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한판토스, CJ대한통운 등 6개사 선정
트럭·선박·철도 활용한 ‘모달쉬프트’ 주목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정부의 물류에너지 목표관리제의 도입이 확대되면서 녹색물류에 대한 민간 기업의 관심과 참여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녹색물류인증기업 6개사가 탄생했다. 11월 15일 ‘2012 물류의 날’을 맞이하여 온실가스 감축성과를 인정받아 녹색물류기업으로 선정된 6개 인증기업은 범한판토스, 현대글로비스, 용마로지스, 이그린하나물류, CJ대한통운, 홈플러스 등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8월 중순부터 인증심사단을 구성하여 15개 신청기업에 대해 서류심사, 현장실사 등을 거쳐 80점 이상인 6개사를 선정했고, 이들 기업에 대해 11월초에 녹색물류협의체에 상정하여 심사한 결과, 모두 적합한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녹색물류기업 선정기준은 물류에너지 목표관리제에 참여하는 기업이면서, 에너지 산정 완결성, 녹색전환사업 실시 등 평가에 대해 80점 이상을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녹색물류로 선정된 기업은 국토해양부의 녹색물류 전환사업을 우선 지원받을 수 있으며, 기업이 보유한 운송수단, 포장용기 등에 인증마크를 활용하여 홍보할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매년 녹색물류기업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녹색물류는 화물의 운송·보관·하역과정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온실가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활동으로, 물류비 절감과 함께 물류경쟁력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류업계에서도 앞으로는 녹색물류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 조사에 따르면, 아직까지 국내 기업의 녹색물류에 대한 투자의지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며 화물운송업계의 위·수탁, 다단계 구조가 녹색물류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인증을 획득한 녹색물류기업들은 운송차량, 물류시설 등을 관리범위로 설정하고 물류에너지 관련 시스템을 활용하여 에너지사용량을 분석하는 등 온실가스 관리기반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에너지 효율이 낮은 수송수단인 화물자동차 대신 선박, 철도를 활용하거나 여러 화주의 화물을 공동으로 배송하는 공동물류, 경제운전 등 다양한 전환사업을 실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범한판토스 부산신항 물량 트럭→철도 전환
범한판토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연간 2%씩 감축’을 골자로 한 녹색물류 중장기 목표를 수립하여 다양하고 체계적인 녹색물류 전환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환경경영시스템인 ISO 14001 인증을 취득했다. 동사의 글로벌 녹색물류 방안의 핵심은 ‘국제 운송수단 운용의 효율화’이다. 범한판토스는 전 세계에서 처리 중인 화물에 대해 운송수단별, 구간별, 지역별 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선행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통합물류 플랫폼인 ‘Pantos GSI(Glob
al Single Instance)’가 본격 가동되면 해상, 항공 등 국제운송 구간 및 해외 내륙운송 구간에서의 물류에너지 사용량, 탄소배출량 측정과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범한판토스는 ‘물류에너지 관리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이를 통해 취합되는 정보는 범한판토스 전 사업장을 비롯해 협력운송업체 등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도 공유된다. 또한 올해 중으로 모든 자가 차량에 에너지 사용량과 이동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통합단말기를 장착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객의 운송 주문을 가장 이상적으로 통합하여 배차할 수 있는 ‘배차 최적화 시스템’을 도입하여 현재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육상운송에 따른 물류에너지 사용량과 탄소배출량을 절감하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올해 5월부터 모달쉬프트 사업의 일환으로 철도로의 운송수단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한국철도협회와 ‘철도전환교통 보조금 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6월부터 경기도 의왕에서 부산신항까지 기존 차량을 통해 운송되던 580teu의 화물을 철도운송으로 전환함에 따라 차량운송 대비 약 60%의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기도 했다. 회사측은 향후 철도전환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물류거점의 집약화를 통한 탄소배출량 절감도 범한판토스가 추진하는 녹색물류 사업 중 하나다. 현재 수도권 지역에서 개별 운영 중인 창고시설을 향후 평택물류센터에서 통합 운영하여 내륙지역 보관 허브로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4만 5,500㎡의 부지규모로 내년 상반기 오픈 예정인 평택 물류센터는 태양광 발전 및 자연채광을 활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녹색건물로 건축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 화주 협의 후 연안운송 전환
현대글로비스는 모달 쉬프트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녹색물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동사는 화주사와 협의를 통해 기존 충남 당진에서 전북 군산·전남· 영암·울산 등으로 육상운송 했던 화물을 연안운송으로 전환했으며, 기존 충남 아산에서 부산으로 육상운송 했던 화물을 철도로 운송하고 있다. 기존 육상운송 대비 연안운송과 철도를 통해 각각 약 20%, 30%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2010년부터 화주사 공장 내부에서 사용하는 25톤 화물차를 120톤 ET Car(Ele
vating Truck Car)로 교체해 운영하면서, 기존 대비 약 40%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기존 여러 지역에서 흩어져 운송되던 물류 흐름을 하나의 물류센터로 통합하는 공동화 작업도 실시했다. 그 결과 화주사로 납품하는 화물을 대형 화물차를 이용해 운송 횟수를 줄일 수 있게 됐고, 공동화 전과 비교했을 때 약 40%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또한 울산 물류센터에서 기존에 설치됐던 메탈 할라이드 전구를 전력소모량을 5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LED 조명등으로 교체했고, 물류센터 지붕에 채광창을 만들어 자연광을 조명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현대글로비스는 온실가스 인벤토리 시스템을 구축해 월간, 연간 단위로 에너지 사용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을 관리하고 있으며 화물차 바퀴 뒷부분에 녹색기술을 활용한 머드가드(흙받기)를 장착해 연비 향상을 추진했고, GPS를 장착한 연계운송으로 공차율을 감축하는 성과를 올렸다.

