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A 역할 증대 더불어 상업은행 선박금융 참여 필요”

 

 
 

 

11월 1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서 개최, 해운시황 “2014년부터 회복 기대”


세계적인 해운조선 업황의 부진 속에서 국제 선박금융 포럼 중 하나인 ‘2012 마린머니 세미나(2012 Marine Money)가 11월 1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개최됐다.


‘제6회 한국선박금융포럼’이란 이름으로 개최된 동 세미나는 장기화되고 있는 해운시장 침체와 유럽 등 세계 경기불황 속에서 해운*조선산업 활성화를 위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선박금융 시장의 동향과 각 산업별 전망, 그리고 침체되어 있는 국내 선박금융 산업의 비전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부산시와 마린머니가 공동 주최한 동 세미나에는 Kevin Oates 마린머니 아시아지역 본부장, 허남식 부산시장, 오공균 한국선급(KR) 회장, 성세환 부산은행장 등 국내외 내빈 및 해운*조선산업 관계자 200여명이 참가해 자리를 빛냈다.

허남식 부산시장
허남식 부산시장

이 자리에서 허남식 부산시장은 “부산은 세계적인 선박금융도시를 꿈꾸고 있다”면서, “이번 세미나를 통해 국내 선박금융의 발전은 물론 부산의 선박금융도시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성세환 부산은행장은 “해양*선박 기관들의 부산이전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에선 한국선박금융공사법이 발의되는 등 부산 선박금융 발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부산의 선박금융 인프라가 더욱 갖춰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서는 오전에는 각 선종별 내년도 시황 전망* 국내 선박금융 현황 및 한국의 선박금융 기관에 대한 소개가 이뤄졌고, 오후 세션에서는 선박금융의 주요 이슈 및 발전 방향에 대한 주제 발표가 이뤄졌다.

 

벌크 시황, “대형화주의 그린십 이용, 시황회복 앞당길 수도”

염정호 MEIC 센터장
염정호 MEIC 센터장
드라이벌크 시장 전망을 맡은 염정호 한국해운거래정보센터(MEIC) 센터장은 “BDI를 검토했을 때 올해 평균이 940대를 형성하고 있어, 2011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라면서, “케이프 사이즈는 올해 초부터 약세를 유지하다가 최근 반등하고 있으며, 파나막스와 수프라막스, 핸디사이즈는 여전히 보합세”라고 진단했다. 수요공급 역시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으로 올해 물량 증가율이 4.9%로 예상되는데 반해 선복 증가량은 11.55%로 전망된다. 선복과잉이 심화되어 시황회복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염 센터장은 “2013년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선복량 증가는 약 6.8% 증가가 예상돼 선복과잉이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시황회복을 예측하기 힘들지만 전반적으로 올해에 비해 내년이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염 센터장은 각 화물별로 긍정*부정적 요인을 제시했다. 철광석의 경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구매력 및 수입물량 증가, 중국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중국 수입물량 향상이 시황에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되지만 인도의 철광석 수출금지 조치, 중국항만에 쌓여있는 많은 철광석 재고량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석탄은 최근 인도의 경제성장으로 인한 전력사용량 급증과 일본 원전사태로 인한 대체연료로서의 석탄수입 증가는 긍정적인 요소이지만 인도네시아의 석탄 수출 제제, 중국 전력회사들의 재고량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다만 석탄의 경우 올 4분기 물량 증가가 예측돼, 중장기적으로도 수출입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염 센터장은 분석했다. 곡물은 중국의 곡물수요 증가와 남미의 생산량 증가가 긍정적 요인이지만,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은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염 센터장은 “당장 short-term으로 곡물 생산량이 증가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부턴 생산량이 감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지막으로 염 센터장은 “2013년까지는 선복과잉이 해소될 기미가 안보여 시황회복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선주들이 선복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 보인다면 시황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카길, 리오틴토 등 대형 화주들이 그린십을 이용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린십 사용이 예상보다 조기화될 경우 시황회복의 타이밍도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컨테이너 시황, “공급관리가 시황회복의 열쇠”
컨테이너 시황 전망은 싱가폴 DBV의 SHI LEI 연구원이 진행했다. SHI 연구원은 “앞으로 2~3년간 컨테이너 시장을 전망했을때 무역량은 5~8% 증가가 예상되지만, 미국과 유럽등의 성장세가 완화될 것으로 보여 시장전망이 그리 밝지않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유럽간 교역의 경우, 수요가 매년 4%씩 감소하고 있고, 태평양 무역은 2%씩 성장하고 있어 긍정적이다. 소비자 신뢰지수를 봐도 미국의 경우 약간 개선됐지만 기대했던 수준만큼은 아니다.


