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운하, 기존 운하체계 대체 가능”


철도기술硏·물류과학기술학회 5월 8일 공동개최
기존 운하 한계 극복 신기술로 레일운하 소개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 엉뚱하게 들리는 이러한 상상이 실현될 수 있을까.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는 5월 8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공동세미나를 개최하고 바다와 육지를 항해할 수 있는 레일운하 기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철도연구원이 연구 중인 레일운하 기술 및 열차-항만 연계 해상물류 이송시스템 등이 소개됐다.


고상근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 공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앞으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없어질 지도 모르겠다. 배가 산을 오른다는 생각은 엉뚱한 상상일 수도 있겠으나 자연과학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우리 물류 기술이 세계를 선도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동 세미나의 주제발표는 여기태 인천대학교 교수가 ‘세계 물류변화의 중심: 운하’를, 서승일 철도연구원 신교통연구본부 본부장이 ‘수로형 운하대체 레일운하 기술 및 적용방안’을, 장인권 KAIST 녹색교통대학원 교수가 ‘모바일하버 개발과정 소개’를, 김정국 철도연구원 교통신기술연구실 실장이 ‘열차-항만 연계 해상물류 이송시스템 기술 개발’을 각각 발표했다.

 

“선박 효율 중요해지며 운하 이용 증가” 여기태 인천대학교 교수
세계 해운시장에서 연비경쟁과 선박 대형화가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선사인 머스크라인은 Triple-E급 선박을 개발하면서 규모의 경제와 연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는 최근 글로벌 해운업계의 화두로서 나타나고 있다.


해운산업의 효율성 측면에서 운하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해운선사들은 높은 통행료를 감수하면서도 파나마운하와 수에즈운하를 이용하고 있다. 운송거리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선박이 점차 대형화되면서 파나마운하 확장공사도 진행되고 있다. 기존 파나막스 선박의 규모는 최대 5,000teu인데 반해 포스트 파나막스 선박의 규모는 최대 1만 3,000teu로 확대된다. 확대된 파나마운하를 통해 해운시장은 더 많은 도전과 기회가 나타날 것이다.

 

 
 

“레일운하, 파나마·수에즈운하 대체 운송경로로 활용 가능” 서승일 철도연구원 본부장
레일운하는 기존 운하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수송수단으로서 연구됐다. 수로교통 수요 증가에 따라 기존 운하인 수에즈와 파나마운하에 물동량이 집중되고 있으며, 지속적인 운하 통행료 인상으로 물류비가 증가하고 있다. 파나마운하는 2012년 10월 통행료를 15% 올렸으며, 2013년 15% 추가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수에즈운하 관리국도 매년 평균 7%씩 통행료를 인상했고, 최근 2~5%의 인상계획을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통행량 증가로 갑문 통과시간도 증가하고 있는데, 파나마운하는 대기시간 포함 약 24시간이 소요되고 수에즈운하도 15시간이나 소요되는 상황이다.


운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파나마운하는 총 52억불을 투자해 확장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콜럼비아와 니카라과도 운하건설 계획을 발표했으나 높은 건설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운하가 건설되더라도 지속적인 준설을 필요로해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은 기존 운하시스템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레일운하는 기존 운하의 수송기능을 대체하면서 경제적인 건설이 가능해야 하며, 신규 수송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운하가 없는 지역에도 적용이 가능해야 한다. 레일운하는 해상에서 육상으로 선박을 진입시켜 로프웨이로 연결돼 육상에서 대기중인 기관차와 결합·운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고하중 선박 견인을 위한 기술과 중량 분산형 다축화차 기술 등이 필요하다.


레일운하가 개발되면 파나마운하와 수에즈운하의 대체 운송경로로서, 혹은 말레이 반도(말라카해협)의 단축 운송경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건설비는 말라카해협 단축 경로의 경우 기존 자동차 노선 51km(Valley, Kra Buri-Mueang Chumphon구간)에 약 3조 3,830억원으로 예상되고, 니카라과의 경우 총 102.1km에 8조 2,529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열차페리 단점 보완한 누드형 열차페리 제안” 김정국 철도연구원 실장
열차페리는 한중간 물량 증가 및 벌크화물 수요 증가에 대비해, 북한과 만주를 거치지 않는 한중간 단거리 해상노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운송수단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대상항만(인천, 평택항)의 경우 고정식 램프에 적용이 곤란하며, 화차의 국경 이동에 따른 분실 등 관리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장애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신개념 열차페리 운영 기술을 구상했는데, 우선 누드형 열차페리 운영 프로세스로 부유식 교량 및 램프를 통과해 페리선 화물창까지 열차를 이동시키고 지능형 포크 리프트로 화차를 회송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지능형 포크 리프트와 자동 컨테이너 체결장치, 컨테이너 맞춤형 포크 기술, 컨테이너 동시 리프팅 기술 등이 필요하다. 누드형 열차페리가 실용화되면 화차이동이 불필요해 운송비가 절감되며, 화차 유지 관리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유식 항만 이송기술도 고려할 수 있다. 항만 건설 애로지역에 대체가 가능하고 기존 항만에도 일시적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현재 평택항에는 냉연코일 이송목적의 부유식 연결램프가 운영 중이나 아직까지는 근거리, 소형화물 위주로 이용되고 있다. 카이스트가 개발하고 있는 모바일 하버는 해상에 정박중인 대형 컨선과 수심이 얕은 부두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부유식 항만을 통해 항만 건설비가 절감되며, 컨테이너 상하역 능력을 확장시킬 수 있어 결국 항만 매출을 연간 290억원 가량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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