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머스크 라인에게 있어서 끔찍한 한해였을 것이다. 비평가들은 많은 사업 분야에서 업계 리더인 AP모럴-머스크 그룹이 마케팅의 기본에서부터 잘못된 방향을 잡고 있는 건 아닌가 묻고 있다. CI지에 실린 내용을 토대로 머스크라인이 PONL을 인수한 이후 겪고 있는 후유증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소개한다.

 

머스크 라인, 2006년 손실 엄청나
AP모럴-머스크 그룹 정기선 사업부의 중역들에게 있어서 지난해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해이다. P&O Nedloyd(PONL)와 머스크 시랜드를 머스크 라인으로 통합하는 작업은 수백만 달러를 잡아먹고 있음에도 일이 잘 풀리고 있지 않으며, 새로운 IT 시스템은 엉망진창이었고, 고객들까지 떠나버리는 덕분에 수익도 대폭 줄어들었다. 


정확히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떠났는지를 집계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한 조사기관의 집계에 의하면 2006년 1월에서 9월까지 미국시장을 기준으로 PONL 전체 수송량의 40%가 사라졌다. 이 집계는 전체적인 교역량 증가와 비례하는 기간 동안 머스크 시랜드와 PONL의 미국 물동량을 2005년 1월부터 9월까지의 집계와 비교한 값이다.


사정이 어떻든 이러한 문제점들은 2005년 미화 13억불에서 2006년 예상 손실 6억불이라는 재앙에 가까운 하락을 보인 AP몰러-머스크 그룹의 컨테이너 운송부문 순이익(머스크 라인, Safmarine, APM터미널, 머스크 물류를 포함해서) 손실의 부분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2006년 1월 1일부로 그룹의 선박들과 컨테이너 관련 장비들의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상황은 더욱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예상된 손실액이 상반기만의 기록이므로 그룹이 하반기에 분발하여 이익의 균형을 맞출 수도 있었다는 점이다. 이익의 균형은 선박들을 매각하고, 1억6,400만 달러의 비범한 영업실적을 이룩하고, 용선률을 줄이고, 연료비를 아끼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부진에 의한 시장 점유율 하락
그렇다면 어떤 미래가 머스크 라인을 기다리고 있을까? 또한 만약 머스크 라인이 계속하여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화주들은 과감히 다른 선사를 이용하게 될 것인가? 결론은 순식간에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Danish사는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여 괄목할만한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게 되었고, 이러한 성장은 화주들에게 단순히 지나가는 흥밋거리 이상의 것이 되었다. 한 화주는 최근 “이제는 냉장 화물 운송과 같은 특정 분야에서는 그들을 무시하고 지나칠 수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건 그다지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2006년 9월분 세계 선단 분석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 라인과 Safmarine를 포함한 AP몰러-머스크 그룹은 전 세계 선단 중 18%가량을 통제하고 있지만, 각 무역 항로별 점유율에는 많은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머스크 라인이 보유한 아시아에서 지중해로 가는 서양방면 수송부문 물동량은 약 22%인 반면, 북유럽으로 들어가는 물량은 16%에 지나지 않는다. 두 항로의 합산 평균을 내면 시장 점유율은 18%에 그친다. 세계의 가장 큰 무역 항로인 아시아에서 북미의 서부 해안(WCNA)방면 점유율도 10.5%에 지나지 않지만, 북미 동부해안(ECNA)은 16%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두 항로의 합산 평균은 12%이다. 2006년 1월에서 9월까지의 미국 시장의 모든 화물 수송 점유율은 16%이다.


머스크 라인 관계자는 “우리의 시장 점유율을 정기선 분야에서만 보면 꽤 많은 양인 것 같지만, 다른 산업과 비교해 보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아직까지 해운업계에는 수많은 기업이 있지만, 곧 빠르게 통합 정리될 것”이라 언급했다. 문제는 그 ‘통합 정리’가 언제 어떻게 진행되느냐 하는 점이다. 현재, AP몰러-머스크 그룹은 하파그-로이드나 한진의 가능한 판매에 주목하고 있다는 최근의 소문에 대해 일관적으로 ‘지금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걸음 물러서고 있다.