수요-공급 측면에서도 앞으로 3년간 약 6.3%의 선복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2014년이나 되어야 수요-공급간 밸런스가 이뤄질 것으로 분석됐다. SHI 연구원은 “컨테이너 선사에게 앞으로 2~3년간 수익성은 전적으로 공급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과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SHI 연구원은 “수주잔량을 확인했을때 대부분이 1만teu급 이상 선박에 집중돼 있는데, 이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고 단위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시장은 현재 연료효율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만teu 이상의 수퍼포스트 파나막스급 선박이 대부분 아시아-유럽간 무역에 배치되면서 캐스캐이딩이 일어났고, 이 결과로 기존 파나막스급 선박은 동-서 교역으로 이동됐다”면서, “앞으로 남-북 무역에는 더 큰 선박이 이용될 것이며, 4,000teu급 선박은 실제로 사용되지 않는 비율이 크다”고 전했다.


결론적으로 SHI 연구원은 “전반적인 공급관리가 컨테이너 산업의 이익을 증가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계선선박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기선 운영사가 독립선사보다 더 나은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했다.

 

탱커 시황, “공급과잉 지속, 2014년 하반기에나 회복 기대”
탱커시장은 한바다 코퍼레이션의 곽민석 Senior 연구원이 발표를 맡았다. 곽 연구원은 VLCC 선형을 중심으로 탱커시장을 전망하면서, “공급과잉으로 올해 시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올 3~5월 예상 밖으로 강세를 보였다”며, “중국*미국 물량이 증가했고, 올해 2월 NOVA POOL이란 탱커 POOL이 출범하며 선주들의 화주 대항력이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7월에 있었던 이란제제에 앞서 주요 수입국들이 원유 확보 및 감속 운항에 동참하면서 상반기의 강세요인이 주춤했으며, 스팟시장에서도 동절기임에도 불구하고 마켓 반등 모멘텀이 제약받고 있다”고 전했다.


탱커 시장에서도 공급과잉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VLCC의 경우 꾸준히 선복이 증가하고 있고 내년에도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박의 자산가치도 급락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현재도 약보합세이지만 더욱 하강압력을 받고 있다.


석유 수요에 대해서 곽 연구원은 “현재 미국은 자국내 원유생산을 증산하고 있어 원유 수입이 감소하고 있으며, 중국은 올 5월에는 사상최고의 수입량을 보이다가 이후 급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의 전략비축유 수요로 원유 수입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아시아쪽 정유사들이 서아프리카산 원유인 Brent유 물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탱커시장의 공급과잉의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곽 연구원은 “미국의 Genmar社가 수익성 악화로 인한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OSG도 파산 보호신청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면서, “중국에서 대규모로 발주하는 VLCC가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이로인한 선복과잉 심화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곽 연구원은 “탱커시장은 내년까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고, 2014년 하반기나 되어야 회복조짐이 보이지 않을까 전망된다”고 밝혔다.

 

국내 선박금융 은행*ECA 관계자 한자리, “선박금융 프로그램 늘리겠다”
오전 해운전망 세션에 이어 오후에는 글로벌 선박금융 시장의 동향과 국내 선박금융 산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동 세션에는 박용석 한국정책금융공사(KoFC) 선박금융 팀장, 조규열 한국수출입은행 선박금융팀 국장, 현용석 한국산업은행 선박금융팀장이 나서 국내 선박금융 현황과 과제, 동향을 전했다.


