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1만 8,000teu 컨선 LNG-RV선 건조로 조선 트렌드 이끌다

경상남도 거제시 옥포동. 서울에서부터 400여km 떨어진 작은 남쪽마을에는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을 이끌고 있는 대규모 산업현장이 있다. 국내 조선산업의 전초기지로 불리우는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가 그 주인공. 총 면적 460만㎡, 4만여명의 근로자가 상주하고 있는 옥포조선소 현장은 세계 조선산업의 불황을 잊은 듯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세계 최초로 생산한 LNG-RV선, 머스크社가 발주한 1만 8,000teu급 Triple-E 컨선 등 세계 조선해양시장의 방향을 선도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를 들여다 봤다.

 
 

초여름의 더위가 한창이던 5월 31일, 해양수산부와 한국선주협회가 후원하고 선박금융교육컨소시엄이 주관하는 ‘제6기 선박금융전문인력양성교육 국내집체교육’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현장견학에 동참했다. 오전 7시 30분 서울 광화문에 모인 15명의 교육참가생들과 버스에 몸을 싣고 옥포를 향해 출발했다. 국내 선사 및 금융사, 보험사 등 향후 국내 선박금융을 이끌어나갈 교육생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최고의 조선소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였다.
다섯시간 반을 달리던 버스가 옥포에 들어서기 시작하자 버스 왼편 창가에는 엄청난 규모의 조선소의 모습과 ‘대우조선해양’이 새겨진 노란색 골리앗 크레인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10분여를 더 가서야 버스는 조선소 정문에 도착했다. 옥포동 면적의 대부분이 옥포조선소라 해도 믿을만큼 그 압도적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신뢰관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역사와 실적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신뢰관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역사와 실적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1973년 설립, 90년대 LNG운반선 시장
이끌며 발전 ‘LNG-RV'선 세계 최초 개발

버스에 내려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신뢰관’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의 현장체험 방문자를 위한 시설은 물론 주요 바이어들의 미팅업무가 이뤄지는 곳이다. 이곳에 들어서니 대우조선해양의 역사가 한눈에 펼쳐졌다. 1973년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로 착공된 대우조선은 1980년대 발전과 확장을 계속해오다 1990년대 조선불황 및 조선산업합리화조치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1994년 대우중공업에 합병된 대우조선은 1999년 특유의 기술력으로 고난도 고부가가치 LNG운반선 ‘SK서미트’호를 건조하면서, LNG 운송선 시장을 이끌게 된다. 1996년 한국가스공사가 LNG선을 대량 발주하면서 우리 조선소가 LNG선을 건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시기였다.

이후 대우조선은 2000년 대우조선으로 분리독립하고 이듬해에는 전세계 LNG선 수주 1위라는 대업을 달성한다. 2005년에는 세계 최초로 LNG-RV선을 건조했으며, 최근에는 풍력사업, 잠수함 해외수출, 드릴십, FPSO 등 오프쇼어 및 고부가가치 선박을 건조하는 등 세계 조선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1만 8,000teu급 Triple E 컨선 “세계 상선 판도를 바꾸려”

특히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컨테이너 선박의 트렌드를 바꾸고 있는 AP Moller Maersk의 1만 8,000teu급 컨테이너 선박을 한창 건조 중이었다. Triple E급이라 불리우는 동 선박은 척당 2억달러(약 2,300억원)로 가장 비싼 컨테이너 선박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기술이 집약된 신개념 컨선으로 주목받고 있다.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에너지효Energy Efficiency, 친환경성Environment Friendly를 지향한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Triple E 선박은 기존 세계 최대였던 1만 6,000teu급보다 적재량은 16% 늘어났지만 연료효율은 약 20% 이상 높으며, 기존 컨선에 비해 30%의 탄소배출 절감효과를 자랑한다. 이외에도 횡동요저감장치Anti-rolling Tank, 폐열연료재활용, 친환경 선박평형수 처리시스템 장착 등이 갖춰졌다.

