 올렸으며, 매장량은 148억배럴로 세계 매장량의 0.9%에 그쳐 중국 석유 소비량의 약 60%를 해외조달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정유설비 생산능력은 자급자족 규모를 갖추고 있어 자체 생산으로 조달한다. Fuel Oil, Naptha는 수입하는 대신 가솔린, 디젤 등 과잉생산분은 수출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경질유인 셰일오일의 생산량 증가가 나프타 수출의 개선과 생산량 증가를 일으켰지만, 미 화학업체들이 저렴한 에탄 사용을 늘림에 따라 나프타 소비량은 2012년 12% 감소했다. 이는 동북아시아에 대한 나프타 수출증가로 이어져 나프타 가격 약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편 비OECD국가 소득증가에 따른 차량보유 증가로 가솔린 수요 증가가 기대되지만 차량 연비개선 등으로 차량 등록대수와 가솔린 소비간의 상관성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신흥국 성장률 둔화 지속 예측, 인니 비교적 높은 성장 전망”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소장
대부분의 신흥 경제국은 최근 2년간 상당한 성장률 감속으로 경기둔화를 경험했으며, 궁극적으로 선진국 경제와의 탈동조화Decoupling에 실패했다. 큰 이유로는 선진국으로부터의 자본 유입이 감소했고, 선진국(중국 포함)으로의 수출 부진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신흥국가의 성장률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중국은 수출·투자위주의 성장방식에서 내수위주로 경제정책을 전환했으며, 인프라 건설투자, 소비지출에 대한 조세감면, 위안화 과대평가 등이 현재의 정책대안으로 제시된다. 인도는 해외직접투자 유입이 감소되고, 재정긴축, 내수부진 등으로 최근 들어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부패문제, 구조개혁의 지연, 경상수지 적자 지속 등으로 본격적인 성장단계로의 진입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도 올해 성장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며 브라질은 인플레 상황과 대규모 시위 등 악재가 나타나고 있으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견실한 경제성장이 시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6%의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민간소비와 자동차 수요가 활발하다. 남아공의 경우, 대외수출이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나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상황이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유로존 마이너스 성장 지속, 리스크 여전히 상존”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팀장
유로존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0.2%로 전기(-0.6%)보다는 개선됐으나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독일은 성장했으나 미미한 수준이고, 프랑스는 낙폭축소에 실패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7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중이다.

유로존의 긴축시한 연장에도 불구하고 디레버리징, 소득증가 위축 등으로 회복에 제한을 받고 있다. 특히 남유럽은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고 서비스업은 경기에 취약해 남-북유럽간 이원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성장촉진을 위해 북유럽의 지출 확대 등이 필요하나 정치적 결단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유럽은행은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적극적으로 통화완화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유로존 경제는 하반기 중 침체가 심화되지는 않겠지만 회복세도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의 금융시장 개선효과 및 유럽은행 정책 효과 등으로 침체 수준은 완화되겠지만, 17개국 중 과반수 이상의 국가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며, 제조업 경쟁력이 높고 실업률이 낮은 독일 정도만 0.1~0.4% 정도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로존 침체가 장기화되고 제조업 기반이 약화될 겅우, 혹은 디레버리징 장기화 가능성도 예측되는 등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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