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해양플랜트 전문 전시회.. 성과 올렸으나 보완 필요

 
 
관람객 1만 7,459명, 1조 6,000억원 수출 상담 성과
오일메이저 참석 부진, 행사 진행 미숙은 ‘옥의 티’

국내 최초의 해양플랜트 전문 전시회를 표방한 ‘제1회 국제해양플랜트전시회(OK2012, Offshore Korea 2012)가 11월 14~16일 3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됐다. 세계 조선산업을 ‘먹여 살린다’고 할 만큼 해양플랜트 산업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최된 이번 전시회에는 전세계 25개국 250개 업체가 참여, 해외 바이어 2,150명, 참관객 1만 9,609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부산시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경연전람, 벡스코, KOTRA와 공동 주최한 ‘OK2012’는 14일 오전 11시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허남식 부산시장, 고재호 한국조선협회장, 오공균 한국선급회장 등 주요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을 성대하게 치렀다. 전시장에선 250개 업체, 700여개 부스가 전시된 해양플랜트 기자재 전시(OK Exhibition)를 중심으로 해양플랜트 기술 컨퍼런스(OK Tec
hnical Conference), 오일메이저 초청행사, 1:1 기술협력소싱 상담회 등이 함께 열렸다.

‘심해로의 위대한 첫 걸음’이란 주제로 3일간 열린 이번 행사를 다녀간 관람객은 약 2만명, 수출 상담은 약 1조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시에 의하면, 사흘간 다녀간 관람객은 총 1만 9,609명으로 이중 해외 바이어는 2,150명이다. 또한 총 1조 6,000억의 수출상담 중 2,100여건·2,400억원에 달하는 실제 계약이 이뤄졌거나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밸러스트수 처리기술 업체 (주)파나시아는 선박 등에서 사용하는 질소산화물 저감 장치 500만 달러를 수출하기로 계약했고, 선박 선실 제작업체인 (주)스타코도 이번 전시회 기간에 150만 달러 수출 계약을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 평균 7,000명 참여.. 오일메이저 참여 부진으로 저녁만찬 취소되기도
부산시 관계자는 “첫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일 평균 7,000여명의 관람객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에 2014년 개최될 2회 전시회에는 전시규모를 2배 확장하고 전시장도 제1전시장(본관)으로 옮기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해양플랜트 전시회의 가장 큰 목적이었던 오일메이저의 참여가 부진했던 점은 이번 행사의 규모적 성과에 비해 큰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오일메이져는 쉘 등 3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시회의 가장 큰 바이어인 오일메이저의 참여 부진으로 예정됐던 오일메이저 초청 저녁만찬이 취소되기도 했다.

부분적인 진행 미숙도 눈에 띄었다. 현장등록과 사전등록이 함께 이뤄진 제2전시장 3층 홀에선 30분 이상의 대기시간을 기다려야만 입장카드를 겨우 받을 수 있는 등 사전등록의 혜택이 무색했고, 이는 1층에서 열린 기술 컨퍼런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컨퍼런스에선 참석자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던 2권의 컨퍼런스 자료집이 일찍이 동이나 많은 참가자들이 자료집을 받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보였다.

 
 
삼건세기, 세계 최초 플라즈마 방식 BWTS로 주목
‘OK2012’ 전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은 삼건세기의 ‘ARA PLASMA BWTS'는 세계 최초로 플라즈마 방식을 활용한 선박평형수 처리시스템(BWTS, Ballast Water Treatment System)이다. 국토해양부로부터 형식승인을 받은 동 제품은 플라즈마의 충격파(shock wave) 기술을 적용해 해양미생물을 살균하는 독보적인 기술로서,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부산물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시험기관에 의해 증명됐다.

