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UV 혼합 ‘ARA PLASMA’ 선박평형수 시장 사로잡다

작년 7월 정부 형식승인 후 반년만에 20대 수주
水처리 장치 패키지 판매로 해양플랜트 진출 성공


 
 
발라스트수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IMO의 ‘선박평형수 관리협약’ 발효가 임박하면서 약 80조원 규모의 발라스트수 처리기술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 국내 업체들이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동 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건세기는 지난해 7월말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새로운 기술로 높은 판매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기자재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양플랜트 분야에도 진출해 큰 성과를 올리고 있는 점은 우리 기자재 업계가 참고할만 하다. BWTS 시장과 해양플랜트 시장의 ‘후발주자’로서 당당히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삼건세기를 조명한다.

 2004년 국제해사기구(IMO)는 발라스트수(선박평형수)를 배출하기 전 반드시 소독·살균하도록 하는 ‘선박평형수 관리 협약’을 제정했다. 협약이 발효되면 해상을 항해하는 선박들은 발라스트수처리장치(BWTS, Ballast Water Treatment System) 장착이 의무화된다. 협약 발효를 위해서는 총 30개국 이상, 세계 선복량의 35% 이상이 협약을 채택해야 한다. 2013년 3월 현재 총 37개국이 협약을 채택했으나 선복량은 약 31%로 기준에 못미치는 실정이다. 김해광 해양수산부 해사안전기술과장은 “선복량이 약 3% 이상 모자른 상황으로 선복량 기준을 충족하면 1년후 발효가 된다. 2014년 말이면 협약 발효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세계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는 BWTS 시장에서 삼건세기의 활약은 유독 눈에 띈다. 2012년 8월 정부(당시 국토해양부)의 BWTS 형식승인을 획득한 동사는 BWTS 생산 분야의 후발주자이면서도 뜨거운 성과를 올리고 있다.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지 1년도 안되었지만 이미 20대 이상의 BWTS 장치를 수주했고, 현재 막판 협상단계에 들어간 수주량만 해도 40대가 넘는다.

 
 
삼건세기의 BWTS 메이커인 ‘ARA PLASMA’는 플라즈마+UV 살균방식을 이용, 기존 살균방식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살균력을 실현한다. 기존 BWTS는 주로 자외선을 이용하는 UV 방식과 화학약품을 이용하는 전기분해 방식, 오존 방식 등이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ARA PLASMA는 플라즈마와 UV 방식을 동시에 적용해 기존 제품의 단점을 최소화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플라즈마+UV 방식 유일.. 살균력↑ 전력소모량↓, 2차오염 ‘제로’
전세계적으로 IMO 형식승인을 받은 45개 BWTS 업체 중 플라즈마 살균방식을 적용한 곳은 삼건세기가 유일하다. BWTS 기술의 핵심은 선박평형수의 살균력이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는 UV 방식의 경우 UV 램프의 자외선을 이용 선박평형수를 살균하는데 물의 오염도가 심하거나, 탁도가 높으면 완벽한 살균에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 UV 램프 사용으로 인한 전력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단점이다. 전기분해 방식은 전기분해시 첨가되는 중성화학제로 인한 2차오염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삼건세기의 ARA PLASMA는 오염된 물을 필터로 한번 거르는 선처리 작업 후, 플라스마 충격파를 이용 2차 살균을 진행하며 마지막으로 UV 방식으로 최종 살균작업을 실시하는 기술이다. 세차례의 살균작업을 통해 선박평형수를 가장 깨끗한 상태로 회복하며, UV 작업 전 이미 2차례의 살균을 거치기 때문에 UV 램프 사용량도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전력 소모량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화학약품을 쓰지 않아 2차 오염에 대한 우려도 없다.

삼건세기가 특허를 낸 ‘ARA PLASMA’는 이미 전세계 조선소와 선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조선 수주량 감소로 세계적인 BWTS 회사들의 최근 수주량이 동반 하락한 가운데, 지난해 8월 정부의 형식승인을 받은 이후부터 7개월간 20대의 제품을 판매한 것. 현재 최종 협상단계에 있는 제품만 해도 40대에 이른다. 박찬대 삼건세기 전무는 “플라즈마를 이용한 자사 제품의 강점이 조선사와 선주의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운영비·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점, 특히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있는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짧은 시간안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이유”라고 밝혔다.

水처리 전문 기업, 관련 장비 패키지화로 오프쇼어 시장 진출
1989년 설립 이후, 수처리장치 전문 업체로서 발전하고 있는 삼건세기는 우리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프쇼어 시장에서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력하고 있는 BWTS가 지난해 12월 인도 선주의 OSV(오프쇼어지원선)에 12대 계약된 것 이외에도, 기존 사업분야인 수처리 장비 시스템이 국내에서 건조되는 드릴십, FPSO에 대부분 장착되고 있는 것.

 
 
