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투자규모·철광석 생산량 축소…“중국 입항 문제 풀릴 것”
신규투자 100억불, 기존투자비 51억불, 리서치개발 11억불 투입


 
 
2012년 철광석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브라질의 발레(Vale)사가 올해 투자규모를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발레는 올해 지출예산과 철광석 생산량을 축소할 뿐 아니라 석유, 가스, 물류부문 등 비핵심자산의 매각을 추진한다는 사업전략을 발표했으며, 철광석 가격은 톤당 110~140달러 선으로 예측했다. 중국 항만의 입항거부로 타격을 입은 40만톤급 초대형 벌크선 ‘발레막스’의 문제는 올해 안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보였다.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인 발레의 새해 사업행보가 조심스럽다. 발레는 2013년 세계 철광석 수요가 크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하며 올해 지출예산을 전년대비 24% 줄어든 163억 달러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최저 수준이다.

발레는 지난해 12월 초 런던과 뉴욕에서 투자자들을 초청한 ‘발레 데이(Vale Day)’를 열고 올해 예산규모와 사업계획, 시장전망 등을 발표했다. 지출예산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규 프로젝트에 100억 달러, 기존 프로젝트 및 운영비에 51억 달러, 리서치 및 개발부문에 11억 달러 등을 각각 투입키로 했다. 잠재적인 파트너십, 합병, 인수 등의 사업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발레의 지출예산 축소는 지난해 3분기 철광석 가격의 폭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발레의 수익에서 90%를 차지하는 철광석 부문사업은 최대 양대 시장인 중국과 유럽의 수요 감소와 가격 급락으로 회사에 상당한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올해도 철광석의 글로벌 수요는 크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사업의 효용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자본의 지출예산을 엄격하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투자규모 163억불로 줄여
철광석 톤당 110~140달러 전망
발레의 올해 시장전망에 따르면 2013년 전 세계 철광석 수요는 전년대비 3~4%라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철광석 가격은 원자재 수요의 완만한 성장시나리오와 광산의 폐광 등으로 인해 톤당 110달러~140달러를 오갈 것으로 전망했다. 발레는 수요감소 및 가격하락에 대응해 생산량도 줄이기로 했다. 발레의 2013년 철광석 생산량 전망치는 전년대비(3억 1,200만톤) 1.0% 감소한 3억 600만톤이며, 석탄은 전년대비 25% 감소한 1,240만톤, 니켈은 13% 감소한 26만톤을 각각 목표로 잡았다.

2000년대 중반 세계 최대 철광석 수입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수요가 최근 둔화세를 보이면서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8월 톤당 90달러 이하까지 폭락했다. 이는 3년 새 최저 수준으로 호주, 브라질의 주요 광산업체들의 2013년 생산량 감축계획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발레 측은 향후 ‘철광석 파생시장(iron ore derivatives market)’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레의 호세 카를로스 마틴스(Jose Carlos Martins) 철광석 전략책임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8월 철광석 가격은 중국의 스팟시장에서 폭락하면서 가치를 3분의 1이상 잃었다”면서 “앞으로 철광석 시장의 금융화는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철광석 생산의 65%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 요소가 크다고 지적한 후 시장 참여자들은 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재정적인 도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팟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 말 톤당 116달러를 기록해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석유·가스·물류 자산 매각 추진
브라질 내 철광석 생산 확대
발레는 올해 상반기부터 석유와 가스, 물류부문을 비롯한 비핵심사업의 자산 매각을 추진할 방침을 밝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발레는 2007년부터 천연가스 및 석유 탐사관련 사업을 진행해왔으며, 2008년부터 14개의 유정의 시추작업을 벌여왔다. 발레가 22%의 지분을 갖고 있는 노르웨이 기반의 알루미늄 생산회사인 ‘Norsk Hydro ASA’의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 브라질 철도 및 항만물류회사인 ‘Vale Logistica Integrada’의 지분 50% 이상을 매각할 계획이며 모잠비크 북부항만에 있는 Nacala 철도와 항만프로젝트의 지분 51%도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본격적인 매각 절차는 올 초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발레는 자국 철광석 생산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발레는 브라질에서 진행 중인 'CSS(Carajas and Serra Sul projects)'를 통해 자국 내 철광석 생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캡티브 마켓(전속시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2015년까지 발레의 브라질 내 시장점유율은 29%까지 하락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에 회사 측은 브라질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을 중요한 사업목표로 삼고 자국 내 철광석 생산량을 기존 2,000만톤에서 2,500만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발레는 한국의 포스코, 동국제강과 합작해 브라질에서 ‘CSP(Companhia Siderurgica do Pecem)’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CSP는 2015년 상반기부터 연간 300만톤의 철광석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말 40만dwt VLOC 총 35척 보유
발레막스 中입항거부, 톤당 2~3달러 손실
올해 발레의 상황은 그리 밝지 못하다. 발레막스 선대의 중국 입항 거부를 둘러싸고 중국 해운업계와의 신경전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발레는 브라질에서 중국으로의 철광석 수출을 위해 20억 달러를 투입, 총 35척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벌크선 일명 ‘발레막스(Valemax)’를 발주했으며 현재까지 18척의 선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말이면 40만dwt급 VLOC 35척을 보유하게 된다. 이에 대해 발레 측은 “우리의 해운전략은 선박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선박 자체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서비스할 수 있는 선대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발레막스 선대를 통한 철광석 운송이라는 발레의 야심찬 계획은 중국의 입항 거부로 제동이 걸렸다. 발레는 공식적으로 해운업계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과 함께 일부 발레막스에 대한 매각 의사도 밝혔으나 지난해 초 중국 해운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중국 교통운수부는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35만dwt급 이상의 선박에 대한 중국항만의 입항을 금지한 것이다. 이에 발레는 중국과 인접한 필리핀, 말레이시아, 오만 등에 발레막스가 브라질로부터 운반해온 철광석을 케이프사이즈급 선박에 옮겨 중국으로 입항할 수 있는 환적허브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발레 측은 40만dwt급 발레막스 선대는 기존 18만~20만dwt급 케이프사이즈 선대에 비해 톤당 6달러의 해상운송비를 절감할 것이라 기대했으나 예상치 못한 중국 입항거부로 인해 지난해 톤당 2~3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브라질 정부도 중국 정부와 직접 협상에 나섰으며 다각도로 외교적인 협력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발레는 올해 중국 정부가 발레에게 필요한 대형선의 입항 라이센스를 허가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또한 중국 제3자에게 발레막스 선박을 매각하는 방안도 계속해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레 측은 “중국 선주와 로컬 회사와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협상의 성공은 발레가 입항허가를 받는 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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