기존 BWTS는 UV살균 방식과 전기분해방식을 통해 평형수 살균이 이뤄지는데, 삼건세기가 개발한 BWTS는 필터·UV살균에 플라즈마 방식을 결합해 살균력이 월등히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기존 UV살균의 BWTS보다 전력 소모가 낮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박찬대 삼건세기 전무는 “플라즈마 방식에서는 탁도가 높은 해수의 살균력이 여타 제품에 비해 뛰어난 것으로 증명됐다”며 “물리적인 방식이라 2차 오염 우려도 없을뿐더러, 살균력은 높이고 전력소모량은 낮췄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현재 선박평형수 처리 시스템 시장에선 삼건세기를 포함한 국내 7개 업체들이 정부의 승인을 받은 상태이다. 그러나 ARA PLASMA 외에는 UV 살균 시스템으로 플라즈마 방식은 삼건세기의 동 제품이 유일하다. 특히 선박평형수 처리 시스템은 IMO의 발라스트수 협약 결과에 따라 앞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블루칩’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 전무는 “타 제품에 비해 작동이 간단하고 전력 소모량도 적다”면서, “발라스트수 처리장치의 후속주자로서 기존 타 제품보다 경쟁력있는 가격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초로 개발된 플라즈마 방식은 월등한 살균성과 2차오염에 대한 위험도 적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삼건세기의 ARA PLASMA는 국토해양부의 형식승인 이후, 총 3개 제품이 계약됐으며, 내년에도 2,000톤급 2척에 대한 계약이 예정된 상태이다. 박 전무는 “국내에 8개 대리점과 해외 18개 지점을 통해 원활한 부품 조달 및 AS도 가능하다”면서, “그리스와 중국 선주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기술경쟁력 뿐 아니라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수주전망이 밝다”고 전했다

 
 
동화엔텍, FPSO용 열교환기 개발로 해양플랜트 시장 ‘노크’
해양플랜트 핵심설비인 열교환기 생산업체인 동화엔텍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동화엔텍은 기존 선박용 열교환기 기술을 기반으로 최근 해양플랜트 핵심설비인 FPSO(부유식 해상 생산저장하역설비)용 열교환기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는 선박 열교환기 대표 전문기업이다.

동사는 기존 선박용 열교환기 생산과 더불어 3년 전 해양플랜트 사업 확대를 위해 광역선도사업 `FPSO 연료가스 압축기 패키지 개발에 참여했고, 해양플랜트용 특수 열교환기 개발에 성공했다. 동화엔텍은 현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해양용 열교환기 비중을 오는 2015년까지 50%로 늘려 선박용과 해양용 투 트랙으로 열교환기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홍성희 동화엔텍 사장은 ‘OK2012’ 전시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국내 메이저 조선소 및 해운사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으며 특히 선박용 디젤엔진 공기냉각기와 조수기는 세계 일류화 상품으로 선정될 만큼 품질이 우수하다”고 전했다.

동화엔텍은 조선산업이 침체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절약,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용 신제품 개발과 해양플랜트에 공급되는 특수 열교환기 개발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도전정신을 발휘했다. 발전소와 공장에 들어가는 플랜트형 열교환 설비는 이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됐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조선 분야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2015년부터 재구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조선과 플랜트 비율을 반반씩 유지해 매출액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성장 비전도 갖췄다. 홍성희 사장은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다각도의 영업 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다”면서, “해양플랜트 시장은 오일메이저가 신뢰할 수 있는 트랙레코드(실적) 없이는 진입 자체가 힘든 시장이다. 후발 업체로서 수리(repair) 시장과 임대(rent) 시장 등 트랙레코드를 쌓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갖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첫회 성과 발판삼아 2년후 발전된 모습 기대
국내 해양플랜트 산업은 대형 조선사 위주의 해양플랜트 건조 사업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 해양플랜트 건조의 대부분을 국내 조선사들이 도맡아 하고 있지만, 실상 해양플랜트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기자재 산업과 엔지니어링 산업은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쳐져 있다.

이번에 개최된 ‘OK2012’가 주목받는 이유는 해양플랜트를 전문화한 조선 기자재 전시회란 점이다. 첫회에 비해 성과는 주목받을만 하다. 1조 6,000억원의 수출상담 실적과 2,400억원의 계약 실적(추정), 그리고 하루평균 7,000명의 관람객 입장은 기대 이상이란 평가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의 가장 중요한 ‘손님’이었던 오일메이저의 참석 부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첫회 성과를 발판삼아 ‘국제해양플랜트전시회’가 2년후에는 더 발전된 모습으로 개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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