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항 재개발 인천시민의 염원이다? 터무니없는 소리이다.”


인천지역의 한 단체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非항만 관계자인 그는 정치권의 입김과 여론형성이 이번 8부두 재개발의 성급한 추진을 가져왔다고 귀뜸했다.
 

10년 넘게 이어져온 인천 내항 재개발 갈등이 이번만큼 수면위로 올라왔던 적은 없었다. 인천시 중구의회 의장은 재개발 추진을 위해 삭발투쟁, 고공 농성, 시너 농성을 감행했으며, 인천항만공사 사장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지와 지역지로만 간간이 보도되던 인천내항 재개발 문제가 TV뉴스와 중앙지에도 등장했다.
 

“부산항도 아닌 인천항 재개발이 이처럼 세간의 관심을 받은 것은 처음일 것”이라는 그는 8부두 재개발에 대한 여론 형성의 배경에는 전임 인천시장 시절 내항 재개발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인천시는 인천내항 1·8부두의 재개발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전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인천항만업계와 갈등을 빛은 바 있다. 이후 現 송영길 인천시장으로 시장이 교체됐고 인천내항 재개발 논란도 잠시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19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인천 내항 재개발에 다시 불이 붙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작년 2월 중구 의회가 내항재개발과 관련한 T/F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고, 총선이 끝난 5월에는 전임 시장하에서 내항 재개발 논리를 폈던 대표 인물들이 시민단체를 만들었다. 이름은 시민단체이지만 결국 정치적 논리가 개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천항만업계나 경제단체들은 2016년 인천 신항 개장과 맞물려 내항 재개발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항만 물량이 정체된 상황에서 재개발과 신항 개장이 함께 진행된다면 항만근로자 인계와 대체부두 확보 문제, 신항개장으로 인한 시설 과잉 등 인천 항만물류의 공백과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개발론자들과 인천 중구의회는 하루라도 빨리 재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재촉한다.
 

“정치권 인사가 시민단체라는 이름으로 여론을 조장하고, 이에 시 의원들이 움직이고 있다. 멀쩡한 부두를 재개발하면서 당장 올해까지 모든 계획을 확정하라고 정부를 압박하는 이유가 뭘까. 결국 내년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내세울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 성급한 내항 재개발을 일으켰다”는 그의 의혹이 마냥 터무니없게 들리지는 않는다.
 

<김승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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