박용석 KoFC 팀장은 동사의 선박금융 지원현황에 대해 총 23척*6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시장에 공급했으며, 온렌딩 프로그램, 그린십 프로그램, 조선해양지원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팀장은 “올해 시행한 온렌딩 프로그램을 통해 폴라리스쉬핑에 3,000만불을 지원했으며, 그린십 프로그램으로 올해 9월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된 SK해운의 VLOC 선박에 6,000만불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팀장은 한국조선소에 발주된 해양플랜트에 대해 LOI를 발급했고, 한국 조선소에서 수주한 LNG 선박에도 지원된 조선해양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앞으로 “세계 유수의 ECA(Export Credit Agency)와의 관계를 확충하고 DVB, BNPP 등 선박전문 은행과도 교류를 늘리면서 선박금융에서 더욱 많은 역할을 하겠다”고 전했다.

 
 

 
오프쇼어 프로젝트 늘어나 선박금융 자금규모도 커져
“수요는 늘어나는데 금융 조달비용 증가로 선박금융 한계”

이어 연사로 나선 조규열 한국수출입은행 국장은 동사의 선박금융 프로그램에 대해 “약 30억달러씩 한국 조선소를 지원하는 Builder's Credit과 구매자들에게 지원하는 Buyer's Credit을 중심으로 선박금융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선박금융 시황에 대해 “유럽 등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선박금융 규모가 축소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선박금융 기관인 유럽의 상업은행은 고금리와 만기 단축, 그리고 금액 규모도 적어지고 있어 선주들이 ECA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조 국장은 “최근 오프쇼어 프로젝트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수출입은행 역시 오프쇼어쪽의 지원을 늘릴 것”이라면서, “오프쇼어에 필요한 자금은 기존선박보다 규모가 커 대규모 자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ECA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경쟁력 있는 금리로 지원 상품을 제공하면서, 상업은행의 적극적인 참여도 독려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현용석 산업은행 선박금융팀장은 국내 선박금융시장에 대해 “자금 수요는 많은데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대형 조선소의 RG 발급은 크게 문제가 없지만 중소조선사의 RG 발급은 상당히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현 팀장은 또한 “제작금융 수요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조달비용이 상승하고 있어 선박금융시장이 어렵다. 다만 한국 부동산 시장이 많이 위축되면서 선박금융 투자자가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선박금융시장의 한계에 대해 “달러화로 선박금융이 이뤄지기 때문에 한국계 금융기관에서 지원할 수 있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선박금융의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이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현 팀장은 “KoFC,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수출입은행의 여신규모가 대폭 확대되어야 하고, 일반 시중은행의 적극적인 참여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정책마련과 해운-조선-금융 연계된 국가적인 정책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권 ECA 역할 증대, 다양한 기법 필요, 상업은행 참여 필요
국내 선박금융 시장 현황에 이어 글로벌 선박금융 시장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참가자들에 의하면 세계 선박금융 시장에서 유럽은행의 역할이 축소됨에 따라 아시아권 ECA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다양한 기법의 선박금융이 필요성도 제기됐다.


Robin Chan DNB 은행 VP는 “유럽 은행 및 상업은행이 경기침체 및 바젤3 협약의 압박을 받으면서 선박금융을 축소하고 있다”면서, “ECA의 역할이 그만큼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Norton Rose LLP의 Ben Rose씨는 “아시아권 ECA 기관의 선박금융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 뿐 아니라 유럽 등 해외 선주들에까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선박금융 기법 외에 선박펀드 및 리스 등 다양한 기법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Frank Herick Nord LB 아시아태평양 선박*항공 투자국 부국장은 “기존의 전통적인 방법외에도 선박펀드*리스 등 새로운 투자방식을 잘 조합한다면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준형 ABM Amro 국장도 “선박금융 조달 어려움을 채권으로 메우려는 경향도 나타나지만 리스크가 있어 선박펀드의 활용도가 높다”고 전했다.


한국 금융기관의 선박금융 활성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토론자로 나온 Michiel Steeman DVB 은행 미*아시아 VP는 “한국수출입은행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상업은행들도 선박금융을 적극적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현용석 산업은행 선박금융팀장은 “한국 선주들이 호황기에도 한국 은행들과 꾸준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민간은행 참여와 함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해운-조선-금융 클러스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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