 
 
용마로지스 탄소 인벤토리 시스템 구축
용마로지스는 탄소 인벤토리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탄소 라벨링을 도입하는 등 전사적 차원의 탄소배출 저감에 나서고 있다. 동사는 2009년부터 탄소배출 정보시스템인 ‘E-Green System’을 구축하여 화주별, 물류 형태별, 지역별 총 배출량을 관리하고 있다. ‘E-Green System’은 기존의 TMS(운송배차관리시스템)와 DMS(배송관리시스템)를 연계했으며 경유사용량과 전력사용량을 업로드하고 데이터를 검증하여 물류 부문별, 화주별, 지역별 탄소배출량이 계산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2006년 IPCC 가이드라인, GHG 프로토콜 등 국제적 가이드라인을 방법론으로 채택하고 배출총량과 박스당, 인원당 원단위량을 계산관리하고 있다.

용마로지스는 동 시스템을 경영정보시스템과 연동하고 향후 배출권거래, 배출량 예측과 목표설정, 최적화, 모니터링과 조기 경보 기능을 추가하여 전사적인 탄소배출자원관리시스템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용마로지스는 국내 화주기업의 탄소인벤토리 구축 및 온실가스 절감 필요성 인식 확대를 위해 E-Green System을 통해 산출된 탄소배출 원단위량을 매월 1회 별도 표기하여 화주별 배출량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탄소 라벨링 제도 운영을 통해 화주기업과 물류기업의 친환경 경영을 공동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물류 업계 및 기업 고객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탄소배출 저감 노력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

 
 
이그린하나물류 전체 차량 디지털운행기록계 장착
이그린하나물류는 2012년 탄소배출량 관리 알고리즘을 탑재한 TMS를 통하여 직영차량, 위수탁차량, 비정기용차 등 사내 모든 차량에 대한 탄소배출량을 관리· 감독하고 있다. 일일운송실적을 기반으로 하여 차량의 실운행거리 및 연료사용량, 운송중량을 산출하여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있으며 측정된 데이터는 경영관리 페이지 및 사내 그룹웨어를 통해 임직원이 열람 및 공유가 가능하다. 회사 측은 향후 디지털 운행기록계에 대한 확장성 높은 인터페이스 및 코어 개발을 통해 보다 신뢰성 높은 수치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그린하나물류는 2011년을 기점으로 연간 10~20대(전체차량의 20%)의 노후차량을 교체하거나 대형화를 통해 기존 노후차량 대비 탄소배출량 5~10%를 절감하고 있다. 또한 할인점 납품대행 시 운송차량의 효율을 높이고 빠른 입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입고지원 팀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화된 조직운영을 통하여 업체당 30분 이내로 입고를 단축하여 차량의 활용도를 높이고 빠른 서비스를 통해 화주 뿐 아니라 물류센터의 호응을 얻고 있다.

