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동북아 크루즈거점 계획 “법·제도 개정 필요하다”

6월 11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서 개최, 부산항 크루즈 발전방안 논의
한중일 3국 크루즈 산업 발전위한 협력관계 구축

 
 

최근 세계 크루즈 시장에서 동북아 크루즈 시장은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산항을 동북아 크루즈의 중심항만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세미나가 부산항만공사 주최로 개최됐다. 6월 11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부산항 크루즈 세미나’는 부산항의 크루즈 중심항 도약을 위한 각종 전략과 경쟁국이자 동반자인 중국과 일본항만의 크루즈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영국 해운전문컨설팅사인 오션시핑컨설턴츠에 따르면, 전세계 크루즈 관광객은 2011년 기준 1,920만명에 달한다. 2015년에는 2,492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며, 특히 아시아 시장은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아시아 시장 크루즈 관광객은 2005년 84만명에서 2010년 127만명으로 1.5배 증가했으며, 2015년에는 185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중국·대만의 성장률은 더욱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의 연사로는 임기택 부산항만공사BPA 사장이 ‘동북아 크루즈 거점항 도약을 위한 부산항의 발전전략’을, Carnival Asia의 윌리엄 하버(William Harber) 부회장이 “세계 및 동북아 크루즈 산업 현황‘을, 상하이국제크루즈터미널의 쑤 주에후이(Xu Juehui) 부총경리는 ‘상하이 크루즈터미널 현황 및 미래발전전략’을, 하카타 항만국 히로시 이시하라(Hiroshi Ishihara) 수석이사는 ‘후쿠오카 크루즈터미널 현황 및 미래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이어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크루즈산업의 발전을 위한 제언(법·제도)’를 Princess Cruise의 브루스 크룸린(Bruce Krumrine) 부회장과 아주인센티브의 김욱균 사장은 각각 크루즈 선사와 여행업체 입장에서 ‘부산항 크루즈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제언’을 발표했다.

패널토론자로는 김준석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 김병기 부산광역시 관광진흥과장, 전효식 한국관광공사 관광브랜드상품실장, 최도석 부산발전연구위원 선임연구위원, 장지태 부산일보 논설위원이 참석했다.

 
 