머스크 관계자는 덧붙여 “우리는 아직 모든 무역항로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여러 항만에서의 높은 점유율로 미루어 봐도 우리의 우세가 사실이지만, 우리도 우리가 고객들을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하거나, 내부에서 가격 경쟁이 발생한다면 다른 업체가 우리를 무너뜨리고 최고에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건 잘 알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시장 원리는 아직도 잘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시장원리는 반드시 작용되어야 한다. 비록 머스크가 시장 점유율이 너무 높다는 화주들의 생각으로 인해 EC가 압력을 넣어 지난해에 PONL의 유럽/남아프리카 항로의 사업권을 판매하긴 했지만, 어떤 화주들도 PONL 합병에 대해 공식적인 불평을 늘어놓지도 못했었다.
PONL의 수많은 고객들이 머스크 시랜드와의 합병과정에서 빠져나가 버린 이유는 분명치 않다. 머스크의 몇몇 중역들은 빠져나간 고객 중 많은 수가 그저 경쟁사의 좀 더 저렴한 운임에 현혹되었을 뿐이라고 평했다. 2006년 초에 머스크라인의 송장 기입을 포함한 대부분의 프로세스를 관할하는 새로운 IT 시스템이 거의 붕괴됐던 사건도 고객이 빠져나간 원인 중 하나로 평가되지만, 일각에서는 그저 ‘머스크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던 고객들의 움직임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머스크의 한 관계자는 “우리의 새 IT 시스템이 중요한 시점에서 고장나긴 했었지만, 그 후로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여 이를 바로 잡았고, 지금은 아주 잘 작동하고 있다. 우리를 믿어준 고객들에게 훨씬 나아진 서비스의 출범으로 보답할 것”이라 말했다.

 

머스크 서비스 방식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
고객을 대하는 ‘머스크 방식’적 태도는 종종 슈퍼마켓과 비유된다. 슈퍼마켓은 동네 구멍가게 보다 훨씬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지만 개개인을 위한 서비스는 오히려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화주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장해주는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러한 비유에 대해 머스크측은 “컨테이너 운송 사업은 다른 산업들처럼 표준화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 산업 규모에서 맞춤식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사실은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에게도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것은 우리의 통제 밖에 있으며, 궁극적으로 고객에 의해 조절되는 ‘시장원리’ 때문”이라 말한 뒤 “우리는 향후 해운 산업에 좀 더 많은 표준들이 정착되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이러한 표준들의 정립은 화주에게 오늘날보다 장족의 발전을 이루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오늘날 항공기로 여행하면서 항공기 티켓에 적힌 내용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현재 해운업계에서도 이러한 표준화 시스템이 정착되어가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비록 논쟁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머스크 라인의 난점을 예측해보면, 아직도 많은 선사들이 최고의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구멍가게 방식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인터넷의 발달로 이에 대한 논의와 논쟁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20:20 비전’에 대해서 살펴보면, 현재 업계선두인 10대 외항 선사들이 차지하는 선복량은 전 세계 선박의 65%나 되는데, 머스크 시랜드와 PONL, 그리고 하파그 로이드와 CP쉽이 각각 합병하기 전인 1년 전만 해도 점유율은 60%정도였다. 이는 대부분의 외항 선사들이 업계 통합 작업에 더욱 가속을 붙임으로 인해 지금과 같은 열악한 재정 여건 속에 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업계의 방향을 이끌어 가는 요소 중 하나는 상위 10개 선사들이 이미 자신들의 선단에 포함시켰거나 주문을 해두고 있는 고가의 ‘수퍼 포스트 파나막스급’ 선박이다. 이러한 추세는 이론적으로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를 통해 군소 선사들을 고사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 머스크 라인은 조심스레 공식 용적률이 11,000TEU라고 발표했지만, 실은 14,500TEU급인 신조 선박 시리즈를 공개함으로서 ‘규모의 경제’ 부문에서도 현재의 지위에 쐐기를 박았다.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화주들은 이러한 ‘규모의 경제’ 효과가 자신들에게도 이익이 될 지에 의문을 품고 있다. 아마도 상위 10개 선사들 간의 격렬한 경쟁으로 인한 효과는 분명하겠지만 말이다.  


머스크의 관계자는 “우리 회사와 같은 거대 선사와 거래하는 것으로 얻는 장점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다. 고객들은 좀 더 다양한 시장에 접근할 수 있으며, 신뢰할 수 있는 세분화된 서비스와 월등히 좋은 장비를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화물 연착에 대한 보상까지도 화물 운임에 반영되어 있다. 해운업계의 경쟁은 아주 첨예하다. 거의 모든 선사들이 2006년에 화물 운임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점을 보더라도 화주들이 선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이익을 본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 개선을 위한 머스크의 노력과 비전
공식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해 1월에서 9월까지 머스크 라인/Safmarine의 ‘모든 가격이 포함된’ 평균 화물 운임은 2005년 같은 기간에 비해 6%가 낮아졌다. 더구나 고유가가 안정화됨에 따라 이러한 할인은 두 자리 수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유력하다.