옥포조선소 도크에서 건조중인 FPSO
옥포조선소 도크에서 건조중인 FPSO
9개 도크에서 연간 3,070척, 플랜트 4척, 특수선 5척 건조 가능
대우조선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야드로 나서니 다양한 선박들이 도크와 야드에서 건조되고 있었다. 폭 120m, 높이 130m의 대형플랜트를 건조할 수 있는 제1도크는 세계 최대규모로 기네스북에 올라있고, 900톤의 골리앗 크레인은 세계에서 유일하가게 최대 100만dwt급 유조선과 대형 플랜트를 건조할 수 있다. 또한 900톤급 갠크리 크레인과 3기의 타워크레인이 가동 중인 제 2도크와 플로팅 도크 등 대우조선은 총 9대 도크에서 한해 최대 3,070척, 플랜트 4척, 특수선 5척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장에서도 다양한 선박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총 17만 3,400cbm(큐빅미터)의 LNG-RV선과 23만 2,000배럴의 FPSO였다. 특히 LNG-RV선은 2014년 미국 Excelerate社에 인도될 예정으로 일반 LNG선과 달리 재기화장치를 탑재해 기체상태의 LNG를 공급할 수 있는 진화된 LNG 운반선이다. 막대한 육상 LNG 기지 투자비용와 건설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외에도 노르웨이 Odfjell社로 인도될 예정인 리그Rig, 미국 Transocean社로 인도될 드릴십, 그리스 Almi Tankers社로 인도될 예정인 탱커선도 각 도크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한편 시운전을 마치고 외장 안벽에서 막판 작업을 진행 중이었던 1만 8,000teu 컨테이너 선박은 6월 14일 명명식을 갖고 머스크社에게 성공적으로 인도됐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현장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철저한 ‘안전’이었다. 4만여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만큼 안전의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대우조선은 야드 곳곳에 대형 메디컬센터를 갖추고 직원들의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이 외에도 1만여명의 근로자의 입주시설과 거제대학교와 옥포국제학교 등 교육시설도 갖추고 있다. 특히 옥포국제학교는 거제 유일의 국제학교로 35개국에서 온 250여명의 학생들이 다니며 대우조선에 근무하는 해외 근로자 가족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수심 17m 바다와 태풍 막아주는 산 ‘천혜의 자연환경’
올해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목표는 총 130억불. 올 5월말까지 약 42억불을 수주해 약 38%를 달성한 상태이다. 조선 불황으로 지난해 수주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던 대우조선은 남은기간 최선의 노력을 다해 목표를 초과 달성하겠다는 의지이다. 현재 수주잔량은 약 430억불로 3년치 이상의 안정적인 물량이 확보된 상황이다.

수심 17m의 남해바다를 두고 조선소 뒤쪽은 산으로 둘러싸여 태풍 및 자연재해에도 안전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천혜의 입지를 가진 대우조선해양은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과 신뢰를 통해 불황을 극복하고 조선산업의 리더로서의 지위를 다지겠다는 목표이다. 세계 상선시장의 트렌드를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1만 8,000teu급 컨테이너 선박의 첫호선 인도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앞으로도 19척의 동급 선박이 2015년 6월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대우조선만의 기술력이 녹아있는 LNG-RV선과 FPSO 등 고부가가치 선박 및 해양설비도 꾸준히 수주되고 있다. 2011년 옥포조선소 한편에 준공된 오션플라자에는 해양설비 및 특수선 설계 및 연구의 중심지로 앞으로 해양설비 단순 건조만이 아닌 설계 영역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이다”

옥포조선소 현장에서 만난 정성대 대우조선해양 상무는 대우조선의 경쟁력을 ‘도전정신’에서 찾았다.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RV선박, 컨선의 개념을 바꾸고 있는 1만 8,000teu급 'Triple-E' 선박 등 조선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대우조선해양이 이끌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1만 8,000teu급 컨선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최초로 경제성, 에너지 효율성, 친환경성을 모두 만족시켰으며, 폐열을 연료로 재활용하거나, 선박 파도에 따라 진동하는 횡동요 현상을 최소화하는 횡동요저감장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샤프트 제너레이터, 특유의 선형 디자인과 프로펠러 등 혁신적인 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1만 8,000teu급 컨선은 6월 14일 머스크社에게 성공적으로 인도됐다. 7월부터 시장에 투입될 동 선박은 머스크와 대우조선해양의 세계 조선해운시장의 리더로서의 ‘자존심’이다.

“Triple-E 선박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크기때문이 아니다. 최근 중국 CSCL이 발주한 1만 8,400teu급 선박과 비교해보면 Triple-E 선박의 우월함을 알 수 있다. CSCL이 발주한 선박은 우리 선박보다 크기는 크지만 선가는 오히려 낮다. 그만큼 Triple-E 선박의 기능과는 차이가 있다는 반증이다.”

최근 중국 CSCL이 발주한 1만 8,400teu급 선박은 대우조선이 건조한 1만 8,270teu선박보다 130teu의 적재공간을 넓혔으나 선가는 약 30%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선가가 비싸더라도 세계 최고의 선박을 보유하겠다는 선주사의 고집과 그에 맞춘 대우조선의 기술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우수하고 풍부한 설계인력으로 선주에게 맞춤형 설계를 제공하고 기술력은 물론 선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으로 각종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정상무는 1만 8,000teu급 컨테이너선 수주로 총 40억달러의 매출, 척당 310명의 일자리 창출로 총 21개월 동안 6,10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시장의 판도를 바꿀 동 선박의 성공적인 인도로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는 물론 세계 상선시장에서도 특유의 기술력을 다시한번 공인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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