“부산에 올해 371척 크루즈 기항, 독창성 갖춘 상품으로 세계시장 공략”
임기택 BPA 사장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을 잇는 아시아 크루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면서 동북아 환적중심항의 명성에 걸맞게 크루즈 시장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크루즈항만 건설과 인근 국가간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사장은 올해 한국에 총 371척의 크루즈가 기항을 확정했다고 소개하고, 이는 지난해 223척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임 사장은 부산의 경제와 문화, 관광지에 대한 소개를 이어가며, 2007년 개장한 국제크루즈터미널과 부산 북항 재개발 계획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임기택 사장은 “부산은 항공과 철도 등 물류중심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부산스타일의 독창성을 갖춘 해양문화상품과 네트워크를 구축,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윌리엄 하버 카니발 크루즈 부회장은 “크루즈는 경험중심의 상품이며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한국은 인·아웃바운드 여행이 활성화되고 있고, 철도·항공·버스 등을 이용해 어디든지 3시간 이내로 여행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크루즈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윌리엄 부회장은 “크루즈를 위한 항만인프라의 개발, 관광지 개발, 크루즈에 대한 인식이 더욱 높아져야 하며, 비자 및 출입국 절차의 간소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카지노, 외국인선원 고용 제한 등 크루즈 발전 위한 법·제도 정비 필요”
황진회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
황진회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우리나라 크루즈산업은 아직 초보적 수준”이라며 최근 하모니크루즈 운항중단 사례를 들었다. 황 센터장은 우리나라 크루즈 산업의 문제점으로 △내수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있으나 한계가 있고 △크루즈 선박 운항 관련 법·제도가 미비하며 △이용객 눈 높이에 맞는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황 센터장은 크루즈 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해운법, 관세법, 출입국관리법의 개정과 외국인 선원 고용제한·카지노제한·환전 및 의료서비스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크루즈 인프라에 대해서도 국가나 공공기관에서 건설하고 운영해야 하고 적자 발생시 국가와 지자체에서 적자를 보전할 수 있도록 지원돼야 한다고 제언하며, “크루즈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일시적 관심이 아닌 지속적인 투자와 법·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해안 연계 관광상품 개발, 전문가이드 육성 시급”
이어 연사로 나온 부르스 크룸린 프린세스 크루즈 부회장은 크루즈 선사의 관점에서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는 이미지에 맞는 한국형 크루즈 상품을 개발해야 성공할 수 있다”면서 “관광상품의 다양화와 항만시설 확충, 고객만족도를 위한 크루즈선사와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으며, 김욱균 아주인센티브 사장은 여행업계의 관점에서 “부산항이 크루즈 중심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해안의 한려수도 상품 등 다른 항과의 연계상품을 만들어내고 전문 가이드도 육성해 외국인들이 흡족하게 국내관광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홍콩 카오슝이 새 크루즈부두를 만들었고, 내년이면 부산과 인천, 칭다오가 부두를 건설하는 만큼 국내외 경쟁시대에 돌입한다”면서, “허브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사를 유치하고 관광객의 장기체류, 가이드양성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과 일본의 크루즈 전략도 소개됐다. 쑤 주에후이 상하이국제크루즈터미널 부총경리는 “중국은 정부지원과 경제적 도약, 휴가정책, 인구고령화 등으로 크루즈관광객이 급속히 늘고 있지만 크루즈 사업에서의 경쟁과열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때문에 “상하이크루즈터미널은 터미널 부두 인근에 요트정박과 수리시설을 확보하고 면세점을 만드는 등 수익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히로시 이시하라 하카타 항만국 수석이사는 “일본은 2007년 15척에서 지난해 112척으로 크루즈선박 기항이 늘었다”면서 “한중일의 지리적 근접성과 출입국통제관리시스템의 선진화와 특색있는 관광상품 개발로 관광객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크루즈육성관련법 올해까지 만든다”
주제발표에 이어 패널 토론도 진행됐다. 김준석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은 “크루즈육성관련법을 조만간 국회에 제출해 올해 연말까지 만들어지도록 준비중”이라면서, “크루즈선사유치와 마케팅,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예산을 확보하고 항만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병기 부산시 관광진흥과장은 “부산항을 찾는 크루즈 관광객을 위한 질높은 상품을 만들고 업체를 지원하는데 총력을 쏟겠다”면서, “부산에 머무는 시간을 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효식 한국관광공사 관광브랜드상품실장은 “항만도시에서 해양도시로 변모하는 과정에 크루즈산업이 있다”면서, “의료관광 등 외국인들이 관심이 높은 분야를 집중 타킷으로 한 특화상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도석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중일 상호협의체를 만들어 효율성을 높이고, 크루즈 국적선사를 만들고 철도와 연계한 크루즈상품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크루즈 특별법을 만들어 종합적으로 산업을 관리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중일 ‘골든트라이앵글’ 구축, 공동마케팅 등 협력강화 다짐
한편 크루즈 세미나에 이어 6월 12일에는 한중일 크루즈항 관계자들이 동북아 크루즈 산업 활성화와 크루즈선 유치 증대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항만별 크루즈선 유치전략을 공유하고 크루즈 공동마케팅을 추진하는 등 향후 실행계획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골든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한중일 3국은 세계 크루즈 시장의 블루 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의 크루즈 수요는 날로 늘어나고 있으며, 한류 등 한국의 문화 컨텐츠 사업도 매년 성장하고 있어 동북아 크루즈 시장은 더욱 강력한 성장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BPA는 북항 재개발 지역 내 건립되고 있는 크루즈 전용 부두와 국제여객터미널 공사를 2013년까지 마무리짓고 중국의 상하이, 일본의 후쿠오카 등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해 동북아 3국이 서로 WIN-WIN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BPA 관계자는 “로얄캐러비안과 프린세스 등 세계 주요 크루즈 선사들이 앞다퉈 동북아시아 노선에 다양한 크루즈 선을 배치하고 있다”면서, “BPA는 이와 같은 대내외 호재를 충분히 활용해 부산항을 동북아 크루즈 거점항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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