진입장벽이 높은 오프쇼어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은 오랜시간 쌓아온 기술력과 신뢰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수처리와 관련된 모든 장비의 생산라인을 갖춰 단일 상품이 아닌 시스템 전체를 유닛unit화·패키지package화해 공급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에 대해 박찬대 삼건세기 전무는 “20년 넘게 전문 수처리 기업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신뢰를 쌓아 이뤄낸 결과”라면서, “국내 기업들이 오프쇼어 분야에 관심을 갖기 전부터 오프쇼어 시장을 공략했다. 물론 처음 1~2년간은 오프쇼어에 진출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지만, 활발한 영업과 국내 조선사에서 삼건세기의 품질을 인정하면서 해외 바이어들도 문을 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삼건세기에서 생산하고 있는 오프쇼어 전문 기자재는 UV Strilizer(살균기), Calorifier(온수가열기), Hydrophore Tank(고압 탱크), PP Cover(고열 온수 배관을 덮어 이용자의 화상을 방지하는 커버) 등이다. 처음에는 이를 개별 상품으로 판매했지만, 현재는 하나의 패키지로 수주하고 있다. 해양에서 이용하는 물을 공급·관리·살균하는 모든 시스템의 기술력을 인정받았기에 패키지 수주가 가능한 것. 박찬대 전무는 “패키지로 수주하면서 자사의 수주액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양플랜트 장비, BWTS 발주 증가로 생산거점 확대
이뿐만이 아니다. 동사의 핵심 상품인 BWTS에 대한 오프쇼어 수주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오프쇼어에 장착되는 BWTS는 용량이 작지만 4개의 다리에 모두 시스템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주량 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삼건세기가 오프쇼어 분야 BWTS 진출에 대해 집중 수주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이유이다. 박 전무는 “드릴십과 FPSO 위주로 견적이 많이 들어오고 있으며, 해양플랜트 지원선(OSV)에도 작년 말에만 12개를 수주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수주량을 맞추기 위해 삼건세기는 생산거점 확장 계획을 세웠다. 삼건세기는 현재 부산시 북구 화명동에 본사 및 R&D 센터를 갖추고 주요 업무를 지휘하고 있으며, 생산거점으로는 밀양시 삼량진읍에 플랜트 및 파이프 공장, 김해시 상동면에 수처리 공장, 김해시 장유면에 도장공장, 김해시 여차리에 코팅사업부 등 4개 거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오프쇼어 부문이 점차 확장되고 장비가 패키지화 되면서 삼량진의 플랜트·파이프 공장을 오프쇼어 공장으로 통합·확장할 계획이다.

이처럼 삼건세기가 조선 기자재 산업의 불황 속에서도 선전하는 이유는 삼건세기만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탁월한 시장 분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확대되고 있는 BWTS 시장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경쟁기업과는 차별화된 기술을 선점했고, 오프쇼어 시장도 8년전부터 공략해 해외 선주들의 신뢰를 쌓으면서 안정적인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해양플랜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자재 업체들이 삼건세기의 진출 전략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20여년 동안 전문 수처리 기업으로서 조선 기자재 및 해양플랜트 기자재에 안정적인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고, BWTS 시장의 ‘New Comer’로서 신기술을 독점하고 반년만에 ‘대박’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건세기의 발전이 기대된다.

 

 
 
“오프쇼어 시장 진출 초기에는 정말 힘들었다. 20년 이상 수처리 전문 설비를 생산하면서 이미 해외 선주들이 요구하는 스펙과 사양, 인증을 모두 갖추고 있었지만 쉽지 않았다. 국내 조선소에서 우리의 품질은 인정했다 하더라도 까다로운 해외 선주들의 엄격한 실사를 거쳐야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해외 선주들도 우리 제품을 신뢰할 수 있었고 지금의 결과가 나온것 같다”

상선 수주의 급감과 해양플랜트 수주 증가의 트렌드 속에서 국내 기자재 업체들은 2~3년간 ‘멘붕의 시대’를 겪었다. 해양플랜트 기자재의 경우, 상선 기자재와 제품유형은 비슷하지만 까다로운 해외 오일메이저의 선택에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그만큼 높기 때문. 그러나 삼건세기는 해양플랜트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8년전부터 동 분야 진출전략을 펼치며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BWTS는 지난해 7월말 정부의 형식승인을 취득한 이후 20대의 수주에 성공했다. 경쟁업체의 경우, 단 1대도 수주를 못한 업체도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놀랄만한 결과이다. 특히 드릴십, FPSO 등 해양플랜트 분야 BWTS에 집중 수주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현재 협상·계약 진행 중인 제품이 많아 수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건세기의 해외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박찬대 전무는 오프쇼어 진출 전략으로 우선적으로 기술력을 꼽았다. “우리 기술이 최고라고 아무리 광고해봤자 해외 선주들에겐 낯선 중소기업일 뿐이다. 지속적으로 조선소의 신뢰를 쌓고 품질과 기술을 인정받아야 비로소 길이 열린다”는 것. 이러한 신뢰도를 바탕으로 수처리 장치 외에도 지난해부터 수주를 시작한 BWTS도 해양플랜트 선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아직 국내에는 수리조선소가 없지만, 중국과 싱가폴 등에는 대형 수리조선소를 갖추고 있다. 수리조선소에 지점을 낸 것은 운항 중인 선박에 문제가 발생했을때 가장 빠른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력과 발빠른 사후조치는 해외 선주들의 신뢰도와 직결된다.”

삼건세기는 전세계 61개 지점을 통해 판매는 물론 발빠른 A/S도 진행하고 있다. 유럽, 미대륙, 중동, 아시아 등 전세계 어디에서나 빠른 사후조치를 통해 해외 선주들의 신뢰를 쌓기 위함이다. 특히 중국 지점의 경우 수리조선소 내에 입주해 있어 운항 중인 선박의 발빠른 관리가 가능하다.

“삼건세기는 BWTS 시장에 가장 늦게 진출한 후발주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년만에 경쟁업체들 보다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플라즈마 방식의 새로운 기술과 후발주자로서의 가격 경쟁력이 더해진 결과이다. 삼건세기의 ‘ARA PLASMA’ 브랜드가 더 많이 알려진다면 지금보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오프쇼어 수주량과 BWTS 생산 확대로 생산거점을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생산거점 통합·확대는 삼건세기의 ‘장밋빛 미래’를 반영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수주증가로 생산량을 맞추기 위함도 있지만, 향후 IMO의 BWTS협약이 발효되면 생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탁월한 기술력과 시장 분석으로 오프쇼어와 BWTS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삼건세기의 발전상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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