몇몇 연구기관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많은 항로에서 불가피한 삭감이 제시간에 화물을 배송하는 데에 미친 영향은 아예 없거나 몇 초에 지나지 않았다. 아마도 이 중 일부는 고객의 화물이 뒤처지면 가차 없이 두고 떠나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키는 ‘정시 배송’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항만에서 그룹 계열사인 APM터미널의 지원도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데에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더 나은 서비스의 범위와 질에 대한 머스크의 입장은 서둘러 훌륭한 ‘door to door 배송 체제’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실제 머스크는 여러 나라에서 자체적으로 복합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머스크 로지스틱스라는 물류 자회사를 통해 광범위한 창고보관업이나 지역배달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은 아직(혹은 앞으로도 영원히) ‘원스톱-숍’ 서비스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논쟁이 거세다. 가장 큰 문제는 모든 화주가 door-to-door 서비스를 원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혹은 화주가 아직 해외 공장에서 지역 물류센터로 운송하는 ‘화물 관리’와 물류센터에서 고객에게 배송하는 ‘Contract Logistics’를 하나의 물류 구조로 통합하려는 의사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영국 레이크랜드사의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막대한 양의 식기(연간 350TEU)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아직 선사와 직접적으로 연계하여 일을 진행시킬 생각은 없다. 더욱이 우리는 화물 관리와 Contract Logistics를 두 개의 독립된 기능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두 가지는 큰 차이를 가지고 있는데, 특히 Contract Logistics는 수많은 지역 전문 업체들이 다국적 기업이 할 수 없는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유럽 전역에 걸쳐 많은 지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특화된 지역별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머스크의 한 중역은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것만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이 일단 대규모 화주와 소규모 화주를 비교할 수 있듯이 모든 고객이 같은 것을 원하는 건 아니란 사실은 명백하다. 그 어느 선사도 화주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항만간의 배송만을 선호하는 고객이 우리를 많이 찾고 있지만, 우리에게 Door-to-Door 서비스, 혹은 공급 사슬 관리까지 바라는 고객도 상당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위기는 ‘이익을 위한 변화’의 진통
머스크가 ‘원스톱-숍’을 지향하는 이유는 물론 화주들이 그걸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컨테이너 운송 산업이 아직도 미성숙한 상황이라 앞으로도 많은 발전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 시각이 옳다면 향후 더 많은 화주들이 각각의 서비스 제공자들로부터 더더욱 폭넓고 다양한 서비스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PONL 고객들과의 경험은 반드시 한번쯤 고려해봐야 할 요소로 남게 되었다.


흥미로운 발전 중 하나는 몇 년 전부터 물류 대리점 업체들이 해운 선사가 포워더 등의 자체 전문분야에 진입하는 걸 점차적으로 용인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의 포워더인 Kuehne+Nagel는 알다시피 머스크의 가장 중요한 고객 중 하나이다.
머스크 관계자는 “우리의 경쟁이 공정하게만 진행된다면, 누구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며, 화주들은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더 많은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 어느 회사나 최고의 서비스 상품을 내놓을 수 있으며,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문제는 머스크의 마케팅 기본 전략에 있는 것일까, 혹은 단순히 지난해에만 단기적으로 실적이 떨어졌던 것일까? 아마 정기선 산업도 여타 다른 산업들처럼 결국에는 지금보다 더욱 발전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 발전의 시기가 언제 오느냐 하는 것이다.
머스크의 히든카드 중 하나는 향후 상황에 변동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AP몰러-머스크 그룹의 다른 사업부문들이 막대한 이익을 내주는 덕분인데, 일례로 석유·가스 사업의 2006년 순이익은 12억USD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창업주인 매키니-몰러 가문에서 아직도 55%의 지분(49.8%는 가문의 자선재단에 귀속되어 있다)과 75%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다른 회사들보다 회사 내규의 제약을 적게 받는 편이다.


현재 상황이 가망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이익을 위한 변화’의 과정에서 겪는 잠시 동안의 어려움일 수도 있다. 특히 아주 오래 전 회사를 설립하여 유구한 세월동안 성공 가도를 달려왔으며, 지금도 경영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93세의 창업주 머스크 맥킨리-몰러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그들의 정책이 마음에 들던 안 들던 간에 앞으로도 머스크가 뭔가를 단념하거나 포기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아마도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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