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2014년 개장될 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상실했다. 표면적으로는 CJ대한통운이 경기악화와 물동량 감소를 이유로 사업시기 연기 요청한 것을 인천항만공사(IPA)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계약관계가 해지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항만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인해 당분간 항만산업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CJ대한통운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CJ대한통운은 2010년 4월 (주)선광과 함께 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 운영을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두 업체는 2014년 개장될 총 길이 1,600m, 6선석 규모의 컨테이너 부두를 3선석씩 나눠 맡아 30년간 운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대한통운의 우선협상자 지위는 최종 상실됐다. 현재 차순위 협상자였던 한진컨소시엄((주)한진, 한진해운, KCTC)이 신항 운영권을 두고 IPA와 논의 중이다.


CJ대한통운의 전신 대한통운은 우리 항만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고 할 정도로, 국내 대부분 항만에 진출해 있는 대표 항만기업이다. 그러나 이번 인천신항 운영권 포기는 CJ와 합병이후 그간 대한통운이 진행해왔던 공격적인 항만투자 사업에서 한발짝 물러나겠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CJ계열 위주의 경영진이 이번 신항 운영권 포기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항만 이외의 종합물류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오던 CJ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항만기업이었던 舊대한통운의 색채를 버리고 종합물류사업에 전념하겠다는 의도인 것.


CJ대한통운의 한 관계자는 “과거 대한통운은 항만사업에 대해 당장 물동량이 없어도 일단 들어가자는 주의였다. 그러나 경영진 교체 이후 ‘수익성’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컨테이너 하역사업 자체에 회의적이다. 큰 금액을 들여 자산 부담을 늘려서까지 당장 수익성 없는 사업을 할 필요는 없다는 해석”이라고 전했다.


과거 대한통운은 국내 항만산업의 ‘상징’과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새 옷을 입은 CJ대한통운은 대한통운 시절 진출했던 대규모 항만사업을 ‘돌연’ 포기할 만큼 예전의 색채를 지워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배경에는 장기화된 해운·물류시장의 침체와 국내 항만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대규모 항만투자 대신 자산 관리를 통한 내실 강화를 택한 CJ대한통운이 향후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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