동사는 2013년까지 전체 차량에 대한 디지털운행기록계 장착을 통해 실시간 탄소배출량을 보다 정확하고 정밀하게 측정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까지 노후차량 대폐차를 통해 기존 차량대비 연소사용량 10%, 탄소배출량 15% 감축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국 농· 수· 축산물 산지에 인접한 콜드체인화된 물류 거점 확보를 통해 공동물류를 시행키로 했다.

 

 
 
CJ대한통운 업계 최초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CJ대한통운은 지난 2009년 환경관리공단으로부터 물류업계 최초로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인증을 받았다. 온실가스 인벤토리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가장 기반이 되는 것으로 CJ대한통운은 항만하역, 육상운송, 택배 등 각 사업부문의 전국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국제기준에 따라 측정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음을 인정받았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새로운 장비도 도입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7월 환경보전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충족하는 새로운 택배 배송수단인 스마트 카트 70대를 도입해 수도권 지역 등 현장에 투입했다. 이 장비는 전기 모터로 움직이며 한번 충전으로 50km 거리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전기를 동력원으로 하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안전 등을 이유로 차량진입을 막고 있는 일부 아파트 단지에도 배송이 가능하며 좁은 골목길이나 복잡한 이면도로에서도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친환경 압축천연가스(CNG) 차량을 시범 운영, 경제적 효과 등을 검증하고 있으며, 우선 대형 택배 간선차량과 컨테이너 부두 내에서 컨테이너를 이송하는 차량인 야드 트랙터에 이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수도권의 경기 군포, 중부권의 충청 청원, 연기, 경남권 양산, 호남권 장성 등 전국 4개소의 복합물류터미널을 연계하는 네트워크를 운영하면서 에너지와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새로운 온실가스 저감 방안인 통합관제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운용하고 있는 각 화물차량에 유류소모량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와 통신사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WCDMA 망을 통해 정보교환이 가능한 이동통신기기를 설치하고, 통합관제센터에서 실시간으로 에너지 소모량이 가장 적고 비용절감이 가능한 이동경로를 산출해 각 차량에 지시할 수 있다.

 
 
홈플러스 2020년 탄소 25% 감축 목표
홈플러스는 ‘2020년까지 물류 CO₂배출량 25% 감축, 2050년까지 탄소 제로’라는 목표 아래 ‘홈플러스 탄소 발자국 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홈플러스에서 발생되는 모든 탄소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전사적 경영관리시스템인 Steering Wheel 목표관리시스템 내에 환경경영 KPI(Key Performa
nce Indicator)를 적용하고 환경경영 실적을 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 이하 각 담당임원 및 직원의 개별 KPI항목으로 관리되며 분기별, 연도별로 평가되어 각 KPI owner의 인사고과 및 인센티브에 반영이 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평균 5톤 이하의 운송차량을 사용하는 국내의 타 대형 유통할인매장과는 달리 8톤 이상 대형차량을 운행함으로써 전체 운행차량 대수를 줄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유류비 절감, 환경오염감소, 교통량 감소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물류센터에서 점포 간 배송 시 13미터 길이의 트레일러를 주력으로 운행하고 있으며 특히 일부 구간에서는 홈플러스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국내 유일의 최장 차량인 19미터 길이의 드로바(draw-bar) 차량을 도입하여 주력인 13미터 트레일러보다 상차율을 17% 높여 운송효율을 제고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물류센터의 설계 시부터 환경을 고려한다. 2014년 완공될 함안·안성의 신규 물류센터에는 LED옥외간판, 동작감지기, 태양열 급탕설비, 자연채광창, 물 안 쓰는 소변기 등 16개의 친환경 아이템을 접목시켜 기존 물류센터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35%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네트워크 정비를 통해 현재 총 11개 물류센터를 2014년까지 8개 물류센터로 감소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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