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중앙은행 발행 10페소 신권, 올 초부터 통용

한국에서만 신권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쿠바 정부도 올해 초 새로운 화폐를 발행했는데, 여기에 우리나라 기업이 수출한 제품이 실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쿠바 중앙은행에서 발행하고 있는 10페소(한화 약 1만원)짜리 지폐에는 현대중공업이 지난해부터 수출 중인 이동식 발전설비(PPS)가 도안돼 있다.

이 설비는 디젤엔진 등 발전기 구동에 필요한 설비들을 컨테이너에 담은 소규모 패키지형 발전소로, 현대중공업은 현재 쿠바 전역 41개소에 총 544기를 설치 중이다.

 

쿠바 정부는 가장 통용량이 많은 화폐인 10페소짜리 지폐 신권 뒷면에 ‘에너지 혁명(Revolucion Energetica)’이라는 문구와 함께 발전설비 1세트(4기)를 도안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김헌태(金憲兌) 전무(엔진기계사업본부)는 “이번 지폐 도안은 쿠바 정부가 우리 제품에 대해 큰 신뢰와 기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외국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라고 말했다.

 

쿠바는 아직 우리나라와 미수교국으로, 현대중공업이 2005년 당시 우리나라 연간 쿠바 교역량(1억5천만불)의 5배에 육박하는 7억2천만불 상당의 공사를 수주해 관심을 모았었다.

이 설비들이 모두 완공되면 현대중공업이 쿠바 전체 전력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셈이 되며, 쿠바에서는 2005년부터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직접 현장에서 공사를 지휘하는 등 국가 주력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전력 사정이 좋지 못한 쿠바는 현대중공업 공사 이후 자국의 전기 수급이 원활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카스트로 의장은 향후 쿠바를 중남미 전력산업의 허브로 발전시키겠다고까지 발표한 바 있다.

쿠바 정부의 이러한 기대감이 현대중공업의 이동식 발전설비를 화폐에 도안하게 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달 말 쿠바 아바나시(市)에서 첫 발전설비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며, 올 연말까지 수주 물량 전부를 납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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